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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무더위를 피해 지리산 칠선계곡이나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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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칠선계곡의 여름은 그래도 대프리카보다 낫더라.

 

<대프리카란? 대구의 무더운 날씨를 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성해 빚댄 말>

 

 

■ 언제 : 2015. 8. 3.(월)

■ 어디로 : 지리산 칠선계곡

■ 누구랑 : 아내랑 딸내미랑

■ 산행 경로 : 추성리 주차장 - 비선담 (왕복 대략 8km)

 

 

칠선계곡(추성계곡) 소개

 

<펌>함양군문화관광홈 

 

칠선계곡(추성계곡), 지리산 최대의 계곡미를 자랑하며 갖가지 형용사들이 동원돼 표현된다.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손꼽힌다.

지리산의 대표적인 계곡으로 험난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 그리고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을 끼고 있는 칠선계곡(추성계곡)은 천왕봉 정상에서 마천면 의탄까지 장장 18km에 걸쳐 7개의 폭포수와 33개소의 소가 펼쳐지는 대자원의 파노라마가 연출된다.

지리산자락 가운데 유독 여성을 상징하는 지명이 가장 많으면서도 들어가면 갈수록 골이 더욱 깊고 날카로운 칠선계곡(추성계곡)은 그 험준함으로 인해 숱한 생명을 앗아가기도해 죽음의 골짜기로도 불릴 정도이다. 그래서 지리산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칠선계곡(추성계곡)을 꼭 등반하고 싶어 하지만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특히 전문 산악인들도 히말라야등 원정등반에 앞서 겨울철 칠선계곡(추성계곡)에서의 빙폭훈련 등반을 거칠 정도로 겨울의 칠선은 고난도의 등반 기술을 요구한다.

일반인들의 경우 칠선계곡(추성계곡)을 등반할 경우 여름철에도 계곡 아래서 천왕봉으로 향하는 루트는 피하고 주로 다른 코스로 천왕봉에 올랐다가 하산 길로 칠선계곡(추성계곡)을 택한다. 칠선계곡(추성계곡)의 총 연장은 18km이지만 등반코스는 추성동에서부터 천왕봉까지 14km이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버스편이 마을까지 밖에 연결이 안됐지만 지금은 한시간 간격으로 추성동-함양읍간을 운행하는 버스편이 있어 등산로가 4km가 줄어든 셈이다.

추성동에서 시작되는 칠선계곡(추성계곡) 등반로는 계곡등반의 위험성 때문에 상당 구간이 계곡과 동떨어져 있다. 이는 등산로를 벗어나서는 마음 놓고 발길을 둘 곳이 없을 정도의 험난한 산세 때문이다.

추성동에서 등산로를 따라 곧장 가면 칠선계곡(추성계곡)에서 처음 만나게되는 용소를 놓치기 쉽다. 등산로에 용소가는 길을 표기해 놓았으나 등산로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계곡으로 거슬러 가면 5백여m 지점에 위치한 용소는 산신제를 지낼때 산돼지를 집어 넣는 곳으로 전해진다.

계곡을 따라 2km남짓 오르면 두지동(두지터라고도 함)이 나오는데 등산로는 계곡길과 떨어져 별도로 나있다. 주로 등산로를 이용하고 있는데 두지동은 마을 모양이 식량을 담는 두지같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옛날 화전민들이 기거하던 마을이었으나 지금은 담배건조장과 농막등만 남아 이 마을이 등산객들의 휴게소로 각광받고 있는데 담배 건조장이 분위기 있는 찻집으로 변해있어 눈길을 끈다.

두지동에서는 창암산 능선을 넘어 백무동으로 갈수도 있다. 한동안 계곡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등산로를 따라 가다보면 암반과 소가 어우러진 곳에 설치된 쇠다리를 만날 수 있다. 여기서 경사진 도로를 따라 힘겹게 오르다보면 잡초와 감나무, 호도나무가 어지럽게 뒤덮인 마을터를 발견할 수 있다. 이 곳이 옛 칠선동 마을 터로 한때 독가촌이 산재해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울창한 잡목 숲을 따라 조금 더 가면 계곡 물 소리는 아득한 발 아래서 들릴듯 말듯 하며 널따란 바위를 만날 수 있는데 여기가 전망좋은 쉼터인 추성 망바위이다. 여기서부터는 계곡등반은 전혀 상상도 못 할 정도의 험난한 산길이 추성동에서 4km 지점인 선녀탕까지 계속된다.

