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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팔공산의 유월, 하늘정원을 덮은 우리풀, 우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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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의 유월은 어떤 꽃을 보여줄까요.  


 

■ 언제 : 2016. 6. 19.(일)

■ 어디로 : 팔공산 하늘정원 - 비로봉 - 마애약사여래불 바위덤(왕복)

■ 누구랑 : 홀로



 


흔적

 

어제는 고교 동기 정기모임이 있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 두 명을 포함 모두 13명이 모였다.

이번 정기모임은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친구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만나자 마자 권커니 잣거니 하는데 격식도 없고 손에 잡히는 대로 술잔 권하기 바쁘다.

오늘 이 자리는 술이라면 적어도 두주불사인 자리다.

소주병이 잡히면 소주를 따르고, 맥주병이 잡히면 맥주를 따르면 된다.

모두 흙과 나무를 상대로 평생 살아온 친구들이라

세월이 가도 격의가 없고 불필요한 격식이라든가 의례적인 요식행위조차 거추장스러운 자리다.

술로 이야기하고 술로 안부를 대신하면 된다.

있어 보이는 말본새는 허례에 불과하다.

 

요즘은 예전 같지 않아 술 마시는 것도 점차 버거워진다.

그런데 이 친구들 만나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얼마나 마셨던지 반가움에 버거워 할 겨를마저 없다.

다행한 것은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 2명이 볼 일이 있어 올라가야 해

하룻밤을 지새우지 않아 그나마 덜 마신 꼴이다.

서울, 그 멀리서 동기회 참석한다고 내려온 성의가 놀라울 정도로 고마웠지만,

하룻밤 유하지 않고 올라갔기에 나로 봐서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봐야 한다.

이 친구들 있었다면 나도 하룻밤을 함께 유숙했어야 하고

그렇다면 오늘 팔공산은 자연스럽게 물 건너가고 말았을 것이다.

 

모임 자리가 파하고 신천역에서 1호선을 타고 3호선을 타기 위해 명덕역에 도착하니

안내원이 이 차가 막차란다.

간신히 북적거리는 막차를 타고 오면서 내일 팔공산 정도는 다녀올 수 있겠구나란 생각을 하며 안도를 한다.


  

아내는 집에서 쉬기로 하고 혼자 길을 나섰다.

이럴 땐 으레 공식처럼 팔공산을 찾는 게 내 삶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올해만 해도 팔공산을 찾은 게 일곱 번이나 된다.

그 중에서 하늘정원은 오늘로 두 번째 방문이다.

앞으로 이 해가 가기 전에 몇 번 더 올지 나도 궁금하다.

철따라 꽃이 달리 피니 분명 세 번은 더 올 것이다.

 

430일 우리학교 둘탐방동아리 첫 행사를 하늘정원을 시작으로 출발했다.

그때는 우리고장 팔공산에 봄이 늦은지라 기대했던 꽃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 방문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작년 이맘 때 갔을 때도 많이 만났으니까 아마 지금쯤이면 좀조팝나무가

오도암으로 가는 원효대사 구도의 길에서부터 지천에 널려 있을 것이다.

비단, 그뿐만이 아닐 것이다.

 

아무튼 오늘 하늘정원이 무엇을 보여줄지 자못 궁금하다.

대충 감은 오지만 궁금하면 우선은 열일 제쳐두고 가서 볼 일이다.

 

밤사이 비가 제법 내린 모양이었다.

동산계곡을 타고 올라가는 길섶의 초록 물결이

구슬 같은 물방울을 맺고 있고 노면도 젖어 있었다.

출발할 때 새벽에 비가 왔었다는 아내의 얘기를 듣긴 했지만, 개념치 않았는데

막상 하늘정원을 덮은 초록이들의 상태를 보니 오늘 새벽 비가 적지 않게 왔음이 짐작되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새벽에 비가 온 탓인지

능선을 뒤덮은 구름이 장관을 이룬다.

비로봉 철탑이 금방 보이더니 금새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동봉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사람이 보이는가 싶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흰 통천에 가려있던 서봉이 반짝거리며 윤곽을 드러낸다.

비로봉과 동봉과 서봉의 세 봉우리가 마치 경쟁을 하듯

아니 마술을 부리듯 나타났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를 되풀이 한다.

그 와중에 내 콧구멍 속으로도 구름이 드나든다.

덕분에 어제 밤 늦게 과음했던 속이 뻥 뚫린다.

 

하늘정원의 유월은 예상대로 꽃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있었다.

기대 했던 바 그대로다. 역시 하늘정원의 유월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지난 4월 말과는 형세가 판이하게 달랐다.

들머리부터 좀조팝나무가 득세를 하더니 산행 내내 미역줄나무에도 코딱지만 한 꽃망울이 올망졸망 달려 있다.

