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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대둔산 산행기와 태고사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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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봉의 위용과(남쪽 완주) 온화한 시골 아낙 모습의

(북쪽 금산)두 얼굴을 가진 산, 대둔산!!!

 

 

■ 언제 : 2013. 6. 30.(월)

■ 어디로 : 대둔산(878.0m)

■ 위 치 : 전북 완주군, 충남 금산군, 논산시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611-4번지(케이블카 있는 곳, 왕복 8,500원-우리는 안탔음)

■ 문 의 : 대둔산도립공원 공원관리 (063) 263-9949

■ 내비게이션(전북 완주 케이블카매표소를 기점으로 할 경우) : (063) 263-9949 전화번호로 맞추고 갔음

■ 산행 코스 : 완주 케이블카 매표소(입장) - 동심정 휴게소 - 금강구름다리 - 삼선계단 - 마천대(정상) - 용문골 삼거리 - 칠성봉 전망대 - 동심정 휴게소 - 케이블카 매표소

 

 

 

 

 

<기암 마천대와 폭포가 어우러진 호남의 금강>


사이트 숲으로의 초대 ‘숲에 on' 참조


  대둔산은 전북 완주군 운주면과 충남 논산시 벌곡면, 금산군 진산면 사이에 위치한 산이다. 하나의 산을 두고 전북과 충남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 이 산은 최고봉인 마천대를 중심으로 기암괴석들이 제각기 위용을 자랑하며 늘어서 있고, 멀리서 바라보는 산세도 뛰어나 '호남의 금강'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남과 북으로 두 얼굴을 지닌 대둔산은 등산로 역시 양쪽 지형이 상반된다. 완주(남) 쪽은 기치창검을 든 암봉들이 석림을 이뤄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대둔산의 명물인 케이블카, 금강구름다리 등이 설치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을 유혹한다.


반면에 논산(북) 쪽은 협곡을 거느린 깊은 숲을 이뤄 완주 쪽보다 수량이 풍부하고 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군지골의 제1폭포와 화랑폭포, 금강폭포는 그 앞에서 단 10분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피서지로는 제일이다.


■ 상세정보

 큰 ‘두메의 산’을 뜻하는 대둔산은 전북과 충남 두 도에 걸쳐있는 도립공원이다. 특이하게도 대둔산은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주능선을 경계로 완주군 방향인 남쪽은 바위 얼굴이고, 북쪽은 순후한 시골 아낙네의 얼굴을 한 금산군과 논산시의 얼굴이다. 남면의 전북 지역은 가파른 비탈에 기암괴봉이 숲처럼 솟아 있어 아기자기하고 멋스러운데 비해 북면의 충남 지역은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장중해 보인다.


경관이 뛰어나서 소금강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늘어 선 암벽이 마치 한 폭의 병풍을 연상케 한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인 마천대를 기점으로 충남 논산시, 금산군 그리고 전북 완주군에 산자락을 펼치고 있다. 이 산은 임금바위, 장군봉, 동심바위, 신선바위 등 온통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에서도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높이 70m, 길이 50m, 폭 50cm인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구름다리는 대둔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흔적

 

 

대둔산 하면 15년이 훨씬 지난 그때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대둔산 한번 가보겠다고 후배 덕팔이, 초임 3년 차 이쁜이

미경이, 동현이랑 민박까지 하며 거창하게 들이댔다가 미수에 그친

1박 2일의 추억이 담긴 곳, 거기가 바로 대둔산이다. 

이쁜이들은 지금 그 당시 추억을 간직하고나 있을런지...

 

대둔산 산행이 미수에 그친 이유는 다름 아닌 그놈의 술 때문이었다.

산은 뒷전이고 전날 얼마나 퍼마셨던지 다음 날 산행은 도저히 감당이 불감당이었다.

산 좋고 물 좋고 바람 좋은 곳에 가 젊은 처자들과 어울려 술바람만 불러 일으켰으니

애시당초 산행은 글런거나 다름 없었다고 봐야한다.

(아니, 가만 생각해 보니 나혼자만 안 간 것 같다.

