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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영천 보현산, 야생화와 별을 이고 있는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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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보현산 시루봉 (1124.4m)


▣ 언제 : 2012. 7. 7.(토)

▣ 어디로 : 영천 보현산 (경북 영천시 화북면과 청송군 현서면의 경계에 있는 산)

   ☞ 보현산 천문대 주소 : 경북 영천시 화북면 정각리 산6-3  전화 054-330-1000

   ☞ 보현산 천문대 홈페이지 http://boao.kasi.re.kr

▣ 산행코스 : 용소리 보현산 별빛 건강원 - 2.2Km(1시간 10분) - 법룡사 - 2.9Km(2시간 10분) -  보현사 시루봉 - 0.3Km(15분) - 천문대 - 1.0Km(10분) - 시루봉(천수누림길 데크로드) -1.0Km(15분) - '가-22번' 표식지점 - 4.0Km(1시간 10분) - 전원주택 - 1.5Km(20분) -35번 국도변 - 1.0Km(10분) - 용소리 보현산 별빛 건강원

 

※시루봉 부터는 이정표가 없어 대충 어림잡아 나타내 정확성이 떨어지고, 코스별 시간은 야생화 탐방 시간에 따라 시간이 들쭉날쭉

 ☞ 총 걸린 시간 : 5시간 40분

 ☞ 산행 거리 : 13.9Km


  

들머리 : 보현산 별빛 건강원(간판은 있으나 영업 하는 것 같지 않음)

     ▶ 보현산 별빛 건강원 전화번호 : 054-331-2352

     ▶ 네비게이션은 경북 영천시 화북면 용소리로 맞추고 감

     ▶ 주차 : 보현산 별빛 건강원에 주차. 국도변에 법룡사 2.2.Km 가 적힌 입석 이정표가 있음

날머리 : 들머리 남쪽 1Km 지점의 35번 국도변으로 나옴. 도로를 따라 들머리 까지 이동

 

 

◈ 주의 사항 : 보현산 산행 후 산행길잡이에 제시한 사전 조사 내용에 추기를 하였으나 다시 한 번 강조함

강조 내용 : 우리는 보현산 시루봉에서 하산 시 절골 방향으로 가다가 ‘가-22번’ 표식이 있는 곳에서 우회하여 돌아 나오는 코스를 선정하였으나 하산하는 코스 곳곳에 등산로가 끊어져 있고 숲이 우거져, 마치 밀림 숲을 방불케 하니 길을 찾아 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승용차를 가지고 원점회귀하자면 다소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용소리에서 출발 할 경우 시루봉에서 돌아 나가지 말고 법룡사를 거쳐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코스가 안전하다. 

 

 

▣ 부약산·보현산 등산 지도

 

 

보현산 개요

   높이 1,124m. 기반암은 화강암이다. 보현산을 중심으로 베틀봉(862m)·민봉산(1,113m) 등이 동서방향으로 이어져 보현산맥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에서 팔공산과 가지산 등의 지맥이 갈라진다. 전사면이 비교적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보현천과 화북천이 보현산의 북쪽 사면과 남쪽 사면에서 각각 발원하며, 그 지류들이 산곡을 따라 흐른다. 보현산 정상에서 동쪽으로는 영일만, 남서쪽으로는 팔공산(1,193m), 북쪽으로는 주왕산(721m)이 한눈에 보인다. 산 정상부에는 진달래·철쭉 등의 관목이 자라며, 망개나무·산작약·능소화·달피나무·상수리나무 등 약 690종의 희귀식물이 자생한다. 특히 이곳에서 산출되는 참나물은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유물·유적으로 법화사터·정각사터3층석탑·법룡사 등이 있으며, 〈화산지 火山誌〉에는 중복(中伏)에 생겨 말복(末伏)에 없어지는 얼음샘인 빙혈(氷穴)이 있다는 기록이 전한다. 보현산 정상에는 1996년 완공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천문대가 있다.

 (다음 백과 참고)


 

흔적

 

들어가면서

  어제는 장마로 인해 전 국토가 비에 흠뻑 젖었다. 서울과 경기도 일원은 그동안 가뭄으로 애를 태웠는데 갑자기 너무 많은 비가 내려 오히려 수해 걱정을 해야할 정도다.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래저래 걱정이 태산같으리라. 내 고장 대구는 적정량의 비가 내려 가뭄에 단비가 되어 다행이지만, 일기가 고르지 않은 오늘 같은 날 보현산 산행을 하자니 국지성 호우로 인한 비를 맞지 않을까 다소 염려가 되는 산행길이다. 


