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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북지장사에서 관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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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엔 아직 꽃이 없을텐데 하면서 간 갓바위

- 북지장사에서 관봉 -

 

 

■ 언제 : 2016. 2. 28.(일)

■ 어디로 : 북지장사에서 관봉

   코스 : 북지장사 - 선본재 - 종주길로 갓바위(관봉)까지 - 공양간 -  공양간 아래로 선본제 - 왔던 길로 하산

   날씨 : 흐리고 비 약간

■ 누구랑 : 아내랑

 

 

흔적

 

 

북지장사에서 갓바위(관봉)로 가는 길은 오늘이 두 번째 방문하는 날이다.

이번에는 아내가 설쇠고 한번 다녀와야겠다기에 따라 나선 길이다.

갓바위를 가자면 우리는 늘 버릇처럼 갓바위상가밀집지구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 길이 일요일이라 갓바위를 찾는 신도들로 인해 복잡할 것 같고

또 우리가 늘상 다니던 길이라 지겨운 감이 들어 상가밀집지구가 아닌 다른 길로 가고 싶었다.

 

아내 때문에 갓바위는 가야겠는데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살짝 고민을 하는 데 불현듯 예전에 한 번 갔던 북지장사가 갑자기 생각났다.

그래, 북지장사로 가면 차도 막히지 않고 늘 갔던 갓바위 길보다 덜 지겨울 것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일단 갓바위 가는 길로 가면서, 만약 길이 막히지 않는다면 늘 가던 길로 가고

그렇지 않고 막힌다면 북지장사로 차를 돌려 가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대로 지묘동에서 갓바위로 가는 길은 이미 많은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정체된 이 차들은 십중팔구 갓바위로 가는 차량이 대부분 일 것이다.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미리 예측한대로 북지장사 가는 길로 빠졌다.

도로를 가득 메웠던 차량이 북지장사로 방향 전환을 하는 순간 도로는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역시 갓바위 가는 길은 갓바위시설지구가 중심권인 모양이다.

갓바위 가는 방향이 곳곳에 있지만, 시설지구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아 든다.

 

방짜유기박물관이 있는 북지장사로 가는 초입에 주차를 하려다 내친김에 사찰까지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러다 보니 팔공산올레길1코스의 백미인 북지장사 솔숲을 그냥 지나쳐야만 했다.

솔숲에서 풍기는 피톤치드를 흡입하며 걷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인 데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가야할 길이 멀어 차량으로 그만 이동해 버렸다.

 

북지장사는 그 옛날 동화사를 말사로 거느렸던 규모가 꽤 큰 절이었다.

지금은 비록 사찰 규모가 당시에 비해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역사가 깊은 천년고찰이라 보물과 대구시지정유형문화재가 널리 산재해 있는 곳이다.

 

지난 번 왔을 때 산행했던 것 처럼 사찰을 우회하여 계곡길을 따라갔다.

계곡엔 물이 말라 수량이 부족했고, 주변 산기슭은 아직 겨울 냄새를 그대로 안고 있었다.

회색빛 산야와 갈빛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남녘에는 벌써 봄을 알리는 온갖 꽃이 피어 오르는데 내 고장 팔공산은 언제나 봄꽃이 더디게 핀다.

 

물론, 봄꽃 기대를 하고 간 것만은 아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두 번 다녀 간 곳이 아니었기에

팔공산 어느 지역에 언제 어떤 꽃이 피는 지 이젠 대충 감을 잡고 있다.

미리 예감하고 왔기에 꽃이 없어도 산길을 타는 데 그리 지겹지는 않다.

오늘은 그저 아내 혼자 갓바위 가는 것보다 함께해 준다는 의미에서 길을 나섰기 때문에

순수 산행을 목적으로 하면 그뿐이다. 오늘은 그게 다다. 

 

그런데 막상 앞만 보고 오르자니 눈도 없고, 꽃도 없고

황량한 빈 가지에 나뭇잎 하나 매달려 있지 않으니 뭔가 허전하고 쓸쓸하다.

아내가 옆에 없었다면 참말로 산타는 재미가 없을 뻔 했다.

그나마 옆에 있는 아내가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이럴 땐 마눌없는 사람은 뭔 재미로 살것노 싶다. 

 

북지장사에서 선본재까지 2km 정도 되는 모양이다.

길이 크게 험하거나 된비알 구간이 많지 않아 산행하는 큰 어려움은 없으나

그래도 갓바위시설지구에서 가는 것 보다는 두 배로 힘이 드는 구간이다.

간간이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대는 소리와 멧비둘기가 어정대는 모습을 보며

아무 생각없이 오로지 산만 올랐다.

 

선본재까지 2km, 선본재에서 갓바위까지 0.6km에 불과한데

어째 산길이 재미가 없어 그런지 오르기가 영 더디다.

그런데다 주변은 온통 회색빛 내지 갈빛 투성이다.

비로소 선본재에 올라서니 시야가 트여 주변이 조망될 뿐이다.

 

어쨌든 오늘 산행은 아내를 내조하는 의미의 갓바위 산행인 만큼

이런들 저런들 하등의 이유가 없다.

동가홍상이라 했지만, 시기적으로 받쳐 주지 않으면

그 또한 만족하며 산에 기대는 것으로 족할 줄 알면 된다.

 

산에 하루 이틀 다닌 것도 아니고

산이 있어 고마울 뿐이고

산에 갈 수 있어 더 고마울 뿐이다.

산이야, 언제든 제 자리에 서서 사시사철 변하는 것이 아니던가?

 

 

 

 

북지장사에서 갓바위 부처님께로 가는 길

 

 

 

 

팔공산북지장사.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남지장사와 대비되는 절이다. 

 

 

사찰을 우회하는 길목에 선본재로 가는 이정목이 있다.

 

계곡길을 따라간다.

 

이 길은 의외로 너덜지대가 많다.

 

 

나무를 보아하니 아직 겨울이 한창이다.

 

 

 

북지장사에서 2km 지점의 선본재. 갓바위까지는 아래로 넘어가도 되고 종주길로 가도 된다. 우리는 종주길로 가서 갓바위에 당도 후 공양간에서 공양을 하고 선본사로 내려가는 길로 가다가 다시 이쪽으로 왔다.

 

 

노적봉인가?

 

 

갓바위 뒤에서 본 모습

 

 

 

 

 

용덕사와 용주암. 저 멀리 장군봉까지 다 가보았다.

 

 

 

 

갓바위 부처님께서 이제 우리 마눌님 소원 한번 들어주실 때 된 것 같은 데~~~

 

아직 정성이 많이 부족한 모양이다.ㅎ

 

 

공양간 아래 첫 번째 이정목에서 동봉가는 방향으로 가면 선본재가 나온다.

 

공양간, 이제는 종일 공양을 하네요. 전에는 시간 맞추어 했는 데~~~ 대신 내용은 그 옛날 짠지로 돌아감.

 

 

까투리인가? 꺼병이인가?

 

다시 북지장사로 왔다. 화강암으로 된 지장보살을 모신 지장전

 

곱게 단청한 모습보다 이런 고풍스런 모습이 더 어울린다.

 

 

삼층석탑. 쌍탑으로 서 있다.

 

 

 

석조지장보살좌상

 

 

구도가 재밌다.

 

담쟁이가 작품을 만들었다.

 

소주차장 왼쪽편으로 인봉과 노적봉으로 가는 길이 있다. 인봉과 노적봉은 다녀갔어도 이쪽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