나를 제외한 3명은 정상까지는 다녀오지 않은 것 같고

어디 적당한 곳까지는 다녀온 것 같다. 아리송 하네~~~)

이 친구들, 이제 세상사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불혹을 넘어섰겠구먼.

하기야 내가 벌써 60을 바라보니 이들도 벌써 장성한 애들 둘은 둔 어미가 되었으리라.

돌이켜보니 세월이 참 유수와도 같다.

오늘 대둔산에 와 당시를 거슬러보니 어느틈에 세월이 15년이나 훌쩍 뛰어 넘어 있었다.

 

♣ 

 

대둔산 산행에 필요한 들머리는 여럿있지만, 크게 두 곳으로 압축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먼저 가장 선호하는 코스는 전북 전주의 완주군에 속해 있는 케이블카 매표소가 있는 곳이며,

그 다음으로 선호하는 코스는 충남 금산에 있는 수락리 매표소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완주 방향은 산세가 육중한 암릉 구간이고,

수락리 방향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형성된 경계가 분명한 두 얼굴을 하고 있었다.

까마득한 암릉을 먼저 보고자 한다면 전라도 완주로

어미의 품같이 부드러운 산길로 먼저 가고자 한다면 충남의 수락리로 가면 된다.

 

우리는 완주든 수락리든 어느 한 곳은 포기해야 한다.

그렇다면 수락리를 포기하고 두말할 나위없이 케이블카가 있는 완주 방향으로 가야한다.

자차를 이용했으니 산을 넘어 시·도 경계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련없이 전라도 완주 방향으로 핸들을 틀었다.

대둔산은 누가 뭐래도 현수교인 금강구름다리와 삼선철계단이 핵심이다.

대둔산을 찾는 거개의 사람들은 기암괴봉과 어우러진 금강구름다리와 삼선철계단을 보러 온다.

이 구간은 유명세가 대단한 만큼 사람도 많이 드나든다.

게다가 산행이 버겁거나 산행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정상인 마천대까지 보다 수월하게 갈 수 있어 여러가지 이점이 많다. 

그러니 두 개의 대표적인 코스 중 이 코스를 찾는 것은 당연하리라.

 

산에 다녀보면 알겠지만, 산행의 묘미는 누가 뭐래도 힘든 여정을 곰처럼 무디게 걷는 데 있다.

곰탱이처럼 미련하게 올라 깎아지른 절벽과 절벽을 연결한 금강구름다리를 걷노라면

아찔한 현기증과 함께 오줌이 저릴 정도의 두려움이 엄습해 오기도 한다. 

그뿐인가? 바라만 봐도 아찔하고 과연 올라 가기나 하려나 싶던 삼선철계단을 오르면

공포에 앞서 오감을 톻해 도달하는 짜릿한 전율과 묘한 희열감이 빛보다 더 빠르게 전해져 온다. 

 

대둔산이 주는 이런 분위기를 느끼려 아내랑 천천히 푸근한 마음으로 올랐다. 

햇볕이 몹시 뜨거운 날이었지만, 가는 길은 숲이 우거져 그늘이 드리워져 있고,

금강계곡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은

더워도 덥지 않고 힘이 들어도 힘이 드는지도 모르게 한다.

이렇듯 대둔산은 신묘함이 깃든 신비로운 산이다.

 

슬렁슬렁 올라간다. 꽃이 보이면 꽃도 찍고 나무가 보이면 나무도 찍으며 슬로우 모드로 간다.

가보면 알겠지만, 완주에서 오르는 대둔산은 꽃보다 나무보다

기암절벽이 더 기이하고 아름다운 산이다. 

그러니 꽃보다 나무보다 풍경을 더 많이 찍을 수밖에 없다.

내가 보는 대둔산은 적어도 그래 보였다.

 

매표소에서 정상인 마천대까지는 1.7Km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가볍게 여기다간 큰코다친다. 

정상까지 대부분 돌을 쌓아 엮어 놓은 바위길이며, 경사가 심한 된비알 구간이라

결코 쉽고 만만하게 여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산 저 산 다녀본 우리는 나름대로 경험이 생겨 웬만해서는 서두르지 않는다.

