함지산 옻골동산에서 도덕산으로 가는 길
1. 날짜 : 2012. 4. 28.(토)
2. 어디서 : 칠곡 옻골동산에서 출발
도덕산을 가기 위해 옻골동산 운동장 좌측을 돌아 올라갔다. 오늘 동리별 축제가 있는지 무대장치를 비롯하여 넓은 운동장엔 섹터를 나누어 동별로 텐트를 쳐 놓았다. 아마 한바탕 축제분위기가 펼쳐질 품새다.
오늘은 옻골에서 평소 올라가던 방향을 외면하고 굳이 '이 지역은 멧돼지가 자주 출현하는 지역이니 조심하세요'란 현수막이 붙어 있는 길로 갔다.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기 위해 그 길로 갔지만, 아무래도 현수막에 있는 글귀가 눈에 거슬린다. 그래도 백주에 '설마' 하면서 현수막의 위협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겁없이 올라갔다.
도덕산은 박부장과 대구체고 쪽에서 출발하여 정상까지 가본 경험이 있고, 우리 식구랑 비를 맞아가며 둘이서 가다가 길을 찾지 못해 다시 회귀한 적도 있다. 그 이후에 박부장과 성부장 내외랑 구암동을 들머리로 도덕산을 가다가 도덕산 턱밑에서 도남동 저수지 방향으로 회귀한 적도 있다. 이런 저런 경험이 있고하니 오늘은 집사람과 둘이 가더라도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는데 이번에도 역시 철탑에서 방향을 잘못 잡아 문화영재예술학교(구. 도남초)로 돌아 나오고 말았다.
철탑 부근에서 늘 이렇게 헷갈린다. 이 지점에 오면 늘 아리송하다. 아쉽지만 우리 식구랑 함께하는 도덕산 산행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 산행 후 느낀 점을 간략하게 남겨본다.
함지산에서 도덕산 가는 길은 비교적 난코스가 없는 평범한 길로 긴 시간을 염두에 두고 걷기만 하고자 한다면 더없이 좋은 코스다. 특히 칠곡지역 주민은 굳이 비싼 기름 먹여가며 멀리 가지 않아서 좋으니 지역 내 등산코스로 긴 산행을 원한다면 아주 적절한 코스라 여겨진다.
도덕산 가는 길의 좋은 점은 오르막 능선이 더러 나오기는하나 길어야 5~10분 정도만 오르면 되고, 대부분 오가는 길이 평이하여 비교적 산행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긴 거리에 반해 조망권이나 자연경관은 볼품이 없으니 특별난 자랑거리는 없다. 함지산에서 도덕산 가는 길은 고산준령을 넘나들며 발 아래 운해를 바라보는 풍경이 있는 곳이 아니다. 단지, 지역의 칠곡 주민이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장시간 산길을 걷고 싶다면 제격인 산이라고 여겨지는 곳이다.
오늘도 산길 능선을 따라가는 숲길엔 이미 고사해 버린 잿빛 소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산행 기분이 좀은 식상해 진다. 특히 여름엔 능선 오솔길을 따라 걸음에도 햇빛이 가는 길 따라 뜨겁게 내리 쬐며 따라오니 차양을 충분히 하고 가야 자외선에 덜 시든다.
도덕산은 앞서 얘기했 듯 철탑 부근에서 혼돈이 많이 야기되니 그 지점에 이정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함지산에서 도덕산을 간다고 나섰다가 이 지점에서 길을 잘못 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도 긴 능선을 걷는 재미가 쏠쏠한 길인데 산을 찾다가 자칫 길을 잃어버리거나 목적지까지 온전히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금만 신경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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