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동봉에서 서봉으로 가면서
가을이 오는 소리와 장단 맞춰 걷다.
■ 언제 : 2014. 9. 20.(토)
■ 어디로 : 팔공산 동봉에서 서봉으로
■ 누구랑 : 혼자
■ 산행 경로 및 거리 : 수태골주차장 – 3.9km – 동봉 – 0.7km – 오도재 – 0.4km – 서봉 – 0.4km – 오도재
– 2.9km – 수태골주차장 (총 8.3km)
흔적
글로벌체육대회를 마친 어제 저녁 여름방학 동안 서로 일정이 어긋나 만나지 못했던 송선생과 오랜만에 해후를 했다. 송선생과 만나기로 했으니 가까이 있어도 자주 보지 못했던 임선생도 보고 싶어 함께 만났다. 이렇게 3명이 만나다 보니 불현 듯 강선생과 이선생도 어찌 지내는지, 잘 지내기나 하는지 얼굴이 보고 싶어진다. 송선생한테 의중을 전하고 강선생한테는 내가 연락하고 이선생한테는 송선생이 연락을 취했다. 그렇게 해서 먼저 만난 3명이 기분좋게 취해갈 무렵 늦게 연락 받은 2명이 가세해 술자리는 5명으로 늘어났다. 오랜만에 만난지라 모두 반가운 마음에 권커니 자커니 하다 보니 술 발이 살살 올라오기 시작한다.
넓고 깨끗한 Beer & Coffee 하우스에서 거나하게 한 잔하고 2차를 가는데 송선생이 오늘 좌중은 자기 자리라 우기며 1차를 모두 계산하고 또 언제 준비시켰는지 원두커피 내려놓은 것을 각각 1병씩 나누어 주었다. 짜~슥 배려하는 마음이 선배보다 낫다. 모두 오랜만에 만났으니 쉽게 갈 수는 없는 노릇... 2차는 선배인 내가 계산할 요량으로 다 같이 즐거운 마음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무심했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소원했던 정을 술잔 높이 치켜들고 한껏 토해 냈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에 정을 너무 많이 토했는지 지나고나니 조금 적당히 토 했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친구들이 벌써 40하고도 중반이 넘은 나이가 되었다. 언제까지나 어리고 여리게만 보이더니 지금은 모두들 학교내·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중견교사가 되어 있다. 젊었을 때부터 모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던 친구들이라 늘 옮겨 다니는 학교마다 없어서는 안 될 위치에 서서 제 몫 이상을 감당하며 살고 있다. 오늘 오랜만에 만나보니 이제 제법 중년의 테가 나고 세월이 그들을 잘 달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나도 벌써 50 중반이 넘어 있다. 나만 세월을 먹는가 했더니 역시 세월은 공평하게 우리 모두를 함께 보내고 있다.
아침 7시 쯤 일어나 딸내미를 태워 주려했더니 딸내미가 아빠 아침에 음주운전이라 안 된다고 하면서 지 에미한테 태워 달랜다. 내가 태워줘도 되는데, 아내까지 안 된다고 하면서 본인이 직접 딸내미를 태워 주고 왔다. 아내가 돌아오고 좀은 느긋하게 그동안 미루어 왔던 팔공산 서봉이나 가볼까 하고 길을 나섰다. 팔공산 순환도로를 타고 가는 길은 가을이 무르익으면 단풍으로 유명한 길이라 가을 단풍 드라이브 코스로는 최적격인 길이다. 단풍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갔던 길에 의외로 가로수의 단풍이 노릿노릿하고 붉으스럼하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고 아하, 추석 쐬고 날씨가 다소 무더운 감은 있었지만, 가을이 벌써 이렇게 길가에 산과 들에 이미 와 있는 것을 날씨가 더워 가을이 옴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역시 계절의 변화는 길을 나서봐야 제일 먼저 알 수 있다.
오늘은 팔공산 수태골에서 동봉-비로봉-서봉 코스로 그림을 그리고 갔다. 이번 산행길은 동봉과 비로봉 정상을 생략하고 동봉 전방 300m 지점에서 서봉으로 바로 가려고 했다. 팔공산을 찾을 때면 주로 동봉 중심으로 가고 꽃이 있을만 할 때면 비로봉까지 들린다. 이쪽 코스는 이제 봄, 여름, 가을이면 어느 곳에서 어떤 꽃을 볼 수 있을지 대략 가늠하고 다닌다. 수태골에서 동봉 아래 삼거리까지는 나무 외에는 흔히 보는 애들 말고는 그리 귀한 친구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동봉 전방 300m 지점에 도달해야 높은 산에 자생하는 귀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동봉을 겨냥하고 귀한 친구들을 만나자면 적어도 동봉 가까이는 가야한다. 산에 다니면서 느꼈지만, 귀한 친구들은 쉽게 그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보고 싶으면 그만큼 고생을 감수해야만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더 반가운 법이다.