그저 우리 형편에 맞게 천천히 편안하게 다닌다.

그리 다니다보니 우리 부부는 웬만한 산은 다녀오고 난 이후에도

크게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니 우리 부부는 슬기롭게 산을 잘 다니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


대둔산 남쪽, 완주군 케이블카 구간은 기암괴봉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근육질의 강한 남성상을 표방한다면,

북쪽의 금산군 수락리에서 오르는 코스는 계곡과 폭포가 잘 어우러진

시골 아낙네의 순순하고 포근한 품을 연상시킨다고 한다.

금산쪽에서는 가보지 않았으니 마치 가본 것처럼 티낼 수 없지만,

사전 탐색을 해 보니 선답자의 후기나 인터넷 검색 내용이 대부분 그렇게 말하고 있다.

만약 대둔산을 찾는 기회가 또 한 번 주어진다면, 금산의 수락리에서 올라 가보고 싶다.

이 구간은 엄홍길 대장과 금산 지역의 산악 동호회 회원들이 함께하며 소개한 길이기도 하다.

 

 

마침내 금강구름다리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짜릿했던 삼선철계단을 올라

정상인 마천대에 당도하니 굽이굽이 산마루가 마치 파도처럼 밀려오며, 기염을 토한다.

마천대에 서서 산너머 산을 바라보자니 나도 모르게 물욕에 젖어 살았던

허황했던 삶의 일부가 어리석은 회한으로 다가온다.

아, 이래서 사람들은 산을 찾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슬며시 드는 순간이다.

산이 허영과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을 이렇게 말없이 깨우치며 가르치나 보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말없이 우뚝 솟아 있는 저 산이

나를, 아니 탐욕에 젖은 인간을 소리 없이 가르치는 묵언 스승 역할을 한다.

아무것도 종용하지 않은 채 그저 말없는 가르침을 준다.

오늘 대둔산 마천대에 올라 또 한 번 그 겸허함을 느끼고 배운다.


기왕지사 정상에 올랐는 길, 까짓거 금산 수락리로 하산을 해 버릴까라는 욕심이 생긴다. 

그런데 언제나 그랬듯 늘 그럴 때마다 이놈의 차량이 문제다. 이럴 땐 차가 애물단지다.

우린 이럴 때면 아쉬움에 항상 왔던 길로 회귀하지 않고 풍선형으로 돌아간다.

여기서도 그랬다. 왔던 길로 돌아가지 않고 용문골 삼거리와 칠성봉 전망대로

방향을 돌려 한 바퀴 돌아 회귀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용문골 삼거리에서 칠성봉 쪽으로 막상 돌아 내려가보니

길이 너덜너덜한 것이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나 혼자는 그리 문제가 될 일은 아니나 요즘 극도로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는

아내가 하산하기란 참으로 어렵고 난감한 길이다.

칠성봉 전망대를 지나 케이블카 타는 삼거리까지 가야 비로소 길이 나아지니

용문골 삼거리에서 짧지 않은 너덜길을 내려오는 동안 아내는 큰 고생을 했다.

아내의 원성을 들어가며 내려온 길은 대부분의 바위가

얼기설기 제멋대로 깔린 너덜길의 연속이다.

보호하면서 다녀도 모자랄판에 일부러 힘든 길을 골라 온 것 같아 아내한테 할 말이 없다.

쫑알대는 잔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이제와 어이하리. 되돌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난, 올라가면서 보지 못한 풍경을 내려오면서 볼 수 있게 되어 무지하게 좋았다.

왔던 길로 갔더라면 보지 못했을 칠성봉과 장군봉 곁을 지날 수가 있어 그저 좋기만 했다.

철딱서니 없어 보이겠지만, 풍경 좋은 그림 앞에 서니 애써 감정을 속일 수가 없다.

특히 칠성봉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기암괴봉은 올라갈 땐 앞 모습만 보여 주더니

이젠 뒷모습을 훤히 보여 주는데 가히 점입가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정도면 쫑알대는 아내의 푸념을 한 바가지 가득 받아도 괜찮을 성 싶다.


