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가장 큰 섬, 가덕도! 그 섬에 가다.
가덕도 연대봉(459.4m)
■ 언제 : 2014. 12. 13.(토)
■ 어디로 : 부산 강서구 가덕도 연대봉(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 누구랑 : 아내(산악회 이용)
■ 경로 : 가덕도 5-2 구간
상세경로 : 대항고개(지양곡) – 연대봉 – 어음포 고개 – 누릉능(정자) - 가덕 기도원 – 동선방조제(터질목) - 내눌 – 천가교 - 선창 대략 10km쯤
외눌과 항월마을 좀 더 걸었음
지도는 <펌> 산행길은 파란실선 따라
가덕도 개요
<펌> http://www.bsgangseo.go.kr
낙동강 물이 남해로 흘러드는 강 하구의 남쪽에 위치하는 부산의 가장 큰 섬
북쪽 해안을 제외한 대부분이 가파른 해식애를 이룬다. 섬 전역이 산지로 이루어졌으나 일부 평지에 마을이 형성되어 보리·양파·마늘 등을 재배하고 있다. 연안에서는 활발하게 양식되는 굴도 볼 수 있다. 주로 숭어·대구·청어 등이 많이 잡히며, 미역·홍합·바지락·조개류 등도 많이 채취된다.
가덕도 등대는 남해의 관광명소로 꼽히며, 현재 부산 제2의 신항만 건설이 진행 중이다. 가덕도 등대는 근대 서구 건축의 양식·건축재료·의장수법 등이 최초로 사용되었던 건물 중의 하나로써, 당시에 건립된 여러 등대들이 대부분 원형이 크게 훼손된 데 비해 가덕도 등대는 상당 부분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건축사적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돋 보인다
<펌> http://www.gadeokdo.com
가덕도는 낙동강 물이 남해로 흘러드는 강 하구의 남쪽에 위치하며 연안의 무인도 11개 섬들로 구성되어 있고, 면적은 22.44㎢로서 부산광역시 영도구의 약 1.6배로 부산에서 가장 큰 섬이다.
가덕도의 행정동명은 천가동이며, 1544년(중종39년)에 가덕진과 천성 만호진(萬戶鎭)을 설치하였고, 가덕진관에는 수군절제사(水軍節制使)가 주둔하였다. 가덕도가 천성면(天城面)과 가덕면(加德面)으로 분리되어 있다가 1908년(순종2년)에 두 면(面)을 합칠 때 천(天)과 가(加)가 합쳐져서 천가동(天加洞)라는 이름이 되었다.
주민에게 구전(口傳)되는 가덕 8경
눌차의 문필봉은 가덕의 문호이요
가덕도라 연대봉은 섬 중의 조종이다
천수말 천수대는 도(섬)중의 명산이요
동두말 등댓불은 뱃길을 가르키고
삼신도 해안에는 생복이 생산이고
눌차의 석화 맛은 세계의 제일이고
새바지 겨울 되면 대구가 조종이요
대항리 화포장은 우리나라 으뜸 일세
흔적
이번 토요일은 강원도 정선에 있는 가리왕산을 가고자 사설 산악회에 신청을 했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회원 구성이 되지 않아 취소가 되었다고 아내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렇지 않아도 가리왕산을 신청한 산꾼들과 어울리기가 다소 버거웠는데 어쩌면 잘 되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산악회를 이용하고자 할 때 우리는 가급적 난이도가 높은 산은 잘 선택하지 않는다. 가리왕산이 중급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부부한테는 분명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따라 부치지도 못하면서 괜한 욕심을 냈다가 행여 민폐라도 끼치노라면 아니감만 못하니, 그저 우리 수준에 맞춰 가는 것이 여러모로 속 편하다. 여태 우리가 하던대로 산이 높고 힘이 드는 곳은 자차를 발동해 우리 식대로 다니는 산행이 최선의 길이다. 가리왕산은 꼭 가고 싶었던 산이지만, 가야할 산이지만 아껴 두었다가 여름 야생화가 만발할 때 느긋하게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차피 가리왕산의 야생화는 만나야하니까 여유롭게 미루어 두도록 하자.
