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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천상의 화원이 하늘과 맟닿아 있는 곳 점봉산 곰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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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화원이 하늘과 맟닿아 있는 곳, 점봉산 곰배령

 

 

▣ 언제 : 2012. 7. 25.(수)

▣ 어디로 : 점봉산 곰배령 야생화 탐사 후 방태산 자연휴양림에서 1박(데크 야영)

▣ 누구랑 : 마눌과 딸내미

 

▣ 점봉산 생태관리센터 찾아 가는 길

 ▶ 전화 : 대표전화 : 033-463-8166

 ▶ 주소 :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218 우편번호 : 252-844

          (구 :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218-1)

※ 네비게이션 설정 시 곰배령으로 설정하지 말 것(반대편으로 감)

▣ 운영구간 : 생태관리센터↔강선마을↔곰배령(왕복 10km, 소요시간 3~4시간)

▣ 1일 탐방인원 : 200명이내/1일(9시 60명이내, 10시 60명이내, 11시 80명이내)


 ▶ 점봉산 약도

 

 

  너무도 아름다운 꽃과 동물의 천국을 하늘이 잠시 빌려주었다가 가져가려고 하니 곰이 내놓지 않으려고 하늘을 향해 벌렁 누워 버티자 하늘이 곰에게 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곰배령은 산림유전자 보호구역으로 (유네코스지정 생물 보호구역)으로 출입금지 구역이나 일부 구간을 생태 탐험으로 곰배령(작은 점봉산)까지 입산을 허용하고 있다.

 

 흔적

 

 

 죽기 전에 한번은 꼭 가봐야 한다는 점봉산 곰배령은 소문 그대로 천상의 화원이다. 보통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 없다.’고 했는데 점봉산은 야생화에 미개한 내가 봐도 과히 소문 그 이상이었다고 여겨진다.

 

 점봉산 곰배령을 찾기 위해 이미 7월 초에 예약을 하고 탐방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다. 막상 당일 출발하자니 폭염이 내리쬐는 날씨가 걱정되었지만, 점봉산 곰배령을 향한 발걸음엔 무더위도 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앞으로 쉽게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내친김에 방태산 자연휴양림의 데크야영지까지 예약을 해 1박을 하고 다음날 방태산 산행 계획까지 세웠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딸내미를 위하여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빌딩 숲을 벗어나 대자연의 향기와 바람을 맘껏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21일부터 1박 2일간 함지박님 부부랑 울진 통고산 자연휴양림에서 야영을 하고, 왕피천 계곡 트래킹과 통고산을 다녀온 뒤끝이라, 아직 피로와 여독이 충분하게 풀리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오늘 아침 새벽 5시에 기상하고, 6시쯤에 곰배령을 찾아 애마에 채찍을 가하여 먼 길을 달려가니 과히 산바람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다. 집에서 곰배령 가는 길은 참 멀기도 했다. 새벽안개 낀 고속도로는 기분이 상큼하였지만, 워낙 먼 길이라 해가 중천에 떠올랐을 때는 차도를 달군 뜨거운 열기가 곰배령에 도착하기 전, 이미 우리 가족을 녹초로 만들어 버린다.

 

 힘겹게 5시간을 달려 겨우 점봉산 생태관리센터에 예약한 시간인 11시까지 도착을 했다. 우리가 탐방예약자 중 마지막 타임의 입장객이다. 곰배령 야생화의 소문이 화려해서인지 현지에는 많은 탐방객이 눈에 띄며, 주차장에는 백두대간 단목령이라는 거대한 표지석이 점봉산 임을 알리고 있다. 

 

매표소에서 탐방객 신원을 확인하고 입장 허가용 목걸이를 패용한 후 천천히 곰배령 탐방길에 오른다. 다행하게도 초입부터 계곡에 흘러내리는 물소리와 시원한 골바람이 먼 길과 더위에 찌든 탐방객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더구나 아랫지방에서는 볼 수 없던 각종 야생초가 엄청난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어 눈이 현란할 지경이다. 탐방 시작부터 장거리 운전과 더위에 지친 피로가 한 방에 싹 날아가 버린다. 곰배령으로 들어가는 초입부터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속새를 시작으로 개감수, 물봉선, 말나리, 여로, 동자꽃 등이 발걸음을 가볍게 하더니만, 위로 올라 갈수록 천상의 야생 꽃밭이 장관을 이룬다.