너덜길 급한 내리막길 다 내려오니 올라올 때 만난 삼거리 지점이 나온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길이 쉽다. 내려오는 데 대략 30분 정도의 길이 아내를 애 먹인 것이다.

무사히 하산을 완료하니 이제 대구까지 갈 길이 요원하다.

언제나 그랬듯 목적지를 향해 갈 때는 가는 즐거움이 있어 지루해도 지루한 줄 모르고 가지만,

돌아 갈 때는 가는 길이 더욱 멀어보이고 지쳐 힘이 든다.

그래서 그냥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언제 이 길을 다시 또 오겠나 하는 아쉬움이 커

정상 너머 금산 뒷자락에 있는 태고사로 핸들을 돌려 버렸다.  

핸들을 돌리고 나니 태고사는 대둔산이 있는 완주에서 멀지 않은 20여 분 거리에 있었다.


 

태고사는 과연 명산대찰에 버금갔다.

경내를 두리두리 살피다가 먼저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범종각으로 가니

연로 하신 스님 한 분이 홀로 계셨다.

스님께 어둔한 동작으로 합장을 하고 몇 마디 건넨 뒤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그런데 인연이라 해야 할지 ○○스님께서는 대구 대명 4동 태생이며,

나는 대명 3동 태생이다. 이렇게 먼 생면부지의 땅에서 이웃한 동네에 계셨던 분을 만나다니

참으로 인연의 골이 깊고도 깊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말씀 도중에 스님의 친동생 내외가

대구의 모 고교 교장과 모 중학교의 교장으로 재직하는데 혹시 아느냐고 물으셨다.

인연의 끈이 닿자니 그분들 또한 모를 리가 없다. 스님의 동생되시는 고교 교장쌤은

교무부장을 하던 시절 나랑 유럽연수를 함께한 국외연수 동기생이다.

어떻게 이런 우연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세상 참 좁기도 하다.

인연의 골이 대둔산의 깊은 계곡보다 더 깊고도 깊다.

동생분을 아는 척 했더니 스님도 반가우신지 우리를 요사채로 데려가

차도 내어 주시고 홍삼젤리도 건네주신다.

스님의 따뜻한 정이 참으로 살갑고 정겹다.


이제 그만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니

스님이 우리를 조망이 확 트인 범종각 옆으로 데리고 가 

저 멀리 보이는 서대산의 어떤 봉우리를 가리키며

저 봉우리가 태고사의 고사목이 있는 방향을 보고 참배를 하는

어떤 유래를 설명해 주셨는데 몇일 지나고 나니 그만 기억이 아리송하다.

괜히 스님께 미안해질려고 한다.

그러나 스님이 담아 주신 살가운 정만큼은 잊지 않고 오래오래 간직할란다. 

아내랑 대둔산에 심어 놓고 온 추억을 겸해서

스님이 주신 살가운 정까지 합해 깊이 깊이 간직할란다.

 

 

 

 

 

 

대둔산 전경(스마트폰 파노라마 사진)

 

 

 

 

 

 

 

 

대둔산 똑딱이 사진 기행

 

전북 완주군 운북면 산북리 케이블카 매표소로 가는 주차장 입구. 매표소 앞 조형물이 대둔산의 명물 중 하나인 금강구름다리를 나타내고 있다.

 

즐비하게 늘어선 식당가를 따라 올라가면 케이블카 매표소와 산행 들머리가 나온다. 옛날 같았으면 이 식당들을 두고 그냥 산이 좋다고 올라 갔으려나... 동동주와 파전을 목전에 둔 채...

 

안내도를 보고 대둔산의 전모를 살펴본다. 오늘은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지나 칠성봉 전망대로 돌아와야 겠다.

 

주차장에서 5분 거리에 대둔산관광호텔이 있다. 오른쪽 포장길을 따라 가면 케이블카 타는 곳과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우리는 1코스와 2코스를 병행한 산행을 했다. 관광단지-동심바위-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마천대-용문골삼거리-칠성봉전망대-동심바위-관광단지 이렇게 회귀했다.

 

대둔산 삭도. 예전 같았으면 어김없이 삭도를 이용했으리라. 이젠 걷는 것이 좋아 일부러 걸어 다닌다. 힘에 겨운 사람은 삭도를 타면 정상인 마천대까지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다.