늘 야생화를 즐겨 보던 동봉 부근이지만, 오늘은 크게 재미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여기는 봄, 여름이 좋은 야생화 단지다. 오늘 가봤더니 올 때마다 황홀했던 이곳이 역시 예감한 바대로 별로 보여 주는 것이 없었다. 기껏해야 투구꽃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오늘 팔공산은 왜 서봉을 겨냥했는가 하면 야생화 상황이 이럴 것 같다는 생각이 미리 들었기에 혹시 서봉을 가면 뭔가 볼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동봉 삼거리까지 왔는데 동봉을 외면하고 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꽃도 그리 큰 재미를 못보았는데, 동봉이 지척이면서 외면하고 그냥 가자니 뒷골이 당긴다. 그래, 예까지 왔는데 동봉을 쉬 외면할 수야 있나? 동봉에서 옆지기가 챙겨준 참외라도 먹고 가자 싶어 봉우리에 올라 배낭을 열고 참외도 먹고 물도 마시며 잠시 쉬어간다. 맑고 쾌청한 푸른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이 솜사탕 같이 달콤한 시간이다.
동봉에서 다시 내려와 서쪽을 향해 바로 선 높이 6m의 거대한 ‘팔공산 동봉 석조약사여래좌상’이 있는 곳으로 갔다. 온 김에 딸내미를 위해 정중하게 읍을 취하고 주변에 꽃이 없나 싶어 두리번거리며 찾았다. 매번 여기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봤기에 큰 재미는 못 봐도 뭔가는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기서도 동봉 아래와 마찬가지로 별로 보여 주는 꽃이 없었다. 동봉에서 비로봉으로 갈 때는 겸사겸사해서 늘 이곳으로 다니는데 오늘은 빈손으로 돌아서야만 했다.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헬기장에서 능선을 따라가면 비로봉으로 바로 가는 길이다. 비로봉까지 가봐야 역시 오늘은 별 소득이 없을 것 같아 서봉으로 가는 길목으로 생각하고 갔다. 그런데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올 때쯤 별안간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구절초가 드문드문 보이더니 비로봉 올라가는 길엔 개쑥부쟁이가 어지럽게 나열되어 연보랏빛 꽃을 피우며 바람에 살랑대고 있었다. 꽃을 보는 즐거움에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다보니 비로봉까지 올라갈 참이다. 안되겠다 싶어 아쉽지만, 오늘은 예정했던대로 비로봉은 생략하기로 하고 조금 올라가다 말고 서봉으로 가는 길로 다시 내려왔다. 지척에 있었지만, 서봉 가는 길이 더욱 궁금해 조금이라도 길을 재촉해야만 했다. 워낙 꾸물거리는 체질이라 시간은 늘 여유롭게 잡아야 한다.
수태골에서 동봉 코스를 잡으면 보통 동봉까지 가거나 아니면 비로봉을 경유하는 것이 다다. 오늘은 올 여름부터 진작 가고 싶었던 서봉이 주목적이다. 그래서 가까이 있는 비로봉마저 버리고 서봉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서봉으로 가는 길 중간쯤에 다다르니 대구유형문화재 제3호인 ‘마애약사여래좌상’이 있다는 푯말이 보인다. 간 것 같기도 하고 안 간 것 같기도 하여 궁금증이 발동해 올라가 보았다. 8세기 불상의 특징을 하고 있는 ‘마애약사여래좌상’ 앞에 서서 역시 오늘 딸내미의 쾌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숙하게 읍을 표하고 주변을 살폈다. 역시 온 것 같기도 했지만, 낯선 것이 아마 처음 와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기는 거대한 자연 바위벽에 돋을 새김을 한 불상을 중심으로 기도처가 마련되어 있고 공간도 적당해 불심이 절로 생겨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동봉에서 0.7km 지점에 위치 번호 92번 팻말이 있다. 여기가 오도재다. 오도재에서 서봉까지는 불과 400m 거리에 있다.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는데 이 높은 곳에서 인부 여러 명이 모여 데크 구간을 보수하고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은 데크로 연결하고 있었다. 자재와 장비를 보니 여기까지 어떻게 운반해 왔는지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가는 걸음에 위로 겸해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더니 이 양반 하는 말, ‘고생은 뭘요. 일거리가 있어 돈 벌어 좋지요. 뭐~’ 하면서 웃는다. 나이가 나보다 많은 것 같은데 모두 힘이 대단하다. 힘들겠다 싶은데도 안타까운 맘 보다는 부러운 맘이 더 든다. ‘이 자재들은 어떻게 운반 했나요.’ 하고 물으니 비로봉까지는 차로 운반하고 비로봉에서는 지게로 짊어지고 온단다. 그러고 보니 오는 길에 알루미늄 지게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어휴, 저 자재를 지게로 옮기자면 예사로운 일이 아닐 텐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 넘치는 힘이 또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위치번호 96번 지점이 서봉이다. 서봉을 보자면 기암덩어리 위로 올라가야 한다. 삼성봉 표석이 먼저 있고 그 앞으로 서봉 표석이 있다. 기암을 기어올라 삼성봉 표석과 서봉 표석을 여러 방면에서 담았다. 둘 다 사진을 찍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 조심하면서 담아야 한다. 서봉에서 동봉을 바라보는 마음은 또 다른 여운을 남긴다. 늘 동봉에서 혹은 비로봉에 서서 서봉을 바라봤건만, 오늘은 서봉에서 비로봉과 동봉을 마음껏 들여다본다. 산은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그 모습이 달리 보인다. 오늘은 서봉에서 동봉과 비로봉을 원 없이 들여다본다.