 

영천 보현산 천문대 산행을 하면서 여기만큼 천상의 화원이 또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니, 곰배령의 산하는 역시 또 다른 천상화원의 이름값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안부로 오를수록 점입가경이며 급기야 곰배령에 다다르니 임금의 밥상에 올랐다는 어수리를 비롯해 개구릿대, 긴산꼬리풀, 둥근이질풀 등이 무더기로 모여 있어 '세상에 정말 이런 곳도 있었나?'란 생각이 절로 든다.

 

 점봉산의 자연이 이렇게 그 모습을 지키고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음은 아마 점봉산 내 희귀 및 멸종 위기식물과 산림생태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무단입산 및 산림훼손 등을 지속해서 단속하고 지켜온 결과가 아닐는지... 이 기회를 빌려 산림청 관계자와 직접 산림보호 및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해 애쓰는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우리의 소중한 자원을 아무리 애를 쓰고 지켜도 산을 찾는 내방객의 안일한 사고방식과 분별없는 행동이 불식되지 않으면 십중팔구 사후약방문이 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인 만큼 차제에 나부터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입산하여야겠다는 생각을 이 기회를 빌어 새삼 다져본다.


 아내랑 함께 산행하다 보면 ‘이번 산행길은 딸내미와 함께했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 만큼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아무튼, 이번 점봉산 곰배령 탐방에 딸내미가 함께해서 더욱 보람이 있다. 이 좋은 곳을 달랑 우리 부부만 보고 온다는 것은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함께 해준 딸내미가 오히려 고맙고 대견스럽다.

 

 다음에 갈 때 꼬드겨서 또 데리고 가야겠다. 데리고 다녀 보니 생각보다 산도 잘 올라가고 지구력이 있다. 8월 초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아들놈이 휴가차 내려 오면 가족 동반 산행을 하든지 아니면 애들이 좋아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데리고 가야겠다. 두 놈 모두 출가하고 나면 마음 같지 않을 터 형편이 될 때 가족지상위주로 움직여야겠다. 지금까지는 아비 위주의 삶이었으니 이제부터라도 가족위주로 헌신 해야겠다.  

 

 

 

점봉산 곰배령에서 설악산은 그야말로 지척에 있다. 함지박 님 부부랑 백담사의 수렴동계곡을 거쳐 봉정암에서 1박하고 밤새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내심 다음 날 대청봉 등반은 포기했건만, 새벽이 오자 거짓말 같이 비가 그쳐 무사히 대청봉을 오를 수 있었던 기억이 곰배령에 올라 새삼스럽게 아른거린다.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점봉산 생태관리센터 주차장에는 백두대간 단목령이라는 거대한 표지석이 자리잡고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설피마을을 거쳐 주차장에 당도하여 우회하면 단목령이고, 좌측으로 곧 바로 가면 곰배령으로 가는 천상의 화원이다.

 

점봉산 생태관리센터 좌측 앞에 매표소가 있다. 예악을 확실하게 하지 않고 온 탐방객들은 매표소에서 본인 확인 시 애로를 겪으니 인터넷 예약을 여물게 할 필요가 있다.

 

점봉산 곰배령은 산람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산림보호법 규정에 따라 입산 통제되고 있다.

 

관리센터를 지나오는 어귀부터 게곡에서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와 바람 그리고 점봉산 생태계 보고를 입증하는 온갖 야생화 및 산야초가 탐방객의 기분을 설레게 한다.

 

야생화 물결에 휩싸여 10여분 쯤 오니 강선마을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오고 그 길을 따라 올라간다.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 거기에다 야생화 물결까지 흘러 넘치니 긴 여정에 지친 피로감은 간 곳없고 시작부터 발걸음이 상쾌하다. 

 

우리는 강선마을로 가지않고 곧장 곰배령으로 향한다.

 

입구에서 50여분 올라오니 강선산방과 곰배령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사진을 찍어가면서 분위기에 취하다 보니 시간은 다른 이의 배가 걸린다. 나랑 같이가는 아내는 늘 답답해 죽는다. 나이 들어 이제는 모르는 것들을 알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나보다. 그저 묵묵하게 산만 올라간다.

 

곰배령으로 가는길엔 군데군데 펜션과 간이음식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개인 사용지라 어쩔 수 없다고하나 적절한 대안을 모색하여 한번은 짚고 갈 문제라 여겨진다.

 

 

곰배령으로 가는 마지막 간이휴게소. 간단한 먹거리 정도와 향토 산나물전 등을 맛볼 수 있다.