토요일 산악회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우선 눈에 들어오는 곳이 강원도 정선에 있는 가리왕산과 부산의 가덕도였다. 무주 덕유산의 설산 산행도 있었지만, 몇 번 다녀왔던지라 마음에서 지우고 두 곳 중 한 곳을 선택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선택권을 주고 싶어 산행지를 맡겼더니 아내는 서슴없이 가리왕산을 택했다. 이 사람 요즘 상태가 좋지 않아 한 달 가량 산을 다니지 못했는데도 힘든 곳을 마다 않고 가리왕산을 선택한다. 평소에 가고 싶어 노래를 불렀던 산이라 가고 싶은 마음이 컸나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가리왕산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무산되는 바람에,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이 부산 가덕도가 이번 토요 산행 코스로 최종 낙점되었다. 가리왕산이 무산되고 가덕도를 가기로 했으니 가기 전에 가덕도에 대해 사전 지식을 얻고자 인터넷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가덕도 갈맷길과 섬에 대한 사전 정보를 탬색해 보았다. 이미 가고자 결정을 했던 곳이라 그런지 겨울바람이 매서운 이즈음, 가덕도가 우리 부부한테는 딱 맞춤형 코스인 것 같아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가덕도는 부산광역시 영도구의 약 1.6배로 부산에서 가장 큰 섬이다. 최고봉인 연대봉(459.4m)과 함께 북으로부터 국수봉(國守峰, 눌차), 문필봉(文筆峰), 갈마봉, 구곡산(九曲山), 삼박봉, 강금봉, 응봉산, 동묘산, 웅주봉, 매봉, 성토봉, 국수봉(대항), 남산 등의 많은 산들이 해안과 함께 올망졸망하게 널어져 있다. 주변 산들이 나지막해 가덕도에서 가장 높은 연대봉에 오르면 부산 신항과 거가대교를 비롯한 신호공단과 주변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자, 그럼 지금부터 가덕대교와 눌차대교로 이어져 섬 아닌 섬이 된 가덕도를 훓어 보자.
우리를 싣고 온 차량은 부산 신항에 건설된 컨테이너 전용 부두가 곁에 있는 눌차대교를 지나 천성동에서 대항동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의 대항고개에서 멈추었다. 대항고개에서 정상인 연대봉까지는 1.55km에 불과한 비교적 짧은 거리다. 그러니까 대항고갯마루는 연대봉에 가장 빠르게 접근하는 산행 들머리인 셈이다. 물론 짧은 코스이긴 하지만, 대항고갯마루에서 연대봉까지는 거의 오르막길이라 초반부터 땀을 좀 흘려야 한다. 차에서 내려 이래저래 꾸물거릴 일이 생겨 늦장을 부리다가 20분쯤 늦게 출발했더니 함께 온 일행들은 모두 출발해 버리고 날 기다리고 있는 아내만 혼자 달랑 남아 있다. 좀 늦게 출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주어진 시간이 워낙 넉넉했던지라 서둘지 않아도 여유롭게 산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 그런데도 둘만 남아 있어 괜시리 마음이 쓰였는지 발걸음이 빨라지더니 나만의 특유한 산행 스타일이 구겨지고, 급기야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평상 리듬을 되찾기 위해 서서히 나만의 산행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항고개에서 연대봉 방향으로 1km쯤 가니 전망 좋은 곳에 정자가 하나 나타났다. 잃어 버린 리듬감을 되찾을 겸 전망 좋은 정자에서 숨을 고르고 있자니 가덕휴게소에서 이어지는 거가대교의 위용이 눈 앞에 펼쳐지며 가쁜 숨을 가볍게 잠재워 주었다. 2010년 12월 13일에 개통된 거가대교는 총길이 3.5km의 2개의 사장교와 3.7km의 침매터널, 1km의 육상터널로 이루어져 총 길이는 무려 8.2km에 달한다. 명실공히 세계 최초,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가쁜 숨이 진정되며 가까이 보이는 거제도와 가덕도를 잇는 다리와 바다를 바라보노라니 오늘도 길 나서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자를 지나니 연대봉까지는 이제 그리 높게 그리 멀리 있어 보이지 않는다. 