일곱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 지금은 돌과 모래등으로 메워져 전설속의 선녀가 목욕했을 정도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초라하다.
선녀탕의 전설은 선녀에게 연정을 품은 곰과 선녀를 도운 사향 노루가 등장하는 동화같은 얘기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일곱 선녀가 이 곳에서 목욕하는 것을 본 곰이 선녀들이 하늘 나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옷을 훔쳐 바위 틈에 숨겨 버렸다. 목욕을 마친 선녀들이 옷을 찾아 헤맬때 사향 노루가 자기 뿔에 걸려있는 선녀들의 옷을 가져다 주어 선녀들이 무사히 하늘나라로 되돌아 갈 수 있었다고 한다. 곰이 바위 틈에 누워있던 노루의 뿔을 나뭇가지로 잘못 알고 선녀들의 옷을 숨겼던 것이다. 그 후 선녀들은 자신들에게 은혜를 베푼 사향 노루를 칠선계곡(추성계곡)으로 이주시켜 살게 했으며 곰은 이웃의 국골로 내쫓아 버렸다는 전설이다.

선녀탕에서 조금 지나면 1백여평 남짓한 소와 매끈한 암반이 있는데 칠선계곡(추성계곡)에서 가장 빼어난 옥녀탕이다. 하늘을 뒤덮을 듯한 울창한 수림과 넓은 소가 연출해 내는 옥녀탕의 전경은 위로 무명 소들과 이어져 깎아지른듯한 벼랑으로 연결되면서 비경의 극치를 이룬다.

벼랑으로 조심스럽게 오르다 보면 비선담이 색다른 모습으로 반긴다. 계곡등반의 묘미를 한껏 맛볼 수 있는 구간이다. 비선담을 지나면 옛 목기막터가 있었다는 산죽밭을 지나 오른편 계곡으로 건너게 되는데 계 곡주변에 조그마한 바위굴이 있다.

과거 목기를 만들던 인부들이 지내던 곳으로 청춘홀이라 불리고 있다. 이는 칠선계곡(추성계곡)이 개방된 이후 청춘남녀들이 한데 모여 굴속에서 지냈다는 뜻으로 청춘홀이란 이름이 등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등산로에는 별도의 안내판이 없어 지나치기 쉽지만 계곡 암벽에 페인트로 '청춘홀'이라 씌어 있다. 청춘홀에서부터 등산로는 점차 경사를 더해 험난해지는데 여기서부터 칠선계곡(추성계곡)의 진미를 더하는 폭포수를 볼 수 있다. 칠선계곡(추성계곡)을 상징하는 칠선폭포가 쏟아내는 물줄기는 가히 절경이라 아니할 수 없다.

칠선폭포의 위용 못지 않은 대륙폭포, 3층폭포등의 시원한 물줄기와 험난한 등산로는 천왕봉과 중봉, 하봉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만나는 합수골까지 계속된다. 이 일대에는 3개의 폭포수가 묻혀있어 폭포수골이라고도 불린다.

합수골 일대에는 옛날 도벌꾼들의 초막이 있던 곳으로 지금도 야영할 공간이 많이 있다. 합수골 일원의 비경을 뒤로 한채 돌투성이 길을 따라 힘겹게 오르면 계곡미라고는 거의 볼 수 없는 구간이 계속된다.

울창한 수림을 따라가다 보면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물줄기 두갈래가 마주치는 마폭포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천왕봉까지의 수직 고도차 5백여m, 거리는 3km구간인 마폭포. 천왕봉과 중봉사이의 물줄기와 통천문아래의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시원한 두 갈래의 물줄기를 마지막으로 등산로는 천왕봉까지 이어진다. 더이상 계곡은 커녕 물한모금 찾을 수 없는 등산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천왕봉까지의 3km구간은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지대로 색다른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전나무, 잣나무는 물론 희귀수목이 어우러져 음침한 숲속 분위기를 자아내며 숲속에서는 온갖 고산식물의 향긋한 내음이 코를 찌르고 바위와 나뭇가지에는 이끼가 두꺼워 인상적이다.

경사 60-70도의 바위길과 길을 가로막고 쓰러진 고목사이를 지나노라면 지리산 등산의 진미를 느끼는 듯 하다. 하늘을 향하듯 급경사 길을 따라오르다 보면 어느 사이 거목들은 사라지고 철쭉나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천왕봉이 그 모습을 보여준다.

칠선계곡(추성계곡)의 험준함과 아름다움을 체험하면서 천왕봉에 도달하면 다시금 하늘이 울어도 아니 우는 천왕봉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천왕봉의 위대함을 가장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등반로가 있다면 바로 칠선계곡(추성계곡)코스라고 할 수 있다.


 

 

 

 

흔적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다.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리니 네티즌들 사이에는 대구를 아프리카와 빚대 대프리카라고 부른다. 내 고장 대구가 덥기는 더운가 보다. 이런 무더위를 기세 좋게 뚫을 냥 아내에게 넌지시 강원도 두타산이나 갈래?’ 하니 아내가 기겁을 한다. ‘무슨 소리 하노. 이 더위에~’ 더위에 지쳐 가고픈 마음이 전혀 없는가 보다. 실은 나도 괜히 한 마디 툭 던져 봤다. 한 마디 던져 보고 간다면 가는 거고 아니면 말지라는 생각으로 던져 본 말이다.

