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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비슬산 참꽃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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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파도가 넘실대는 비슬산정

 

 

■ 언제 : 2015. 4. 25.(토)

■ 어디로 : 비슬산 대견사 참꽃군락지

■ 누구랑 : 아내, 딸내미

■ 코스 : 비슬산자연휴양림(소재사 기점) - 임도 삼거리 - 25인승 관광버스로 이동 - 비슬산 강우 레이더 관측소 - 조화봉(1,058m) - 대견사 - 휴양림으로 도보 회귀

 

 

 

비슬산(琵瑟山)

<>달성군청홈

 

대구를 둘러싸고 있는 두 명산이 바로 비슬산(琵瑟山)과 팔공산(八公山)이다. 그중에서도 비슬산은 대구 앞산에서부터 경산시와 청도군 및 경남 창녕군과 경계를 이루면서 달성군의 가창, 화원, 옥포, 논공, 현풍, 유가등 6개 읍면에 걸쳐 뻗어 있는 큰산으로서 최고봉인 천왕봉天王峰 (해발 1,083.6m)을 중심으로 대견봉, 월광봉, 팔봉, 석검봉, 수도봉을 비롯한 많은 산봉우리들이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빼어난 산세와 계절마다 달리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다.

 

용연사(龍淵寺), 유가사(瑜伽寺), 대견사(大見寺) 등 유서깊은 사찰과 문화유적들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또한 야생화의 보고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볼거리는 참꽃 군락지로서 늦은 봄 참꽃이 만개할 때 그 모습은 마치 온 산이 불타는 듯한 장관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고 있으며, 가을이면 드넓은 억새밭이 대평원을 이루면서 억새가 물결치는 모습 또한 등산객들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달성군은 비슬산 자락 유가면 용리, 물 많고 산림이 잘 우거진 골짜기와 각종 편의시설이 고루 갖추어진 자연휴양림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봄철에 참꽃 필 무렵 비슬산 참꽃제를 개최하고 있다.

 

 

 

흔적

 

어제 비슬산 산행은 오랜만에 딸내미와 함께 했다. 딸내미가 따라 나선 데는 이유가 있었지만,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요구 사항을 흔쾌히 수락했다. 딸내미를 데리고 가고 싶을 때면 우리가 유인책을 제시하거나 때로는 본인이 스스로 요구 사항을 제시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이든 딸내미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요구 사항을 모두 수용하여 함께 움직이는 것을 원한다. 자의든 타의든 훗날 돌아보면 좋은 추억거리가 될 수밖에 없을 테니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일일 것이다.

 

이번 비슬산 방문은 참꽃보다 대견사 탐방을 우선으로 했다. 2011년부터 사찰 복원을 위한 중창에 들어가 작년 31일 대견사 중창을 기념하는 개산대제를 연 것이다. 1월에 비슬산자연휴양림 얼음축제가 열리고 있을 때 새로 구입한 카메라 연습 겸 비슬산을 찾았다가 빈 터만 쓸쓸한 대견사지에 대견사가 다시 섰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한 터였다. 그 후로 기회만 있으면 산정에 우뚝 선 대견사를 언젠가는 가봐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좀처럼 대견사를 방문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더니 결국 어제 딸내미까지  함께 데리고 가게 되어 무엇보다 즐거운 발걸음이 되었다.

 

비슬산 참꽃축제기간의 막바지라 그런지 역시 예상했던대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우리는 미리 그 상황을 예견하고 나름대로 일찍 길을 나섰음에도 공영주차장 400m 아래 주차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곳곳에 주차요원들이 길을 막고 차례대로 주차를 시키고 있었고 안내에 따라 주차를 한 곳이 목적지 보다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주차를 하게 되어 비교적 다행이었다. 주차를 하고 잠시 꾸물거리는 사이에 벌써 우리 뒤로 몇 백 미터까지 차량이 줄지어 늘어서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금만 더 늦었어도 이번 비슬산 방문길은 물 건너 갈 뻔했다.