서봉에서 수태골주차장으로 가자면 다시 92번 지점인 오도재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오도재로 다시 돌아 나오는데 오면서 보지 못했던 수리취가 헬기장 구석 한 곁에 자리 잡고 서 있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한 곳에서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물론 수리취야 이 산 저 산 다니면서 자주 봤지만, 오늘 서봉으로 가는 길에서 귀하게 만나니 반갑기 짝이 없다. 그래서 혹시 사진이 잘못될지 몰라 담고 또 담았다. 예견했던 대로 오늘은 비로봉 무렵에서 서봉 가는 길에서 많은 야생화를 만났다. 특히 ‘고상함’과 ‘순수’를 부르짖는 하얀 꽃잎이 청초한 구절초를 비롯하여 개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까치고들빼기, 이고들빼기 등이 많다. 지난 주 금원산정을 걸을 때 보다는 못했지만, 오늘 팔공산 능선에선 이 길이 최상의 길이다.
92번 지점 오도재로 돌아와 동봉 방향으로 가지 않고 수태골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갔다. 92번 지점에서 수태골주차장까지는 2.9km 거리다. 이곳으로 내려가는 길은 처음이다. 종주할 때도 서봉에서 동봉을 경유하여 지나갔지 오도재에서 수태골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 거리도 멀지 않고 처음 가는 길이라 일말의 기대감을 품으며 내려갔다. 동봉을 찾는 산객들은 주로 동봉을 왕복으로 오르내리는지라 이쪽으로 다니는 산객은 드문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동봉을 오르내리는 길보다 이쪽 길이 때가 덜 묻었다. 적당히 습한 기운도 있어 갖가지 야생화도 많이 자라고 있었다. 오늘 야생화는 그동안 동봉에서 비로봉을 자주 드나들던 내게 그쪽은 별로 보여 주는 것이 없었는데 서봉 가는 길과 오도재에서 내려가는 길에서 재미를 좀 본다.
어젯밤 거나하게 한 잔하고 오늘 산에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무사히 잘 다녀왔다. 아침에 딸내미를 내가 태워다 주었다면 또 못갈 수도 있었는데 아내가 대신 태워 주는 덕에 나만 산에 잘 다녀왔다. 누가 등 떠밀고 강제로 가라고도 하지 않는데 이제 주말마다 산에 다니는 것은 거의 의무 사항이 되어 버린 것 같다. 근 5년을 꾸준하게 변함없이 잘 다니고 있다. 거기다가 요즘엔 헬스를 한다고 주중에 3~4일은 헬스장으로 주말은 산을 찾아 떠나고 있다. 그런데도 살이 잘 안 빠진다. 이정도면 웬만큼은 빠져 주어야 하거늘 몸무게를 달아봐야 늘 그게 그거다. 이유가 뭘까? 나름 열심히 운동하는데~ 이유는 단 한 가지, 먹을 것을 가리지 않는다.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마시고 싶을 때 넘들보다 한 잔 더 마신다. 그러니 빠질 턱이 없지~~~
팔공산 동봉-서봉 사진 기행
오늘 산행 목적인 서봉
수태골에서 출발하니 길 가장자리에는 여뀌 및 며느리밑씻개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며느리밑씻개>
가뭄이 들었나보다. 돌다리를 건널 땐 물이 많았는데 오늘은 바짝 말라 있다.