 

수령 210년된 쪽버들나무가 점봉산 곰배령의 수호신이 되어 생태환경 보호 지킴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계곡을 따라 걷는 오솔길 같은 산책로 2.2Km를 걸어오는데 1시간 쯤 걸렸다. 여기까지 오는데 벌써 사진이 100여장 찍혔다. 디지털 문명의 혜택을 맘껏 누리는 순간이다. 그 옛날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다면 벌써 25장 짜리 필름이 4통이나 소모되었으니 돈으로 따지면 얼마인가? 디카가 단단히 돈 값을하기는 한다.

 

여기서 부터 대략 30분 정도의 오르막 길이 나오나 난이도 중하 부류에 속하니 그리 어려울건 없다. 더구나 주변의 꽃밭 천지를 누비고 다니니 피로를 느낄 여력조차 없다. 

 

강선마을 삼거리에서 4.3Km 왔나보다. 곰배령까지 0.7Km 남았다. 두리두리 살피며 오다보니 벌써 다왔다.

 

드디어 천상의 화원 곰배령에 도착했다. 지금 1시를 가르키니 약 5Km를 오는데 2시간쯤 걸렸나 보다. 쉽고 편안한 산길을 걷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여기까지 오는데만 벌써 사진이 150~200여장 찍혔으니 아무리 똑딱거리면서 찍었다한들 소요시간은 배가될 수 밖에 없겠지. 안부가 보이는 어귀는 둥근이질풀과 개구릿대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초가 곰배령을 온통 녹색물결로 뒤덮고 있다. 여기가 바로 천상의 화원 점봉산 곰배령이다.

 

산림대장군과 산림여장군이 곰배령의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서 탐뱅객들의 못된 행위를 지켜보고 있다. 올라올 때는 수령 200년이 넘은 쪽버들나무가 수호신을 자처하고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더니, 여기는 두 장승이 수호신 마냥 버티고서 잘못하면 바로 벌을 줄 인상을 하고 섰다.

 

곰배령의 안부능선은 일정 구간을 나무데크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탐방객들의 무질서한 발걸음을 자제하기 위해 데크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다닐 수 있는 길도 한정되어있다. 데크로 조성한 것이 다소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본다면 탐방객들이 다닐 수 있는 전용길을 만들어 두었으니 데크로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 여겨져 안심이 되기도 한다. 산행인 뿐만 아니라 야생화 출사를 나오는 진사들은 그에 따른 예절과 품행을 먼저 배운 사람들이니 염려할 것은 없다마는 그래도 저기 오른쪽 한 부분에서는 야생화 무리속에 자리를 잡고, 먹고 마시는 사람들의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러한 인간 군상은 우리들의 일탈한 모습이기도 하니 나쁜 것은 빨리 버리고 좋은 것만 취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맘 간절하다. 

 

곰배령의 하늘은 맑고 푸르나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야생화를 담기가 쉽지 않다. 나야 대충 뚝딱거리고 찍어니 별 상관은 없다마는 무거워 보이는 비싼 카메라를 목에 걸고 사진 한 장 건질려고 기다리는 진사들을 보고 있자니 내 가슴이 시리고 답답해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대충 눈에 보이고 찍기 쉬운 놈만 골라 후다닥 찍고, 빨리 내려가서 방태산 자연휴양림에 텐트치고 잠 자리 마련해야 하니 서둘러야 한다.

 

곰배령에서 바라보는 설악 일대의 조망은 일품이며, 바람에 흩날리는 야생화 물결은 그야말로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소문대로 천상 야생화 밭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지금처럼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는 것만이 후손에게 물려 줄 가장 큰 자연문화유산이 아닐는지.

 

하산길에 산나물 전에 막걸리를 한 잔 하고 싶어 들린 간이음식점이 인간극장에 나왔다는 알콩달콩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부부의 집이었다. 소문이 났는지 남녀를 불문하고 이 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부부가 인정이 넘쳐보였고,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깔끔하게 막걸리 한 주전자 5,000원, 산나물전 작은것 8,000원 큰놈 10,000원인데 큰놈 하나 시켜 놓고 쥔장 부부의 넉넉한 인심과 시원한 곰배령의 산야초 바람을 마시며 피로에 젖은 육신을 잠시 식히고 간다. 방태산에서 마시기 위해 막걸리 2통을 샀어야 하는데 고만 일어나면서 잊어뿌따. 방태산에서 얼마나 여기 막걸리 생각이 간절하던지... 산나물전 먹음직스럽지요. 그 보다 막걸리 맛이 일품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