곧 팝콘처럼 ‘펑하고 터질 품새다.

 

군부대를 따라 이어진 데크로드를 걷노라면 우측으로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다.

온갖 이름 모를 풀들이 유월의 하늘정원을 덮은 것이다.

대충 걸으며 봐도 꽃망울을 하얗게 터뜨린 꿩의다리며

꽃색깔이 허여멀겋거나 연분홍에서 진분홍빛을 띠고 서로 경쟁하듯 피어난 좀조팝나무

연노란 꽃망울을 주저리주저리 달고 있는 미역줄나무

드문드문 보였지만 노란꽃이 올망졸망 피어난 참좁쌀풀

이 모든 것들이 데크를 오르며 홀로 가는 외로운 산객을 즐겁게 하고 생기를 북돋우어 준다.

 

어디 그뿐이던가?

팔공산맥을 넘나드는 구름의 신비로운 조화는 또 어떠하고.

비로봉이 하얀 통천에 덮여 가려있는가 했더니

금방 바람에 벗기어지며 팔공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비로봉과 동봉과 서봉이 마치 경쟁을 하듯 이런 광경을 되풀이 한다.

 

, 어쩌면 오늘 꽃도 꽃이거니와 새벽에 비가 왔으니

팔공산에 오면 이런 진풍경을 볼 수 있으리라는 예감을 가지고 왔다.

통상적으로 보아 예감은 늘 빗나가기 마련이건만, 오늘은 그렇지 아니하였다.

하늘정원을 뒤덮은 우리 풀꽃 하며

바람이 연주하는 음률에 따라 운무의 행진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었던 것이다.

 

, 오늘 일부러 외로운 산객이 되어 이 기분을 만끽한다.

과장을 하자면 내 앞에 오는 구름을 타고 손오공 마냥 하늘을 질주하기도 한다.

팔공산 정상은 이제 내겐 큰 의미가 없다. 그저 왔으니 들리는 정도다.

그러나 오늘 비로봉 분위기는 팔공산 정상을 밟아야 한다는 강박관념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구름을 잡았다가 놓아 주고 구름 위에 탔다가 내렸다 하며 놀기 바쁘다.

다들 정상에 올라 이런 기분을 느끼며 신선놀음을 해 보셨는지 모르겠다.

 

비로봉에서 내려와 팔공산에 오면 난 항상 찜해 둔 비밀 아지트로 간다.

여길 가자면 비로봉에서 서봉 가는 길로 약간 내려가 우회해야 한다.

거기엔 혼자 있기 여유롭고 널찍하면서 약간 비스듬히 내려앉은 너럭바위가 있다.

유일하게 내가 점심을 먹는 장소다.

아내 없이 혼자일 땐 늘 빵 3개랑 오이며 참외 그리고 물 2통이 기본이다.

그래도 그도 혼자인 내겐 만찬이다.

그것도 다 먹지 않는다. 겨우 참외 서너 조각, 빵 한 개, 물 한 모금 정도면 족하다.

늘 그랬듯 나는 산에 오면 별로 배고픔을 잘 느끼지 않는다.

다만 허기를 면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배를 채운다.

 

너럭바위에 앉아 맞은편 동봉을 바라보며 나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어김없이 구름은 눈앞에 있는 동봉에 장막을 드리웠다 거두었다 되풀이 한다.

그 장면이 신비로워 구름이 동봉을 가릴 땐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구름이 달아나 동봉이 전모를 드러낼 땐 빵 한 조각을 먹었다.

그러다 반대편 서봉에 구름이 드리우면 참외 한 조각을 먹는다.

산과 구름의 조화에 맞춰 나도 나름대로 놀이 방법을 만들어 대적을 해 주었다.

 

내친김에 서봉까지 갈까 망설여졌다.

길은 멀지 않은 데 옆에 아내가 없으니 괜스레 가기 싫어진다.

이럴 땐 아내가 핑계거리다.

 

그래도 서봉 가는 길에 있는 마애약사여래불 위 바위덤까지는 가봐야 할 것 같다.

거기는 또 다른 나만의 아지트로 삼은 곳이기도 하니 여기까지는 가봐야겠지.

그러다 탄력이 붙으면 서봉까지 갈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는 바위 무더기가 일품이다.

평평하고 널찍한 바위를 찾아 좌선을 하고 고개만 돌리면 사통팔달이다.

오늘은 햇빛이 구름에 적당히 가려 있기에 온 몸을 드러내 놓아도 거리낌이 없다.

 

좌선한 채 신선봉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살짝 고개만 비틀면

비로봉의 전모를 훑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봉까지 섭렵할 수 있다.

