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 만한 곳
- 강원도 횡성 -
한국교직원신문 2012-10-16
이즈음의 산하는 오색 빛깔로 그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다
가을 특유의 쓸쓸함과 스산함이 풍기기도 하지만
드높은 하늘과 풍요로운 들판을 바라보면 마음이 그렇게 넉넉할 수 없다
스산함과 풍요로움을 찾아 떠난 강원도 횡성
3시간 남짓 달려 횡성에 다다르자 문득 고향의 모습이 아련히 그려진다
스쳐가는 풍경 하나하나가 어린 시절 뛰놀던 동구 밖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산과 들이 어깨동무한 고장
사방으로 도로망이 뚫리기 전까지만 해도 횡성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오지에 다름없었다.
이런 사실은 횡성이 거느리고 있는 산만 봐도 알 수 있다. 태기산(1264m), 청태산(1190m), 봉복산(1028m), 운무산(980m), 수리봉(1028m), 발교산(998.4m), 오음산(930m), 사자산(1040m), 배향산(808m), 여기에다 치악산 국립공원에 속하는 남대봉(1181.5m), 향로봉(1040m), 비로봉(1288m)까지, 그야말로 크고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산의 고장이란 걸 실감할 수 있다.
횡성은 산도 깊지만 들도 꽤 넓은 편이다. 들은 곳곳에 하천과 강을 만들었다. 남한강에서 뻗어 나온 십여 개의 하천(물줄기)은 횡성읍을 가로질러 섬강으로 흘러든다. 이들 하천은 자연재해를 막아주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가뭄이 들어도 홍수가 나도 논밭이 마른다거나 물이 범람하는 일이 거의 없다. ‘횡성인의 앞들 자랑’이란 속담에서 보듯 비옥하고 넓은 들은 이 고장 사람들의 자랑거리이다. 기름진 들판에서 재배한 농작물들은 대도시의 큰 시장이나 횡성장에 출하돼 사람들을 기다린다.
사람 내음 물씬한 5일장
강원도에서 양양장 다음으로 크게 열린다는 횡성장(오른쪽). 끝자리 1일과 6일에 서는 5일장이다. 기록에 의하면 1919년 3월 1일 횡성 장날에 3·1만세 운동을 벌였다고 한다. 이 기록이 사실이라면 1910년대 이전부터 장이 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일제 침략 시기에는 일본 상인들이 상권을 형성하려고 갖은 수단을 썼으나 횡성 상인들과 주민들이 단합, 불매 운동을 벌여 일본 상인들을 몰아냈다고 한다.
횡성장은 읍내 시장 골목 양쪽을 중심으로 왁자하게 열린다. 장날이면 자동차와 장꾼,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고추, 감자, 아욱, 더덕, 배추 같은 채소류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수북이 쌓인 과일이며 밤, 땅콩 같은 견과류도 보이고 미꾸라지, 가물치 따위의 어류도 지천이다. 장터 한쪽에는 국밥이 보글보글 끓고 나이 지긋한 아저씨는 막걸리 한 사발로 갈증을 푼다. 중앙시장 옆길을 에워 돌며 군청이 있는 삼일로 앞까지 이어진 난전은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조선시대부터 전국 최대 우시장
횡성 5일장과 함께 우시장(牛市場)도 볼거리다. 횡성축협에서 운영하는 우시장은 5일장과 마찬가지로 끝자리가 1일과 6일인 날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열린다.
‘사람은 서울로, 소는 횡성으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횡성 우시장의 규모와 명성은 대단하다. 횡성읍에서 6번 국도를 타고 평창 방면으로 가다보면 조그만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횡성쇠전을 알리는 큼지막한 우사(牛舍)가 보인다. 원래는 홍천이나 서울 쪽에서 횡성읍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었는데 1980년대 초반 이 곳으로 옮겨왔다.
모두가 깊은 잠에 빠진 새벽 4시. 우시장이 열리는 시간이다. 횡성읍 조곡리 우시장 앞. 장날이면 소를 싣고 온 트럭들로 한바탕 법석을 피운다. 큰 소가 내뿜는 거친 숨소리가 새벽 공기를 가른다. 이윽고 장이 열리자 여기저기서 흥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거래가 이루어진 소는 등에다 글자를 써서 무게를 단 뒤 도축장으로 끌려가거나 구매자에게 넘어간다.
완전 경매제로 매매가 이루어지는 횡성 우시장에서 우리나라 한우시장의 맥을 짚어볼 수 있다. 우시장은 늘 그랬듯이 허전함과 뿌듯함이 교차한다. 자식처럼 아꼈던 소를 마지못해 파는 심정이 오죽하랴. 그나마 값이라도 제대로 받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게 우리네 농촌 현실이다.
사실 횡성 우시장이 지금과 같은 명성을 이어온 데는 소(한우)를 키우는데 걸림돌이 없기 때문이다. 오염되지 않은 물과 뚜렷한 일교차, 그리고 초지가 많아 소 사육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횡성 한우는 품질 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농가에서 한두 마리씩 키우는 한우는 대량 사육한 것보다 맛이 부드럽고 고소해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횡성 한우만 고집한다.