쉬엄쉬엄 달팽이처럼 뒹굴 듯 여유롭게 봉우리를 쳐다 보며 올라갔다. 마침내 정상인 연대봉에 올라서니 낮지만, 가덕도에서 가장 조종[祖宗]인 봉우리라 그런지 사방팔방이 확 트여 모든 풍경을 거리낌 없이 보여준다. 과연, 주민에게 구전되는 가덕 8경 중 ‘가덕도라 연대봉은 섬 중의 조종이다.’라는 소절이 거짓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하는 순간이다. 연대봉까지 왔는데도 역시 우리 일행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 우리 보다 30여 분 앞섰으니 볼 것 다보고 진작에 어음포로 내려갔나 보다. 꾸물거렸지만,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시간에 쫓겨 후다닥 내려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상석에 서서 아내부터 먼저 인증사진 몇 장 찍고 옆에 있는 산객에게 찍어 달래서 아내랑 함께 찍기도 하며, 남들도 이 사람 저 사람 찍어 주면서 사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정상석 뒤로는 돌로 쌓은봉수대가 있다. 연대봉 봉수대는 곁에 있는 응봉과 함께 왜선이 침입하는 모습을 가장 먼저 발견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제 정상인 연대봉을 벗어나면 사방이 확트인 이 황홀한 광경을 더 이상 누리기란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늦었음에도 마음껏 더 여유를 부리며, 연대봉이 주는 황홀한 분위기를 넘치도록 만끽한다. 이게 우리 부부의 산행 특성이라면 특성이다. 만약, 오늘 가리왕산을 갔더라면 아마 함께한 일행들을 허겁지겁 따라 가기에 급급했을 것이다. 그 모습이 연상되니 오늘 가덕도를 온 것이 퍽이나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연대봉까지 왔으니 앞으로의 행보는 유유자적 그 자체다. 얕은 고개를 두 군데 쯤 넘나드는 곳이 있으나 주로 갈맷길, 둘레길 이런 정도니 거침이 없다. 내려가는 길도 조망이 너무 좋아 가는 걸음 내내 기분이 넘치도록 좋다. 어음포 고개까지 내려가니 매봉으로 이어지는 산길 삼거리가 나온다. 우리는 매봉과 응봉산, 강금봉을 넘지 않고 보다 쉬운 어음포 방향으로 갔다. 어음포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이라 거침이 없다. 순한 내리막이라 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어 그동안 꾸물거렸던 시간을 여기에서 따라 잡았다. 연대봉에서 어음포로 내려오는 길에도 낙동강 하구로 이어지는 바다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모래톱과 모래톱 너머 신호공단이 뚜렷하게 보인다.
누릉능 못 미쳐 헬기장이 있고, 헬기장으로 가는 길에 전망 좋은 해식절벽이 늘어진 해식애의 머리맡에 앉았다. 전망이 워낙 좋아 여기서 점심 식사도 할 겸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보온병의 시래기국이 아직 따뜻한 것이 먹기 에 딱 좋다. 딱히 준비한 반찬도 없는 데 주변 조망이 밥맛을 배가시킨다. 게다가 바닷가 짠바람이 적당하게 간을 맞춰 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밥맛이 꿀맛이다. 시장이 반찬이 아니라 까마득한 해식애의 머리맡에서 주변의 해식단애와 해안선을 때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먹는 맛이 진정한 꿀맛이다.
점심을 먹고 역시 전망 좋은 누릉능으로 갔다. 누릉능이 뭔가 했더니 동선동 지역으로 바닷가 礖(여)가 누른색을 띤다하여 누릉능으로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가덕기도원 주변으로 누른 바위가 많더니만, 그것을 보고 붙인 이름인가 보다. 여하간 다른 곳에서 보던 바위와는 색깔이 확연하게 달랐다. 누릉능 정자에서 충분히 쉬어 가고 싶었지만, 갈 길이 멀어 주변 조망을 두루 살펴가며 기도원으로 내려갔다.
