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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팔공산 동봉 - 비로봉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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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느니 가까운 산이라도 다녀오자. 푸근한 팔공산으로

 

언제 : 2015. 6. 14.(일)

어디로 : 팔공산 동봉 & 비로봉

누구랑 : 홀로

산행코스 : 수태골 - 동봉 - 비로봉 - 서봉가는 삼거리 - 동봉 삼거리 - 수태골

 

 

 

흔적

 

금요일, 부부 모임을 갖고 늦게 귀가한지라 토요일 남덕유산을 가려던 산행계획이 자연스럽게 무산되어 버렸다. , 갈수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아내가 힘에 부치는 것 같았다. 그러면 억지로 무리해서 갈 이유는 없다. 오늘 못가면 내일 가면 될 것을 오히려 몸을 해쳐 가면서 갈 일은 결코 아니다. 아내가 함께 갈 수 없으니 혼자 먼 길을 갈 이유가 나 또한 없다. 덕분에 토요일 하루 집에서 하릴없이 푹 잘 쉬었다.

 

일요일엔 먼 길 나서기가 쉽지 않다. 다음 날 출근도 해야 하니 일요일에 움직인다면 가급적 가벼운 곳이 좋다. 해서 3호선을 타고 수성구 용지봉쪽이나 다녀올까 했는데 아내는 오늘 역시 집에서 쉬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아내더러 그냥 집에서 쉬라고 하고, 혼자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팔공산이나 한 바퀴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면 난 거의 망설임 없이 팔공산을 택한다. 팔공산이 가까이 있어 너무 너무 좋다.

 

주저 없이 팔공산으로 향했다. 동봉 먼저 갔다가 팔공산 주봉인 비로봉을 찍고, 서봉으로 내려올 심산이었다. 막상 그리 정하고 갔지만, 가다보니 서봉은 동봉과 비로봉에서 눈도장만 찍고 온 셈이 되었다. 그래도 오늘 홀로 한 산행치고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기분이 아주 흡족한 산행이었다고 본다.

 

토요일을 기해 주로 다니다 일요일에 가니 예상대로 수태골은 차량이 이미 줄지어 늘어져 있었다. 운이 좋다고나 할까? 마침 주차장 어귀에 차량 1대 딱 주차할 공간이 비워져 있었다. 운이 없었더라면 아주 멀리 주차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재수가 좋았다.

 

수태골에서 동봉으로 가는 길은 늘 가던 길이라 이제 대충 눈을 감고도 어디쯤 뭐가 있는지 알만큼 안다. 이맘때면 암벽 등반 코스가 있는 대슬랩을 지나 수태골 폭포가 있는 곳을 지나야 내가 원하는 꽃과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그쯤에서도 딱히 많은 개체를 보여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 둘 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수태골에서 동봉 방향은 거의 동봉 아래 300m쯤 가야 본격적으로 야생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보고 싶은 풀과 나무를 보자면 하는 수 없이 동봉까지는 놉을 팔아야 한다.

 

야생화를 탐사하는 시기는 어쩌면 지금이 애매모호한 시점인지도 모른다. 물론 봄부터 겨울이 오기 전까지는 각양각색의 제철 꽃과 나무가 무성할 터이지만, 야생화 계절은 지금이 가장 어중간한 때라고 본다. 봄꽃이 지고 여름 꽃이 올라오는 시즌이라 한 주라도 게을리 하면 제 철 야생화와 우리나무에 핀 꽃을 놓치기 십상인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지런히 산을 오르는지도 모른다. 내가 언제 우리 산하를 물들이는 꽃과 나무에 관심이 있었다고, 때 늦게 바람이 들어도 단단히 들었다.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혼자 나선 길은 자유로운 바람이어 더 좋기도 하다. 아내가 곁에 없어 비록 물 한 방울, 계란 껍데기 하나 까주는 이 없지만, 간섭하는 이가 없어 좋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내 하고픈 대로 하니 물 한 방울 아니 마셔도 빵 한 조각 입에 안 넣어도, 뒷짐 진 배낭 한 번 풀지 않고도 배고픈 줄 모른다. 그저 바람이 미는 대로 등 떠밀려 가면 된다. 그래서 오늘은 내일 출근을 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슬렁슬렁 가고 싶은 곳을 느릿느릿 다 댕긴다.