 내비게이션을 경북 영천시 화북면 용소리로 맞추고 칠곡에서 40여 분 달리면 보현산 별빛 건강원이라는 국도 변에 위치한 건물이 나온다. 도로변의 별빛 건강원 어귀에는 법룡사 2.2Km라는 표식과 천문대와 법룡사를 가르키는 선간판이 서 있다. 무심코 차량 운행을 하면 이곳을 스쳐 지나가기 쉬우니 선간판을 잘 보고 정차를 해야한다. 우리는 사전에 주차 지점을 대략 파악하고 있었지만, 초행길이라 길이 어둔해 가는 길에 보이던 119소방서에 들러 휴일 근무를 하고 있던 소방대원에게 상세하게 길을 물어 산행 기점을 다시 재확인 했다. 거기가 바로 도로변에 있는 별빛 건강원이다. 별빛 건강원 앞은 보현산 다목적 댐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산을 깎고 파헤쳐 놓은 모습을 보니 출발에 앞서 다소 식상한 기분이 먼저 든다.


 

용소리 들머리에서 법룡사

 용소리 들머리에서 법룡사 까지는 2.2Km 지점에 있다. 대략 1시간쯤 예상하고 올라간다. 두 발 엔진이 예열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인데, 형편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작부터 법룡사 까지는 계속 오름길이다. 등로는 넓고 그리 험난하지 않았지만, 1시간 정도 쉼 없이 올라가기만 하니 시작부터 그리 녹록치 않다. 어제 온 종일 내린 장맛비 탓인지 날씨가 흐리고 찌뿌둥하며 습도까지 높아 시작부터 진땀을 흘리게 한다. 

 

 법룡사까지의 오름길은 여느 산행길과 다를 바 없었으나 날씨가 워낙 습해 산행하기에는 애로가 많았다. 이럴땐 산을 오르는 목적이 다양하면 힘이 덜 든다. 오직 정상을 목적으로 한다면 무척 힘이들 것이다. 나는 이제 막 야생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라 ‘뭐 눈에 띄는 게 없나?’ 싶어 두루 살피면서 슬로우로 걷다 보니 그리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게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산기슭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개망초를 비롯해 야생 도라지 꽃과 노랗게 꽃을 피운 기린초가 사방에 널렸다. 숲 속엔 원추리와 하늘말나리도 많이 피었다. 이 꽃 저 꽃 보면서 느릿느릿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다. 난, 항상 이런 모습으로 산을 다닌다. 넘들이 보면 야생화와 관련해 꽤나 권위 있어 보일 법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산은 늘보산행이고 야생화는 아직 백면서생이다. 


법룡사에서 보현산 시루봉과 천문대

 1시간쯤 비지땀을 흘리고 올라오면 법룡사에 도착한다. 법룡사는 보현산을 넘어가는 부약산 기슭의 높은 곳에 자리 잡은 화려하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의 평화로운 산중 사찰이다. 오늘은 등반객과 불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직 불경 소리만 중후한 목소리로 조용한 부약산 자락에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법룡사에서 물을 1통 채우고 10여 분 시간을 지체한 후 다시 보현산 시루봉을 향하여 올라간다. 들머리에서 법룡사까지 2.2 Km 거리를 쉬지 않고 힘들게 올라왔는데, 법룡사에서 시루봉까지는 아직 2.9Km가 남았음을 알린다. 예감에 남은 거리가 분명 올라온 것보다 더 힘들 것 같은 불길함이 솟구친다.

 

온 것 보다 더 힘들겠거니 각오하고 올랐는데 막상 법룡사에서 올라가니 예감했던 것과는 사정이 많이 달랐다. 법룡사에서 오르는 길은 아랫 동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온갖 야생화가 즐비하게 늘어져 있을 뿐 아니라 군데군데 조망권이 좋아 막혔던 가슴을 뻥 뚫어준다. 더구나 계속 오르막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능선 오솔길이 자주 나타나 산행하기가 훨씬 순조롭고 행복한 길이 나타난다.