 

포장도로를 따라 쭈욱 올라와 행사장 입구의 초소에 당도하니 반딧불이전기자동차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알고 본 즉 차량 1대에 20명 정원이고, 요금은 25인승 버스로 환승하는 값까지 합쳐 편도 4,000원을 받고 있었다. 어린아이와 함께 왔거나 노약자와 동행하였다면 전기자동차는 정말 비슬산의 필요한 팔다리가 되어 줄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는 줄지어 서 있는 대열에 기가 질려 탈 생각은 전혀 없었고, 애시당초 타려고 하지도 않았던지라 운행 형편만 알아보고 그냥 올라갔다.

 

초소에서 불과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소재사가 있다. 소재사가 비슬산자연휴양림에서 비슬산을 오르는 기점이 된다. 그런 산행 초입에 있는 소재사 앞마당엔 축제장이 펼쳐져 있다. 아마, 축제장소가 협소한지라 소재사 절 마당까지 빌려 쓴 모양이다. 절 마당에 대형 하우스를 만들어 놓은 곳에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각종 부스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기념사진을 찍어 주는 코너도 있었다. 아내가 기념으로 셋이서 사진 한번 찍자고 한다. 카메라 좋은 것 매고 있고 내가 잘 찍어 줄 수 있는 데 뭐 할라고 돈 들여 찍느냐며 찍지 말자고 했더니 그래도 기념으로 함께 찍어보잔다. 돈도 싸단다. 아무리 싸도 1장에 5,000원은 받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2장 찍었는데 단돈 1,000원이란다. 즉석에서 사진까지 현상해서 2장을 주는데 화질도 인화지도 만족도 100% 이상이었다. 사진도 내가 찍는 것에 비해 기분 나쁠 정도로 잘 나왔다. 그 참 왜 그렇게 싸지??? 못 받아도 2~3,000원은 받아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아무도 없겠던데~ 어쨌든 덕분에 기분 좋은 출발을 한다.

 

비슬산 참꽃 군락은 정상에나 가야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올라가는 길에 비슬산의 봄을 알리는 야생화는 뭣이 있는지 궁금하여 두리번거리며 올라갔다. 어차피 등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그 주변에서 만나는 애들이란 어디가나 늘 보여주는 흔한 애들 외에는 별다르게 보여주지 않으니 늘 편한 마음으로 보고 다닌다. 들꽃이 주목적이 아니라 산행이 늘 우선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다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들꽃을 목적으로 한다면 등로를 벗어나 더 깊은 곳으로 살피며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난, 들꽃을 찾아 그렇게 산속을 헤집고 다니지는 않았다. 나중에 산에 오르기 힘들어 질 때 그 때는 들꽃 찾아 산야초를 찾아 헤매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직까지는 산행이 우선이다. 그러나 산행을 다니면서 가장 큰 위로가 되고 동반자가 되어 준 것은 들꽃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들꽃을 알지 못했더라면 산도 지금처럼 주기적으로 다니기 어려웠을 게다.

 

역시 산기슭에 가까운 등로 주변에는 요즘 어디가나 흔해 빠진 산괴불주머니와 애기똥풀, 줄딸기, 잡초처럼 무성한 냉이류만 지천이다. 병꽃나무에도 벌써 꽃이 달렸던데 스쳐 지나오면서 봐 그냥 지나쳐 버렸다. 병꽃나무도 앞으로 어딜가도 흔하게 볼테니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매화말발도리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여기저기 꽃을 내리고 흔하게 보인다. 바위틈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는 나무라 그래도 다른 애들과 차별을 한답시고 요리조리 기교를 부려가며 찍어본다.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피나물 같아 보이는 노란꽃이 활짝 펴진 친구가 길섶에 예쁘게 피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피나물 맞다. 예전에는 보고도 대략 애기똥풀이겠거니 하면서 지나쳤을 친구다. 올라가면서 딱 한군데서만 이 친구를 봤는데 더 이상은 다른 곳에서는 보여 주지 않았다. 그나마 오늘 산행 중 본 친구 중에는 이 애가 제일이다.