 

암벽 등반을 하는 한 무리의 팀이 수태골 폭포가 있는 암벽과 그 아래 대슬랩 구간을 오르고 있다. 그 중에 여자들도 더러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기 짝이 없는데 이 사람들 남녀를 불문하고 슬금슬금 잘도 올라간다.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다 내친김에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아예 잠시 쉬었다 간다.

 

524일 아내랑 서봉을 갔을 때만 해도 길섶은 온통 앙증맞은 국수나무 꽃이 가는 길을 즐겁게 해주더니만, 그 사이에 국수나무의 그 앙증맞은 꽃들이 모두 지고 쥐똥나무가 꽃을 피워 진한 향기를 뿜어낸다. 쥐똥나무란 이쁘지 않은 이름과는 달리 이맘 때 피는 쥐똥나무의 향기는 얼마나 진하고 향긋한지 내 막힌 코로도 향내가 진동함을 강하게 느낀다. 전원생활하면 울타리로 쥐똥나무를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당장 며칠 전에 다녀왔던 지기의 별장에 울타리로 심어라 권해야겠다.

 

수태골 아랫동네는 야생화 재미를 그닥 보여주지 않는다. 동봉과 비로봉 가까이 가야 비로소 뭔가 인사를 건넨다. 난 이미 이 동네에 오면 언제, 어디쯤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 대충은 안다. , 내가 안다고 해봐야 이제 걸음마 수준이라 굳이 전문가 냄새를 풍길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현재 내 수준에서는 적어도 팔공산 주로 가는 곳 정도는 냄새를 맡을 줄 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스스로 장족의 발전이라 여긴다.

 

산은 무엇이든 쉽게 내어 주는 법이 없다. 어쩌면 그래서 산이 더욱 매력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아래서부터 쉽게 모든 걸 다 내어 줘 버리면 산은 그로서 스스로 매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산이 먼저 생기고 사람이 생겼지만, 그 산을 알아준 것은 사람이지 산이 아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훼손해서 산이 사람을 냉정하게 대할 수밖에 없지만, 어쩌면 산도 사람이 찾지 않으면 외로울지도 모른다. 산도 사람도 외롭지 않으려면 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이 우선 자연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산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부로 인간을 받아 들일 것이다.

 

동봉삼거리, 그 갈림길까지 가야 본격적으로 야생화 산행을 탐닉할 수 있다. 동봉 300m 지점 팻말이 있는 곳에서 동봉으로 가는 길은 봄부터 가을까지 갖가지 팔공산 야생화를 보여준다. , 언제부턴가 동봉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그 부근에 있는 야생화에 마음을 빼앗긴지 오래다. 갈 때마다 거기서 재미를 많이 본다. 그런데 오늘은 영 재미가 없다. 사람들의 발길을 차단하기 위해 밧줄을 쳐 놓은 안쪽으로 들어가야만, 뭔가 보여줄 것 같다. 여기쯤 오면 항상 그런 마음이 든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밧줄을 쳐 놓은 안쪽으로 들어가 본 적이 없다. 굳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 놓았는데 애써 들어갈 필요는 없다. 그저 가는 길에 보여 주는 애들만 보면 될 것 같아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난, 항상 다른 이들보다 산을 많이 다녀도 오래 다닌다 하더라도 귀하고 보기 힘든 애들은 좀처럼 만나지를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항상 만족한다. 적어도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누가 애써 다듬지 않아도 자연이 알아서 키워준 대로 성장한 자연산을 주로 만나니까 내가 정녕 최고의 산물을 만나고 다닌다고 자부를 한다.

 

동봉에 올라 내 사는 칠곡도 바라보고 서봉도 바라보고 팔공산 종주 능선도 바라본다. 모두 발아래 있다. 한두 번 바라본 장면이 아니건만, 볼 때마다 새롭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제는 비로봉에 우뚝 솟아 있는 방송 중계탑 마저 이쁘기 그지없다. 지난 524일 서봉을 겨냥해서 야생화 탐사를 나섰다가 생전 처음 금강애기나리를 만났던 적이 있다. 그 금강애기나리를 봤던 서봉이 바로 코앞에 있다. 동봉에서 내려가면 팔공산마애석조여래상으로 내려가 비로봉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그때 금강애기나리를 봤던 서봉으로 하산할 심산이었다. 왜냐하면 비로봉에서 서봉으로 가는 길에도 서봉에서 수태골로 내려가는 길에도 이 길에는 심심찮게 뭔가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때 봤던 금강애기나리도 아리삼삼하다.

