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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치악산 - 이중환이 신의 영험이 깃들어 있어 감히 짐승을 잡지 못한다고 했던 그 속을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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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치악산(1,288m)


▣ 주소(황골탐방지원센터) : 강원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 185-1

    황골매표소 전화 : 033-732-2780, 입장료, 주차료 없음

    치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 033-732-5231

▣ 산행일 : 2012. 5. 26.(토)

▣ 주차 : 황골탐방지원센터(무료)

▣ 산행 들머리 → 황골탐방지원센터, 날머리 → 구룡사

    (내비게이션으로 황골탐방지원센터 혹은 입석사로 검색)

▣ 주행시간 : 편도 3시간 (칠곡 IC → 황골탐방센터), 왕복 450Km 주행

▣ 산행 코스

황골탐방지원센터

1.6Km

입석사

입석대

1.2Km

삼거리

(남대봉푯말)

1.3Km

비로봉

40분

100분

40분

 

2.7Km

세렴폭포

(사다리병창길)

2.1Km

구룡사

구룡소

0.9Km

구룡탐방지원센터

120분

60분

20분

 

구룡탐방지원센터

버스, 택시

황골탐방지원센터

50분

 

 

▣ 총 산행거리 : 10Km

▣ 총 산행시간 : 6시간

▣ 구룡사에서 황골탐방지원센터로 오는 방법 : 후기 마지막에 소개되어 있음

 


 

치악산 아래 원주

“신정일의 다시쓰 는 택리지” - 복거총론편에서 옮겨 씀

  이중환은 원주 치악산에 대해 “원주의 적악산(赤岳山 현재의 치악산)은 토산이다. 그러나 그 산에 골짜기와 계곡이 많고, 동서쪽에 이름난 마을이 많다. 또한 이 산에는 신의 영험이 깃들어 있어 이 산에서는 사냥꾼들이 감히 짐승을 잡지 못한다.”고 했다.

  원주의 진산인 치악산은 원주시와 안흥 찐빵으로 온 나라에 알려진 횡성군 안흥면의 경계를 이룬 산으로, 산이 매우 웅장하여 비로봉 ․ 삼봉 등의 높은 봉우리와 영월성 ․ 금대성의 옛 성과 자유치 ․ 태종대 등의 고적이 있다.

  이 산에서는 목숨을 구해준 사람에게 은혜를 갚은 꿩에 대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 옛날 어떤 무사가 이곳을 지나다가 산 밑에서 꿩이 구렁이에게 잡혀 죽게 된 것을 보고 가엾이 여겨 활을 쏘아 구렁이를 죽이고 꿩을 살렸다. 그 뒤 이 산을 넘으려 하는데, 산은 높고 해는 져서 깜깜하여 길을 잃고 헤매는데, 한 곳에 불빛이 보이므로 그곳을 찾아가 하룻밤 묵기를 청했다. 그러자 아름다운 여인이 나와서 허락하므로 밤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곤히 잠을 자는데 무사가 가슴이 답답하여 깨보니 뜻밖에도 큰 구렁이가 무사의 몸을 잡고 하는 말이, “너는 우리 남편을 죽인 원수다. 네기 산 아래에서 우리 남편을 활로 쏘아 죽였으니, 너는 내게 죽어 마땅하다.”하며 입을 벌려 잡아먹으려 하므로 무사가 크게 놀라서, “모르고 저지른 일이니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했다. 그러자 그 뱀이 “저 위 빈 절에 있는 종이 세 번 울면 너를 살려 줄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내 손에 네가 죽을 줄 알아라”하였다. 그때 별안간 종소리가 세 번 울리자 뱀이 자취를 감추었다. 무사가 하도 이상하여 그 절에 가보니 먼지가 쌓인 종 밑에 머리가 깨진 꿩이 떨어져 있었으며, 무사는 크게 탄식한 뒤 그 꿩을 산에 안장했다고 한다.

