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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안동 천지갑산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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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한번 거창한 안동 길안면의 천지갑산

 

 

 

■ 언제 : 2013. 7. 6.(토)

■ 어디로 : 천지갑산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 누구랑 : 서부장과 함께

■ 산행 코스 : 송사리 천지갑산 주차장 -  2봉 - 4봉(천지갑산 정상) - 6봉 - 모전석탑 - 송사리 천지갑산 주차장

 

 

■ 개요

 

천지갑산의 지명의 유래

옛날에는 이 산을 관악봉 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송제마을에서 보면 흡사 옛날 선비들이 평상시에 머리에 쓰던 정자관(程子冠) 처럼 가운데 봉우리가 높고 양쪽 봉우리가 낮게 솟아있어 붙여진 이름인 듯 하며 약 60여 년 전에 송사 간이학교의 교사인 "김두원"이라는 선생이 산세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보고 제2금강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더 좋은 이름을 짓자고 마을 어른들과 상의하여 "천지갑산"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천지갑산의 "갑(甲)은 육갑 중에 첫째를 이르는 말로, 기암절벽과 깨끗한 계곡물이 조화를 이루는 산세가 천지의 으뜸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자연 환경

천지갑산의 높이는 462m 이며 연점산(鉛店山)의 枝峯으로 100 년을 넘는 노송이 울창한 기암 7 봉과 산허리를 감으며 태극 모양으로 흘러가는 吉安川이 어찌 보면 우리나라 한반도 모형과도 비슷한 모형을하고 있으며 가마바위, 초롱바위, 장수바위, 학소대 등이 있어 경관이 더욱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또 이 산에는 신라시대에 갑사라는 큰 절이 있었는데 절에 빈대가 많아서 승려가 빈대를 잡으려고 불을 놓다가 절이 다 타 버리자 승려 한명은 인근 용담사로 가고 다른 한명은 불국사로 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항간에는 빈대 잡으려다 삼간 절 다 태운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하였다.

<펌> (자료 ; 디지탈 안동 문화대전 참조)

 

 

■ 천지갑산 산행 개략도

 

'등산로 입구' 표시 지점은 길안면 송사리에 있는 천지갑산 주차장 입니다. 여기를 기점으로 출발합니다.

산행개략도<펌>    경상남도가 아니고 경상북도네요.

 

◆ 주의 : 송사교 건너면 천지주차장이고 천지주차장은 바로 산행 기점이다. 다리 건너 있는 입간판의 방향 표시가 잘못되어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우측이 아니고 다리 건너 직진 200m 전방 팔각정이 나오는 곳이 들머리다. 관할청에 수정할 것을 요구했으니 조만간 바르게 표기되리라 생각됨. 

 

 흔적

 

산행지 검색 중 우연히 안동시 길안면에 천지갑산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산 이름이 꽤 걸쭉한 데다, 내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단번에 호감이 갔다. 그래서 진작 언제든 길만 나서면 갈 수 있게 천지갑산의 산행 정보를 미리 꼼꼼하게 탐색을 해 두고 있던 터다. 마침 어젯밤 모임에 서부장이 왔길래 함께 가자고 권했더니 흔쾌히 응한다. 약주가 과하긴 했지만, 천지갑산이 어떤 곳인지 이번 기회에 가봐야 겠다.


역시 어젯밤 과음을 한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니 두 눈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부시시한 두 눈을 부비며 억지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니 시계는 벌써 9시를 넘기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스마트폰을 보니 서부장한텐 벌써 전화가 몇 통 와 있었다. 내가 늦장을 부려 오늘 갈 수 있겠나 싶어 부랴부랴 전화를 했더니 이 친구 앞뒤 돌아보지 않고 가자고 밀어부친다. 11시까지 집 앞으로 온다고 하니 빨리 아침 먹고 갈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

 