바다가 보이는 얕은 산기슭의 천혜 명당에 기도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가덕기도원이라고 부림교회 부설기도원이다. 그리 병약해 보이지 않는 초로의 노인 한 분이 샤워장에 가는지 수건을 목에 두르고 샤워장이라고 적힌 창고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날씨가 꽤 쌀쌀맞은데 샤워를 하러 가시는 걸 보니 아마, 따뜻한 물이 잘 나오는가 보다. 웬만한 병자는 이곳에 오면 있던 병도 금방 떨쳐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실이야 잘 알 수 없다만 환경적, 지리적 위치로 보아 기도원으로는 최적지가 아닌가 한다.
가덕기도원을 벗어나 동선방조제로 가는 길은 해안길을 옆에 끼고 가는 마냥 기분 좋은 길이다. 문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세찬 바람이 몰려와 얼굴을 때려 귀가 시릴 정도다. 쓰고 있는 모자는 겨울용이 아니라 등산자켓에 붙은 모자를 뒤집어썼음에도 세찬 바람에 연신 벗겨진다. 비록 귀는 시렸지만 그래도 참을 만 해서 그냥 자켓 모자를 불끈 졸라매고 찬바람을 맞으며 갔다. 가는 도중에 기도원을 방문하는 사람과 선상에서 낚시하는 사람들만 가끔씩 눈에 띈다. 연대봉을 넘어 동선방조제로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일행만 지나갔나본 데 우리가 꼴찌라 우리 외에는 없다. 좌우당간 우리는 알아주어야 하는 늘보 산객이다.
기도원을 벗어나 등대가 있는 곳을 지나면 ‘동선새바지’라 불리는 곳이 나온다. ‘동선새바지’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여 마침 방조제 어귀에 세워진 안내판이 있어 유심히 내용을 살펴 봤다. 동선리 본동 마을 동쪽 끝에 샛바람이 많이 불어 '새바지 갯마을'로 불리다가 동선새바지로 불리었다고 한다. 샛바람은 뱃사람들이 은어로 사용하는 동풍을 의미한다. 그리고 동선새바지를 지나면 꽤 긴 방조제가 나온다. 동선방조제라 불리는 이 방조제는 가덕도와 눌차도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태풍이 거세게 몰아치면 제방이 터져 ‘터질목’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제방 앞바다가 거칠어 운항하던 배가 잘 터진다 하여 ‘터질목’이라고도 한다. 올 때는 몰랐는데 와서 보니 본 섬인 가덕도와 작은 섬인 눌차도가 제방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동선새바지에서 방조제를 지나 눌차도(訥次島)에 들어서니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전개된다. 우선 가장 먼저 바닷가 제방에 기찻길처럼 늘어진 조개 무더기가 눈에 들어 왔다. 뭔 조개 껍데기인가 싶어 봤더니 가리비 껍데기다. 어디서 저렇게 많은 가리비 껍질을 가지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수량으로 보아 엄청난 물량이다. 껍데기 한 장 한 장 엮어 짐짝처럼 쌓아 놓은 모양을 보노라니 그 엄청난 양에 혀를 내두를 판이다. 일손도 부족할 텐데 어떻게 저 많은 양을 하나하나 엮어 작업을 했는지 도대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굴 종패를 부착할 용도로 사용되는 가리비와 바다 속에 박아 놓은 참나무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눌차도는 굴 생산지역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였다. 눈에 띄는 곳마다 굴 양식장이 전부다.
눌차도는 항월, 내눌, 외눌, 정거리로 이루어진 가덕도 북동쪽에 위치한 섬마을이다. 내눌로 들어서니 마을 골목으로 이어지는 길에 이정표가 하나 서 있었다. 이정표에는 외눌로 가는 유일한 골목 방향으로 천가교 0.4km가 남아 있음을 친절하게 가리키고 있다. 바로 눈앞에 천가교로 보이는 낮은 다리가 하나 있고 그 위로 우리가 지나온 신항만을 가로 지르는 눌차대교가 보이는데 이정표는 천가교 방향을 골목안 쪽으로 표시를 하고 있다. 눌차대교 위를 통과할 때 산행가이드가 오른쪽 컨테이너 부두가 있는 선창 버스종점으로 모이면 된다는 설명을 귀담아 들어두었던 터라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우리는 천가교를 지나야 하니 저 앞에 보이는 낮은 다리가 천가교인 줄 모르는 나는 당연히 이정표가 친절하게 가리키는 방향만 믿고 외눌과 정거리로 가는 엉뚱한 골목으로 가기 시작했다.