  고려 후기의 문신 한수는 “치악의 구름 진 봉우리가 비를 오게 하니, 처마에서 떨어지는 소리 쓸쓸한데, 저녁 바람이 인다.”고 하였고,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학자였던 서거정은 “치악산은 푸른 봉우리를 모아서 조령에 이었고, 섬강은 흰빛을 끌어서 여성에 닿았네”라고 하였는데, 섬강은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속설리 봉문산 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원성군 부론면 흥호리 동매마을에서 남한강에 합류한다.

  송강 정철이 “한수를 휘돌아 섬강은 어드메뇨. 치악은 여기로다”라고 노래했던 아름답고 유서 깊은 이 강의 원래 이름은 달강 또는 달래강이었다. 강원도 원성군 지정면 간현리 강변 절벽에는 병암이라는 바위가 있는데, 이 병암 상류 50미터 지점에 한 마리 두꺼비가 기어오르는 듯한 커다란 바위가 있다. 이 바위가 바로 ‘두꺼비바위’이며 섬강의 이름을 탄생시킨 유명한 바위이다. 이 두꺼비바위가 있어 이 냇물을 ‘두꺼비 섬(蟾)’를 써서 섬강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치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홍보동영상에 소개된 글

휴식과 활력을 주는 자연의 품. 치악산

산책과 등산은 각기 다른 맛이 있습니다. 산책은 일상의 생각을 잠시 멈추고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여유를 느끼는 것이고, 등산은 자연에 동화되면서 산마루를 향해 오르는 묘미를 느끼는 것입니다. 산행은 걷는 것이라기 보다는 오르는 것입니다. 오르는 것은 상승하는 것이고 상승의 정상은 육체건강뿐만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두어시간거리에 정상에 올랐을때. 등상의 상쾨함을 만끽할수있는 치악산. 탐방객들 사이에서 산을 오를때에 치를 떨고 악이 받친다하여 치악산으로 불리기도 하는 치악산은 예로부터 산새가 뛰어나고 험난하기로 이름이 높고, 동쪽에 큰산이라는 뜻으로 동암명산으로 불리었습니다.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치악산

우리들 가까운곳에서 삶의 위안과 편안한 휴식을 주는 천혜의 자연을 주는 치악산. 치악산은 1984년 12월 31일에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면적은 181.63제곱킬로미터로 우리 국토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의 허리에서 남서쪽으로 내리닫는 채령산맥 남쪽 끝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남북으로 곧고 힘차게 뻗어내리는 치악산은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쪽의 남대봉과 북족의 매화산 등 천미터가 넘는 고봉들이 연이어 솟구쳐있으며, 치악산에 살던 9용이 동해로 달아나며 만들었다는 가파른 계곡들이 깊게 패어져 산새가 뛰어나고 험남한 것으로 이름높습니다. 특히 비로봉은 치악산의 주봉이며, 그 높이가 해발1288m로 지리적으로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비로봉위에는 삼귀의 미륵불탑이 서있는데 중앙에 있는 탑을 숭상탑, 남쪽에 있는 탑을  용암탑 북쪽의 탑을 칠성탑이라 부릅니다. 치악산에는 크게 7개의 정규 탐방로가 있으며,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7개의 탐방로를 난이도 등급에 따라, 숙련자, 경험자, 초보자, 산책코스로 탐방객 편의에 맞추어 등급화하였습니다. 치악산을 산행할때에는 반드시 자신의 체력에 맞게 코스를 선정하고 산행계획을 세운다면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될 것입니다.