 

, 특별한 것을 본 것도 아니면서 는적거리니 오랜만에 따라온 딸내미가 지겨워 죽는다. 아빠, 빨리 오라고 재촉이 심하다. 소재사에서 대략 30분쯤 올라오면 임도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축제기간 중의 주말과 휴일에는 전기자동차로 대견사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25인승 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25인승 버스는 10대가 번갈아 가며 운행을 하니 손님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실어 나른다. 산행 초입 초소에서 전기자동차를 타지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여기 삼거리부터 대견사까지는 아내와 딸내미가 25인승 버스표를 끊어 놓았다. 버스비는 1인당 2,000원이었다.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왔는 데 걸어서 내려 오며 보니 버스를 타지 않고 이 길로 걸어올라 갔더라면 식겁할 뻔 했다. 올라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더구만... 내려올 때 아내더러 얘기했다. 함부로 오늘은 갈 데 없으니 비슬산이나 갔다 올까라고 가볍게 말을 내던지지 말자고... 가끔 갈 곳이 마땅치 않으면 그렇게 말을 하고는 했었기 때문에 이번을 계기로 비슬산을 가면 단단히 마음 먹고 가야됨을 알았다. 비슬산이 가까이 있다고 얕은 산이 아님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 높은 산은 내 사는 곳에서 멀리 있는 곳만 높은 산이 아니었다.

 

딸내미 덕분에 내가 호사를 했다. 꼬불꼬불한 임도를 미니버스를 타고 가니 대견사가 금방이다. 세상 참, 불공평하다. 어떤 이들은 지금 한참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고 있을 텐데 우리는 호사롭게 차량에 실려 편안하게 간다. 알고 보면 좋아할 일만 아닐지라도 오늘은 어쨌든 딸내미 덕에 모른 채 편안한 산행을 해 보자.

 