 

그런데 동봉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길에 뜻밖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을 얻는다. 늘 재미를 보던 길이었지만, 시절이 시절인지라 이 시기에 뭔가를 얻고자 하는 큰 기대감은 하지 않았다. 여름이 무르익었으면 모를 일이지만, 내 상식으로는 지금 큰 기대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잘해봐야 미역줄나무가 꽃을 피웠을라나 하는 정도였는데 아니, 이게 웬일인지 미역줄나무는 곧 꽃이 필 듯 말 듯 꽃망울이 조롱조롱 매달려 있고, 그 위로 활짝 핀 꽃들이 만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뭐지 하면서 유심히 들여다보니 분명 미역줄나무는 아닌데 도대체 이름을 알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사진만 부지런히 찍어 내가 애용하고 의지하는 카페에 문의를 하여 이름을 알아보니 바로 이놈이 꼬리말발도리라고 하는 애다. 카페에서 보기도 했고 이름은 이미 익숙하게 뇌리에 박혀 있었으나 정작 직접 보고서도 그 이름을 알지 못해 결국 이름을 스스로 불러주지 못했다. 그뿐이 아니다. 그 옆으로는 또 다른 애가 예쁜 모양을 하고 하늘 높이 우뚝 솟아 있는데 그 친구 역시 이름을 알지 못해 안타까워했는데 걔 이름은 참빗살나무란다. 언제, 내 눈에 보이는 우리나라 산을 다 댕기고, 우리 산에 있는 나무와 꽃의 이름을 다 부를 수 있을지 요원하기만 하다. 이룰 수 없는 욕심이렸다. 하지만 모르면 어떻고 눈에 보이는 산을 다 댕기지 못하면 어떠하노. 그저 내 힘닿는데 까지 다닐 수 있으면 그것이 최선이지...

 

동봉은 더러 가도 비로봉은 동봉만큼 다니지는 않았다. 언제든 마음이 내킬 때면 비로봉으로 간다. 오늘 그랬다. 동봉에서 서봉으로 바로 갈까 하다가 비로봉부터 먼저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비로봉을 올랐다. 그런데 비로봉에서 뜻밖의 횡재를 하고나니 또 다른 욕심이 생겼는지 비로봉 여기저기 전에 없이 싸돌아 다녔다. kt중계탑으로 돌아가니 포장길로 이어진 TBC중계탑으로 가는 문이 트여 있었다. 예전에 미처 몰랐던 길이다. 자연스럽게 뭐에 홀린 듯 포장길을 따라 내려갔다. 포장된 길이었지만, 온갖 야생화가 만발한 또 다른 황금지대를 발견한 것이다. 아직 미나리아재비가 생생했고, 솜방망이로 알았던 국화방망이가 노랗게 익어 만발한 모습이며, 함바꽃나무의 제대로 모양 잡힌 꽃송이도 만났다. 비로봉으로 올라가면서 만났던 꼬리말발도리도 많았고, 색바랜 쥐오줌풀도 있었다. 이 가뭄에 포장길이 산을 갈라놓았음에도 구애받지 않고 생생하게 자라고 있는 생명의 존귀함에 그저 아연실색할 뿐이었다. 가뭄이 타들어가 산야를 메마르게 불태우는 이 시기에 여기는 그야말로 천상의 낙원인양 온갖 꽃들이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

 

비로봉에서 넋이 나간지라 서봉으로 가려고 했던 계획은 그만 틀어지고 말았다. 비로봉 뒷길로 한참을 내려간 후에 다시 돌아오니 이미 시간은 해를 넘기려 하고 있었다. 시간이 그렇게 늦은 것은 아니었지만, 갑자기 해가 가리더니 어둑어둑해졌다. 상황을 보아하니 이제 그만 욕심을 부리고 내려가야 할 것 같았다. 서봉으로 돌아 내려가면 아무래도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할 것인 즉 이제 그만 내려가는 것이 여러모로 신상에 이로울 것 같았다. 비로봉으로 다시 돌아온 나는 미련 없이 수태골로 방향을 잡아 내려왔다.