자연과 하나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자연자원의 조사와 공원시설 설치 및 관리에 힘쓰는 한편,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탐방객들의 안전 및 편리한 이용을 위한 각종 지원업무와 탐방프로그램등을 개발하여 운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자연자원보존부분에서는 대표적으로 치악산생태자원의 금강초롱꽃과 물두꺼비를 깃대종으로 선정하여 치악산국립공원의 소수 자생하는 금강초롱꽃 한종을 1공원 1복원사업대상종으로 선정하고, 증식복원사업을 실시하는 한편 자연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탐방프로그램부분에서는 국립공원의 자연, 역사, 문화자원에 대한 이야기, 자연관찰, 자연놀이 등을 통해 국립공원의 자연과 문화를 보다 흥미롭고 즐겁게 체험할수있도록 봄 가을에는 홀씨 여름에는 아빠와 함께 1박2일동안 캠핑하는 아빠와 함께하는 녹색휴가 등 계절별로 다양한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지역사회 협력사업추진부분에서는 공원내 거주하는 지역주민에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소외계층을 지원하는등 지역사회에 복리증진 향상 및 효율적인 공원관리를 위하여 다양한 분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 탐방객 안전관리 부분에서는 탐방객에 조난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사무소에 신고가 접수되고 인접지역으로 조난당한 탐방객을 구출하기 위해 출동하는 등 탐방객들의 안전과 사고처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불법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공원시설물 유지 보수, 탐방객들에 생생한 자연체험을 돕기 위한 구룡탐방지원센터, 황골탐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족단위의 탐방객들을 위한 구룡자동차야영장, 금대자동차야영장 등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차령산맥 끝자락에 솟아오른 생태계의 보고

치악산은 단풍이 특히 아름다워 치악산으로 불리기 전에는 조각산으로 불리울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구룡계곡은 사철내내 맑은 물이 흘러내려 가을철에 온산이 단풍으로 물들면 그 어울어진 경치가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구룡사주변에는 수백년된 장송과 각종 활엽수림이 계곡을 둘러싸고 주위의 구룡폭포와 어울려 속세를 조롱하는 듯 그윽한 운치를 자랑합니다. 특히 이곳의 황장목은 조선 황실이 바위에 새긴 황장금표 표식으로 금강소나무를 보호해온 이후로 오늘날까지도 잘 보존되어 뛰어난 수림경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구룡사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탐방로에서는 깎아지르는듯한 바위가 사다리꼴로 암벽사이에 자라난 나무들과 어우러져 사시사철 독특한 경관이 병풍처럼 펼쳐져있다하여 사다리병창을 볼 수 있습니다. 물이 맑고 시원하여 여름철 탐방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부곡계곡에는 흥하고 망하는 조선왕조의 교체속에서 엇갈린 사제간의 인연이 전설로 남아있습니다. 조선 태종 이방원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정세를 의논하고자 스승으로 여겼던 운곡을 찾았는데, 운곡이 태종과의 만남을 꺼려 치악산으로 몸을 옮겼다 합니다. 스승을 만나지 못한 태종이 기다리며 머물렀던 바위가 있었는데 이 바위를 태종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환골지구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계곡뒤편에 위치한 입석사에 대바위라고도 불리는 입석대가 우뚝 솟아있습니다. 이 입석대 근처에는 지방문화재 117호 마애불존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신라 문무왕때 국방방위를 위해 싸웠다고 전해지는 영원산성과 신라 의상대사가 참관한 영원사가 있습니다. 특히, 치악산에서 빼어놓을수 없는 명소는 상원사에는 구렁이에게 잡아먹히는 꿩을 구해준 선비와 생명을 받쳐 은혜를 갚은 꿩의 보은설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며 이러한 꿩의 보은설화에서 유래되어 치악산의 치자는 꿩치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치악산에는 금강소나무같은 침엽수를 비롯하여 복수초 금낭화 할미꽃등 식물자원 총 821종이 자생하며 하늘다람쥐 삼광조 까막딱따구리 새오리기 독수리 올빼미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20종을 포함한 총 2364종의 동물자원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치악산 성낭지구에는 성원신을 수호신으로 삼고 마을의 평화를 기원하며 제사를 지냈다는 성황숲이 보존되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 93호로 지정된 성황림은 신성한 장소로서 훼손이 적었기 때문에 다양한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자연생태계가 문화와 하나로 어우러져 고스란히 살아숨쉬는 치악산국립공원. 그곳에 가면 우리네 소박한 믿음으로 자연을 지켜온 성황림이 포근함으로 다가오고, 구룡사의 아홉룡이 달아나서 골을 팠다는 치악산 산등성이의 수려한 8개의 계곡이 탐방객을 맞이 합니다. 왕좌의 흥망성쇠속에서 엇갈린 사제간의 인연을 세월을 거슬러 공유할 수 있고 치악산 국립공원이 마련한 각종 탐방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물속 바위틈에 가만히 숨어있을 물두꺼비를 찾기도 하고 은은히 퍼지는 금강초롱꽃의 향기로운 향기도 맡으면서 비로봉정상에 오르면 미륵불탑 산기가 탐방객들의 가빠진 숨을 다독입니다. 쌓아올린 미륵불탑의 돌 하나하나에 어려 있을 정성을 마음으로 고요히 헤아리다 보면 치악산은 어느새 새나라의 싱그러운 활력을 일깨워 줄 것입니다.