바위덤에 앉아 비로봉과 동봉, 신선봉과 서봉까지 앉아서 구만리를 본다.

이 자리에 와 앉으면 마치 천리안이 생기는 것 같다.

좌선대에 앉아 참선하듯 있노라니 주변 고봉을 감도는 운무의 춤사위가 더욱 애잔하다.

신선이 된 듯 한동안 홀로 머무르다 간다.

 

비로봉까지 와서 이런 비경을 보지 않는대서야 말이나 될 일인가.

오늘 같이 구름이 손에 잡힐 듯 날아다니는 날이 과연 얼마나 있었던가.

날씨가 화창한 조망 좋은 날보다 이런 날이 더 운치가 있는 법이거늘

이 어찌 즐기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산을 다니다 보니 이래저래 남들이 쉽게 누릴 수 없는 아기자기한 풍취(風趣)

신선들만의 전유물인 선계를 드나드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오늘 서봉은 고만 생략할까 싶으다.

서봉가는 길은 올해 5월인가 수태골에서 서봉을 찾았을 때

보고 싶던 금강애기나리도 봤고 예기치 않던 큰앵초도 만났다.

지금은 그 애들이 다지고 어떤 애가 반길지 모를 일이지만,

오늘은 꽃도 많이 봤고 하니 이걸로 만족을 하자.

바람과 구름의 조화 그리고 유월을 덮은 팔공산의 야생화

오늘 이것이면 충분하고 남음이 있다.






사진으로 보는 팔공 하늘정원의 유월 풍경과 야생화



오늘 이른 새벽녘 비가 왔다더니 구름이 앞을 꽉 메우고 있다. 

 

언제 봐도 언제 가도 정겨운 길이다. 이 길은 산행길이 아니라 야유회 가는 정도의 길이다. 어떤 이는 양장 차림으로 양산을 들고 오기도 한다.


이즈음엔 좀조팝나무가 하늘정원 가는 길섶을 모두 점령하고 있다시피 한다.  


터리풀도 꽃망울을 맺고 있고 일부 터진 것도 보인다. 


참좁쌀풀도 여기서 처음 만났고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을 가진다. 


동산을 뒤덮은 좀조팝을 찍고 또 찍는다. 


좀조팝이 구름과도 잘 어우러진다. 


미역줄나무와 좀조팝의 앙상블 


참좁쌀풀이 올망졸망 줄서기 하고 있네요. 


터리풀과 좀조팝나무 


좀조팝나무가 동산을 가득메워 다른 애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분명 저 속에 뭔가 다른 애들이 있을텐데 볼 수가 없다. 

 

데크 사이로 비집고 자란 좀조팝나무, 나름대로 볼거리를 제공하네요. 


꿀풀은 여기가 조금 늦는편이다. 꿀풀 사진은 아무렇게 찍어도 색감이 제대로 살아난다. 


바위채송화도 노란빛이 더욱 유난스럽다. 


이름에 맞게 바위틈에서 이렇게 자란다. 


찔레꽃 향기가 달콤해 향기를 맡고자 발길을 이쪽으로 향했다. 

 


청운대의 단애만살짝 보여주고 뒤로는 구름이 모두 가로막았다. 


돌양지꽃도 돌틈 사이로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미역줄나무에 꽃이 활짝피면 이 또한 장관인데~ 아직은 좀 이르다. 곧 터지겠다. 

 

 

가는 길만 트였고 뒤로는 캄캄하다.

 

 

구름이 또 청운대를 덮기 시작한다. 

 

철조망은 미역줄나무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타고 뻗는 지주 역할을 한다.

 

비로봉 아래 언젠가 태풍으로 인해 유실된 산기슭을 구름이 가로 막고 있다.

 

구름이 걷히며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비로봉에 우뚝 선 중계탑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국화방망이도 지금 한창이다.

 

 엉겅퀴도 진보랏빛 색감이 언제봐도 이쁘다.

 

비로봉으로 가는 길에~

 

공군부대 아래 만물상

 

만물상 풍경도 참으로 이채로운 곳이다. 이 풍경은 여기서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다.

 

비로봉 가는 길이 구름에 꽉 막혔다.

 

쥐오줌풀을 만났는데 소백산에서 본 애보다 색감이 은은하고 감춘 맛이 더 깊다.

 

쥐오줌풀 

 

좀조팜이 익어 연이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비로봉 가까이 국화방망이가 청운대와 오도암을 바라보는 곳에 많다.


빗방울이 꽃보다 더 이쁜가? 

 


국화방망이와 청운대, 청운대를 드리운 구름 바다 

 

구름이 만든 팔공의 멋스러움 

 

저 아래 오도암이 보이는데 청운대에서 오도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험해 현재 안전 시설을 위한 데크를 설치하고 있다. 실은 오늘 이 길이 완공되었다면 오도암으로 내려가 다시 올라오려고 했는 데 8월 31일이 공사 완공일이라고 한다. 그때까지 참아야겠다.