‘이글이글 참숯’ 피로야 가라
갑천면 포동리 야트막한 산기슭에 자리한 강원참숯(033-342-4508). 참나무를 초 고열로 구워내는 백탄이 나오는 곳이다.
2대째 숯을 굽고 있는 참숯공장으로 10여 개의 재래식 숯가마 굴뚝에서 하루 종일 파란 연기가 솟구친다. 수건으로 머리를 동여 맨 인부들이 가마에서 뜨거운 숯을 구워낸다. 온종일 뜨거운 곳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땀이 식을 틈이 없다.
가마에서 나온 숯은 검탄과 백탄으로 나뉜다. 보통 한 가마에 들어가는 장작(참나무)만 해도 1톤. 가마에서 숯이 나오려면 그야말로 인고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가마에 나무를 꽉 채운 후 불을 지펴 불이 붙으면 가마를 진흙으로 싸 바른다. 이 상태로 5시간 정도 불이 계속 타면 장작을 넣었던 가마를 막아 열에 의해 숯이 타도록 놔두고 1주일 후 파란 연기가 사그라질때 쯤 가마를 뜯고 숯을 긁어낸다.
숯공장 옆에 있는 숯가마(위)는 찜질방으로 쓰인다. 가운을 입고 안으로 들어가면 후끈한 열기가 솟구친다. 샤워실이 따로 없어 바람에 말려야 한다. 찜질을 오래 하고 나면 허기지기 마련인데 참숯을 피운 화덕에 석쇠를 놓고 노릇노릇 구운 삼겹살을 집어 신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일미가 따로 없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용도의 참숯과 목초액을 구입할 수 있고 찜질과 더불어 숙식도 가능하다. 황토방 콘도(16실)와 횡성한우 홍보관, 한식당 또한 갖추고 있다. 숯찜질 입장료 5000원, 옷(수건) 대여 2000원. 동절기(11월~2월) 오전 9시~오후 5시 30분까지 3월~10월은 오전 9시~6시까지 운영하며, 토요일은 오후 6시~10시까지 야간찜질도 가능하다. 횡성군 관내에 있는 강원참숯마을(우천면 하궁리 033-342-0949)과 경원참숯(우천면 오원리 033-342-0413)에서도 숯가마찜질을 할 수 있다.
추억이 새록새록 ‘달콤한 찐빵’
횡성은 찐빵의 고장이기도 하다.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안흥찐빵을 두고 하는 말이다.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면에 들어서면 안흥찐빵, 옛날찐빵, 토속찐빵, 시골찐빵, 전통찐빵 등 찐빵 가게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한적하던 시골 마을이 찐빵 하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어느 집에 들어가나 맛이 비슷하지만 심순녀 여사(61세)가 운영하는 안흥찐빵(오른쪽)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찐빵의 원조로 통한다.
사실 찐빵은 요즘 세대들에게 잘 맞지 않는 먹거리인지도 모른다. 온갖 패스트푸드가 넘쳐나고 입맛도 서양식으로 닮아가는 세태이니까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안흥찐빵은 지역민들은 물론이고 마을 경제에 큰 활력이 되고 있다.
지역민의 숨겨진 휴식공간 ‘횡성호’
중앙고속도로 횡성나들목에서 횡성 방향 4번 군도를 타고 섬강유원지를 지나 조금 더 가면 횡성댐과 횡성호가 차례로 나타난다.
지역민들의 휴식공간이기도 한 횡성댐은 물홍보관을 따로 마련해 두고 물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 댐으로 들어가는 길 양쪽으로는 펜션이나 전망 좋은 찻집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정경을 연출한다. 댐으로 계곡을 막아 형성된 횡성호는 댐 건설로 인해 마을을 떠나야 했던 수몰민들의 잃어버린 삶도 녹아 있다.
근래 들어 횡성호수를 따라 걷는 길이 만들어졌다. 6개 구간 27km로 이루어진 횡성호수길은 중금리, 대관대리, 화전리, 포동리, 구방리 등 갑천 지역을 두루 지나는데 횡성호 주변 산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어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호숫가에 조성된 망향의 동산은 횡성호를 조망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문화재로 지정된 중금리 5층 석탑을 비롯해 횡성댐 건설로 수몰된 마을의 모습과 각종 유물을 전시한 옛터 박물관도 볼거리다.
국내 최고의 별자리 관측지로 인기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에서 안흥면을 지나 강림면 월현리에 들어서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하늘을 볼 수 있는 천문인 마을이 나온다. 해발 650미터의 고지대에 자리 잡은 이 마을은 오염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공해 지역으로 인가가 드물고 가로등이나 차량 불빛이 거의 없어 별자리 관측의 적지로 알려져 있다.