 

 

산행 흔적

 

 치악산. 꼭 한 번 가고 싶었다. 워낙 악명이 높아 차일피일 미루다 이번 연휴 기간을 이용해 아내랑 꼭 다녀오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길을 나섰다.

악명이 자자한 만큼 사전 조사와 대비를 철저히 하고 길을 나서서인지 이번 치악산 산행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다소 힘겹긴 했으나 우리가 산행한 코스는 그리 치를 떨고 악에 받칠 정도는 아니었다. 아마 황골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해서 그런가 보다.

치악산의 명성은 비로봉에서 사다리병창길로 하산하면서 구룡사에서 올라오는 산우들의 표정을 보고 비로소 그 실체를 직감할 수 있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비로봉에서 구룡사로 하산할 경우 계곡길 보다는 사다리병창 코스로 하산하는 것이 치악산 전경을 더 관망할 수 있다는 황골탐방지원센터 직원의 설명을 되새기면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치악산은 구룡탐방지원센터에서 성남탐방지원센터까지가 종주 코스로 18Km 정도이고 시간은 대략 12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보면 된다. 황골에서 비로봉을 오르면 왼쪽 학곡리로 향하는 방향이 구룡사 쪽이고 오른쪽으로는 향로봉, 남대봉을 거쳐 성남탐방지원센터로 간다. 우리는 황골에서 시작하여 비로봉에 올라 구룡사로 하산하였으니 치악산을 딱 반으로 나눈 반쪽 산행을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입석사까지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입석사까지 거리는 1.6Km, 시간은 40여분 소요되며,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어 초입부터 걷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잘 포장된 길이라 하더라도 시작하는 40여분간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져 입석사까지도 그리 수월하지는 않다. 아울러 치악산 등반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강박관념이 작용하여 벌써부터 힘들어 할 여유와 그럴만한 시점은 아닌 것 같다.

 입석사에 도착한 후 입석대를 비롯한 경내 주변을 구경하고, 시원한 물 한 바가지를 마시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가지고 왔던 물은 버리고 입석사에 있는 물로 바꿔 채운 후 입석사에서 2.5Km 거리에 있는 비로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입석사에서 비로봉까지

가장 짧은 시간에 치악산 비로봉을 오를 수 있는 코스가 바로 우리가 선택한 황골을 들머리로 하는 코스다. 다른 지역에서 오르는 것보다 비로봉에 오르는 거리와 시간이 가장 짧고 코스도 비교적 다른 곳 보다는 다소 수월한 편이다.

입석사에서 비로봉까지는 2.5Km 거리에 있다. 일반적으로 2시간 20분 정도로 추정하는 거리를 치악산 야생화는 어떤 종이 있는지 찾아가며, 느릿느릿 빠르지 않은 늘보 걸음으로 한 걸음씩 이동해 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상까지 거의 추정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였다.

