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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여름의 끄트머리에 서서 이제, 가을이 왔나 싶어 찾은 가산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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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산성, 여름의 끄트머리와 

가을의 시작을 느끼기 위해 떠난 성곽길 산행

 

 

■ 언제 : 2014. 8. 23.(토)

■ 어디로 : 가산산성

■ 누구랑 : 홀로, 아내는 갓바위

■ 산행 경로 : 가산산성 남문(진남문) - 남포루 - 가산바위 - 중문 - 동문 - 진남문

 

 

흔적

 

여름의 끝머리에 서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를 듣고 싶어 오늘은 내 고장 팔공산 기슭의 가산산성을 찾았다. 팔공산은 이제 여기 저기 곳곳을 다녀 봐 언제 어디쯤 무슨 꽃이 피는지 대충은 알고 있는 편에 속한다. 오늘 찾은 가산은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가산산성 진남문에서 남포루까지 1시간 쯤 힘든 과정을 지나면 가산바위로 이어지는 성곽 길에 가을을 알리는 야생화가 즐비하게 늘어져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떠난 산행길이다. 당초에는 아내랑 함께 가기로 했으나 어제 서울 사는 아들내미의 교통사고를 접한 터라 아무래도 아내는 갓바위 부처님을 찾아 기도를 하러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모양이다. 결국 아내는 갓바위로 나는 가산산성으로 발걸음을 따로 움직였다. 아들내미는 다행스럽게도 큰 사고에 비해 놀란 정도의 경미함으로 그쳐 참말로 불행 중 다행이었다. 부처님의 가피를 입었는지 조상님의 도움을 받았는지 십년감수 했다.

 

며칠 내내 가을장마로 인해 내 고장 대구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비는 진작 그쳤지만, 해원정사에서 진남문으로 흐르는 물은 아직도 제법 콸콸 흐르고 있다. 흐르는 물가로는 고마리가 꽉 차 있지만, 아직 여기는 고마리의 꽃망울이 맺혀있지 않았다가산산성은 심심찮게 방문하는 곳이다. 가산에 오면 난, 으례이 진남문을 들머리로 좌측 성곽을 따라 남포루로 올라 성곽을 밟으며 가산바위까지 올라가는 코스를 즐겨 애용한다. 가산바위에 오르면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주변 조망을 즐긴 후 중문을 지나 동문을 거쳐 진남문으로 다시 회귀하는 것이 내 나름의 가산을 애용하는 방식이다. 가산에서 꽃 산행을 겸한 산행을 하고자 할 때는 어김없이 이렇게 다닌다. 오늘은 아내가 곁에 없는 관계로 가산바위에 올랐어도 등에 멘 배낭도 벗기 귀찮아진다. 그래서 점심도 걸렀다. 물만 벌컥 벌컥 들이키고 점심도 거른 채 박무에 가린 팔공산과 기성동 일대를 바라보며 혼자 마음 껏 여유를 부려본다. 그러고 있노라니,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연세가 지긋하신(75세) 아직은 꼬장꼬장 해 보이는 어르신이 나타나 팔공산과 가산에 대해서 목에 힘을 주고 주저리 주저리 말씀을 풀어 놓으신다. 언뜻 들어도 팔공산의 역사라 할 만큼 많이 알고 계시는 분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설명하시길래 열심히 성의 껏 들어주었다.  

 

오늘도 역시 전과 다름없이 진남문에서 성곽을 따라 초반부터 오름길을 택해 올라간다. 자주 다니다보니 볼거리도 흥미가 있는 길도 아니지만, 남포루까지는 산행을 목적으로, 남포루 위에 올라서고 나서는 주로 꽃 탐방을 목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니까 진남문 초입에서 남포루까지는 다소 힘든 코스로 꽃을 보여 주지 않으니 산행을 주목적으로 하면 되고, 남포루 위에서 부터는 꽃이 지천이라 꽃길을 누비고 다니면 된다. 가산산성은 내 사는 곳에서 멀리 있는 곳도 아니고 해서 가끔 때를 맞춰 일부러 이곳을 겸사겸사 해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즐겨 찾는다.