 

바위 무더기로 채워져 있는 능선길은 그 길에 걸맞게 바위채송화가 군락을 이루고, 하늘말나리의 집단 서식지, 올망졸망 노랗게 활짝 피어있는 기린초 군락, 보라색 꽃 향연을 펼치고 있는 꿀풀 집단 서식지 그리고 각종 이름 모를 야생화가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나? 그놈들하고 노니라고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무려 2시간 넘게 걸려 시루봉에 도착했다. 법룡사에서 시루봉은 그렇게 우리 야생 들풀에 취하여 시간 가는 것도 모르고 힘든 것도 모르고 그렇게 쉽게 올랐다. 그렇게 오른 보현산은 과연 듣던대로 천상의 화원이었다.


 

 눈이 즐거우니 발걸음이 무거운지도 모르고 시루봉에 당도하였다. 그런데 여기는 또 웬 별천지인가?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가 있는 곳이라 그런가 또 다른 별천지가 내 눈 앞에 확 펼쳐진다. 참말로 오늘 어두운 내 두 눈이 호강 한 번 제대로 한다. 도대체 눈을 감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높은 산 정상에서 이런 화원을 어디에서 봤더란 말인가? 시루봉 산정부에는 쥐똥나무, 꿩의다리, 기린초, 큰뱀무 등의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며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역시 보현산은 천상의 화원으로 일컬을만 하다.

 

근데 그 뿐만이 아니다. 천문대에서 천수누림길 데크 구간 1Km에는 또 얼마나 많은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지 마치 천상의 화원에 소풍 나온 아이처럼 마냥 즐겁기만 하다. 꽃 구경에 취해 시간을 많이 지체하여 하산 길을 서둘러야 함에도 도무지 이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특히, 천수누림길 데크 1Km 구간은 야생화 관람길로 조성되어 앞서 보지 못했던 꿩의다리, 냉초, 미역줄나무, 노루오줌, 범꼬리, 큰까치수염이 군락을 이룬 채 들꽃의 향연을 노래한다. 데크 구간을 걷는 내내 들꽃의 향연에 빠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 아마 그래서 여기를 ‘천수누림길’로 명명했나보다.


천문대에서 시루봉으로 돌아와‘가-22번 119 구조 표식’을 지나 35번 국도로 하산하면서

  '천수누림길'을 돌아보고 시루봉으로 돌아왔다. 팔각정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왔던 길로 가지 않고 절골로 돌아가기로 했다. 애초부터 그렇게 계획을 하고 온 산행길이다. ‘가-22번 119 구조 표식’을 찾아 시루봉 정자에서 정각리(절골) 방향으로 가면 산불감시 초소가 나오고, 그 길을 따라 20분쯤 내려오면 ‘가-22번 119 구조 표식’이 나온다. 여기까지도 우거진 미역줄나무와 큰까치수염이 숲을 이룬 채 보현산의 들꽃 위용을 한 껏 과시한다. 

 

문제는 절골을 따라가는 길 숲이 너무 우거져 사람 발길이 뜸한 것 같아 보였다. 아무래도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이 다소 험난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다시 돌아가기에는 늦은감이 든다. 선답자의 블로그나 카페를 사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지점에서 우회하는 장소만 잘 찾으면 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사실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아내랑 항상 함께하기 때문에 산행 시 위험이 수반되는 코스는 나름대로 철저하게 조사하고 분석하는 편인데 이번 하산 길은 그동안 산에 좀 다녔다고 생긴 시건방이 매너리즘을 탈피하지 못한 건방스럼움이 깃들어 위험을 수반했나 보다.

 

인제 와서 왔던 길 되돌아가기도 그렇고 ‘가-22’ 지점에서 우회하는 방향에 있는 시그널을 보고 본격적인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하산 길 30~40분 정도는 그럭저럭 길을 찾아 내려갈 만했다. 물론 여기도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었으며 하늘은 숲으로 뒤덮여 초저녁 분위기를 자아내고, 두꺼운 낙엽이 쌓이거나 마사토로 이어진 길은 미끄러지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래도 조심스럽게 길을 찾으며 갈만했다.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이제는 간간이 붙어있던 시그널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정상적인 등반로가 아니었던 것 같다. 끊어진 길을 찾아 내려가자니 아예 길이라고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대충 하산 지점을 예감하고 직감에 의지하여 어렴풋이 보이는 마을을 향하여 발길을 재촉했다. 

