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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산악동아리

봉무동 단산지 구절송을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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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 2015. 10. 25.(토)

■ 어디로 : 도동 측백수림, 봉무동 단산지 구절송 곁으로

■ 참석 인원 : 5명(다섯 살배기 꼬맹이 포함)

■ 산행거리 : 대략 7km

 

 

 

 

흔적

 

오늘은 참석률이 꽤 저조하다. 이 친구들이 모두 가을을 타는지

산행보다 오는 가을이 더 바쁜가 보다. 가뜩이나 참석률이 저조한데

아침 10시에 모이기로 한 시간에 달랑 2명만 와 있다.

늦는 사람은 가는지 못 가는지 전화를 해보라고 했더니 전화 연결도 안 되는 모양이다.

 

하는 수 없이 두 사람이라도 데리고 가야할 판이다.

부득이한 사정이 생겼으면 전화라도 해 주면 될 것을

모두 기본 소양이 덜 갖추어졌나 보다.

안 되겠다. 다음부터는 좀 더 확실한 조치를 취해야겠다.

 

그나마 참석한 두 명은 올 12월에 서로 결혼을 할 친구들이다.

산악회가 아니더라도 지들끼리 놀면 재미가 더 있을 텐데

서로 회장단이라 그런지 책임감을 가지고 참석을 한 모양이다.

산행 식구가 몇 안 되기에 그만 지들끼리 놀라고 보내주려다

그래도 명목상 함께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적은 인원이지만 함께 길을 나섰다.

어차피 난, 혼자 가도 갈 것이니 동행이 있어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하면 기분 좋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국우터널을 지나 동변동을 지나는 데 숙이네한테 연락이 온다.

다섯 살배기 딸내미를 데리고 함께 온단다.

애를 맡길 데가 없어 전전하다가 결국 맡기지 못하고 데리고 올 모양이다.

오늘 산행지는 힘든 곳이 아니니 데리고 와도 괜찮은 곳이다.

좀 힘든 구간이 있으면 엄마가 누구던가? 슈퍼맘이 아니던가?

힘들어도 엄마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함께 가도 된다고 하니 오늘 산행 식구는 다섯 살배기 꼬맹이까지 합쳐 모두 5명이 된다.

단출하던 분위기가 갑자기 다섯으로 늘었다.

 

숙이는 단산지로 먼저 가라 하고 우리는 도동 측백나무숲으로 갔다.

여기는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측백수림이 있는 곳이다.

흙 한 줌 없는 척박한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도동의 측백나무는

보통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든 환경임에도 오랜 세월 굳건하게 잘 자라고 있다.

 

대구 동구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는

보존가치가 높아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었다.

이전 명칭은 경북권에 있어 '달성의 측백수림'으로 불리어졌다고 하나

1981년 달성군 공산면이 대구직할시에 편입된 이후로 그 명칭을 변경하였다고 한다.

측백나무는 보통 학교 정원수나 묘지 주변의 울타리용으로 쓰인 것은 많이 봤으나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군락으로 자라는 모습은 처음 대한다.

 

당시에 이곳 도동향림은 절벽 아래로 흐르는 불로천의 수량이 풍족하기도 했거니와

자연경관이 뛰어나 조선초 문신이며 학자인 서거정이 읊은

달성십경중 제6경으로 꼽은 곳이기도 하다.

비록 지금은 동구 외곽의 신흥단지개발로 어수선하지만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어 보호할 가치가 뛰어난 곳인 만큼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꼬맹이를 데리고 따로 간 숙이네는 단산지에 먼저 도착한 모양이다.

우리도 하천너머 측백나무 숲을 탐방한 후 이동을 했다.

먼저 도착한 꼬맹이가 단산지 물가에서 엄마랑 놀고 있다.

먼발치에서 봐도 애가 꽤 많이 성장을 한 것 같아 보였다.

 

단산지에 오면 최소한 구절송 정도는 만나봐야 한다.

애를 데리고 구절송까지 가겠나 싶었지만, 의외로 꼬맹이가 펄펄 날아다닌다.

모양새를 보아하니 나보다 더 잘 갈 것 같다.

다섯 살배기 어린애기가 나보다 더 잘 가면 이거 보통 망신살 뻗치는 게 아닌데...

다행인지 천방지축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더니 역시 에미 품속에 안기고 만다.

그래도 생각 외로 잘 다녀주어 대견스럽다.

아이들 커는 모습을 보니 세월이 그냥 가는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단산지 주변은 만보산책길이 있고 산행을 위한 코스가 있다.