골목을 지나 고개 만댕이를 넘어서니 폐교된 눌차초등학교 자리에 새로 거듭난 황제승마청소년수련원이 나오고 또 항월마을이란 표지석이 나왔다. 이쯤 되자 아내가 골목길을 접어들기 전부터 가이드한테 이상하다고 전화하고 가자는 걸 괜찮다고 우기며 꾸역꾸역 왔더니 갈수록 뭔가 잘못 되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미 어촌마을을 따라 꽤 멀리 와버렸다. 기왕지사 여기까지 온 길 가다보면 돌아나가는 길이 있겠지 요량하고, 자꾸 전화해 보라는 아내의 성화를 못 들은 냥 계속 가던 길을 갔다. 그런데 아뿔싸 뭔가 돌아나가는 길이 나타날 기미가 없다. 사람이 있으면 좀 물어보려고 했더니 당체 인적도 간 곳 없다. 할 수 없이 가리 늦게 가이드한테 전화를 해 전후 사정을 설명했더니 다시 왔던 길로 돌아 나오란다. 참~ 나~ 아내의 투덜거리는 소리, 바닷바람에 실어 보내야지 어쩌겠나...
덕분에 난, 예정에 없던 눌차동 마을의 여기저기를 걸어봤다. 일행이 모이는 시간에 늦은 것도 아니니 애써 다녀봄직도 한 길이다. 여기까지 와서 체력이 허용하는 한 볼 수 있는 만큼 더 보는 것이 뭐 나쁘겠나. 더 봤으니 오히려 기쁨이지. 선답자들의 기행을 보니 우리와는 역방향으로 선창에서 눌차마을을 거쳐 처음 우리가 시작했던 곳으로 많이 다녔던데 뭐~
어쨌거나 다시 외눌에서 내눌로 돌아오는 유일한 골목길을 따라 천가교를 지나 컨데이너 부두가 있는 선창 버스종점으로 그래도 30분 전에는 도착했다. 굴 생산으로 워낙 유명한 곳이다 보니 곳곳에 굴 식당이 산재해 있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막 걷어온 굴을 까기도 하고 팔기도 한다. 우리도 오붓하게 식당에 앉아 생굴이나 굴전을 시켜 놓고 하산주 한 잔 하려고 했더니 상황이 그리 여의치 않아 보인다. 4시 30분까지 도착인데 우리는 3시 55분에 도착했다. 소주 한 병에 굴 한 접시 처리하는데 남는 시간이다. 그런데 가이드가 일행이 모두 왔으면 빨리 출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침이 목젖까지 넘어가는데 행여 민폐를 끼칠까 참고 버스에 올랐는데 아직 오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결국 차는 4시 40분경에 출발했고 우리는 굴 밭에서 굴이랑 소주 한 잔도 못하고 그냥 왔다.
사진으로 보는 가덕도 연대봉 산행 및 가덕도 둘레길 구간 탐방
<펌> 우리 팀은 천성마을에서 대항동으로 넘어 가는 대항 고갯마루에서 출발했다.
천성동에서 대항동으로 가는 고갯마루. 여기가 대항고개다. 관광버스는 우리 팀을 여기 내려주고 선창에서 대기를 한다. 여기서부터 거의 10km를 산 넘고 바닷길 따라 간다.
대항고개(지양곡). 여기가 들머리다. 우리가 산행한 이 코스는 이동거리도 적당하고 코스도 대체로 순조롭다. 연대봉까지만 오르면 크게 힘든 곳은 없고, 조망을 즐기며 여유롭게 다니면 된다. 들머리에서 1.5km 전방에 있는 연대봉에만 오르면 된다. 연대봉까지는 대략 1시간이면 여유롭다.