 

노란 큰뱀무 꽃이 길가에 뿌리를 내리고 예쁜 모습으로 대둔산을 찾는 산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동학농민 의병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기념비

 

 

자, 지금부터 대둔산 산행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잘 정비된 돌 계단과 돌길이 이어지지만 갈수록 경사는 급해지고 돌길도 투박스러워 진다. 그래도 올라가는 길은 숲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아직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햇빛은 산객의 발걸음을 무겁고 축 처지게 만든다. 그러나 금강계곡에 흐르는 차고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그늘 숲이 우거져 산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여기는 동심정 휴게소. 해발 878m 고지 중 550m 지점이다. 일요일인데도 장사를 하지 않네요. 생막걸리 5,000원 눈에 아리삼삼^^^

 

숲이 우거져 어디있는지 가까이 있음에도 눈에 띄지 않는다. 원효대사가 이 바위 아래서 3일을 묵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바위.

 

아마 (산)골무꽃이 아닐런지. 산행내내 오르내리면서 이 늠을 자주 만난다. 다른 애들도 많이 보고 싶은데 요 늠들이 주로 눈에 많이 띄네요.

 

1시간 쯤 올라오니 구름다리와 케이블카 타는 갈림길이 나온다. 대둔산의 명물은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인 만큼 우리는 곧장 구름다리 방향으로 직진하여 꾸준하게 올라간다. 케이블카 방향은 마천대 정상에 올라 하산할 때 용문골삼거리와 칠성봉전망대를 지나 이쪽으로 오면 동심바위 쪽으로 왔던 길로 내려가게 된다. 용문골매표소와 케이블카매표소가 멀지 않다면 용문골로 하산하여 케이블카 주차장으로 오는 코스가 나을 것 같았는데 거리를 가늠할 수 없어 칠성봉전망대에서 이 지점으로 다시 합류하게 된다.

 

금강문에 얽힌 얘기를 읽어 보시죠.

 

 

산수국이 허드러지게 피는 계절이 왔다. 진짜 보라색 꽃보다 헛꽃이 더 아름다운 꽃이다. 우리나라 산과 계곡에서 자생한다.

 

대둔산의 남쪽 완주에서 시작되는 대둔산은 엄청난 기암괴봉으로 둘러쌓인 근육질의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라가는 길도 거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런 돌을 쌓아 만든 길이다. 그러나 이 구간은 정상에서 용문골삼거리를 돌아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오는 것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용문골삼거리에서 칠성봉전망대까지 내려오는 길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정비되지 않은 꽤 긴 너덜길을 조심조심 내려와야 하는 구간이다.

 

이정표가 나오면 금강구름다리 방향으로 이동한다. 노약자나 임산부 그리고 어린아이들은 구름다리로 가지말고 안전한 길로 조성된 마천대 정상 길로 간다.

 

칠성봉 봉우리에 자리를 잡고 자라는 소나무를 보시오. 사진을 이렇게 밖에 담지 못해 아쉽다.

 

우거진 녹음과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룬 대둔산의 여름

 

 

 

맨 꼭대기는 대둔산 정상 마천대, 마천대 아래 삼선계단, 그 아래 금강구름다리. 이 세 곳이 대둔산의 물로 손 꼽힌다.

 

오늘이 일요일인데 대둔산을 찾는 인파가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도 적적하지 않을만큼의 산객을 볼 수 있고, 붐비지 않아 오히려 좋다.

 

아내가 먼저 구름다리를 점령했다. 무섭지도 않은가보다. 사람도 없는데... 나도 저기를 건너가야 되나...

 

금강구름다리는 현수교로 총길이 50 폭 1m. 이 다리는 일방통행으로 가면서 올라가야 한다.

 

기암괴봉과 기암을 둘러싼 싱그런 녹음 그리고 기암을 이어주는 철 구조물. 보고 또 보고 찍고 또 찍는다.

 

 

 

 

 

 

 

비록 늘보산꾼이나 이제 제법 산에 다닌 티가 좀 나는가요.