천지갑산은 안동 길안면에 있어 내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여겼는데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시간이 이렇게 많이 걸릴 줄 알았다면 늦은 시간이라 아예 출발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청송쪽으로 방향을 잘못 틀었다가 다시 차를 돌려 송사리에 있는 천지갑산 주차장에 당도하게 되니 시간은 예상보다 더욱 많이 걸렸다. 설상가상이라더니 송사교 다리를 건너 천지갑산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선간판에는 산행 들머리를 가르치는 표식이 잘못되어 불필요한 혼란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했다. 직진 방향으로 200m 지점에 산행 들머리가 있는 곳을 콘크리트로 단단하게 박아 놓은 철제 표지판이 아주 당당하게 우측 방향을 요구한다. 그 덕분에 가뜩이나 늦은 시간이 더 지체되었다. 어찌되었든 천지갑산을 한 바퀴 휘둘러 내려올 수는 있었으나 아무래도 입구에 있는 잘못 표기된 선간판을 그냥 두어서는 안될 것 같아 관할청에 전화를 걸어 겸손하게 시정해 주었으면 하고 민원을 넣었다. 빠르게 조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지갑산은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에 있는 해발 462m의 나지막한 산이라 고산준령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천지갑산은 산세에 비해 절대로 호락호락하게 볼 산이 아니며, 이 산이 가지고 있는 주변 풍경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울창한 숲은 오히려 여느 산에서 볼 수 없는 천지갑산만의 심오함이 깃들어 있는 산이다. 주마간산격이 아닌 천지갑산을 직접 오르내려 본 사람만이 그 진면목을 알 수 있으니 오늘 우리처럼 발품을 판 사람만이 그 특권을 누릴 수 있음은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천지갑산은 비록 규모와 산세가 작아보이지만, 산행 거리에 비해 산행 시간이 일반적인 산길의 2배 이상 걸리는 꽤나 험준한 산이다. 비록 산은 낮고 산행 경로도 짧지만 오르내리는 등로는 매우 거칠고 험한 편이라 결코 쉽고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다.


천지갑산의 가장 좋은 조망처는 기암 3봉과, 4봉 정상에서 모전석탑을 내려가는 곳에 있는 전망 좋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이다. 주변 지형을 감싸고 굽이쳐 흐르는 길안천의 모습은 태극 문양을 그린 것과 흡사하고, 인접한 또 다른 곳은 한반도 지형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암은 7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7봉을 모두 보여 주지는 않았다. 표식이 있는 봉우리만 보고 몇 개의 봉우리는 표지판을 놓쳤는지 보지 못했다. 그리고 기암이라고 하나 등로에서 보면 기암 위에 서 있어 실상은 보이지 않으니 그 멋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기암의 형상을 제대로 보자면 길안천 밖에서 바라봐야 그 멋을 느낄 수 있나보다. 

 

천지갑산이 보여준 또 다른 모습은 작은 규모에 비해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아직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아 인적이 뜸하였기에 생태 보존이 가능했고 아직까지 잡목이 무성한 원시 수풀림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리라 여겨진다. 흔히 사람의 발걸음이 뜸한, 습하고 깊은 산에 들어가면 이끼가 무성하고 관중과 같은 고사리류나 부처손과 구실사리가 온통 기암괴석을 뒤덮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심산유곡은 아니지만 천지갑산도 그런 곳보다 분위기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어떤 곳은 사람이 접근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험한 숲으로 우거졌으며 덤불이 사람의 발길을 차단하고 있을 정도다.


안동의 깊숙한 곳 길안면 송사리에 있는 천지갑산은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고 있는 산이다. 그 중 으뜸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과 태극천의 형상이며 그 모습은 가히 천지갑산이 보여 주는 최고의 백미랄 수 있다. 특히 정상에서 모전석탑으로 내려와 길안천을 따라 흐르는 물길과 함께 걷노라면 산행의 운치는 그야말로 극에 다다른다. 깎아지른 단애 아래 유유히 흐르는 길안천은 관성에 의해 무심코 진행되는 나그네의 발길을 강제로 제어하기도 한다. 아쉽지만 이 길이 길지 않기에 금방 스쳐 지나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단애와 길안천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이 길은 그런 느낌을 강하게 주는 길이며 무심코 움직이는 나그네의 발걸음을 묶어 두는 길이다.