 

혼자 오르막길을 지루하게 올라가니 힘이 많이 든다. 토요일이고 해서 산객의 발걸음이 분주하리라 생각했건만, 예상외로 산객의 발걸음은 뜸하기만 했다. 아마, 추석이 다가오니 모두들 벌초하러 간 모양이다. 그래도 가산산성은 사시사철 많은 사람이 찾는 유명한 곳이라 산객이 없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가산을 찾는 웬만한 사람들은 진남문에서 힘든 성곽을 따라 올라가기 보다는 임도를 따라 편안한 길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오늘도 역시 가산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은 임도를 따라 가고 내가 간 길로는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내 입장에서는 사람이 붐비지 않는 한적한 산길을 혼자 걷는 맛이 마냥 좋기만 하다.

 

역시 진남문에서 남포루에 이르는 산길엔 꽃이 없다. 그러려니 했지만, 초반부터 오르막을 향해 올라가는 길이라 괜히 더 힘겨운 것 같다. 며칠 동안 가을 장맛비가 내려 사방이 눅눅해서 그런지 이름 모를 버섯만 잔뜩 자라고 있었다. 힘도 드는데 버섯이라도 찍어 이름을 알아볼까 하다가 아직 꽃 이름도 생소하고 알아가야 할 일이 까마득한지라 그냥 눈요기만 하고 지나갔다. 그러자니 모두 독버섯인지 이쁘기는 왜 그리 이쁜지 모르겠다. 이쁘면 가시가 있듯 분명 요놈들도 독이 있으렷다. 그냥 버리고 간다.

 

예감했던 대로 남포루 위에 올라서니 가산의 꽃이 바람에 향기를 전한다. 내심 기대하고 왔던 터라 반갑기 한량없었다. 여기서부터 가산바위에 이르는 성곽 길 위가 모두 꽃으로 도배를 하고 있다. 시작부터 산박하, 노란꽃이 예쁜 짚신나물, 닭의장풀이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더니 성곽 길 따라 발걸음을 조금만 옮기니 보라색 꽃이 아직 남아 있는 구와꼬리풀이 성곽을 쌓은 돌 틈 사이로 보이더니 이내 흰 꽃을 피운 등골나물과 자줏빛을 잔뜩 머금은 등골나물이 풀밭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무릇, 어수리, 참취꽃, 당귀랑 비슷해 보이는 산형과 식물을 비롯해 끄트머리가 빨갛게 잘 익은 오이풀, 책으로는 읽었지만, 직접 보고도 알아보지 못한 싱아, 범꼬리 등 이 길에서 처음 보는 애들이 참 많았다. 가산의 꽃은 모르긴 몰라도 아마 이곳에 중점적으로 모여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내 사는 고장 칠곡의 가산이 어떤 곳이던가? 세계 최대의 복수초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곳이 아니던가? 칠곡의 가산은 명실공히 우리지역의 자랑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오랜만에 찾은 성곽길이 꽤 어수선하고 질서가 없어 보인다. 1km가 넘는 성곽 길은 우거진 숲으로 길이 막혀 있을 정도다. 몇 년 전 성곽길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를 해 가는 길도 좋고 보는 눈도 시원해서 참 좋았는데 불과 1년 만에 그 깔끔하던 길이 잡목을 비롯한 숲이 우거져 발걸음마저 조심스럽게 옮겨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난, 오늘 늘 이곳에서 늘 보던 애들을 만나러 왔지 다른 애들을 만나러 온 것은 아니었다. 다른 애를 보여 준다면 덤으로 볼 요량을 하면 되지만, 내가 그린 그림과는 맞지 않았으며, 현재 여기는 전혀 뜻밖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성곽 길은 조록싸리와 각종 사초류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애들이 이미 점령을 한 상태고 내가 보고 싶었던 그림은 펼쳐지지 않았다.

 

오늘 방문한 이 길은 약간 이른 감이 있었지만, 이맘때쯤이면 성곽 위아래로 보랏빛 물결이 넘실대는 배초향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야 했고, 돌 틈 사이로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리고 벌개미취가 바람에 일렁거리는 모습을 하고 있어야 했다약간 이르다고 생각은 했지만, 곧 가을이 오면 터뜨릴 준비라도 하고 있어야 하는데 다른 개체가 밀려와 식생 환경을 아예 뒤바꿔 버린 것 같다. 이 길은 오늘 내가 상상하며 왔던 길이 아니다. 식생 환경이야 자연이 변하면 따라서 변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기존에 자생하던 식생환경은 위해식물이 아닌 경우라면 당연히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먼저 성곽 길 정비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선다. 이 길을 걷는동안 길이 계속 그랬으니 이 길을 정비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줄곧 하며 걸었다. 어쩌지? 식생 환경 모니터링을 위해 방치한 것은 아닌 것 같으니 관할청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자연은 잠시라도 무심하게 내버려 두면 이내 이런 상황이 전개된다. 잡목, 잡초라 일컫는 것이 얼마나 강인한 생명력과 전파력이 강한지 자연 속을 다녀보면 안다.