들머리인 대항고개에서 연대봉까지는 시작부터 오름길이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거가대교를 비롯한 조망이 좋아 힘들 때마다 한번 씩 뒤돌아보며 사진을 찍어면서 가면 피로가 많이 가신다.
펜스와 철망을 쳐 놓은 곳은 사유지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등로는 보는 바와 같이 걷기 좋은 편이다.
바로 앞에 연대봉이 보인다. 연대봉을 한번 바라볼 때마다 거리가 짧아진다.
미끄럼 방지를 위해 침목을 받쳐 놓은 오름길을 쭈욱 올라가야 한다. 휴우, 아직 0.9km 남았네~~~
산을 보려면 길을 나서야 하고, 길을 나서면 산도 보고 강도 보고 나도 본다.
곰솔. 바닷가에 자라는 소나무와는 종이 다른 별개의 나무로 원래 나무껍질이 검어서 흑송(黑松)이라고 하다가 곰솔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박상진의 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를 읽고 안 내용)
정자가 있는 곳에서 주변을 두로 관망하며 쉬어 간다. 여기쯤 오면 숨도 차고 쉬어가고 싶다.
꾸물거리다 넘들보다 늦게 출발했으면서 안내판 내용도 샅샅이 훓어 보고 여유를 부린다. 늦은 자의 기만이라고 할까 ㅋㅋㅋ
크게 힘들지 않은 코스임에도 오늘따라 힘이 많이 부친다. 아내는 요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산행을 오랜만에 했는데도 슬금슬금 잘도 간다.
곰솔. 키는 작지만 매우 건강해 보인다.
길은 잘 줄어든다. 이제 200m 남았나 보다.
힘이 들면 뒤돌아 보며 사진도 찍을 겸 잠시 숨을 돌린다.
연대봉 옆에 우뚝 서 있는 입석. 이름이 없는지 살펴봐도 그 이름을 알 수가 없네요. 이름이 붙어 있을 것 같은데~ 이 주변을 지나다 보면 먼저 이 바위가 먼발치에서도 눈에 잘 띄어 사실상 연대봉을 대표하고 있다.
아내는 정상에 먼저 올라가 날 기다리고 있다. 늘 이런식이다. 아내는 오르막을 잘 오르고 난 헤메고, 대신 아내는 지구력이 딸리고 난 지구력이 좋다.
거가대교 가덕휴게소 좌측에 거가대교로 가는 해저 침매터널 입구가 있다.
거가대교 오른쪽 방향도 살펴본다.
가덕도에서 가장 높은 연대봉이다. 459.4m
주민에게 구전되는 가덕 8경에 '가덕도라 연대봉은 섬 중의 조종'이라 했다.
빈 봉수대를 찍어야 하는데 이 분들이 비켜 주질 않는다. 잠시 비켜 달라 하기도 그렇고 그냥 실례를 무릎쓰고 직찍~ 우연히 보시거던 사진 가져 가이소오^^^ 보기 좋네예...
낙동강 하구로 이어지는 곳이라 모래톱이 잘 발달되어 있다.
거가대교 너머 거제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가덕휴게소와 천성마을. 왼쪽 콧구멍 같이 생긴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바닷속으로 들어가 거가대교로 이어진다.
천성마을과 주변의 올망졸망한 섬
봐도 봐도 찍어도 찍어도 좋기만한 그림이다.
노 부부산객이 지나간 후 다시 봉수대만 담아본다. 갈 길이 바쁘지만 오늘은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여 비교적 여유로운 산행을 즐긴다. 우리가 제일 늦은지라 앞서간 일행들은 흔적도 없다. 그러기나 말기나 우리는 누릴 것 다 누리고 간다.
연대봉 전경
연대봉에서 어음포 고개로 간다.
마치 바둑판처럼 정렬되어 있는 양식장 모습
응봉산과 낙동강 하구 모래톱
전망 좋은 곳에서 한 컷
신항만을 배경으로
나무를 휘어감고 올라가 아예 속을 파 들어가고 있다.
마삭줄이 높이도 타고 올라갔다.