버스에서 내리니 대견사가 바로 코앞에 있고, 강우레이더관측소가 턱 밑에 있다. 비슬산을 오르내리며 강우레이더관측소 앞을 지나 간 적은 있어도 들어가 본 적은 없다. 이번이 절호의 기회다. 힘들이지 않고 왔으니 묻힌 김에 관측소를 탐방해봐야겠다. 강우관측소를 가까이서 보니 규모가 꽤나 대단했다. 식재한 듯한 호랑버들이 버들강아지처럼 낯익게 익어가고 있는 입구를 지나 관측소 앞에 당도하니 아예 내부에는 들어가지도 못할 것이라 여겼던 곳에 6층 전망대만 개방하고 있었다. 산객이나 관측소 내방객을 위해 개방한 전망대는 높이가 무려 6층이나 되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된다. 그러니까 관측소 내부를 배회하는 일이 없도록 외부인은 엘리베이터로 이동을 한 채 전망대만 다녀와야 한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조망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이 1,084m이고, 관측소 바로 옆에 있는 조화봉이 1,058m이다. 조화봉과 위치상 나란히 있는 관측소에서 6층 높이까지 더 올라가 있으니 비슬산에서 가장 높은 곳은 강우레이더관측소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슬산을 오른 산객들은 대부분 통념상 외인출입금지라 생각하고 관측소 앞을 그냥 지나치기 다반사일 것이다. 예전에 비슬산 천왕봉을 지나오면서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여기서 비슬산 천왕봉에 대해서 언급해야 할 필요성이 한 가지 생겼다. 비슬산 정상은 2011년 아내와 함께 유가사에서 올랐던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정상석이 천왕봉이 아닌 대견봉이었다. 그런데 작년 31일 대견사 개산대제를 하는 날 대견봉이란 정상석이 천왕봉이란 본래의 이름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니까 달성군 개청 100주년이 되는 해, 대견사 개산대재가 열리는 성스러운 날 유가사 호암스님을 비롯하여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정상석 제막식을 개최하여 비슬산 정상의 이름을 되찾은 것이다. 물론 대견봉 표지석도 제 자리를 찾았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관심 있는 사람들로 인하여 비슬산이 하나둘 제 모습을 찾아가 다행스럽기 짝이 없다. 이참에 비슬산을 찾은 산객의 한 사람으로서 그 노고에 진정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관측소 전망대 바로 옆에는 1,058m의 조화봉이 있다. 이번에는 천왕봉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기에 바로 곁에 있는 조화봉에라도 올라가야 했다. 바로 곁에 있으니 안 갈 이유가 없다. 조화봉 앞에는 급사면으로 떨어져 내린 부채꼴 모양으로 쌓인 각진돌의 집단이 있다. 이것을 애추라고 하며 생긴 모양을 보고 톱바위 혹은 칼바위라고 부른다. 애추의 형상을 모식적인 형태로 잘 보여주는 중요한 지형자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관측소와 대견사로 이어지는 다리 이름은 비슬교라 적혀 있다. 비슬교를 건너면 조화봉과 칼바위가 멀어지고, 진분홍빛 참꽃이 만발한 대견사 방향으로 이어진다. 애추와 암괴가 가득한 지형에도 참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현재 비슬산 참꽃 개화 상황은 대략 70%쯤 되는 것 같다. 아마, 5월 초순경이면 진분홍빛 물보라가 대견사 산정을 온통 뒤덮을 것 같다. 참꽃 군락이 30만평 규모라 하니 만개하면 그야말로 가관일 게 분명하다. 지금도 대견사 위와 대견봉과 천왕봉 아래 고원은 분홍빛 물결로 찾는 이의 마음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꽃물결 아래 속 태우는 사람 뉘 있을고. 모두 꽃가마 타고 훨훨 날아 다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꽃구경 실컷 하고 대견사로 내려갔다. 이번 산행은 꽃도 좋지만, 무엇보다 대견사를 보고 싶었다. 휑하니 빈 절터만 보다가 새롭게 중창한 대견사가 제 자리에 있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관측소로 가는 길에서도 관측소 전망대에서도 조화봉에서 내려오면서도 대견사로 가는 길에서도 먼발치에서나마 대견사를 보고 또 보고 셔터를 누르고 또 눌렀다. 진작 있어야 할 곳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 얼마나 보기가 좋은가? 화룡점정이라고나 할까?

 

일제의 강압에 의해 강제로 폐사된 대견사는 달성군청 개청 100주년을 맞이하여 재탄생을 하게 되었다. 2014. 3. 1.을 기해 개산대제를 하고, 내친 김에 비슬산 정상석도 대견봉이 아닌 천왕봉으로 고쳐 제막식을 거행한 후 대견봉 표지석은 원래 제 자리로 돌아갔다. 얼마나 긴 세월을 비워 두고 있었던가?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둘러쳐진 토르에 의지해 빈 터에 적멸보궁으로 자리 잡은 대견보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가슴 저미게 하고도 남았다.

 

대견사에서의 감흥을 뒤로하고 이제 하산하는 일만 남았다. 하산은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이 꽤 길어 이리로 올라왔다면 고생깨나 할 뻔 했다. 오랜만에 딸내미가 함께한 길이라 올라올 때는 적당히 걷기도 했고 나머지는 미니버스를 타고 오기를 잘했다. 웬만큼 해야 다음에도 따라 나서지 4~5년 전처럼 처음 가는 산행을 월악산으로 데리고 갔더니 애가 식겁을 해 다시는 함께 따라 나서지 않으려고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로도 전혀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가끔씩이라도 데리고 다니고 싶고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엄마, 아빠 가는대로 틈틈이 따라 나섰다면 꽤 많은 곳을 다닐 수 있었을 텐데 요즘 젊은 애들이 부모랑 함께 여행하기가 어디 쉽겠나? 그래도 우리 딸내미는 가끔씩이라도 따라 붙어 주어 다행이다. 가끔이지만, 따져보면 그래도 여러 곳을 함께 다녔다. 다닌 만큼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오늘도 좋은 추억 가슴에 담아 두길 바란다.