 

단애 아래 길안천을 따라 내려와 들머리에서 왔던 길을 뒤돌아보면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서 바라본 깎아지른 절벽 아래 흐르는 길안천을 보는 것과는 많이 달라 보일 것이다. 왜냐하면 천지갑산의 속살을 헤집고 다니면서 느낀 감정과 속을 들여다보지 않고 겉모양만 보는 것과는 느낌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천지갑산 속을 들어갔다가 돌아 나와서 외형을 보면 길안천을 막고 선 기골이 장대한 단애와 기품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따라 단애의 깊은 곳과 어울린 길안천에 불어난 거센 물결은  유달리 막힘없고 거침없이 흘러간다. 그 모양을 보고 있자니 세월 또한 물 흐르듯 빠르게 흘러가고, 물 흐르듯 흐르는 세월은 내 육중한 몸뚱아리를 싣고 길안천의 구비진 물결과 함께 따라간다. 


어젯밤 모임의 후유증으로 오늘 산행은 실행이 어려울 뻔 했다. 서부장과 함께하기로 전날 약속했기에 실행이 가능했다. 오늘 집에서 쉬고 있었더라면 아마 내일은 아내와 갓바위를 갔을 것이다. 서부장과 함께한 세월이 어언 25년 세월이 넘었건만 그동안 산행을 함께한 경험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아마 오늘 처음 함께 산행을 한 모양이다. 산에 정을 붙이다보니 이제 휴일이면 술집보다는 산에서 친구를 만난다. 가리늦게 나이 들어 산에서 친구와 함께하다니 내가 변해도 한참 변했고 나이를 먹어도 제대로 먹고 있는 모양이다. 늦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산을 찾아다니며 산과 친한 친구가 되어야겠다. 앞으로는 사람을 산으로 불러 모아야겠다.

 

 

 

 

 

천지갑산 사진 기행

 

 

 천지갑산 주차장. 공원처럼 아늑하게 조성되어 있다. 왼쪽 다리 이름이 송사교이며 다리 끝에 있는 입간판에 들머리 방향이 우측으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차는 여기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다리 건너 직진 방향으로 200m 가면 팔각정이 있는 들머리가 나온다. 우리는 우측으로 표기된 방향으로 두번 설왕설래하다가 제 방향을 찾았다. 천지갑산을 찾는 산객을 위하여 잘못 표시된 표지판의 시정을 관할청에 요구했다.

 

잘못 표기된 방향으로 가다가 석잠풀 군락을 만났다. 여기 외에는 석잠풀을 보지 못했으니 한번 쯤 잘못 갈만도 하다. 이 길은 잡풀이 우거지고 산길도 험해 등로가 눈에 띄지 않는다. 주차장 잔디밭에서 야유회를 즐기는 사람들 말로는 등산객이 이쪽으로 가더란다. 그래서 더욱 헷갈렸다. 

 

송사교 다리 건너 똑바로 200m 가면 들머리가 있는 팔각정이 나온다. 이 길이 메인코스다.

 

팔각정을 우측에 두고 산길 찾아 간다.

 

들머리 어귀에 천지갑산 등산로와 개요가 적힌 안내판이 있다.

 

들머리 초입에 정상가는 이정표가 있다. 불과 1.1Km 거리를 55분 소요된다고 표시해 놓은 것으로 미루어 아마 올라가는 길이 무척 험하리라 미리 예상한다.

 

나리는 여름을 대표하는 식물이다. 하늘말나리가 어제 내린 비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다.

 

10분 쯤 올라가니 급경사코스와 완경사코스를 나타내는 표지판이 서 있다. 늦은 시간에 출발하였지만 우리는 지레 겁을 먹고 완경사코스로 방향을 잡는다. 올라가면서 완경사코스를 잘 선택한 것 같았다. 완경사코스도 더러 순탄한 길이 나타나 그렇지 결코 완경사만은 아니었다.