 

그래도 오늘 이 길을 걷는 마음만은 흡족하기 이를 데 없다. 한 개체가 없어지니 새로운 개체가 선을 보이며 가는 길을 즐겁게 해주니 꿩대신 닭이라고 할까 어쨌든 기분은 좋다. 내가 이 길을 걸으며 어수리와 당귀 같은 산형과나 범꼬리를 본 적이 없는데 이번 방문길에는 유독 눈에 많이 띈다박완서씨의 싱아도 있다. 한 지역에서 이질풀도 풀세트로 본다. 이질풀, 선이질풀, 둥근이질풀... 평소에 못 보던 것을 많이 봐 그런지 괜히 늘 다니던 길이 낮선 느낌마저 든다.

 

가산을 혼자 이리저리 누비고 다니며 마음대로 활보를 하니 참 편하다. 옆지기가 옆에 있었다면 꾸물거린다고 몇 번 이야기 들었을 텐데, 간섭하는 이가 없어 편하고 좋다. 혼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이래서 혼자 살려고 하는가? , 그래도 혼자 살기는 힘들 것 같은데... 천성이 느려터진지라 아무래도 난, 옆에 옆지기를 두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오늘도 혼자 걷는 길에선 등에 진 배낭을 벗은 기억이 없다. 혼자일 때는 시작하면서 배낭을 둘러메고 끝날 때까지 벗는 적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떨 때는 챙겨 간 끼니도 오늘처럼 거를 때가 있다. 그러니 내 옆엔 반드시 누군가 있어야 한다. 그 누군가는 현 옆지기 말고 또 있을 리 만무하니 잘하고 볼 일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옆지기 따라 갓바위를 갔어야 하는데 좀 잘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십 중반이 넘어 시쳇말로 간 크게 논 것 같다.

 

그래도 3시쯤 되어 갓바위로 간 아내가 날 데리러 가산산성 주차장으로 왔다. 가산에서 아내와 합류하여 가는 길에 도덕암에 들러 800년 묵은 모과나무를 보러 갔다. 잎이 다 떨어진 계절에 갔던지라 지금 모과가 얼마나 열려 있는지 보고 싶어 찾았다. 다행히 도덕암 모과는 세월을 거슬린 채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었다. 다만, 모과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연상했는데 의외로 열매는 별로 맺지 못하고 있었다. 건강 상태가 다소 우려되었지만, 해거리를 할 수도 있으니 크게 염려할 바는 아닌 것 같다.

 

여름이 막바지라 그런지 오늘도 산행하기에 다소 더운 감이 있었지만, 한창 더울 때 산에 다닌 생각을 하면 그래도 절기상 날씨는 많이 누그러뜨려 진 것 같다. 앞으로 날씨가 더욱 선선해 질 텐데 산에 다니기엔 더 없이 좋은 계절이 온다. 이제 이 산 저 산 다닐 만큼 다녔으니 욕심 내지 말고 찬찬히 다녀야겠다. 이 나이에는 누가 뭐라 해도 산에 다니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골프니 뭐니 해도 아직은 나에겐 산이 제일이다. 발바닥에 조금 무리가 온 것 같은데 컨디션 조절을 하며 쉬엄쉬엄 꾸준하게 다녀야겠다.

 

 

 

 

 

 

영남제일관문(가산산성 남문 진남문). 난, 꽃을 보러 가기 위해선 늘 이 문을 통과하여 좌측 산성길을 따라 가산바위로 가서 중문과 동문을 거쳐 이 자리로 다시 돌아온다.

 

몇 일 때 늦은 가을장마로 인해 물이 제법 찰찰 흐르고 있다. 흐르는 물 옆엔 아직 꽃망울이 맺지 않은 고마리가 지천이다.