 

수태골 폭포로 내려오니 아침에 만났던 슬랩 등반 팀이 아직도 암벽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저 사람들은 저게 재미가 있나보다. , 혼자서도 이 꽃 저 꽃 바라보며 카메라 들이대는 게 재밌는데, 인간은 참으로 취미가 다양하다. 모두 제 나름대로 즐기는 방법이 따로 있으니 인생을 사는 맛도 제 각각 다르게 느끼며 살아가겠지. 중요한 건 생을 살아가는 나름대로의 취미가 있느냐 없느냐? 어떤 취미가 과연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것인가? 그것은 모두 나름의 몫이다. 자기 기호에 맞는 건전한 취미활동은 생을 살아가는 활력소인 것만은 분명할 터. 차제에 모두 본인에게 맞는 취미활동 한 가지 가짐이 어떠하실는지^~^

 

 

 

 

 

사진으로 보는 팔공산 동봉 - 비로봉 일대, 6월 들꽃 풍경

 

 

비로봉 정상

 

계곡가에 큰키를 자랑하고 서 있는 시원한 물오리나무 

 

지금 수태골은 조팝나무가 대세다. 심심찮게 보이는 데 참조팝인지, 좀조팝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두 친구는 워낙 닮아 검색을 해 본 결과 잎에 잔털이 있으면 좀이고 없으면 참에 가깝다고 한다. 잎의 잔털은 앞면에 없는 경구가 많아 뒷변을 유심히 살펴햐 한다. 

 

쥐똥나무도 한창이다. 오밀조밀하게 밀생하듯 꽃을 피운 쥐똥나무의 향기는 이름과는 달리 향기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늘은 대슬랩 등반을 하는 팀을 본다. 성큼성큼 걷듯이 올라 가버린다. 그참~~~ 

 

서어나무인 것 같은데 서로 기대가며 의지하는 모습이 더욱 튼실함을 보인다.

 

산골무꽃. 흔하게 만나는 앤데 오늘은 귀하게 본다.

 

내, 막힌 코속으로 어디서 향기가 솔솔 불어 들어오는데 이게 어디서 날아오는 향기지? 하고 봤더니 바로 이놈이다. 쥐방울만큼도 안 되는 꽃송이가 바글바글 피어 향내를 뿜고 있다.

 

쬐그만한 꽃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토록 어여쁘기만 하다.

 

향기가 좋아 쥐똥나무 앞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고 있다.

 

수태골폭포에 있는 직벽에도 서슴없이 오르고 있다. 부러워서 올라가는 모습을 또 한참 바라보고 간다. 

 

 

줄을 타고 내려가고 있네요. 무섭지만 재밌겠다.

 

좀조팝과 참조팝은 구분이 어려워 잎에 잔털로 구분하면 쉽다는데 사진으로는 잎의 앞면에 털이 없다. 뒷면에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데 찍을 데 살펴보지 않아 지금 사진으로는 확인할 수가 없다. 좀조팝인지 참조팝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줄딸기꽃은 많이 찍었어도 줄딸기가 달린 모습은 올해 처음 보네요. 따 먹고 싶지만, 산객의 관상용으로 남겨 둔다.

 

요나무도 꽈배기 꼬이듯 붙었다.

 

지 아무리 튼튼해도 풀과 나무는 틈을 비집고 뿌리를 내려 이렇게 자란다. 바위를 쪼개는 가장 큰 범인은 아마 물과 나무 뿌리일 듯~ 

 

가는 길에 늘보는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 늘 그렇듯 오늘도 사진은 마음에 안 든다.

 

서봉으로 가는 첫 갈림길. 지난 오월에는 여기서 바로 서봉으로 갔다. 야생화 만난 재미가 짭잘했는데~ 오늘도 동봉-비로봉-서봉으로 해서 이쪽으로 내려오려고 했는 데 비로봉에서 야생화 향기에 너무 취해 겱구 서봉으로 가지 못했

 

동봉으로 오르는 계단에서 비로봉을 바라보면서... 

 

 

동봉을 오른 지금까지는 저기 보이는 서봉을 가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서봉으로 가는 길에 마애약사여래좌상이 있다. 동봉에서 서봉으로 가다보면 표지판이 있지만, 다들 100m쯤 밖에 안 되는 저곳을 오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동보에 서면 늘 놓치지 않고 찍는 장면이다.

 

돌양지꽃이 점박이흰나비 한 마리가 앉아 가녀린 날개짓을 하고 있네요.

 

동봉은 미타봉으로 부르기도 한다. 동봉에 섰으니 이름은 담아야겠지.  

 

현재 공군부대가 있는 저 자리는 옛날에 공산성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그 흔적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동봉 아래 있는 촛대바위

 

케이블카 승차장이 있는 신선봉

 

팔공산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이 있는 곳. 마애불 옆으로 빠지면 진불암으로 내려가는 길, 치산계곡으로 가는 길, 수도사로 이어진다.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 옆 모습

 

 

 

동봉에서 석조약사여래입상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미역줄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다.