 

비슬산은 팔공산과 더불어 내 고장 대구를 대표하는 산이다. 팔공산 못지않은 긴 능선을 가졌으며, 팔공산 종주보다 비슬산 종주가 더 어려울 것이다. 내 산타는 솜씨로야 전혀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실제로 팔공산 종주는 두 번이나 했어도 비슬산 종주는 시도하다가 용연사 쯤 못가 도중하차한 적이 있다. 나에게는 팔공산보다 비슬산 종주가 더 힘든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좌우당간 이번 비슬산 방문은 비슬산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것을 이제는 꽃이며 나무며 뭣이던지 보고 알려고 덤비니 비슬산은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내 주었다.

 

대견사가 그랬고, 이제야 제 이름을 찾은 천왕봉이 그랬고 천왕봉이 있던 자리의 대견봉이 제 자리를 찾은 것도 그랬다. 그뿐인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암괴류와 애추(Talus)로 형성된 지형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대견사 앞뒤로 기이한 형상을 한 바위 무더기인 토르(Tor)가 분포되어 있는 것이 그랬다. 그리고 산정 고원에 형성된 30만평 규모의 참꽃군락지는 또 어떤가? 이런 곳이 아무 곳에나 있는 곳은 아니지 않는가? 자연휴양림이 조성된 곳에는 겨울이면 얼음동산으로 변해 얼음축제가 펼쳐지고 봄이면 참꽃축제가 성황리에 열린다. 이런 곳이 내 사는 곳 가까이 있어 참말 다행스럽고 즐거운 일이다. 비슬산은 대구의 명소로 앞으로 더욱 각광 받을 것이라 여긴다.

 

 

 

 

사진으로 보는 비슬산 대견사와 참꽃의 향연

 

 

 

저 멀리 비슬산 천왕봉이 보인다. 오늘은 자연휴양림에서 대견사까지만 목표로 삼는다. 내친 김에 대견봉이라 일컫던 자리에 작년 3월 1일 제 모습을 찾은 천왕봉 정상석을 만나고 싶었는데 오늘은 딸내미와 함께 해 욕심을 부리지 않을려고 한다. 늦지 않게 도착하였기에 그래도 이쯤에 우리는 주차를 하게 되어 다행이었다.

 

주차장에서 400m쯤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였다. 우리가 주차하고 불과 5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우리 뒤로 많은 차들이 줄지어 늘어선다. 조금만 더 늦게 왔더라면 오늘 비슬산 산행은 쉽지 않았으리라...

 

임도로 가는 삼거리까지는 '반딧불이 전기차'로 이동하고 삼거리에서 셔틀버스로 환승을 한 후 대견사까지 갈 수 있다. 우리는 삼거리까지 대략 30~40분 도보로 이동한 후 셔틀을 이용해 대견사까지 갔다. 근래 가장 쉬운 산행길이었다. 다 딸내미 덕이다.

 

전기자동차는 20인승이다. 아직 상춘객이 초절정을 이룬 상황이 아님에도 대기 시간이 무려 1시간 정도 된다. 우리는 전기자동차는 탈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걸어 올라간다. 

 

가는 길에 참꽃과 관련된 많은 시화가 걸려있다. 그 중 몇 편만 골라 담아본다.

 

온 산이 미친 듯 불 붙었는데 119는 직무 유기 중이라니... 아주 재밌는 표현이다.

 

대견사까지 3.5km 중 삼거리까지는 오르막이긴하나 갈만하다. 그러나 나머지 2km가 넘는 구간은 대부분 된비알 구간으로 땀 좀 흘려야 한다.

