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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팔공산 동봉 & 비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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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동봉 찍고 비로봉 돌아 수태골로 회귀

 

 

■ 언제 : 2014. 7. 19.(토)

■ 어디로 : 팔공산 동봉-비로봉

■ 누구랑 : 혼자

■ 산행 경로 : 수태골-3.5km-동봉-0.7km-비로봉-3.6km-수태골(7.8km)

 

 

흔적

 

어디 먼 길 홀로 나서자니 약간 거시기하다. 일기예보에는 오늘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얘기도 있고 해서 더욱 더 그런 느낌이 든다. 이럴 땐 굳이 홀로 먼 길 나설 이유가 없다. 다행히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화창한 것이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만, 그래도 굳이 길을 나서자면 언제든 쉽게 되돌아 올 수 있는 내 고장 팔공산이 최고다. 팔공산은 늘 이럴 때 자주 찾는다.

 

오랜만에 팔공산 수태골을 기점으로 동봉-비로봉-서봉으로 돌아 나올 계획을 하고 길을 나섰다. 가는 길이 멀지 않아 아침 일찍 서두르지 않고 느지막하게 출발했다. 어쨌든지 집에 있는 것 보다는 산으로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가는 걸음에 지난 여름 동봉과 비로봉에서 봤던 그 애들이 잘 있는지 안부도 전할 겸 또 작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을란가 싶은 기대감도 있고 해서 팔공산 수태골 깊은 곳을 찾았다.

 

수태골은 사계절 내내 팔공산 동봉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로 늘 분주한 곳이다. 특히 여름이면 수태골의 시원한 계곡엔 젊은 청춘과 가족 단위의 행락객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오늘도 올라갈 때는 시간이 이른지 계곡 속에 터를 잡은 사람이 그리 많이 보이지 않더니만, 내려 올 때는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로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다. 수태골의 여름은 늘 이러한 모습이다. 팔공산의 여름 풍경은 비단 수태골만 이런 모습이 아니다. 팔공산은 산이 깊고 깊은지라 들머리만 해도 100여 곳이 넘으니 팔공산 요소요소마다 계곡 좋고 물 좋은 곳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니 팔공산의 여름이 어찌 멀쩡할 수 있겠나. 어쩌면 팔공산은 여름이 가장 아프고 몸살을 앓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태골로는 오랜만에 가는 것 같다. 그래도 오랜만에 가지만 자주 간 편이라 어디쯤 뭐가 있는지 손바닥에 그림이 훤하게 그려진다. 저기쯤 가면 작년에 봤던 아직도 이름을 깨치지 못한 그 나무와 풀이 있을 것이고, 저만큼 더 가면 지금도 여전히 그때 본 그 애들이 자기 때깔을 자랑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가보니 역시 그 자리엔 그 친구들이 변함없이 잘도 자라주고 있었다. 동봉 아래 서봉가는 삼거리에 가면 긴산꼬리풀이 많이 올라 왔으리라 짐작했더니 역시나 보랏빛 색깔을 드리운 빳빳한 강아지 꼬리 같은 긴산꼬리풀이 수두룩하게 자라 예상을 빗나가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은 작년에 갔던 시기와 딱 맞아 떨어지지 않았는지 작년에 그렇게 흔하게 봤던 동자꽃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보랏빛 산수국과 꿩의다리 종류가 유달리 눈에 많이 띄었다. 예년 같은 경우엔 여기서 보지 못했는데 이번 산행길엔 꿩의다리와 시기가 잘 맞아 떨어진 듯하다. 산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꿩의다리 그리고 이름을 잘 모르는 또 다른 꿩의다리가 아주 많이 피어있다. 그 외 이 지점에 다다르면 쬐그마한 흰꽃이 방긋 웃으며 층층이 피어 있을 앙증맞고 건강한 모습의 여로도 예감했는데 실제로 와서 보니 생각보다 더욱 건강하고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여로를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어 기분이 더 없이 좋았다.