 

일월산에서 봤지만, 뭔 나무인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딱총나무란 늠이다.

 

비로봉으로 가면서 석조약사여래입상이 있는 풍경을 담아본다.

 

변성의 흔적이 보이는 암석이 색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터리풀 같아 보이는데~

 

 

참빗살나무

 

 

미역줄나무와 함께 꼬리말발도리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오늘 토요일에는 동산계곡으로 올라 팔공산하늘정원, 떡바위, 청운대, 오도암으로 가봐야겠다.

 

 

 

작년에 저기 보이는 공군부대 앞에서 홀로 꽃사진도 찍고 했는데~ 뭣 모르고 군부대도 촬영하고 했더니 근무하던 초병이 찍으면 안 된다고 한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저기 보이는 깍아지른 바위가 청운대고 그 아래 원효대사가 수도한 원효굴과 오도암이란 암자가 있다. 

 

다녀간 흔적을 꽉 매달아 놓았다. 하기야 우리나라 사람만큼 흔적 남기기 좋아하는 사람 없을거다. 그것은 길을 따라 걷다보면 느낀다. 하기야 이쯤은 어디 해롭게 하는 것은 아니니 애교로 봐줄 수 있다. 다음에 왔을 때 본인이 달아 놓은 표식을 보면 감회가 새롭긴 하겠다.

 

지금 비로봉에는 아무도 없다. 해서 새카메라 구입하고 처음으로 셀프로 찍어봤다. 영 어색~~~

 

kt중계탑 옹벽에 마치 전방을 살피기 위해 일렬로 사각 구멍이 뚫려 있길래 액자로 활용하여 동봉을 넣어봤다. 

 

 

 

비로봉에서 아래로 조금만 내려오면 kt중계소가 있는 표식이 있다. 여기서 지금까지 몰랐던 공군부대로 가는 길이 열려 있음을 오늘에사 알았다. 열린 문을 따라 가다가 또 새로운 꽃밭이 펼쳐짐을 본다.

 

가려진 철조망 너머로 국화방망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노루오줌 같은데 눈개승마 같기도 하고...

 

이 길도 꼬리말바로리가 한창이다.

 

최정산에서 질리도록 봤던 미나리아재비가 여긴 아직도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솜방이인가 했던 이놈도 국화방망이라고 한다.

 

지난 일월산 방문 때 만났던 세잎종덩굴을 여기서도 본다. 한 번 알고나면 다음부터는 눈에 더 잘 보인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백당나무가 하얗게 뽐을 내고 있다. 팔공산 비로봉 꼭대기에서 보는 백당나무가 진품이 아닐런지... 이렇게 고생하면서 높은 산에서 만나던 친구들을 원예용으로 가꾼 모습으로 보면 이제  성이 안 찬다. 야생에서 제멋대로 큰 애들이 더 반가운 법 아니던가?

 

빡빡한 숲 속 백당나무 한 그루. 니가 질로 낫다.

 

함박꽃나무의 하얀꽃이 화사하게 웃고 있네요. 포즈를 제대로 취해주건만, 높이 있어 요만큼이 최선이네요.

 

미나리아재비의 싱싱한 모습도 또 담는다.

 

꽃사진을 찍으며 포장길을 조금 내려 가다가 다시 뒤돌아 비로봉쪽으로 간다. 아직까지는 서봉을 갈 마음이 있었기에...

 

이게 모두 꼬리말발도리인 모양이다.

 

티비시 중계탑도 있고 한 걸 보니 각 방송사 중계답이 거진 있는 모양이다.

 

 

비로봉 방향

 

TBC중계탑을 지나 주욱 내려 가본다.

 

 

 

 

 

 

 

비로봉에서 서봉으로 가는 삼거리까지 왔다. 비로봉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해 서봉은 생략하고 왔던길로 해서 수태골로 내려간다.

 

수태골폭포에는 아직도 암벽 등반을 하고 있다.

 

여자분인데 혼자 대단하다.

 

폭포가에 자리 잡은 좀조팝나무. 아니면 참조팝나무

 

올라오면서 향기에 취해 발걸음이 머물렀던 쥐똥나무 앞에서 오늘 꽃산행의 마무리 인사를 하고, 아쉬움에 팔공산의 향기를 주머니에 가득 담고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