 

지난번 얼음축제 때 보고 또 보는 장승

 

비슬산은 보통 유가사나 자연휴양림이 있는 소재사를 기점으로 산행을 한다.

 

물이 내려오는 계곡이 겨울 얼음동산을 운영할 때 얼음동굴 및 얼음 작품으로 꽉찬다.

 

소재사

 

 

소재사 마당에 행사 용품 및 각종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피나물이 길섶에 노랗게 아주 노랗게 물들어 있다.

 

 

비슬산 암괴류는 세계적인 규모로 엄청난 지형을 자랑하고 있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비교적 바위틈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는 매화말발도리. 비슬산은 암괴로 형성된 지형이 많다. 그 척박한 바위틈에서도 비슬산 매화말발도리는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있다.

 

암괴류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다릅나무.

 

 

암괴류는 끝이 대체로 둥글고 애추라 일컫는 지형은 사면이 급한 곳에 형성되어 있고, 주로 끝부분이 날카롭다.

 

 

입구에 있는 매표소에서 '반딧불이전기자동차'로 임도로 가는 삼거리까지 와 여기서 25인승 미니버스로 환승한다. 요금은 각 2,000원이다. 미니버스를 타면 대견사까지 간다.

 

차량이 정차한 곳에서 바라본 대견사.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하다. 몇 번 왔었지만, 대견사지의 빈 자리가 늘 공허하더만, 오늘은 대견사를 바라보는 기분이 새롭다.

 

신도시로 거듭나는 현풍 시가지와 그 너머로 보이는 유유한 낙동강 물결. 지금 현풍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거듭나기 위해 엄청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까지 차량이 들어온다. 강우레이더관측소와 대견사 바로 앞이다.

 

드라마 '추노'의 최종회 촬영지인 모양이다. 요건 몰랐었네.

 

비슬산강우레이더관측소로 간다.

 

'비슬교'를 지나면 관측소다. 

 

비슬교를 지나 관측소를 가면서 비슬산 주봉인 천왕봉을 바라본다. 오늘은 천왕봉까지 갈 마음이 없다. 제 이름을 찾은 천왕봉을 갔어야 하는데 아쉽다.

 

골과 골 사이에 있는 마을이 평화롭게만 보여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다.

 

톱바위(칼바위)라고 하네요. 이 돌 무더기는 애추라하며 여기 있는 돌무더기의 애추는 그 형성 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귀한 지형이라 한다. 

 

 

참꽃 대군락지와 가까이 있어 돌무더기 사이에도 참꽃이 예쁘게 자라고 있다.

 

오늘은 일반인 출입이 당연히 금지 되었으리라 생각했던 강우레이더관측소를 들어가는 기회를 맞는다.

 

관측소를 가자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 이름을 기억하기 위하여 천왕봉을 배경으로 사진에 담아 둔다. 비슬산정에 있는 다리라 이름도 비슬교네요.

 

관측소 입구에는 식재한 듯한 호랑버들이 심어져 있다.

 

 

 

 

저기 아래 셔틀버스가 있는 곳까지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관측소 아래 조화봉이 있다. 지금 보는 사진들은 6층 전망대에서 유리창 너머로 찍은 사진이다.

 

역시 전망대에서 유리창 너머로 셔틀버스 종점, 대견사, 대견사 위 대견봉, 대견봉 우측에 널어진 30만평 규모의 참꽃군락지

 

이번에는 비슬산의 주봉 천왕봉을 배경으로. 천왕봉은 지금까지는 대견봉이라는 이름으로 그 자리에 오랜 세월 서 있었다. 2014년 3월 1일날 대견봉 표지석은 대견사지 위 대견봉으로 옮기고, 천왕봉이라는 제 이름을 되찾았다. 제 이름을 붙여 주기 위해 애쓴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풍경이 좋아 사진기를 계속 들이대도 사진은 보이는 것 만큼 색감이 영 신통치 않다.

