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의 제주 여행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은 제주 이야기-
■ 언제 : 2016. 1. 10. ~ 1. 15.(5박 6일), 1월 10일 저녁에 출발, 1월 15일 아침 비행기로 도착, 실제 여행 기간은 4일
■ 어디로 : 제주로
■ 누구랑 : 아내랑 딸내미랑
■ 숙식은 :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조카네 집에서
■ 이동수단은 : 조카 차량으로
제주 여행 둘째 날 : 우도 - 섭지코지 - 세화해안도로
1. 우도 우도봉 일대
흔적
둘째 날, 제주 여행의 첫 코스는 우도로 정했다.
우도와 마라도는 경비가 다소 소요되는 곳이기도 하며 딸내미 혼자 여행하기에는 애로가 있을 것 같아
엄마·아빠가 있을 때 함께 하는 것이 딸아이를 위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았다.
우도를 가기 위해 성산포종합여객터미널로 바로 갔다.
우도로 가는 배편은 30분 간격으로 운항하고 있었으며,
성산포항에서 뱃길로 약 15분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난, 우도도 연맹 아이들을 인솔하여 다녀간 적이 있었다. 물론 내일 다녀갈 마라도도 마찬가지다.
우도와 마라도는 딸아이와 아내가 처음 가는 곳이기에 빼 먹을 수가 없다.
물론 나도 다녀 갔다고는 하지만, 역시 그리 여물게 본 것 같지는 않다.
우도는 제주도 동쪽 끝에 있는 섬속의 섬이며, 성산포에서 북동쪽으로 3.8km 떨어져 있는 제주와 비교적 가까운 섬이다.
소가 누워 있거나 머리를 내민 모양과 같다고 해서 '우도'란 이름이 붙었다.
섬의 길이는 3.8km이고 둘레는 17km이며, 면적은 605ha 정도이다.
이런 우도에 우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약 150년 전인 조선 숙종 23년(1679)에 국유목장이 설치된 뒤부터였다.
당시 국마(國馬)를 관리하고 사육하기 위해 육지사람들의 왕래가 시작되었고,
이후 헌종 10년(1844)에 김석린 진사일행이 입도(入島)하여 정착했다고 한다.
현재 우도는 주민들이 주로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관광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완만한 경사로 이어진 토양과 풍부한 어장 그리고 우도팔경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관광지이다.
게다가 제주 해녀와 돌담길, 돌무덤 등 제주도만의 독특한 전통문화와 자연환경을 체험할 수 있어
제주속의 또 다른 축소판인 섬속의 제주를 구경하는 듯 하다.
우도를 여행하자면 먼저 이동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
우도 관광에 시간 여유가 넉넉하다면 걷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 크지 않은 섬이기에 하루를 묵고 갈 수 있다면 걷는 것이 최고 좋은 여행 방법이다.
그러나 시간에 구애를 받는다면 마냥 걸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때는 마땅한 이동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마침, 우도에 내리면 선착장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 이동수단을 대여하는 곳이 많아
무엇을 타고 이동을 할 것인가를 바로 결정할 수 있다.
스쿠터, 자전거, 전기자전거, 전기자동차, ATV, 오토바이, 사륜바이크 그리고 우도관광버스가 있다.
그 중 우리는 이동 수단으로 관광버스를 택했다.
인당 5,000원이었으나 우도를 관광하기에는 비교적 수월할 것 같았다.
어차피 우도를 모두 다 돌아보기에는 시간상 역부족이고
버스를 이용해도 우도의 유명한 곳은 모두 실어 주니 그리 불만족스러운 요소는 없어 보였다.
그리고 버스를 이용하는 데 가장 편리했던 점은 여러 대의 버스가 수시로 구간별로 들락거리니
버스 표 한 번만 끊으면 본인이 편리한 시간대에 다른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다른 버스편을 활용할 수 있으니 여행 시간에 쫓김이 없어 더 없이 편리하였다.
우도를 탐방하자면 먼저 해발 132m 높이에 있는 우도봉을 오르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항구에서 우리를 실은 버스는 가장 먼저 동안경굴이 있는 검멀레해변으로 갔다.
바로 우도봉으로 올라가는 길목이다.
우리는 가장 먼저 우도봉을 올랐다. 나지막한 봉우리에 등대가 있는 곳을 찾아 간 것이다.
때에 맞지 않게 보라색꽃이 한창인 엉겅퀴가 보이고 팔손이와 보리밥나무가 열매를 맺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능선에 올라서니 그야말로 주변 풍경이 점입가경이다.
검멀레해변을 끼고 도는 어촌마을이 압권이고,
쪽파 등을 일구는 밭과 어우러진 마을, 파란 바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뭉게 구름이 환상적으로 다가온다.
어디로 고개를 돌리나 눈에 보이는 족족 환상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바람이 엄청 심한데도 하늘은 더 없이 맑고 푸르다.
우도봉에 올라 선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기에 바람이 분다고 웅크리고 있을 여유가 없다.
그냥 바람과 맞짱을 떠면서 과감하게 다닌다.
제주 최초의 등대인 우도등간(구등탑)과 신등탑 사이에 설문대할망이 백록담을 의미하는
소망항아리를 안고 서 있는 동상이 있다.
그 소망항아리에 동전을 던져 넣으면 설문대할망이 행복을 나누어 준다고 한다.
설문대할망은 제주를 만든 창조의 여신이며, 제주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오백명의 아들을 낳은 건강과 다산을 상징하기도 한다.
신등탑에 들러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와 전시 사진을 관람하고
우도봉 너머 등대미니어처 공원이 있는 곳과 우도등대해양문화공간 안내센터가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버스를 탈려면 다시 우도봉으로 올라와 검멀레해변으로 왔던 길로 가야한다.