 이 코스가 다른 코스에 비하여 다소 수월한 이유가 입석사에서 깔딱고개까지가 힘이들고 그 이후는 산행길의 피로를 달래주는 평이한 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입석사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은 조망이 좋고 계곡이 좋아 볼거리가 충분하여 산행의 어려움을 달래주거나 하는 그런 코스는 아니다. 그저 비로봉을 향하여 줄기차게 올라가야만 하니 산행하는 사람들은 다소 지치거나 힘들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을 오르면서 위로 받을만한 것이 크게 없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 지겹게 올라 온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치악산에 어떤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지, 또 어떤 개체를 볼 수 있을런지 두루두루 살피며 사진도 찍어가며 오르니 그리 지겹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비로봉에서 세렴폭포

비로봉에 오르니 원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용창중이라는 사람이 꿈에 신의 계시를 받아서 돌탑을 쌓았다는 용왕탑, 산신탑, 칠성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붕괴로 또 다시 복원을 하고 벼락을 두 차례 맞아 무너진 것을 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가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연휴가 이어지는 첫 날이라 그런지 정상에는 꽤 많은 산우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구룡사에서 올라온 산우들은 치가 떨리고 악이 바치는지 다들 기진맥진한 모습이 역력한데 의외로 우리는 생기발랄해 보여 평소의 우리 부부 모습 같지 않아 오히려 어색함마저 감돈다. 어쨌거나 우리는 힘겹게 올라 온 만큼 정상에 서서 치악산 정기를 폐 속 깊이 들여 마시고 또 들여 마신다.

 구룡사로 하산하여 버스와 택시를 이용하여 황골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다.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나이 지긋하신 직원이 알려준대로 우리는 계곡길로 가지 않고 사다리병창 코스를 선택하여 세렴폭포로 향한다. 계곡길은 사람 손으로 다듬어진 돌 계단이나 철제데크가 없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자연스러운 숲길이 이어지나, 치악을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주변 산세를 살피는 조망미가 없어 우리는 사다리병창 길을 선택하여 하산했다.

비로봉에서 사다리병참 코스는 계속 깊은 내리막길을 한정없이 내려와야 한다.

구룡사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인상이 대체적으로 편해 보이지 않는다.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는 줄곧 우리가 이리로 왔다면 그야말로 십겁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한다만 세렴폭포까지 2.7Km, 2시간을 하염없이 내려가자니 하산길도 수월치만은 않은 것이 오히려 관절에 무리가 갈까 걱정이 더 된다. 치악산이 참으로 깊고 험난함을 내려오면서 새삼스럽게 또 한 번 느낀다.


세렴폭포에서 구룡사

세렴폭포에서 구룡사까지는 계곡에 흐르는 물을 따라 여유롭게 가면 된다.

험준한 코스는 다 지나왔으니 비로소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가 귀에 들어오며 피곤한 발 걸음을 식혀준다. 어디 야생초가 피어 난 곳이 없는가 두루두루 살피며 오니 평평한 길 2.1Km 걸어오는데 근 1시간이 걸린다.

마지막으로 의상대사가 구룡사 창건 당시 용 한 마리가 연못 속에 살다가 승천하였다 하여 용소라 불리우기도한 구룡소를 배경으로 촬영을 하고, 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구룡사 경내를 둘러본 감흥을 뒤로하며 황골탐방지원센터 주차장으로 귀환한다.


 

구룡사에서 황골탐방지원센터로 오는 길

 구룡사 주차장에서 흥양리 방향 시내 버스를 타고 시내까지 들어와서 택시로 갈아타고 황골로 가는 것이 경비를 줄일 수 있다. 이 때 버스를 타고 오면서 택시가 자주 다니지 않는 시골길에서 대충 내리면 택시를 타기 어려워 곤욕을 치를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황골탐방지원센터로 가는 최대한 가까운 지역의 시내에서 하차하여 택시로 갈아탄다. 버스에서 내리는 지점은 기사분한테 물어서 내리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만약 구룡사 주차장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황골탐방지원센터까지 가면 메터 요금으로 계산이 되는데 30,000원은 족히 나온다.