 

잡풀이 무성한 길을 내려가기가 쉽지 않더니 결국, 아내는 슬라이딩을 한 번 하면서 참았던 원성을 무더기로 쏟아붓는다. 나 원 참... 낸들 이 정도일 줄 알았나? 좌우지간 우리는 이런저런 불안감을 떨쳐내며 우여곡절 끝에 우리가 겨냥했던 전원주택이 있는 곳으로 무사히 하산했다. 아내의 원성을 한 바가지 얻어먹었더니 안 먹어도 배 부르다.

 

전원주택을 지나 콘크리트 포장 길 1.5Km 정도 가면 35번 국도와 만나고. 국도를 따라 1Km 남짓 북쪽으로 올라가면 주차했던 곳으로 회귀한다. 꽃 구경 잘하고 산행 역시 만만찮게 했다. 어찌 되었던 오늘 하루 기막힌 날이었다.

 




보현산 시루봉. 천문대 망원경동 위에 보현산의 정상석이 따로 있다. 시루봉까지 왔으니 굳이 정상석에 얶메일 필요는 없다. 그저 야생화 천지에 입이 떡 벌어질 뿐이다.

 

들머리 용소리 - 보현산 별빛건강원. 35번 국도변에 있으며 영업은 하는지 잘 모르겠으나 여기에 주차해야함. 내비게이션으로 경상북도 영천군 화북면 용소리를 치면 이곳으로 안내 한다.

 

주차를한 맞은편에 법룡사와 천문대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편이 있으니 쉽게 들머리를 찾을 수 있다. 용소리 마을 어귀의 도로변에 이런 표지판이 있다.

 

보현산 별빛건강원 도로변에 법룡사를 가리키는 선간판이 있고  그 옆에는 위 사진이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으니 들머리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고가도로 공사를 하는 방향으로 1차 목적지인 법룡사로 출발한다. 2.2Km 지점에 있다.

 

출발점은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나 곧 포장길은 끊어지고 흙길 임도가 나온다. 비교적 길은 넓은 편이나 군데군데 패인 곳이 많아 차량 통행은 어렵다. 모든 차는 오르지 못한다.

 

원색보다 진한 보라색, 흰색 꽃을 피운 도라지 밭을 지나니 마음은 한결 가볍고 싱그럽다.

 

20분쯤 오르면 향우회에서 심은 기념 식수가 있고 기념 식수 방향으로는 등산로가 통제되어 있다.

 

기념 식수가 있는 곳에 부약산 법용사라는 표식이 있다. 여기서부터 콘크리트 포장도로는 끝이나고 황토길로 이어진다.

 

어젯밤에 장맛비가 내리더니 오늘 산행 내내 날씨는 흐리다. 혹시 국지성 호우를 만나면 우의를 입고서라도 산행을 강행 할 계획이었으나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고, 날씨가 흐려 오히려 산행길이 수월하였다. 저너머 구름이 산등성이를 휘어 감았다 열기를 끊임없이 되풀이한다.

 

쉬엄쉬엄 1시간 가량 올라오니 지름길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나온다. 우리는 지름길을 따라가지 않고 가던 방향으로 계속 진행한다. 굳이 지름길을 따라 올라갈 필요는 없을 듯하다. 여기서 15분쯤 가면 법룡사가 나오니 시차는 그리 나지 않는다.

 

애마를 몰고 온 35번 국도가 시야에 선명하게 드러나나, 부용산 맞은편 산마루는 또 다시 운무에 휩싸여 온전한 제 모습을 가리고 있다. 

 

부약산 법룡사 어귀에 있는 등산 안내판

 

법룡사 어귀의 큰 바위 앞에는 보현산 시루봉 2.9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용소리 들머리에서 2.2Km 왔다는 말이다. 법룡사까지 1시간 10분 걸렸다. 들머리에서 여기까지 계속 오르막길이라 힘이 많이 들지만 법룡사부터 시루봉까지는 능선 오솔길도 나오고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아 산행길이 느긋하면서 수월해지기 시작한다.

 

부약산 법룡사 앞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법룡사 입구엔 큰 바위 하나가 떡 버티고 있다. 보현산은 전형적인 육산이라 이렇게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보기 쉽지 않다.