갈림길인 어름포 고개까지 당도했다. 여기는 화장실이 있다.
어음포 고개에서 어음포로 하산하여 가덕도 동쪽 해안길인 가덕도 둘레길을 따라 눌차동을 거쳐 천가교를 지나 선창으로 간다. 갈 길을 다시 짚어본다.
역시 어음포 고개다.
연리목이 될 것 같다.
아니, 이미 연리목이 되었네~
이쪽은 마삭줄의 세력이 아주 좋다.
소나무의 형태가 재밌게 생겼네.
위에서 보는 나는 마치 그림 같은 장면이 연출되는데 이 분들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여념이 없으시겠지~
지나온 연대봉을 바라보면~ 연대봉 오른쪽 능선을 타고 내려와 안부(어음포 고개)에 이르러 어음포 골로 내려온다.
전망 좋은 단애의 끝에 앉아 따뜻한 시락국과 함께 점심을 먹는다.
이 모습에 그저 아무 생각 없다.
동선방조제와 대항새바지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우리는 동선방조제로 간다.
좁은 공간에 헬기가 앉을만한 자리가 있다.
전망 좋은 누릉능에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다.
누릉능에서 선창으로 가는 길은 둘레길로 바다를 옆에 끼고 간다.
짭잘한 해풍을 맞고도 아주 튼실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이 나무의 생명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누릉능
누릉능 아래로 내려가면 전망 좋은 지점이 나온다.
어음포 고개에서 저기 매봉을 넘어가도 되지만 우리는 어음포로 내려와 해안 둘레길을 따라 왔다.
누릉능에서 내려오면 해식애가 잘 발달된 전망 좋은 해안선을 볼 수 있다.
누릉능에서 천가교 방향 갈맷길로 가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우리 일행은 낙석위험구간으로 표시된 방향으로 간다. 이 길은 가덕기도원으로 가는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안전한 길로 돌아가라고 표시하고 있지만, 무시하고 변경 전의 길로 간다.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으나 낙석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역이니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세찬 바닷바람에도 세력이 왕성한 채 잘 자라고 있는 나무가 그저 고맙기만 하다.
겨울 굴피나무 열매가 바다를 배경으로 자라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늘 산에서만 보다가 바다에서 보니 그런 모양이다.
앞으로 계속 이런 해안 절벽을 바라보면서 간다.
이 나무도 튼실해서 보기가 좋다.
낙엽, 바다, 바람, 메마른 가지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기분이 너무 좋다.
보라,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이 얼마나 좋은가. 모두 걷고 싶지 않으신가요.
가덕기도원으로 가는 데크 구간. 이 길은 보이는대로 작품이다.
바위를 때리는 검푸른 물결마저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가덕기도원(부림교회부설기도원) 멋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저 배에서도 낚시를 하네요.
털머위의 잎은 계절에 아랑 곳없이 번들번들하다. 비록 꽃은 시들었지만, 잎만으로도 아직 충분히 볼만하다.
기도원으로 내려오는 데크 구간도 예쁜 그림으로 다가온다.
먼저 와 또 나를 기다리며 쉬고 있는 아내
기도원 전경
기도원 주변이 풍경이 너무 좋아 잠시 쉬었다가 길 떠나기 전에 아쉬움에 젖어 다시 한 장 담아본다.
겨울이라 그런지 이 길엔 우리 일행 외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우리 일행도 이미 모두 지나가 버리고 주로 아내랑 단 둘이 걷는다.
기도원 주변의 바위는 주로 이런 색을 띠고 있는 데 구성 광물이 뭘까?
여기는 바람이 드세게 불던데 그래도 낚시하는 사람이 있네요.
이 길을 걷는 데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던지 덮어 쓴 모자도 무용지물이더구만요.
가덕도 갈맷길 안내판을 다시 한 번 본다.
'산행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군 창선면 대방산 (0) | 2015.02.16 |
---|---|
계방산 심설산행 (0) | 2014.12.27 |
구미 냉산(태조산) 산행기 (0) | 2014.11.29 |
충남 청양 칠갑산 산행 (0) | 2014.11.16 |
강천산 단풍산행 (0) | 2014.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