 

 

 

예전 같았으면 십중팔구 저기 가는 삭도에 의지했을텐데 내가 생각해도 많이 발전했네 했어.

 

케이블카가 내린 지점에서 700m 만 올라가면 정상인 마천대가 나온다. 대둔산을 즐기고 싶은데 산행이 힘겨운 사람은 삭도를 이용하면 된다. 본인 형편대로 움직이면 된다. 굳이 무리할 필요 없다.

 

 

산수국이 익어간다. 본꽃보다 헛꽃이 먼저 나비와 벌을 유혹한다.

 

금강구름다리를 지나면 마지막 휴게소가 하나 나온다. 이 곳은 대둔산 동학군 최후의 항전지로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삼선계단 올라가기 전 전망대에 기대어 주변 풍경에 넋이 빠진 아내의 평화로운 모습

 

 

결국 대둔산의 자랑이며 명물인 삼선철계단을 올라갑니다. 올라갈 수만 있고 내려갈 수는 없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옆도 뒤도 돌아볼 경황이 없다. 한 발 한 발 앞만 보고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그렇게 올라갔다. 먼저 올라간 아내가 휴대폰으로 어정쩡하게 올라오는 낭군의 모습을 찍었다.

 

삼선계단 좌측 봉우리에 우뚝선 조형물이 마천대 정상인 개척탑이. 개척탑은 정상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든 조형물로 지금 철거를 하는냐 마느냐 기로에 서 있다. 철거를 주장하는 측도 고수하는 측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소견은 그냥 두었으면 한다. 파리의 에펠탑도 토목교량학자인 에펠이 프랑스 파리가 세계만국박람회 개최 기념을 위해 철구조물인 에펠탑을 만들지 않았던가. 에펠탑을 만들고 나니 파리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 하여 철거 위기까지 몰렸다가 구사일생으로 위기를 모면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프랑스하면 파리의 에펠탑이 상징적이 되지 않았는가? 같은 맥락으로 보기 어렵겠지만 기왕 힘들게 대둔산 마천대에 개척탑이 자리잡았으니 또 하나의 대둔산 명물로 여기면 어떻겠나 하는 마음이 든다. 뜻있는 주민들이 자재를 직접 운반하여 개척탑을 건립했다고 하니 그 또한 의미가 있음직하다.

 

마천대 정상에 우뚝 선 개척탑.

 

산을 오르지 않는자 어찌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으랴.

 

마천대를 향해 마지막 오르막길을 올라 간다. 여기에서 멀지 않다.

 

산행 구간을 다시 정리하면  케이블카매표소-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칠성봉전망대-케이블카매표소

 

'산꿩의다리'로 보이는데 아직 명확하지 않다. 정상에서 용문골삼거리로 가는 길에 많이 보인다. 케이블카매표소에서 정상가는 길에서는 볼 수 없었다. 요즘 산에 다니면서 이런 애들을 만나면 마치 막역지교한 옛 친구 만나는 것 만큼이나 살갑고 반갑다.

 

낙조산장과 낙조대를 거쳐 태고사로 넘어가면 대둔산은 대부분 훓고 지나가는데 이정목이 가르키는 방향을 보고 그냥 지나치자니 그저 아쉽기만 하다.

 

위 이정목이 있는 지점이다. 여기서 금강구름다리와 낙조대 그리고 용문골로 길이 나뉜다. 우리는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지나 이 지점에서 정상인 마천대로 간다.

 

월출산은 이보다 기암이 더 심했지만 대체로 전라도 지역의 산이 암석으로 뭉친 힘 있는 산이 많다.

 

마천대로 가는 마지막 철계단이다. 위 이정목이 있는 삼거리에서 대략 5분 거리에 있다.

 

금산의 수락리로 가는 이정목이 있다. 하산 길인데 수락주차장까지는 3.35Km 밖에 안된다. 차량 회수만 원할하다면 당연히 이쪽으로 하산한다. 시골 아낙네의 넉넉한 치마품 속으로 들어가면서 충남 금산에 속한 대둔산의 또 다른 이면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못내 아쉽다.