신서혁신도시가 조성된 곳 즉 이시아폴리스 가까운 곳에 거주한다면

매일 단산지 주변만 산책해도 건강을 지키는 데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오늘은 꼬맹이까지 참석을 했으니 우리 일행은 주로 단산지 주변을 걷는 것이 마땅했지만,

힘 좋은 엄마를 믿고 다소 긴 산행길에 올랐다.

 

산행길은 대부분 산책코스에 불과했다.

전망대에서 탱자나무가 우거진 내리막길과 평이한 산책로를 걷다보면

비로소 오늘 산행길 중 가장 가파른 산길이 나온다.

가파르다고는 하나 길지 않은 길이라 그리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꼬맹이가 다소 우려되었지만, 힘 좋은 엄마가 안고 업고 하면서 잘 데리고 간다.

역시 대단한 엄마다. 크게 힘든 구간은 아니더라도 우리도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길인데...

 

오늘 산행 포인트는 단산지의 구절송과 도동의 측백나무 숲이다.

측백나무 숲은 봤으니 여기까지 와서 구절송을 외면하기란 어렵다.

블로그와 카페에서 이미 봤지만, 내 눈으로 직접 봐야한다.

내 사는 지역 가까운 곳에 있는 데 천연기념물 1호로 지정된 측백수림과

단산지 구절송을 아직도 보지 않았다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오르막길을 올라 봉우리 입구에 들어서자 바로 구절송이 떠억 버티고 있다.

한 눈에 봐도 인터넷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다.

단지 눈에 거슬렸던 것은 구절송이 있는 봉우리 주변을 운동기구와 쉼터로 조성해 놓아

보기 식상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주민 편의시설을 도모한 면에서는 나쁘다 할 수는 없지만

자연이 주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 아쉬웠다는 말이다.

 

구절송은 큰 줄기 하나에 아홉 개의 가지가 뻗어 수직으로 높게 자라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소나무의 나라가 아니던가?

정이품소나무부터 역사와 전통을 가진 각양각색의 소나무가

전국에 산재하고 있지 아니한가?

산에 다니면서 별별 모양의 기이한 소나무를 많이 봤지만, 이런 소나무는 처음 본다.

나는 오늘 이런 모양을 갖춘 소나무를 직접 보고 싶었던 것이다.

 

구절송의 형태를 최대한 살리면서 다각도로 접근하여 촬영을 했다.

밑둥치를 중심으로 아홉 개의 굵은 가지가 나오는 장면

줄기만 아홉 개가 수직으로 뻗어 올린 장면 등 부분 부분을 빠짐없이 찍었다.

 

산은 역시 깊은 능선에 올라서야 뭔가 보여준다.

어느새 가을이 깊은지라 꽃은 지고

나무에 보석같이 매달린 열매마저 시들어 가고 있는 시점이다.

그래도 능선엔 아직 까실쑥부쟁이로 보이는 꽃들이 무성했고 잡풀로 보일지언정

도깨비바늘과 단풍으로 붉게 물든 미국자리공의 이파리와 까만 열매마저 정겹게 다가온다.

 

능선을 따라 조금 더 걸으며 주변 풍광을 느긋하게 즐긴 후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구절송이 있는 곳으로 다시 되돌아 왔다.

내쳐 능선을 따라 진행하려다 가는 길이 꼬맹이를 데리고 가기엔 힘든 것 같아

왔던 길로 되돌아 나갔다.

 

오늘 산행 주인공은 다섯 살배기 꼬맹이다.

어른들도 쉽지 않은 길을 그래도 잘 따라 다녔다.

대견하다. 저수지로 내려왔을 때는 오리배를 타고 싶어 칭얼거리더니

엄마 등에 업혀 오리배 욕심에 잠을 자지 않으려 용을 쓰다가 스르르 잠이 들어 버린다.

  

 

 

 

 

 

천연기념물 제1호 도동 측백나무 숲

 

 

 

 

 

 

 

 

 

 

 

 

 

 

 

 

 

 

 

봉무동 단산지 구절송 만나러 가는 길

 

 

 

 

 

 

 

 

 

도깨비바늘(?)

 

 

 

 

 

 

 

 

구절초

 

 

배풍등

 

 

울산도깨비바늘

 

구절송

 

 

구절송이 있는 능선

 

 

울산도깨비바늘

울산도깨비바늘

 

 

 

미국쑥부쟁이

 

 

 

 

 

 

 

산초나무열매

 

좀작살나무열매

 

 

 

회잎나무

 

미국자리공

 

 

배풍등

 

배풍등

 

 

공산댐과 단산지를 연결한 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