돌틈 사이 습한 곳엔 고마리도 한창이다. 고마리 접사해서 잘 찍어 놓으면 참 예쁜데~
언젠가 한 번 표식을 하고선 그냥 스쳐 지나기만 했는데 오늘은 관심을 가지고 다시 들여다 봐 준다.
수릉봉산계 표석. 아래 안내문 잘 읽어보삼~
누가 이렇게 험하게 새겨 놓았는지...
이 지점에서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등로가 있다. 동화사시설지구에서 올라가는 것 보다 훨씬 낫겠다. 다음엔 이 길을 따라 케이블카로 올라가봐야겠다.
암벽등반훈련장으로 사용하는 슬랩
고목과 이고들빼기
폭포에 떨어지는 물이 약하다.
두메갈퀴로 보이는데~
요즘 어느 곳을 가더라도 투구꽃을 흔하게 본다.
요기만 올라서면 동봉이다. 큰바위가 동봉 가는 문을 열고 그 뒤로 보이는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이 그저 시원하기만 하다.
동봉에서 바라 본 서봉. 오늘은 저기까지가 목적이다.
팔공산 케이블카가 있는 신선봉이 보이고 시야가 맑다.
동봉에 있는 이정표. 이정표에 새겨진 곳 모두 다 가봤지롱~
팔공산 주봉인 비로봉. 동봉에서 바라보면 지척이다. 송신탑이 많아 산에 어울리지 않지만 사진을 담으면 그림은 좋다.
공군부대가 있는 곳. 오른쪽 암릉지대로 올라가는 길도 있는 것 같은데 아직 그쪽은 가지 못했다.
비로봉과 공군부대를 한 장에 담았다.
동봉에 사진 찍는 사람이 많아 그냥 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대충 인증샷으로 한 방 콕~
팔공산동봉석조약사여래입상. 딸내미의 쾌조를 비는 마음으로 경건한 마음으로 읍을 올린다.
비로봉 올라가는 길에 개쑥부쟁이가 수를 놓고 있다.
개쑥부쟁이
정영엉겅퀴로 볼까나 흰고려엉겅퀴로 봐야 하나...
꽃향유도 올라오고
순수를 자랑하는 산구절초도 예쁘게 피어 있다.
동봉에서 서봉가는 길에 있다.
팔공산을 수 없이 들락거렸으면서도 여기는 처음이다. 여기서도 딸내미가 오늘 잘하도록 읍을 차렸다.
마애약사여래좌상
바위 아래는 기도처도 마련되어 있다.
한 눈에 봐도 명당이다.
뭔가 싶어 찾아봤더니 '개회향'인 것 같다. 처음 만난다.
바위 앞에 있는 이고들빼기에 노란꽃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마애약사여래좌상에 있는 구절초. 비로봉에서 서봉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구절초는 모두 산구절초라 불러야겠다.
서봉 가는 길에 조그마한 봉우리에 올라 빵 한 조각으로 점심을 때우고 거쳐온 동봉을 바라본다.
쑥부쟁이는 개쑥부쟁이가 주류를 이루는 것 같고~
마애약사여래좌상이 있는 곳의 전모를 담아본다.
제비꽃 같아 보이는데 아니, 철도 아닌데 웬 제비꽃~~~ 늦게 핀 계절 감각을 무시한 태백제비꽃인가 보다.
오도재. 여기서 서봉까지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와 수태골주차장으로 내려간다.
풀솜대열매. 빠알갛게 익은 열매가 탐스럽기까지 하다.
서봉으로 가는 길에 데크구간을 손질하고 있다.
산마루를 배경으로 한 구절초가 참으로 멋지다.
공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장비를 갖추어 놓았다. 이것들을 모두 지게에 지고 왔단 말이지...
보수구간
서봉쪽에서 바라본 비로봉과 동봉
동봉 아래는 멋진 암군이 형성되어 있다. 서봉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멋진 풍광
저 아래 흙과 돌이 있는 곳은 데크를 연결할 구간이다.
팔공CC.
동봉에서 서봉으로 넘어가는 능선에는 주로 산구절초가 많이 자라고 있다.
서봉 가기 전에 있는 헬기장
위치번호 96번 지점이 서봉이 있는 곳이다. 무심코 능선을 따라 가면 서봉이 어디 있는지 놓치기 십상이다. 이럴 땐 위치번호로 지점을 아는 것이 좋다.
어디로 내려갈까 다시 한 번 짚어본다.
96번 지점표시목 맞은 편 봉우리에 오르면 먼저 보이는 표석이 있다.남쪽을 바라 보고 있어 여기사 서봉인가 싶지만 이 표석에는 삼성봉이라 적혀있다.