 

저녁나절 느닷없이 아내가 지리산 칠선계곡으로 간다면 따라 가 줄 용의가 있단다. 계곡에 물도 좋고 시원하니 산행 조금하고 쉬었다 가면 아파트보다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두타산엘 못 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나야, 물론 지리산을 가니 안 갈 이유가 없다. 지리산은 기회만 되면 내 고장 팔공산 드나드는 것처럼 다니고 싶은 산이다. 내일 아침, 지리산 칠선계곡으로 가는 것은 확정되었으니 딸내미도 데리고 가고 싶어 의사를 물어봤다. 딸내미가 단 숨에 ‘OK’ 사인을 보낸다. 됐다. 그러면 내일 아침 우리 가족끼리 지리산 칠선계곡에 무지막지한 이 여름을 묻으러 가자.

 

지난 토요일부터 올 여름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나 보다. 피서 차량은 이미 길을 떠났는지 고속도로가 한산하다. 전혀 밀리지 않고 자유롭게 굴러간다. 거창휴게소에 잠시 쉬고 바로 함양에 있는 지리산 제1문에 올랐다. 아나콘다 같이 꼬불꼬불한 오도재를 지나 고개 만댕이에 올라서면 지리산 제1문이 떡 버티고 섰다. 마치 지리산에 가거들랑 나에게 입산 신고를 하고 가라는 냥 위풍도 당당하게 지리산 제1관문으로 서 있다. 예의를 차림 겸 휴게소에 차를 주차하고 전망대에 서서 전경판을 바라보며 내가 아는 황석산과 기백산을 중심으로 눈 맞춤을 해 본다.

 

휴게소 뒤편 즉 오도재 전망대가 있는 조망공원에서 함양읍 죽림리의 팔령마을까지 연장 10.2km의 거리에 임도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저 길은 거창에 적을 두고 있는 고○○선생이 봉사활동 차원에서 시멘트 포대를 둘러메고 작업을 했던 곳이다. 충북대학교에서 부전공 연수하면서 만난 거창 지역 선생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다. 연수하면서 함께 즐겁게 지냈던 선생들이 함양에서 만나 하룻밤 묵을 때 오도재 지리산 제1관문에 서서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굳이 힘든 일을 안 해도 되지만, 지리산을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사람이라 앞장서서 도와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모두 함께 모여 하룻밤 유하고 난 뒤 다음 날 칠선계곡으로 닭백숙 먹으러 가는 길에 들렀던 기억이 확연하다. 마음이 통하는 재미난 친구들이었는데 요즈음 만남이 없다.

 

그때 기억을 더듬으며 칠선계곡 추성리 주차장에 당도했다. 주차장엔 아직 차량이 한 줄 밖에 차지 않았다. 날씨가 무덥긴 무더운 모양이다. 그늘진 곳에 주차하고 모두 채비를 갖춘 후 슬슬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올라가는 길은 민박집이 늘어진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날씨도 더운데 그늘도 없고 시작부터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아내는 이게 아닌데 싶은 모양이다. 아마, 아내는 백무동에서 가는 한신계곡 정도로 여겼나보다. 급기야 반 정도 가고서는 도저히 안 되겠는지 딸내미랑 둘이 비선담까지 다녀오라며 주저앉는다. 이 사람 참, 여기서 이러면 안 되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 맥을 못 추지. 병든 달구새끼마냥 인상도 좋지 않고 더 이상 강요했다간 큰 일 나겠다 싶어 적당히 쉬었다가 계곡에 쉬고 있으라 하고 할 수 없이 딸내미랑 둘이 올라갔다. 아내가 헤매는 반면, 딸내미는 생생한 채 잘도 올라간다. 어쩌다 한 번씩 따라 댕기는 딸내미가 주말마다 가는 엄마, 아빠보다 훨씬 낫다. 오늘따라 딸내미가 부럽기도 하고 그저 대견하며 이쁘기까지 하다.

 

딸내미가 나랑 함께 올라가니 펄펄 난다. 역시 난, 누구랑 가더라도 가는 사람에게 푸근한 산행을 제공해 준다. 풍경 사진 찍으랴 꽃이 보이면 꽃 사진 찍으랴 걸음이 늦을 수밖에 없다. 오늘도 여지없이 앞서가던 딸내미는 나를 기다리며 서 있다가 내가 오는 것이 확인되면 또 올라가고 한다. 오늘은 꽃이 많이 없어 시간이 그렇게 지체되지 않는데도 딸내미는 는적거리는 아빠의 모습에 지루함까지 느낀다. 그래도 별 말 없이 보조를 잘 맞추어 주더니 나중에 내려올 때는 잠시 딸내미를 잃어버려 큰 걱정을 했다. 알고 보니 너무 답답해서 일찌감치 좀 더 먼 곳까지 내려간 모양이다. 내 딴에는 나보다 먼저 내려 간 것은 알았지만, 하도 보이지 않기에 혹시 내가 먼저 내려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었던 것이다. 모두 기우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 어미 같았으면 내가 안 보이면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데 딸내미는 아직 지 부모의 산행 공식을 잘 모르는가 보다.