 

산행하면서 달팽이를 본 적이 있었던가? 아마 처음 만나 보는 것 같다.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달팽이 요리가 생각 나는구만. 이 놈도 비쌀려나...

 

잠깐 올라오니 제1봉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그리 봉우리 같이 보이질 않는다. 아마 낙엽이 모두 져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겨울에 길안천 건너서 보면 1봉과 7봉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으려나...

 

솔숲 오솔길로 들어서니 솔숲향이 진하게 풍겨온다. 완경사코스는 이런 길이 더러 나와 발걸음을 조금 가볍게 해 준다. 그러나 이 코스도 대부분 오르막 경사가 급한 길이다. 짧지만 쉽게 길을 내어 주지 않는다.

 

제3봉이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한반도 비스무리하게 보이는 지형과 나지막한 산을 감싸고 태극모양으로 흐르는 태극천(길안천)의 모양이 천지갑산이 주는 풍광 중 단연 으뜸이다.

 

한 낮이지만 박무가 껴 사진이 흐리다. 이런 사진 잘 찍어 놓으면 완전 작품일텐데 카메라도 솜씨도 아쉽다. 

 

위 사진의 조망은 3봉이 있는 전망대에서 찍었다. 딱히 전망대라고 표시되어 있지도 않다. 3봉에서 한반도 지형과 길안천의 태극모양을 제일 잘 살펴볼 수 있으니 이 장면을 놓치지 않기 바랍니다. 표지판만 보고 가면 그냥 스쳐지나 갈 수 있으니 3봉 표지판이 나오면 바로 뒤편에 좋은 조망터가 있습니다. 거기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4봉(정상). 공터가 적당히 조성되어 있다. 쉬어가며 찍어가며 50분 정도 걸렸다. 준족은 20~30분 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완만한코스로 정상까지 오면 오르막길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모전석탑으로 해서 하산하는 길은 올라오는 길보다 더 험하니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정상이래야 해발 462m에 불과하지만 그리 쉽게 길을 내어 주지는 않는다.

 

천지간에 으뜸인 갑이라 하여 천지갑산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그 참 이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으뜸일세 그려.

 

 정상석. 정상에 설치되어 있는 긴 의자에 앉아 서부장과 준비해온 늦은 점심을 먹는다. 특별한 먹거리는 없지만, 아내가 챙겨주어 그런지 꿀맛이다.

 

천지갑산을 등반하려면 정상에 올라 연점산까지 가는 길을 택하는 것이 그나마 산행한 것 같을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천지갑산만 휑하니 돌고 가니 구경거리는 좋았지만 산행은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시간도 늦었지만 연점산으로 넘어 가버리면 차량회수도 많이 불편하겠지.

 

모전석탑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하고 험하다. 더구나 어제 비가 많이 내린 후라 내리막길은 미끄럽고 매우 조심스럽다.

 

봉우리마다 표지판이 있어 봉우리인가 보다 한다. 길이 있는 쪽에서는 봉우리의 형상이 안보인다.

 

봉우리 주변은 오래 묵은 노송이 많다. 고사리가 희한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바위채송화가 바위의 상단을 완전 점령한 채 자라고 있다. 얼마나 노랗게 꽃이 피어 익었는지 가는 발길이 절로 멈추어 진다. 

 

줌으로 당기고 덜이대고 하면서 다시 찍어 본다.

 

이쪽 방향이 길안천이 흐르는 방향이라 그런지 올라오는 방향보다 더 습한 모양이다. 부처손과 부처손과에 속한 여러해살 풀인 구실사리가 많이 보인다. 

 

기암에 뿌리 내린 노송이 천지갑산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너덜길에 물기가 많아 미끄럽고 발디디기가 쉽지 않다. 정상에서 모전석탑까지 600m 거리를 45분 걸린다고 표기하여 놓았으니 길이 얼마나 험한지 짐작되리라 생각한다. 더구나 어제 내린 비로 길이 상당히 미끄럽다.