내려가지 않으려다 딸아이가 내려가는 바람에 겉따라 갔다.
약간 망설이긴 했지만, 막상 내려가서 봤더니 가지 않았더라면 크게 후회할 뻔 했다.
성산일출봉이 바로 코 앞에 그 형체가 드러나고, 해식 절벽이 멋들어지게 뻗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광활한 초원이 파란 바닷빛과 어울려 환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그저 감탄의 연발이다.
그리고 잿빛으로 변한 풀밭에는 때 아닌 갯쑥부쟁이가 바람에 보랏빛을 살랑거리며
탐방에 지친 나그네의 발걸음을 위로한다. 노랗게 핀 딱지꽃도 보인다.
제주에 와 계절을 망각하는 야생화와 나무에 핀 꽃들을 심심찮게 여럿본다.
등대너머 광활한 초지에서 바라보는 일출봉의 모습이 가관이다.
아쉽지만, 일출봉을 뒤로하고 다시 우도봉으로 올라 검멀레해변으로 되돌아 간다.
검멀레해변으로 내려가니 제일 먼저 횟감을 파는 곳이 눈에 띈다.
가족이 아닌 친구들과 갔다면, 여행은 고사하고 당장 자리깔고 앉았을 거다.
소주 한 잔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유혹을 뿌리치고 동안경굴로 갔다.
동안경굴은 콧구멍 동굴이라 불리기도 하는 데, 굴속의 굴로 이중동굴로 이루어져 있다.
썰물이 되어야 비로소 입구를 찾을 수 있으며, '동쪽 언덕의 고래가 살만한 굴'이라는 의미를 띄고 있다.
동안경굴로 가면서 때깔 좋은 왕갯쑥부쟁이도 만난다.
시커먼 굴속을 들여다보며 사진을 찍자니 사진이 별로 살지 않는다.
시커먼 해안절벽에 파란 이끼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퇴적 지층이 뚜렷하게 줄을 긋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대여섯방을 찍었는 데도 건진 사진이 없다.
할 수 없이 기다리는 가족들을 위해 빠르게 해안 위로 올라갔다.
우도봉과 검멀레해변을 다녔을 뿐인 데 점심 때를 훨씬 넘겼다.
해변가엔 소문난 식당이 많이 있었다.
우린 짜장면을 먹으러갔다.
빅마마가 다녀간 음식점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무지하게 많았다.
거기서 우린 짜장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비양도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2. 우도 속의 또 다른 섬 비양도
흔적
우도 속의 또 다른 섬 비양도는 제주도를 음양에 맞춰 볼 때 동·서로 양쪽 날개가 있는 섬으로 생각하였다.
동쪽 날개는 우도면에 있는 비양도를 서쪽 날개는 제주도 한림읍 비양도를 그리 불렀다.
그러니까 동비양도와 서비양도로 나누어 불렀던 것이다.
동비양도에서 해가 떠 서비양도로 해가 너머 가는 균형을 이루었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다.
누구보다 음양의 이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민족성이 고스란히 엿보이는 부분이다.
지금은 120m 정도의 현무암으로 이어진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우측에 비양동 돈짓당이 나온다.
돈짓당이 뭔지는 생긴 형상을 보아 감이 왔다.
마을 주민의 삶과 죽음, 액운을 막기 위해 제사를 지내는 곳이며, 신이 거처하는 장소를 말한다.
우도 속의 비양도를 거닐자니 멀리 방금 다녀온 우도봉이 보인다.
점점 한 걸음씩 멀어지는 모양이다.
비양도 올레길을 따라 안비양해녀의집을 거쳐 등대쪽으로 먼저 갔다.
바닷가에 널부진 돌이 한결같이 까만색 일색이다.
화산섬이다보니 당연하리라만은 온통 까망 속에 하얀갈매기가 노니는 모습이 더욱 돋보인다.
딸아이가 정겹게 다가가니 푸드득거리며 날더니 멀리 가지 않고 한 발짝 물러서기만 한다.
한적한 등대의 바다는 사람의 기분을 차분하게 만든다.
찬바람이 너무 세 차분함을 달래며 봉수대로 갔다.
군사시설로 사용된 봉수대에 멋적게 올랐다가 사방을 둘러본다.
한 발짝 밖에 안되는 망루도 높다고 비양도가 한 눈에 들어오며 우도가 제대로 관망된다.
3. 우도 서빈백사
흔적
우도 팔경 중의 백미라 일컫는 '서빈백사'를 좀 소홀히 했던 것 같다.
난, 다행히 처음 왔을 때 산호해수욕장인 서빈백사만은 넉넉히 걸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서빈백사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여기가 동양에서 단 한곳 밖에 없다는 유일한 산호관광지를
딸아이와 아내한테 소상하게 안내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딸아이는 여기저기 다니며 여물게 보고 사진 촬영도 하면서 건진 게 있는 것 같아 보였지만,
아내는 크게 본 것 같지가 않았다.
지금쯤 여행 피로감이 몰려 올 때라 다소 소홀할 수 있던 시기였으나
알뜰하게 챙겨주질 못해 다소 아쉬운 감이 든 순간이다.
서빈백사는 산호가 풍화되어 만든 하얀 모래밭으로
눈이 부시도록 하얗다 못해 푸른 바다와 어울려 푸른 빛으로 물든 절경을 자아내기도 한다.
때마침, 땅콩을 수확하고 난 부유물을 먹기 위해 까마귀가 떼로 몰려 장관을 이루기도 하였다.
그 수가 무려 삼천여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서빈백사에서 천진항까지는 금방이다.
이로서 우리는 오늘 첫 코스인 우도 탐방을 마치고 돌아간다.
이제 섭지코지로 가야하는 데 우도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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