 

사진으로 실감이 나는가? 힘들게 올라가서 봐야 제 맛이 아닐런지^^^

 

대둔산 마천대 개척탑. 개척탑은 스테인리스로 제작하였으며 관계기관과 주민들이 직접 자재를 공수하여 건립한 탑이라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 자연경관 훼손을 이유로 철거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기왕 힘들게 건립해 놓은 것 굳이 철거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어느 산 정상에도 이 정도 규모의 정상석을 대신하는 탑이 없으니 생각여부에 따라 대둔산의 또 다른 명물로 자리매김하면 안될까요. 오로지 우메힌 저만의 생각입니다. 맞고 안맞고의 가부를 판단하는 내용이 아님을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저 멀리 케이블카매표소와 유료 주차장, 상가가 밀집해 있는 모습 그리고 우리가 건너온 금강구름다리가 아찔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상에 서면 어디를 보나 사방팔방이 기암괴봉으로 꽉차 있다.

 

더 크게 당겨본다.

 

올라오면서 줄곧 보던 큰뱀무를 정상에서도 본다.

 

 

 

정상에서 돌양지꽃도 보고

 

산딸나무도 본다.

 

마천대에서 하산하여 용문골로 가다가 점심먹기 좋은 바위를 발견한다. 조금 더 내려가다가 점심을 먹을려고 했는데 바위가 자리를 깔고 점심 먹고 휴식하기 좋아 발걸이 저절로 멈추어진다.

 

용문골로 가면서 칠성봉을 바라보며 줌을 당겨본다.

 

높은 직벽의 틈새에 돌양지꽃이 자리를 잡고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여기는 용문골 삼거리

 

내려가는 길이 이러니 어찌 옆지기한테 한마디 안듣게 생겼노. 쫑알쫑알하는 소리가 아직 귓전에 맴돈다.

 

여기서 칠성봉전망대를 보고 가야 한다. 60m 지점에 있다. 그리고 용문골로 계속 내려가면 차량회수가 불편하니 아쉽지만 케이블카 방향으로 가야한다.

 

 

 

용문골로 들어가는 길

 

용문골

 

용문골삼거리에서 심한 너덜길을 따라 내려오면 칠성봉전망대가 험한 길을 내려온 대가를 지불한다.

 

저 칼날 같은 직벽을 기어 오르는 사람이 있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안전하게 설치한 삼선계단을 오르는데도 온 몸이 후들거리던데 저 사람들은 심장이 도대체 몇 개 인지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

 

하늘과 맞닿아 자라는 나무의 생명을 보니 그저 신비롭기만 하다.

 

칠성봉전망대에서 올라오면서 보지 못한 뒷모습을 보게 된다.

 

칠성봉전망대에서 양쪽 단애 사이로 본 풍광

 

칠성봉전망대에서 160m 쯤 오면 용문골매표소와 케이블카/금강구름다리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마음 같아서는 용문골매표소로 하산하여 케이블카매표소로 가고 싶었지만, 용문골매표소에서 케이블카매표소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올라왔던 길인 케이블카/금강구름다리 가는 길로 안전한 길을 선택한다.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는 깎아지른 암릉 군단이 아쉬워^^^

 

안전을 위해 설치한 철제 펜스가 있는 곳이 칠성봉전망대. 그 위에 우뚝 솟은 괴봉이 칠성봉인지 거기에도 사람이 올라 있다.

 

흰숙은노루오줌으로 보이는데 확실하지 않네요. 어렵습니다. 오늘 대둔산 산행에서 자주꿩의다리로 보이는 것과 이 친구가 가장 큰 수확입니다.

 

숲이 우거져 장군봉을 확실하게 볼 수 없었다. 그림을 보고 주변을 둘러봐도 장군봉으로 보이는 괴봉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차량이 있는 곳으로 가야하니 계속 케이블카 방향으로 간다.

 

케이블카 타는 곳. 아래 매표소에서 타고 올라오면 여기서 내린다. 우리는 정상인 마천대에서 용문골삼거리를 거쳐 칠성봉전망대를 관망하고 용문골로 내려가지 않고 케이블카를 타는 이곳으로 온다.