 

우려했던 날씨는 시간이 갈수록 더 맑고 화창해 진다. 비가 온다고 해서 비구름이 팔공산 주릉을 휘감고 있는 풍경을 내심 기대하기도 했는데 막상 동봉에 오르니 맑은 날 산행하면서 보던 조망권보다 더 조망이 좋다. 운해에 깊이 빠진 동봉과 비로봉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날씨가 너무 맑고 좋은지라 기대치가 몽땅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궂은 날씨가 계속되었다면 어쩌면 동봉까지도 가지 못하고 하산할 수도 있었으니 오히려 다행이라 여겨야겠다. 어쨌거나 좋은 날씨 덕에 비로봉까지 다녀왔으니 오늘 하루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는 것 보다야 얼마나 잘한 일인가? 스스로 자위하며 동봉에서 조망을 즐기고 간단하게 빵 한 개와 한 조각만 더 먹고 간단하게 허기를 면한 채 대략 7분 정도 쉬어 간다.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비로봉과 서봉을 거쳐 수태골로 하산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충분한데도 동봉에서 그리 오래 머물지 않고 곧 바로 비로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동봉에서 다시 내려와 비로봉으로 갈 때면 난, 늘 마애여래불상이 있는 헬기장으로 곧 바로 간다. 밑으로 내려 갈 이유가 없다. 마애여래불이 있는 헬기장에서 오른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진불암과 치산계곡으로 가는 길이 아니던가? 내가 자주 애용하는 길이다. 헬기장이 있는 곳에서도 계절에 따라 그에 걸 맞는 야생화를 자주 본다. 오늘은 꽃과 열매가 함께 달린 미역줄나무와 미역줄나무 위로 쏟아 오른 하얀 실 다발 같이 예쁜 꽃무더기가 일품인 꿩의다리가 반긴다. 얼마나 이쁜지 여기서 미역줄나무와 꿩의다리와 함께 한참을 노닌다. 미역줄나무 열매는 미역줄나무 꽃보다 더 이쁘다. 오늘은 미역줄나무의 꽃보다 예쁜 열매의 모습에 반하기도 한다.

 

비로봉은 팔공산의 주봉이나 동봉만큼 조망이 좋지 않고 옛날에는 군시설 지역이라 개방을 하지 않은 곳이다. 언제쯤인가 개방을 한 후로 팔공산의 주봉인 비로봉은 당연히 산객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요즘은 팔공산을 찾는 웬만한 산꾼이면 비로봉을 모두 다녀갔는지라 이젠 애써 비로봉을 찾는 산객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도 그런 것이 정상석도 볼품이 없거니와 방송기지국과 주변 시설물이 비위를 거스리는지 산객들로부터 좀은 외면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래도 가끔 비로봉을 찾는다. 왜냐하면 동봉까지 오면서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야생화와 식물을 거기가면 볼 수 있으니까 그걸 아는 나는 애써 비로봉을 찾아 간다. 오늘도 비로봉을 찾아 발품 판 보람이 있는지 동봉까지 오면서 보지 못했던 다른 녀석들을 몇 명 만났다. 난 그 맛에 비로봉으로 간다.

 

몸이 찌뿌둥한지라 집에서 쉴까 하다가 집에 있느니 운동 삼아 산에 다녀오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갔다 왔더니 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굳이 힘들게 산을 갈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아 산행하면서 몸을 풀려고 갔더니 훨씬 몸 상태가 좋아진 것 같다. 내려올 때는 염불암과 동화사 삼거리 지점에서 2,000냥을 주고 여유롭게 막걸리 한 사발까지 마시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이라 부담 없이 막걸리 한 사발 마셨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힌다. 오늘은 잔 술 2,000냥짜리 막걸리 한 잔이 산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7월 마른 장마 틈바구니에서 보낸  팔공산의 하루

 

 

박태기나무. 박태기나무는 콩과 식물로 겨울에 잎이 지는 떨기나무다. 잎은 오긋나며 둥근 심장꼴로 두껍고 윤이난다. 수태골 주차장에서 출발하면서 바로본다. 울 아파트에도 많이 심어져 있다.