삼성봉의 서쪽에서 동쪽에 있는 비로봉과 동봉을 바라보며~
앞쪽으로 건너가 남쪽 방향에서 바라보면 삼성봉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삼성봉 앞에 서봉 표석이 따로 있다. 서봉의 뒤통수와 옆통수를 보고~
이렇게 서봉이라고 따로 서 있다.
서봉에 있는 암군 너머 팔공스카이라인과 팔공산시설지구를 바라보며~
저수지가 있는 곳의 좌측에 주차장이 있다. 오늘 주차장에 늦게 도착해 차를 어중간하게 세워 뒀는데 산행내내 신경이 쓰인다. 내리막이라 차간을 여유있게 세웠어야 하는데 그럴수가 없어 약간 붙여 두었는데 뒷 차 운전자가 미숙한 사람이라면 분명 내 차를 건드릴 것 같은데~~~ 다행히 내려와서 보니 아무 탈이 없다. 휴~우 다행이다. 블랙박스도 켜 두지 않았는데~~~
서봉에서 여기저기 두루두루 관망한다.
공군부대와 비로봉 송신탑을 배경으로~
어라~ 헬기장을 지나 서봉으로 올 때는 이 친구를 보지 못했는데 수태골로 가기 위해 다시 서봉에서 헬기장으로 오면서 보니 이 친구들이 헬기장 구석진 곳에서 고개를 쑥 내밀고 있다. 가산산성에서는 많이 봤는데 이 길에서는 본 적이 없는 친구다. 오늘 크게 본 것도 없는데 얼마나 반가운지 찍고 또 찍었다. 이 친구의 이름은 '수리취'
꿀이 있는지 벌들이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자꾸 보이길래 또 찍는다.
왼쪽 거대한 바위 아래는 올 여름에 다녀왔던 동산계곡에서 쭉 올라가 오도암으로 갔던 곳인 것 같은데~
맞네~ 저 아래 오도암이 보이네.
92번 지점인 오도재로 가기 전에 일하는 인부가 안 보이는 틈을 타 데크를 설치하기 위해 준비해 놓은 여러가지 자재를 찍어본다. 인부들이 한창 일하고 있을 때 찍자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올 때는 별로 찍지 못했는데 갈 때 사람이 안 보이는 곳에서 찍어봤다.
저 물건들을 우째 들고 왔을고~ 보는 내가 힘이 든다.
속이 비었지만 쇠기둥이다.
92번지점 오도재다. 여기서 수태골주차장까지 2.9km다. 동봉으로 가는 것 보다 이쪽으로 가는 것이 길도 가깝고 처음 내려가는 길이라 흥미도 생긴다.
동봉으로 가면 여기서 0.7km 더 가서 동봉삼거리에서 3.6km 정도 더 내려가야 된다. 이 지점에서 수태골로 바로 내려가면 길도 좋고 가깝기도 하다.
내려가면서 투구꽃을 자주 만난다.
동봉에서 시든 세잎꿩의비름을 봤는데 여기로 내려오다 만난 세잎꿩의비름은 비교적 싱싱하다. 그늘이 지고 어두워 그냥 오토로 눌렀더니 사진이 잘 안 나와 감도 조절을 쪼금 했더니 인물이 훨 낫다. 똑딱이 들고 자동으로 뚝딱거릴 것이 아니라 카메라 공부 좀 해야겠다.
흰진범도 더러 만난다. 그러고보니 내 고장 팔공산의 사계도 다양하고 많은 종을 품고 있다. 일단 어두운 내 눈에 보여준 애들만 해도 수월찮다.
흰진범. 장난 좀 해봤더니 그냥 찍는 것보다 훨 낫네~
투구꽃
서봉 능선 92번 지점에서 내려오면 92-01 지점과 만난다. 여기서부터는 왔던 길로 수태골주차장으로 내려가면 된다. 거꾸로 수태골에서 올라와 서봉을 빠르게 가자면 이 지점에서 동봉으로 가지 않고 서봉 방향으로 가면 된다.
투구꽃은 심심찮게 만난다.
노란 이고들빼기도 오늘 많이 만난다. 앞으로 가을이 끝나도록 얼마나 볼런지~
올라오면서 보이던 이삭여뀌다. 이제 더 보여 줄 것이 없을 것 같아 담아본다.
세잎꿩의비름도 다시 만난다. 노란 총상꽃차례가 참 맛있게도 피었다.
산박하도 초입부터 천지삐까리였는데 귀찮아 담지 않다가 맨 마지막으로 한 번 담으면서 오늘 야생화 산행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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