 

부약산 법룡사 대웅전. 규모가 크지 않은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사찰이다. 들머리에서 2.2Km 지점에 있으니 꽤나 높은  산중 사찰에 속한다. 물을 준비하지 않아 법룡사에서 물 한통을 채우고 올라간다.

 

 

법룡사에서 10분쯤 올라오면 간이 체육시설이 있다. 잡풀로 뒤덮여 사람이 사용한 흔적은 없고 주변엔 온통 하얗게 꽃을 피운 개망초가 자기 영역임을 과시하고 있다. 

 

법룡사에서 300m 올라오면 쉬어 갈 수 있는 나무의자가 비치되어 있다. 오이도 먹고 잠시 쉬었다 간다. 시루봉까지 2.6Km 남았으니 지금보다 고생을 더 하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올랐는데 실제로는 능선오솔길도 나오고 경사도 가파르지 않아 훨씬 수월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앉아서 쉬고 있는데 따따닥 나무 쪼는 소리가 들려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니 딱따구리가 우리 바로 앞에 있는 나무에서 벌레를 쪼아 먹겠다고 열심히 고개를 흔들고 있다.

 

잠시 쉬었다 올라가니 어느틈에 구름이 다가와 온 산을 뒤덮으며 산행에 지친 피로와 더위를 덮어준다.

 

법룡사에서 400m 올라오니 조망이 좋은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과히 천하일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노송과 산중을 에워싼 구름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나 이 멋드러진 광경을 요렇게 밖에 담을 줄 모르니, 무딘 사진 솜씨를 탓 할 수 밖에...

 

삽시간에 구름이 떼거리로 몰려와 전방 조망을 다 가리나, 이 또한 이렇게 높은 산중이 아니면 감히 바라볼 수 없는 장관이 아니던가.

 

바위채송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보현산을 오르는 길은 야생화 천국이다. 지금까지는 개망초, 원추리, 하늘말나리, 바위채송화, 기린초 등의 야생화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제는 하늘말나리가 자주 눈에 띄고 때로는 군락지가 나타나기도 한다.

 

기린초, 바위채송화가 군락을 이루고 주변을 온통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여기서부터 보현지맥으로 들어선다. 지금까지 부약산을 올랐으며 이 길을 따라 보현산으로 간다.

 

철제 펜스가 설치된 곳을 따라 400m 가면 시루봉이 나온다. 펜스 안은 온갖 산야초로 가득차 있다. 이름도 모르면서 펜스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이 절로 난다. 

 

야생화 사진은 모두 '야생화공부방'에 탑재했고, 이번에는 등산방에도 요만큼만 선보인다. 

보라색은 꿀풀이고, 꽃대 물고 꽃봉우리를 내민 놈은 하늘말나리며 오른쪽 노란색 꽃은 기린초라고 하는 놈이다. 

 

아는만큼 보이니 내 어두운 두 눈으로는 애들 이름을 다 불러줄 수 없다. 아쉽지만 천천히 알아가는 중이니 욕심부리지 않고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똑딱이로 똑딱거려본다.

 

여기가 낙동정맥 등줄기인 보현산 시루봉이다. 5Km를 오르는데 장장 3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바람과 구름과 야생화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왔나보다.

 

보현산 시루봉은 정상이 아니고 천문대의 망원경동에 있는 보현산 정상석은 따로 있다. 뭐 여기가 거기나... 별반 차이 없다.

 

화북면 시루봉에 있는 삼각점. 79년 8월에 재설되었고 등급 표시는 없네요.

 

시루봉에 있는 등산안내판

 

이번 보현산 산행은 야생화를 염두에 왔으니 절골로 하산하여 더 많은 야생초와 희귀식물을 보고 갔어야 하는데 들머리와 너무 멀어지는 것 같아 '가-22번 구조 표식'에서 우측으로 전환했더니 야생화도 별로 구경 못하고 등산로가 깊은 숲에 묻혀 길 찾아가느라 애만 먹었다.

 

시루봉에서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300m만 가면 보현산 천문대가 나온다. 올라오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하여 전시관과 보현산 정상석도 찾지 않고, 그저 야생화 향기따라 발길이 절로 움직인다. 

 

시간관계상 보현산 천문대는 기념 사진만 남긴다. 

 

전시관에 들어가지 않고 천수누림길 데크로드로 간다.