 

오늘 암벽훈련장엔 아무도 없다. 텅 비어 있다. 조용한데 그럼 내가 한 번 올라볼까나~~~ 아서라~~~말아라~~~ 

 

누가 몰상식하게 암벽에 글을 새겨 놓았나 하고 궁시렁 거리다가 아마 저기 새겨진 '거연천석'  '서석지'라 음각되어 있는 글이 오늘내일 새겨진 것이 아닌 것 같아 도대체 누가 무슨 의미로 새겨 놓았는지 궁금즈이 발동하여 뒤적거려 보니 내용은 이러하다. 八下 서석지(1826-1906) 선생은 대구의 명필이라 하고 거연천석의 글은 주자의 시구 居然吾泉石에서 나온 말로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연으로 편안하게 살아가는 모습이라 설명한다. 글은 명필 서석지 선생이 쓴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누가 언제 새겼는지는 알 길이 없다.

 

암벽훈련장을 지나 수태골에서 동봉 중간 지점에 오면 수태골 폭포 가는 길이 나온다. 작년까지는 저리로 가는 길이 없었는데 아마 데크를 조성해 새로 가는 길을 놓았나 보다. 폭포 위 암반에서 보면 폭포의 자태를 보기 어려운데 가는 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내려 오는 길에 여기 다시 들러 발을 담그고 세면을 한 후 조금 쉬어 갔다. 

 

 

거대한 암벽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암벽 곳곳에 암벽을 기어 올라간 흔적이 박혀 있다.

 

하산하면서 여기서 양말 벗고 발 담그고 세면도 하며 더위를 씻고 갔다.

 

폭포골 주변에서 꿩의다리를 처음 만나는데 아마 산꿩의다리인가 보다. 

 

암벽에는 바위채송화가 달라 붙어 노란꽃을 피우며 자라고 있다.

 

동봉을 오르내리며 못보던 풍경이다. 길을 내어 통행이 가능하도록 해놓아 산객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향한다.

 

수태골 - 동봉 가는 길의 장관이 되어 버렸네^^^

 

 

 

 

연잎꿩의 다리인가요.

 

데크로 조성된 이 계단만 올라가면 등산로와 바로 연결된다.

 

암벽이 이렇게 예쁘게 서 있으니 어찌 그냥 놔 두겠나? 여기도 올라간 흔적이 곳곳에 박혀있다. 

 

00꿩의다리는 개체가 많다. 오늘 가장 많이 본 애들이 꿩의다리 종류와 말나리다.

 

등골나물도 만나고...

 

폭포 위

 

수태골로는 오랜만에 온 모양이다. 등산로에 안보이던 펜스도 설치되어 있다.

 

가는장구채도 본다.

 

여름에서 가을에 이르기까지 산행하다 보면 산수국을 지겹게 만나겠지만, 높은산 바람 좋은 곳에서 만나는 산수국은 때깔도 좋고 얼마나 신선한지 보고 또 봐도 지겹지 않다.

 

여름 산하를 불태우는 말나리.

 

바위 위에 고마리 군단이 빽빽하게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침투하기 어려우리라~~~

 

꽃며느리밥풀이 벌써 보이기 시작하니 가을이 깊어질 때까지 앞으로 엄청나게 만나겠구먼~~~

 

좌청룡 우백호의 중심에 소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올라가는 길에 본 서봉

 

긴산꼬리풀도 자주 만난다. 

 

동봉으로 가서 비로봉을 거쳐 서봉으로 내려올려고 했는데 비로봉까지만 가고 서봉은 참았다. 

 

여기서 동봉으로 먼저 간다.

 

산수국의 헛꽃과 보랏빛 꽃술이 너무 예뻐게 어울려 볼 때마다 찍는다.