 

화살표 방향이 청도 각북 방향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비슬산 암괴류는 군데군데 많이 펼쳐져 있다. 길이가 제일 긴 쪽은 천연기념물 435호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다.

 

버스를 타고 이동한 임도

 

 

 

오늘은 딸내미랑 함께 와 천왕봉을 가지 못했으니 관측소 옆에 있는 조화봉이라도 가야지...

 

빈 대견사지에 대견사가 자리 잡은 모습이 너무나 고마워 사진을 찍고 또 찍는다.

 

천왕봉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참꽃이 도열해 있다. 오늘 저 길을 걷지 못했다.

 

참꽃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노랑제비꽃도 지천이다. 올 봄은 산에 갈 때마다 노랑제비꽃은 티를 낸다.

 

비슬산 참꽃, 이제 그 환상의 분홍빛 물결로 들어간다.

 

지나온 관측소와 등로에 늘어진 참꽃을 배경으로

 

대견봉 아래 제 자리를 잡은 대견사. 보는 마음이 참으로 따뜻하다.

 

비슬산 참꽃은 대견사 너머 산등성이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러니까 대략 1,000에 있다고 보면 된다. 산을 오르기 힘든 사람은 전기자동차와 셔틀을 이용하면 되니 고지대 있는 요량하고는 비교적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아직 100% 만개하지 않은 모습이 이정도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참꽃의 바다에 빠져보자.

 

 

 

 

 

 

 

 

 

 

부처바위. 대견사 들어가는 초입의 왼쪽에 있다.

 

 

 

코끼리바위

 

드디어 대견사에 도착했다.

 

대견사 주변에 널부러진 바위덩어리는 '토르'라고 한다. 토르가 각양각색의 형태로 대견사를 에워싸고 있다.

 

 

대견사는 일제강점기 시절 대견사가 대마도를 바라보며 일본의 기를 누르고 정기를 빼앗아 간다하여 강제로 폐사를 당했다. 그후 100년의 세월이 지난후에 제 모습을 드러냈다.

 

 

작은거북바위

 

길을 잘 찍고 싶었는데 별로 탐탁치 않다.

 

대견사 너른 마당에 연등이 달려 있는 모습을 보니 그저 고맙고 반갑기만 하다.

 

 

대견사 삼층석탑만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이제 구색을 제대로 갖추었다. 그것도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절로 경북 달성군내에 용연사와 더불어  유일하게 관내 두 곳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절로 변모했다.

 

대견보궁에 있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모습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부처님 진신사리를 볼 수 있다.

 

애환이 깃든 만큼 대견사 연등의 그림자도 귀하게 여겨야 한다.

 

석굴 옆에 있는 바위에 마애불이 음각되어 있다.

 

 

 

짧은 암굴을 지나 오는 어린아이와 엄마 

 

기기묘묘한 형태의 토르가 대견사의 바람막이가 되고 있다.

 

대견봉으로 올라가 등로를 따라 내려가면 유가사로 하산한다. 우리는 가져 온 차량때문에 소재사가 있는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간다.

 

 

 

 

 

 

 

 

하산하면서 아쉬운 마음에 대견사삼층석탑을 다시 한 번 바라본다.

 

 

천연기념물 435호로 지정된 비슬산 암괴류는 국내에서 최장 규모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기로 유명하다.

 

가끔 왔던 곳이지만, 비슬산이 가지고 있는 자랑을 여태 잘 모르고 있었다. 오늘 방문길에 여지껏 몰랐던 내용을 알고 가 다행이다.

 

오늘 비슬산 산행하면서 가장 많이본 매화말발도리

 

축제의 장이 펼쳐지고 있는 자연휴양림으로 다시 왔다.

 

제비꽃

 

기타치고 노래하는 성일스님의 노래를 들으며 오늘 비슬산 일기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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