 

용문골삼거리에서 너덜지대를 지나 칠성봉전망대를 거쳐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오니 비로소 올라올  때 만났던 지점까지 오게 된다.

 

하산길에 제멋대로 휘어지고 구부러진 기이한 형태의 나무를 보고^^^

 

문어발 처럼  뿌리가 뻗은 나무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큰뱀무는 자주 만난다. 요즘 어느 산에 가든지 흔하게 본다.

 

케이블카매표소 가까운 식당에서. 바위채송화가 소담스럽게 피어 있다.

 

 

 

2부   금산에 있는 태고사 탐방기 

 

태고사 맨 위 주차장에 오면 낙조대를 거쳐 마천대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마천대까지 2.1km. 태고사 안에서는 등로가 없으니 참조.

 

태고사 주차장 주변에서 찍은 등골나물

 

바로 옆에 딱총나무도 있다. 태고사에 와서 처음 보고 찍어본다.

 

태고사 맨 위 주차장에서 태고사까지는 대략 500m 쯤 될라나.

 

안내판이 제시하는대로 나무계단을 올라간다. 여기서부터 우암 송시열선생이 암석에 '석문'이라고 새긴 길로 간다.

 

 

종일 지친 몸을 이끌고 그래도 태고사에 가볼 요량으로 나무계단을 하나씩 밟아 올라간다.

 

 

우암 송시열선생이 자연석에 그대로 '석문'이라고 음각하였다. 예로부터 자연석 그대로 출입문이 되어 태고사의 일주문 역할을 하며, 이 석문을 통해야 복을 많이 받고 수행근본도량인 태고사에 들어 갈 수 있다고 한다. 왼쪽에 '석문'이란 글자가 보이죠.

 

크게 확대해 봅니다. 우암 송시열선생을 기리며...

 

 

태고사로 올라가면서 하얀 헛꽃과 보라색 수술이 뻗쳐 오른 산수국도 만난다.

 

태고사 범종각이 있는 곳. 저곳은 앞이 확트여 시야를 시원하게 하는 전망대 구실을 한다.

 

 

 

 

 

 

 

 

저기 범종각 옆에 00스님이 보인다.

 

태고사 범종각에서 바라본 전경

 

태고사 뒤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관음봉이라고 스님이 말씀을 하신다. 관음보살의 형태를 하고 있는 바위. 

 

중앙에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서대산이다. '서대산의 천불상이 아래 사진에 있는 태고사의 고사목이 있는 곳을 보고 참배를 하는 ~~~.' 뭣이라고 스님께서 소상하게 설명을 해 주셨는데 기억이 벌써 아리송송하다.

 

태고사 언저리에 있는 고사목. 멀리 서대산과 이 고사목에 어울린 얘기가 태고사와 연관이 깊다.

 

00스님. 우연히 들린 태고사에서 귀이한 인연이랄까 스님 한 분을 뵙게 된다. 스님께서는 대구 대명4동 출신이며, 난 대명3동 출신이다. 이 넓은 세상에 얼마나 만나기 힘든 인연이가? 게다가 스님의 친동생이 대구 모고교 교장으로 현재 재직 중이다. 바로 나랑 함께 국외연수에 함께 참가한 분이다. 동생분도 현직에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많은 덕망을 쌓고 계시는 분이다. 이 어찌 귀한 인연이 아닌가?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보다 더 큰 인연을 언제 다시 경험해 볼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기이한 인연이다. 스님께서도 반가운지 우리 부부랑 사진 촬영에도 응해 주시고 차도 내주고 홍삼젤리까지 챙겨 주신다. 스님 성불하시기 바랍니다. 

 

내려오는 길에 크게 자란 비비추가 눈에 띄길래 차를 세웠더니 옆에 어성초가 눈에 띈다. 흔히 약모밀이라고 하는데 이 놈도 오늘 처음 만난다. 태고사에서 똑딱이 배터리도 모두 소모되었고, 나머지 필요한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대신 찍었다. 스마트폰으로 스님과 기념촬영을 하고 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만난 어성초를 끝으로 대둔산 산행기와 태고사 탐방기를 모두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