 

옅은 박무로 인해 시야가 그리 맑지는 않다. 기성리 별장 지대 곳곳을 자전거로 다녀 봤고 삼거리에서 동명가는 오름길도 잔차로 넘어가 봤다.

 

뭔 버섯인지 모르겠지만, 솔방울 닮았네.

 

중간 쯤 올라가면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바위가 나온다. 저기 올라서면 기성리 일대가 훤히 보인다.

 

꽃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인지 시간날 때 찾아봐야겠다.

 

서어나무가 아주 실하게 생겼다.

 

남포루.

 

배초향인가? 구와꼬리풀인가? 역시 확인이 필요.

 

아직 짚신나물이 한창이다.

 

가는장구채도 많이 보이고

 

성곽 높은 곳에 올라 서니 등골나물이 판을 치고 있다. 다른 곳에선 이미 다 졌던데 여긴 아직 한창이다. 네발나비가 사뿐히 앉은 모습이 참으로 평화롭게 보인다.

 

등골나물~~~

 

요 친구는 신갈나무인 듯한데 돌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엄청난 키를 자랑하며 자라고 있다.

 

구와꼬리풀이 돌 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 번 봤을 때와는 또 다른 위치에서 자라고 있다. 보라색꽃을 머금고 있는 상황은 처음 만난다. 꽃이 진 상태를 보았는데 이번 산행길에 꽃 피운 모습을 본다.

 

성벽 길 위로 닭의장풀도 무리를 지은 모습이 참 예쁘다.

 

성벽 위를 걸으며 지나온 봉우리를 뒤돌아 본다.

 

벌개미취인 듯한데 쑥부쟁이와 늘 헷갈린다. 오늘 산행은 배초향과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가 흐드러진 가을 모습을 보러 왔더만, 아직 여기는 이른 모양이다. 아무래도 9월 중순이 넘어야 지난 번 왔을 때의 가을 진풍경을 제대로 볼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막상 와보니 작년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성곽 길 위엔 잡목과 잡초가 무성하여 길을 막고 가을꽃을 모두 거두어 가 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무릇도 한창이다.

 

빠알갛게 익은 오리풀 꽃이 앙징맞고 군더더기 없이 예쁘게 자라 바람에 하늘 거린다.

 

이발을 하여 산뜻했던 이 길이 올 해는 이렇게 어지럽게 되어 있다. 또 이발을 한 번 해주어야 할 것 같다.

 

성곽 위를 걷는 길이 이렇게 황폐해져 버렸다. 이 길을 몇 년간 다녔지만, 이런 경우는 잘 없었는데~

 

담쟁이넝쿨이 소나무 줄기를 휘감아 버렸다.

 

아직 물레나물 꽃도 드문 드문 보인다. 대부분 씨방을 맺고 있었지만, 아직 꽃도 이렇게 남아 있다. 가산의 여름이 꽤 긴 편이다. 

 

대부분 사초류와 등골나물, 조록싸리가 길을 가로 막고 있다.

 

하얗게 핀 어수리도 아직 한창이다.

 

참취꽃도 예쁘게 피어 어두컴컴한 숲속을 밝게 비춰준다.

 

희고 자줏빛을 띤 등골나물이 엄청난 개체 수를 자랑하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요 친구는 당귀인 듯한데 산형과 식물은 볼 수록 어렵다.

 

원추리도 귀하게 만난다.

 

오늘 성곽 길 주변은 등골나물이 대세다.

 

'진퍼리새'가 맞나 모르겠다.

 

아직 생생한 무릇도 자주 본다.

 

오이풀도 자주 만나고~

 

성곽을 따라 걷은 이 길이 참 재미 있는데 오늘은 잡목과 잡초가 무성하여 길을 걷기가 수월찮다.

 

바람데 살랑대는 '범꼬리'

 

성곽 길에 없던 조록싸리가 아직 꽃을 피운채 자라고 있고, 여기저기 자라면서 길을 많이 덮고 있다.  

 

가산바위 위를 먼저 선점한 젊은 청춘이 그린 그림 또한 꽃만큼이나 이쁘다.