우리는 친절한 버스 기사님 덕분에 최대한 황골탐방지원센터로 가는 가장 가까운 지점의 시내에 내릴 수 있었으며 아울러 친절한 기사님이 하차 지점에 택시를 미리 콜하여 대기시켜 주어 시내에서 메터 요금으로 10,000원을 계산했다. 20,000원 정도를 절약한 셈이다.

이 기회를 빌어 친절한 기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치악산보다 더 따뜻한 기사님의 친절이 원주의 치악산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긴 산행 후 대구까지 내려 갈 길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원주 치악산 비로봉 정상(1,288m)

 

신호등 너머 1시 방향이 황골탐방지원센터, 입석사 가는 방향이다. 시내에서 벗어나 이길을 따라 20여분거리에 탐방센터가 있다. 앞에 보이는 산이 치악산 비로봉이다.

 

 

입석사 표지석이 나오고 10여분 더 올라가야 황골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황골탐방지원센터. 치악산 비로봉을 올라갈 수 있는 최적 코스로 여겨진다. 다만 탐방센터까지 10여분 거리가 길이 협소하여 차량 운행에 다소 불편한 점은 있으나 아직까지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구룡사-세렴폭포-사다리병창코스 왕복산행은 당일 산행으로 무리가 있으니 황골-비로봉-구룡사 방향으로 산행하는 것이 당일 코스로는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됨. 승용차를 가지고 온 경우 구룡사에서 황골까지 회귀하자면 택시비 30,000원 정도 추가 부담해야 함. 비용을 아끼는 방법은 구룡사에서 버스를 타고 황골 가까운 시내까지 가서 택시를 타면 택시비용 10,000원 정도가 나옴.

우리는 여기서 탐방센터에 근무하는 연세 지긋하신 직원 분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비로봉에서 사다리병창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함.

 

탐방센터에서 입석사로 출발. 입석사까지는 보다시피 아스팔트로 잘 포장되어 있으나 계속 오르막길이 이어져 시작부터 만만치는 않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니 워밍업 삼아 가볍게 출발한다. 시작부터 지쳐버리면 갈 길이 구만리다.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입석사까지 1.6Km, 약 40분 소요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비로봉까지 4.3Km,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약 10여분 가면 원주치악산악구조대 사무소가 나온다.

 

오르는 도중에 까치박달나무가 치악의 오랜 세월을 이야기한다. 치악산을 오르면서 찍은 야생화는 야생화 코너로 옮겼다.

 

드디어 출발한지 30여분 만에 첫 번째 코스인 입석사에 다다른다.

입석사(立石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사찰로 신라시대에 원효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정확한 것은 아니며 그 후 연혁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 없다. 다만, 고려시대에 조성된 석탑과 역시 같은 시대에 조각된 입석대 근처 암벽의 마애불좌상으로 인해 오랜 연혁을 지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1992년 건립된 대웅전에는 아미타여래좌상과 관음보살좌상, 세지보살좌상을 모시고 있고, 1957년 지은 요사 그리고 삼성각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대웅전(大雄殿)은 정면과 측옆면 각 3칸 규모의 팔작지붕으로 최근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1992년 지금 삼성각 앞에 있는 빈터에 자리하고 있었으나 무너져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왼쪽 위에 보이는 바위가 입석대. 입석사에서 가지고 온 물을 바꿔 담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아무래도 절에있는 자연산 물이 더 좋지 않을까 해서...입석사에서 비로봉까지 2.5Km. 2시간 20분 정도 소요. 거리에 비하여 예상 소요시간은 훨씬 더 걸린다. 이 코스도 계속 오르막이 이어져 쉬운 코스는 아니다. 다른 코스에 비하여 수월하다는 것이지 이 코스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이 코스가 주는 혜택이 깔딱고개를 오르고 나면 편하게 갈 수 있는 산책길과 같은 코스가 더러 나와 산객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다는 점이다.