 

한  쌍이 어울려 노니는데 사진을 찍을 여유를 좀체 주지 않는다. 애는 어치라는 친구로 산까치로도 불리우는 녀석이다. 모창을 잘 하는지라 고양이 소리도 내고 다른 동물들 소리도 곧잘 흉내낸다고 한다.

 

긴산꼬리풀은 지금부터 많이 본다.

 

만개한 '흰여로'도 만나고...

 

 

 

긴산꼬리풀

 

동봉에서 바라본 비로봉. 우리나라 어떤 산이든 가장 높은 곳에는 방송기지국이 서있다. 전파를 멀리 보내고 송수신하자면 높은 곳에 자리 잡아야하니 다소 흉물스럽더라도 도리가 없다.

 

비로봉은 동봉에서 가장 잘 보인다. 다음에는 비로봉 오른쪽 길로 다녀봐야겠다.

 

사실 오늘은 동봉에 올라 운해를 바라보고 싶었는데 의외로 날씨가 너무나 화창하다.

 

차를 몰고 팔공산 순환도로를 올 때만 해도 동봉 하늘위엔 흰구름이 꽤 몰려 있었는데 올라오다보니 모두 다 걷히고 조망이 확 트였다.

 

팔공상 청운대. 공산성봉

 

동봉에서 치산계곡 방향에 있는 촛대바위

 

 

 

떡갈나무인가 그 틈 사이를 비집고 올라온 꽃이 뭔지 일단 먼저 잡아봤는데 가면서 보니까 다름아닌 미역줄나무가 비집고 올라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돌양지꽃도 볼려면 산에 오르지 않으면 볼 수 없다. 

 

헬기장 있는 곳 마애여래불이 있는 곳에서 비로봉으로 간다.

 

미역줄나무의 꽃이 더욱 농익었다.

 

하얀 실타래가 방사선처럼 펼쳐진 상태로 모여 있는 꿩의다리. 색감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이놈들을 보노라면 피곤한 줄도 모른다.

 

미역줄나무 틈 사이를 비집고 올라와 긴 꿩의다리처럼 얼마나 쭉 뻗었는지 보는 자체로 황홀감이 그득하다.

 

큰뱀무

 

가는장구채도 직접보면 별꽃처럼 앙증맞고 예쁜데~~~

 

바위채송화도 바위 위에 무더기로 자리잡았다.

 

이 길은 아예 산수국으로 포장해 놓은 길이다.

이쁘다 이뻐~~~

 

미역줄나무가 씨를 맺고 있는 모양이다.

 

산수국이 이렇게 익어 가는 것도 또 다른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준다.

 

기린초

 

비로봉에서 바라본 동봉

 

 

비로봉. 팔공산의 주봉이다.

 

 

말나리 한 송이와 비로봉

 

비로봉에서 바라본 공산성봉. 청운대 방향

 

 

긴산꼬리풀

 

비로봉 참조팝나무

 

비로봉 긴산꼬리풀과 기린초

 

물레나물 딱 한 송이가 비로봉 곁에 있다.

 

초소 같은 곳으로 내려가는 길에 개구릿대인지 어수리인지 보이길래 내려 갔다가 사진만 찍고 계속 내려가는 길이 없어 다시 올라왔다. 덤불로 인하여 길이 좋지 않으니 내려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로봉에서 바라본 동봉과 동봉 아래 기암 군단

 

비로봉에서 바라본 케이블카 승차장

 

석축 틈 사이에 끼여 자라는 바위채송화

 

개구릿대???

 

 

 

 

산수국과 말나리가 지천이다.

 

 

산꿩의다리??? 꽃이 바람에 흔들려 기다릴 여유가 없다. 흔드리거나 말거나 그냥 똑딱~~~

 

까치고들빼기?

 

염불암, 동화사, 수태골 가는 삼거리 지점에 아이스크림과 막걸리 파는 곳이 있다. 혼자서 적적하기도 하고 막걸리를 보니 또 그냥 내려갈 수가 있나? 딱 한 잔만 걸치고 간다. 한 잔에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