 

비로봉 아래 소리쟁이는 언제봐도 힘이 용솟음친다. 학교 주변 빈 공터에서 자라는 모습과는 천양지차다.


비로봉에 처음 왔을 때 이름이 뭔지 몹시 궁금했는 데 이 애가 '소리쟁이'라 부름을 후일 알게 되었다.  


이 친구 이름이 오리무중이다. 비로봉 철망 사이로 비집고 나온 빨간 꽃망울이 좀조팝나무 틈에 딱 한 개체 피어나고 있었다. 일본조팝인가??? 


비로봉 정상석. 언제봐도 팔공산의 위세와 어울리지 않는다. 관할 지자체에서 나서 근사한 정상적 하나 세워 줄 순 없는지~ 

 

청운대와 그 아래 오도암. 스님은 잘 지내고 계시겠지. 언젠가 겸손하기 그지 없는 다락방 다원에 초청받아 차 한 잔 나누며 스님께서 들려주신 이런 저런 얘기가 떠오른다. 


꿩의다리도 지금 세력이 한창이다. 

 


팔공산의 위세와 어울리는 소리쟁이의 군무. 마치 나무처럼 자라있다. 


역시 꿩의다리다. 


올 때마다 애의 이름이 뭔가 했는데 알고보니 이 친구의 이름도 마가목이다. 마가목은 아는데 이 친구는 약간 생소했다.  

 


동봉. 오늘은 저곳을 가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았다. 


제2의 아지트. 마애약사여래불 위 바위덤. 잘 알려지지 않은 팔공의 또 다른 명소다. 


바위덤에서 사방을 조망하며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여긴 팔공산 나의 제 2 아지트다. 이 바위덤에 앉아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면서 서봉도 바라보고 뒤로 보이는 산그리메의 먼 자취도 그려본다.

 

금방 트였던 서봉에 다시 흰구름이 에워싸기 시작한다. 

 

동봉도 마찬가지다. 일순간 깨어 났다 덮였다 반복한다.


제2아지트에서 바라본 비로봉 일대 

 

남쪽으로는 케이블카 정차장이 있는 신선봉이 보인다.

 

다시 왔던 길로 돌아오며 조금 전에 점심 대용으로 빵과 참외를 먹던 자리다. 여기가 내가 즐겨 찾는 나의 제 1 아지트다. 저기 앉아 비로봉과 동봉을 바라보며 세월을 잠재운다.

 

실새풀인지 싱싱하게 솟아 있다.

 

비로봉 주변엔 나무 같이 키가 큰 참나리를 쉽게 볼 수 있다. 


철조망 너머 노란 국화방망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이 좋아 캔버스 위 국화방망이를 얹어 본다. 

 

함박꽃나무애 함박꽃을 보기 어렵다. 이미 피고 진 지라 어렵사리 높게 달린 한 송이 함박꽃을 발견한다.   


공산성이 있는 군 부대 배경이지만 늘 봐도 정겹다. 


쇠물페나무인가~ 

 

팔공산에 한두 번 온 것도 아닌데 이런 장면은 왜 자꾸 찍는지 모르겠다. 이미 엄청나게 찍고 찍혔을 텐데 볼 때마다 찍고 또 찍는다.


이 장면도 마찬가지다. 카메라를 습관적으로 들이대는 거 같다. 


그래도 볼 때마다 새롭고 경이로워 보이는 풍경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오늘은 비로봉까지만 가고 동봉과 서봉은 외면한 후 여기 오도암으로 내려가 보려고 했다. 그런데 공사가 8월말이 되어야 끝난다네요. 천상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좀조팝나무는 다음에 여길 오면 모두 다 지고 없겠지. 

 

기린초와 꿀풀이 뒤섞인 장면을 풍경과 함께 잡아봤다. 


좀조팝나무도 보여줄 때 실컷보자. 


대장부바위란다. 오도암 스님이 일본군이 머리를 조아린 모습이라며 설명하시던 그 바위 부근인 것 같다. 

대장부바위 

 


딱지꽃은 꼭 이 자리에서 만난다. 다른 곳에선 보지 못했다. 

 

흰숙은노루오줌을 발견하고 내려가다가 차를 멈춘 후 사진에 담았다.  


까치수염도 내려가던 중에 역시 차를 멈추고 담았다. 흔히 보는 큰까치수염이 아닌 까치수염일 것 같아 이미 올라가면서 찜해 놓은 녀석이었다. 

 

이녀석을 마지막으로 카메라 렌즈 캡을 닫고 오늘 하루 여정을 마무리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