천문인 마을에는 아마추어 천문가들의 개인 관측소가 10여 곳 있는데 여느 천문대처럼 건물 하나만 덩그러니 서 있는 게 아니라 마을 여기저기 작은 천문대들이 모여 있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여름과 겨울에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천문캠프를 진행한다. 천문 관측과 숙박 프로그램이 결합된 메시에마라톤, 스타파티 등의 행사를 연다. 천체 관측을 처음 경험하는 일반인에게도 문이 열려 있다. 참가 신청은 전화(033-342-9023)나 인터넷(www.astrovil.co.kr)으로 하면 된다.
숲의 기운으로 몸과 마음 힐링
해발 1200미터의 청태산이 아늑하게 감싸고 있는 둔내면 삽교리. 청태산자연휴양림이 있는 곳이다.
인공림과 천연림의 보고인 이곳은 소나무, 잣나무, 상수리나무 같은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이 울창해 언제 찾아가도 숲의 기운을 듬뿍 느낄 수 있다. 또한 숲 속에는 노루, 멧돼지, 토끼 등이 있어 자연 학습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기를 마시며 숲길을 걷노라면 마음이 편안하고 새소리, 바람소리가 귓전을 간지럽힌다. 등산로를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영동고속도로와 태기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밖에 휴양림에는 산책로, 자연관찰원, 족구장, 삼림욕장, 잔디광장, 어린이놀이터, 산악자전거 코스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숲 속 통나무집에서 숙박할 수 있다. 관리사무소(033-343-9707).
청태산 주변에 있는 둔내자연휴양림, 숲체원, 주천강자연휴양림도 연계해 둘러보면 좋은데 특히 아름다운 가을 숲을 만나볼 수 있는 숲체원(www.soop21.kr 033-340-6300)이 인기다. 숲속을 걸으며 숲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2010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었다. 산 정상까지 1km 정도 휠체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완만한 경사의 데크로드를 만들어놓았다.
예술의 멋에 한번쯤 취해보고 싶다면 미술관 자작나무숲(www.jjsoup.com 033-8342-6833·왼쪽)을 찾아가면 된다. 미술관 정원과 숲에는 자작나무 1만20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자작나무는 우리나라 토종 나무로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초록 여행칼럼니스트
‘횡성한우축제’ 17일부터 … 무료 시식회도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닷새 동안 횡성읍 섬강둔치 일원에서 열리는 횡성한우축제(www.hshanu.or.kr)도 볼만하다. 축제 기간 동안 축제장에서 횡성군과 횡성축협이 품질을 보증하는 횡성한우를 구입해 맛볼 수 있다. 하루 두 번 횡성한우 시식행사가 벌어지며 한우축제 100배 즐기기, 외양간과 소 밭갈이, 방목장, 한우 먹이 주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지역번호 033)
◆ 교통편
▶ 자가용
- 서울-양평-6번국도-횡성 방면-횡성읍-한우축제장
- 영동고속도로 원주나들목-횡성읍-한우축제장
-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횡성방면 좌회전-442번 지방 국도 1.5km 진행-우천사거리 우회전-갑천면 포동리(강원참숯)
-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안흥방면 42번국도)-안흥면-강림면-월현리-통나무학교-천문인마을.
▶ 버스
- 횡성↔동서울: 직행버스 하루 3회 운행
- 횡성↔상봉동: 직행버스 하루 7회 운행
▶ 기차
청량리-원주, 하루 16회 운행(06:40~23:15), 약 1시간 10분 소요, 코레일(www.korail.com 1544-7788)
◆ 숙박
읍내의 숙박시설을 이용하거나 횡성 관내의 펜션을 권한다. 모던힐관광펜션(둔내면 두원리 010-3930-0025), 바라기펜션(서원면 유현리 342-9559), 펜션별을쏘다(서원면 석화리 344-6460), 청태산관광펜션(둔내면 삽교 2리 343-9000)
◆ 맛집
횡성은 한우와 찐빵의 고장. 축협한우플라자(www.hsplaza.co.kr 342-6680)에서 횡성 한우를 맛볼 수 있다. 횡성읍내의 함밭식당(343-2549)은 50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한우 전문 음식점으로 식당 한쪽에 고기(살치살ㆍ꽃등심ㆍ등심ㆍ안창살ㆍ토시살ㆍ제비추리 등)를 파는 정육점을 겸하고 있다. 우가(342-7661)는 최소 1주일 전에 예약을 하면 가장 숙성이 잘된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이밖에 강남해장국(내장탕 345-5900)과 장가네막국수(막국수 343-8377)도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이다.
'여행길잡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 만한 곳 - 경북 문경 (0) | 2012.11.29 |
---|---|
[여행]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 만한 곳 - 전남 진도 (0) | 2012.11.14 |
가을 캠핑 준비는 어떻게 할까 (0) | 2012.10.17 |
[여행]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 만한 곳 - 전북 부안 (0) | 2012.10.01 |
[여행]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 만한 곳 - 강원도 정선 (0) | 2012.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