 

오르막 계단이 쭉 이어지면 그저 아무 생각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발자욱을 옮기며 간다.

 

입석사에서 오르는 길과 곧은재에서 넘어 오는 삼거리 지점의 이정표. 여기까지 올라오는 길이 깔딱고개이며 여기서 부터는 비로봉까지는 갈만하다.

 

위 삼거리 지점에서 비로봉 1.3Km 지점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있다. 약 40분 정도 소요되며 힘든 코스는 지나왔다. 구룡사에서 올라오면 능선길 없이 세렴폭포에서 부터 2.7Km를 부단히 오르기만 해야하니 감히 걸어보지 않고는 그 고충을 알 수가 있으랴. 힘든 산행을 원하는 사람은 구룡사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또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이 지점이 아마 '쥐너미재'라고 씌어진 안내판이 있는 곳 같다. 쥐너미재는 쥐가 너무 많아 스님들이 견디지 못하고 모두 떠나버려 폐사가 되었다고 한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살아온 것 처럼 더 오랜 세월을 버텨 주었으면... 

 

이 고개마루에서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비로봉 감시초소가 나온다.

 

비로소 비로봉의 돌탑이 고개를 내민다. 남쪽(오른쪽)이 용왕탑, 중앙이 산신탑, 그리고 북쪽(왼쪽)이 칠성탑이다.

 

비로봉감시초소 (033-732-5231). 여기서 10여분 거리에 비로봉이 있다.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서 비로봉까지 300m. 비로봉에서 계곡길을 따라 세렴폭포(구룡사 방향)으로 하산하려면 다시 이 지점으로 300m 내려와서 계곡길을 따라 가면 된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황골탐방지원센터의 직원은 우리를 계곡길로 인도하지 않고 사다리병창 길로 인도하였다.

 

 

비로봉 정상에 있는 이정표. 우리는 여기서 직원의 권유에 의하여 사다리병창길로 내려간다. 아마 사다리병창으로 하산하는 길이 치악산의 조망미를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코스가 아닌가 한다.

 

정상에 있는 안내판을 보고 다시 가야할 길을 점검해 본다. 비로봉에서 구룡탐방지원센터까지 5.7Km. 세렴폭포까지 2.7Km가 매우 난해한 코스로 이 지점까지만 가면 나머지 3Km는 산보하 듯 즐기며 간다. 

 

비로봉 중앙에 있는 산신탑

 

 

 

비로봉에서 천지봉과 매화산을 바라보면서

 

비로봉 용왕탑

 

비로봉에서 상원사 가는 방향은 구룡사에서 성남지원센터로 가는 치악산 종주코스이며 향로봉을 지나 남대봉에 이르면 상원사가 있다.

 

치악산 비로봉 정상에서. 감기로 한달여 애를 먹었는데도 나보다 더 잘 간다. 

 

비로봉 정상석 1,288m 그리도 올라보고 싶었던 치악산.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치악산은 신의 영험함이 깃들어 있어 사냥꾼이 함부로 사냥을 하지 못한다"고 했던 산이 아니었던가. 그런 산을 이번 연휴 기간에 아내와 함께 올랐다. 정상에 서서 실로 감개무량함을 느낀다. 

 

용왕탑과 산신탑. 비로봉에 올랐을 때만 해도 비로봉 미륵불탑에 대해서 잘 몰랐건만 산행 내용을 정리하면서 그 의미를 깨닫는다. 용창중(일명 용진수)님이 꿈에 신의 계시를 받고 쌓은 미륵불탑은 앞으로도 천년만년 원주를 보살피며 치악산을 찾는 산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리라 염원한다.