 

 

차량으로 천문대 정상 주차장까지 올 수 있다. 시간이 없고, 산행에 무리가 가는 사람은 여기까지 차량으로 이동하여 온갖 야생화를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어떤 곳에 승용차를 이용하여 산 정상을 갈 수 있는 곳이 있단 말인가? 도로 포장이 아주 깨끗하게 잘 되어있다.

 

1.8m 망원경동 앞에 보현산 정상석이 있다.

 

 

과연 보현산은 천상의 숲이라 할만하다. 무지한 사람의 눈에도 이렇듯 만찬이 펼쳐진 듯한데 마음먹고 출사를 한 사람들은 과연 그 심정이 어떠할지...

 

이 길은 해발 1,000m 고지를 잇는 천문대 주차장에서 시루봉까지 1Km 거리를 잇는 산책로다. 데크로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천수누림길이라 지칭한다. 로드 양쪽 가장자리 길에는 온갖 야생화 군락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과연 천상의 길이라 해도 부끄럽지 않다.

 

구름이 잠시도 그냥 있지를 않는다. 금방 걷히더니 또 어느틈에 나타나 시야를 가린다.

 

천수누림길데크로드 구간이다. 길이는 1km. 주변엔 야생식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여기가 1,000m 고지에 있는 데크로드 구간이다.

 

미역줄나무 군락

이토록 많은 미역줄나무 군락을 본적이 있던가? 등산방에 사진량이 많아 야생화는 야생화공부방 코너에 탑재해서 여기서는 소개를 일일이 할 수 없다.

 

천문대 주차장에서 데크로드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정자가 있다. 시루봉 표지석 아래에 있는 정자다.

 

시루봉 아래에 있으며 운무에 휩싸여 있다. 위층에서 준비해간 김밥과 간이 음식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잠시 주변 자연 경관에 취하며 휴식을 한다. 

 

정자 앞에 있는 데크로드 안내판

 

여기서 정각리(절골) 방향으로 가면 더 많은 야생화와 희귀식물을 볼 수 있다는데 아쉽게도 그럴 여유가 없다. 절골 방향으로 가다가 우리는 '가-22번 표시점'에서 우회하여 내려간다. 이 길이 초행인 사람들에게는 권하지 않는 코스다. 아예 절골방향이면 모르나 우리처럼 우회해서 가고자 한다면 아예 법룡사 방향으로 왔던 길 되돌아 가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절골방향으로 가더라도 들머리 주차장까지가 문제가 되니 아예 왔던 길로 되돌아 감이 어떠실지... 어디까지나 우리가 보는 관점에서 피력하니 참고하시고, 꼼꼼하게 체크하고 가면 그리 못 갈길은 아닌듯...

 

시루봉 아래에 있는 정자에서 절골 방향으로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방향으로 '가-22번 구조 표식' 지점으로 향한다

 

절골 방향으로 향하는 길은 숲이 우거져 길을 헤치며 가야한다. 군락을 이루고 있는 큰까치수염이 가는 길을 막을 정도로 우거져 있다.  

 

이렇게 많은 큰까치수염 군락을 본 적이 없다.

 

드디어 20분에 걸려 '가-22번 구조' 표식 지점에 도착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조록싸리, 큰까치수염, 미역줄나무 군락과 함께 탐사하니 기분이 더 없이 좋았다.

 

'가-22번 구조' 표식 지점의 시그널이 있는 우측 방향으로 길을 전환한다. 곧 바로 가면 정곡리(절골) 방향으로 간다. 

 

끊어지고 없는 길 겨우 찾아 내려오니 표식이라고 인증할 만한 곳이 누군가 쌓아 놓은 미니 돌탑이 나온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제대로 내려온 것 같았다. 

 

이제 더 이상 길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어 하산하면서 보이는 전원주택을 겨냥하여 내려 간다.

 

우여곡절 끝에 '가-22 구조 표식' 지점에서 1시간 정도 헤메다 전원 주택이 있는 곳으로 무사히 빠져 나온다.

 

구름에 뒤 덮힌 저 산마루를 넘어왔다

 

전원주택에서 임도로 나오니 '배나무정길'이라는 팻말이 나온다. 산 속을 헤쳐 나온 지점이다.

 

배나무정길에서 35번 국도변으로 나오는 길. 복숭아 과수원

 

살구나무 과수원

 

사과나무 과수원

 

35번 국도로 쭉 따라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