 

이끼인줄 알았던 구실사리가 주변 바위를 모두 뒤덮고 있다. 민간에서 항암제로 많이 사용한단다. 

 

고사목과 굽이굽이 휘감고 돌아가는 길안천의 풍경. 모전석탑으로 내려가다 만나는 이 지점이 두번째 좋은 전망대 구실을 한다. 뷰포인트로 놓쳐서는 안될 지점이다. 

 

 

산딸기가 빨갛게 잘 익었다. 먹음직스러웠지만 따먹지는 않았다.

 

어제 내린 비로 등로가 많이 훼손되었다. 길이 이러니 내려오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모전석탑이 있는 곳은 개망초와 각종 잡풀로 우거져 있다. 이름없는 풀이 없겠지만 아직 그 이름을 모두 부르기에는 들풀에 대한 지식이 얕다. 언젠가 빠짐없이 이름을 불러 줄 날이 오겠지.

 

모전석탑에서 우리는 송사리주차장으로 간다. 차가 거기 있으니...

 

천년 세월을 외롭게 하늘을 떠 받치고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하는 길안면 대사리에 있는 모전석탑

 

 

 

그냥 잡석도 마구잡이로 올려 놓았다.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70호에 해당되는 귀중한 유물인데 어떻게 관리를 체계적으로 잘 했으면 좋겠다. 이 상태로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애착과 관리가 너무 한심스럽게 보인다.

 

이쪽은 부처손 천지다. 모전석탑 상부에도 예외는 없다. 

 

모전석탑 주변은 마치 정글을 방불케한다. 얼마나 수풀이 우거졌던지...

 

이 놈이 '가는장구채'라 하네요. 마치 별꽃처럼 하얗게 올망졸망 피어 군락을 이루고 있더만...

 

하산길은 계속 내리막길이 경사가 급하고 미끄럽다. 부주의 하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얼어 붙은 길안천과 단애가 어울린 모습은 겨울철에 보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깎아지른 듯 단애의 모습을 나뭇잎이 가리고 있으니 가린 모습이 모두 드러나면 그 또한 작품 이상의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 여겨진다. 

 

산수국 무리도 만난다.  앞으로 산에 다니면서 질리도록 보겠지만 요즘 피는 산수국이 싱그럽고 맑고 깨끗하다.

 

낙석도 보이고 골짜기는 올라가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음이 가장 큰 행운이다. 어제 밤 비로 급격히 늘어난 길안천의 수량이 조금씩 줄어 들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많은 양의물이 길안천을 따라 흐른다.

 

절벽에 붙어 자라고 있는 돌단풍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잎이 잘 보이지 않아 잡아 당겨 찍었더니 사진은 현실감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천에 불어난 물이 곧 집어 삼킬 듯 거세게 흐르고 있다.

 

바위채송화, 부처손, 구실사리 등 온갖 야생초가 가득 담겨있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며 느끼는 만족감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물이 많이 넘쳤다. 이 길이 뒤편 길안천을 따라 계속 놓여져 있다면 안동의 또 다른 명품 소리길이 하나 탄생할텐데... 

 

고삼.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흔히 도둑놈의 지팡이라고도 말한다. 연노란색꽃을 피우는 이 풀은 민간에서 오래 전부터 위장병, 신경통, 황달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오동나무. 능소화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키가 15m에 달하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소리를 흡수하는 성질이 좋고 나무의 문양이 곱고 가벼워 악기나 가구를 제작하는데 많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작년에 피고진 입 벌어진 쭉정이가 아직까지 많이 달려있다. 

 

길안천의 외로운 백로 한 마리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팔각정이 있는 날머리(들머리)로 슬금슬금 쉬어가면서 대략 3시간 정도 걸려 회귀했다. 대충 빠르게 다녀오려면 2시간이면 널널하다.

 

마지막으로 공원같은 주차장에서 산행들머리가 있는 팔각정 방향을 바라보며 서부장과 동행한 천지갑산의 소중한 인연을 간직한 산행기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