 

오늘 가산바위에서 칠십 중반의 어르신 한 분을 뵙는다. '가산'지기라고 해야할까? 가산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는 분이었다. 가산바위로 올라오는 철계단도 이 분 덕에 놓은 것이리라 하니 가히 가산지기라 할 만한 분이다. 그 분의 말로 인하면 가산바위가 여기 적힌대로 860m가 아니라 870m라 한다. 사변 때 인민군이 쏜 포격이 칠성시장에 떨어졌다는데 그 현장을 직접 목격하셨단다. 그리고 중문 부근이 옛날 칠곡군청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팔공산과 가산의 역사를 한 눈에 꿰고 있는 분이다. 이런 분과 함께 다닐 수 있다면 많이 배우고 얻을텐데~~~

 

추석을 앞두고 모두 벌초갔는지 산객이 그리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토요일이라 제법 붐빌 것으로 봤는데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

 

가산산성 중문

 

이질풀, 오늘 가산에서 둥근이질풀, 선이질풀, 이질풀을 비롯하여 이질풀 3형제를 모두 다 본다.

 

지리산 종주 능선길 바위틈에서 본 고추나물 같은데~

 

가산바위에서 중문을 지나면 옛 흔적을 찾는 발굴지역이 나온다. 가산바위에서 만난 어르신의 말씀에 의하면 이 부근이 그 옛날 칠곡군청이 있던 자리 같은데~

 

기와를 발굴해 모아 놓은 흔적

 

물봉선과 선이질풀

 

가는장구채의 별꽃 모양으로 핀 하얀꽃도 자주 만난다.

 

노루오줌도 더러 보였지만, 아마 이제 끝물이 아닐까 싶다.

 

동문이다. 동문을 지나면 여기도 복수초 대군락지가 조성되어 있다. 현재 복수초 군락지 생태 모니터링 관계로 이쪽은 출입을 금하고 있다.

 

오늘 벌개미취 사진은 제 색깔이 나오지 않고 빛 조절을 못해 하얗게 보인다.

 

선괴불주머니

 

가산에는 아직 물봉선이 여기 저기 많이도 피어 있다. 요 며칠 비가 많이와 꽃이 녹아 모양은 반듯한 것이 별로 없었지만,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는 모습은 아직은 그래도 볼 만하다. 

 

독버섯인 노란다발버섯

 

 

 

 

돌아 오는 길에 도덕암에 들러 800년 세월을 머금은 모과나무를 알현하고 간다.

 

 

찢어진 황금망사스타킹. 아내가 갓바위 가면서 스마트폰으로 담았는데 망사가 찢어졌다. 어떤 몰상식한 사람이 그랬느지 모르겠지만, 찢어진 조각이 옆에 그대로 남아 있다. 어쨌든 올 해 노랑망태버섯을 이렇게라도 구경해 본다.

 

귀부인의 자태를 다 망가뜨려 놓았네~~~

 

아내가 팔공산 갓바위 갔다가 날 데리러 가산에 왔다. 가는 걸음에 도덕산 도덕암을 지키고 섰는 800년 넘은 모과나무의 생태가 보고 싶어 도덕암에 들렀다.

 

도덕암 범종각

 

도덕암 나한전

 

도덕암 자응전

 

오른쪽 커다란 고목이 고려 광종19년(968) 혜거국사(惠居國師)가 심었다는 모과나무

 

도덕암 전경

 

가지와 잎이 모과나무 줄기를 에워싸고 있어 800년 묵은 모과나무의 위용을 가늠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나타냈다. 전체 모습을 내 카메라로 그 진면목을 나타내기란 턱 없이 부족하다.

 

이렇게라도 보니 고목의 실체가 실감이 난다.

 

조금 떨어져 전모를 담아보니 역시 이와 같다. 모과나무인 줄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천년을 버텨온 모과나무가 궁금해 다시 들렀건만, 의외로 모과 열매가 듬성 듬성 겨우 몇 개 정도 밖에 달려 있지 않다. 주렁 주렁 달린 모습을 연상하며 왔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그래도 아직까지는 튼실하다. 향후 천 년은 더 버티리라...

 

 

 

도덕암 극락보전. 신라 눌지왕대에 창건되었다고하나 정확한 기록은 알수없고, 고려 광종19년(968) 혜거국사(惠居國師)가 칠성암(七星庵)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중수했다는 사적만이 남아있다. 훗날 조선철종4년 몽계스님에의해 도덕암이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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