 

비로봉 칠성탑도 바라보면서

 

치악산에서 내려다 본 산과 골

 

아직 꽃망울이 터지지 않은 철쭉. 망울이 진 채 오래 머물러 있다가 꽃도 지고 잎도 질 때 활짝 피어 주었으면 좋겠다.

 

사다리병창으로 하산하는 길에 힘겹게 올라오는 산우들을 바라본다. 고생많았다. 힘든 산행에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사다리병창으로 하산하는 길에 잠시 쉬어가며 안쪽을 들여다 보니 도깨비부채와 관중이 군락을 이루어 마치 천연 원시림을 방불케하고 있다.

 

비로봉에서 300m 내려왔는데 15분 정도 걸린다. 내리막길 경사가 워낙 급하여 빠른 발걸음으로 가기도 힘들다.

 

치악산에선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 뿌리가 바위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바위를 쪼개 놓은 것 같다.

 

바위 위에서 뿌리를 내려 어쩌면 저렇게 곧고 푸르게 자랄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치악산 곳곳에는 관중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 심심찮게 보인다.

 

드디어 지루한 사다리병창길을 다 내려왔다. 여기는 세렴폭포가 있는 계곡의 다리. 비로봉에서 2.7Km를 2시간에 걸쳐 내려왔다. 하산길 2.7Km를 2시간 걸렸으니 오를 때는 시간을 더욱 넉넉히 잡아야 한다.

 

세렴폭포로 가는 교량이 보인다.

 

세렴폭포까지 100m에 불과하나 지금은 수량이 부족하여 크게 볼거리가 없다고 하여 그냥 지나침

 

피로에 지친 산객들이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궈 오랜 산행에 지친 뜨거워진 발바닥을 식히고 있다.

 

비로봉에서 계곡길로 내려오지 않고 사다리병창으로 내려왔으니 그 동안 계곡을 볼 수 없었으며 비로소 세렴폭포에서 부터 계곡을 끼고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구룡소로 가는 테크 구간

 

구룡소. 용 한 마리가 자리차지 할 만한  공간인데... 

 

구룡소. 구룡소는 기암의 차별 침식에 따라 낙석들이 층층이 쌓여 만들어진 여울형 소. 전설에 의하면 의상대사가 구룡사 창건 당시 용 한 마리가 연못 속에 살다가 승천하였다 하여 용소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구룡사.  구룡사(龜龍寺)는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에 위치한 절로 치악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신라의 고승 의상(義湘)이 668년(문무왕 8년)에 세웠다고 전해지며, 창건 당시 이름은 구룡사(九龍寺)였던 것을 조선 중기 이후부터 '아홉 구(九)'자를 '거북 구(龜)'자로 고쳐 써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신라말·고려초 도선국사의 비보사찰 중의 하나로 수많은 고승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그렝이 공법으로 주춧돌에 세운 기둥.

 

주초석을 생긴대로 두고 기둥의 하단부를 깍아 맞춘 우리나라의 전통건축 기법

 

구룡사 대웅전

 

구룡사 범종각

 

 

구룡사 노거수. 수령 200년된 은행나무

 

치악산은 전국 최초로 산행등급표시제를 운영하고 있다. 코스별로 난이도를 정하여 본인한테 맞는 맞춤형 산행을 권장하고 있다. 산의 명성만큼이나 국립공원 측에서 많은 배려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고마운 일이며 바람직한 자세라고 본다. 우리나라 산행 인구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한다면 치악산국립공원의 이와 같은 배려는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기회를 빌어 치악산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구룡탐방지원센터 가는 길

 

자, 드디어 원주 치악산에서의 안전한 산행과 즐거운 산행은 구룡탐방지원센터에서 막을 내린다. 이번 치악산 산행은 우리 부부한테 맞는 코스를 잘 선택하여 크게 무리 없이 산행을 잘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