 

선녀탕, 옥녀탕을 지나 해발 710m 고지인 비선담까지 왔다. 비선담은 오늘 지리산 칠선계곡의 목적지다. 우리는 오늘 여기까지만 오기로 했다. 1.9km만 더 가면 칠선폭포가 나오지만 겸손하게 사양하고, 비선담에서 잠깐 사진만 찍고 바로 내려왔다. 혼자 있을 아내가 우리를 기다린다고 지겹기도 하겠거니와 우리도 더 이상 올라 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내려가는 길은 별 무리가 없다. 계속 올라만 왔으니 대부분 내려갈 일만 남았다. 내려오면서 올라 올 때 봐 두었던 쉴 곳을 찾아 잠시 쉬어 가기도 했다.

 

지리산 칠선계곡은 더운 날, 우연찮게 아내가 싱겁게 던지는 말 한 마디로 오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걸어보지 않았던 지리산 자락의 어느 한 곳을 오늘 또 한 번 경험을 한다.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지리산의 가지 않았던 또 다른 한 곳을 가게 됐음에 감사를 한다. 아내는 계곡에서 쉬다가 주차장에 미리 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늘이 드리워진 평상에서 편히 쉬었던 모양이다. 혈색도 지 색깔로 돌아왔다. 딸내미랑 모두 함께 모여 주차장 옆에 있는 계곡으로 들어가 머리도 감고 발도 담그며 세면을 하고 한 숨을 돌렸다.

 

함양에 오면 상림숲을 가봐야 한다. , 언젠가 위에서 언급했던 부전공 연수 동기생들과 함양에서 만나 12일 했을 때 이미, 온 적이 있었지만, 아내랑 딸내미는 난생 처음인 곳이다. 아내와 딸내미를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다.

 

상림숲에 다다르니 차량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차 관리요원이 길가에서 그리고 연꽃단지 안에서 주차 안내하기 바쁘다. 너른 공터에는 행사용 천막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다. 뭔 일인지 알아봤더니 경남 농업경영인 회원의 화합과 우의를 증진하는 제13회 경상남도 농업경영인대회가 개최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산삼축제 일정에 맞춰 개최가 되었던 것이다.

 

함양의 상림숲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인공 숲으로 조성한 곳이며, 숲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볼거리가 많은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 구경이고 뭐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숲으로 가면 시원하고 앉아 쉬면되는데, 연꽃을 보기 위해 연꽃단지를 거닐자니 땡볕에 연꽃대단지를 모두 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일부 구간만 돌고 모두 지쳐 있는지라 빨리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행히 연꽃도 듬성듬성 피었을 뿐만 아니라 핀 꽃도 늘어지고 쳐져 이쁘지가 않다. 그래서 사진도 많이 찍고 싶지 않았다.

 

차 안이 제일 시원하다. 에어컨 틀고 쪼잔한 88고속도로에 올라서니 가열된 도로의 열기도 에어컨 바람에 눌려 더운지도 모르고 시원하게 달렸다. 차도 막힘도 없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까지는 고속도로 형편이 널널하였다면, 거창휴게소를 지나고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반전된다. 멀쩡하던 고속도로가 거창휴게소 지나고부터 아예 진척이 없다. 가다 섰다. 가다 섰다만 반복할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내 차의 핸들 무게감이 갑자기 이상해졌다. ‘이거, 왜 이러지.’ 놀란 딸내미가 빨리 차를 갓길에 대라고 한다. 멀쩡했는데 갑자기 이상이 생겼다. 이놈이 더위를 먹었나 하고 차를 재빨리 갓길에 댔다.

 

아뿔싸, 앞바퀴 오른쪽 바퀴가 빵꾸가 났다. 날도 덥고 차는 막혀 미어터지는데 이 노릇을 어떻게 하나. 30년 넘게 운전을 했지만, 타이어 한 번 갈아보지 않았다. 아니 구태여 갈 이유도 없었다. 예비 타이어가 있긴 했지만, 일단 매직카서비스로 연락을 했다. 처음에 전화 받는 아가씨도 출동하는 서비스센타도 친절하고 재빠르게 대응하며 안심을 시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서비스 차량이 바로 당도했다. 거창휴게소부터 차가 막혀 쉬 올 수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신기할 정도로 빨리 왔던 것이다. 어쨌든 너무나 고마웠다. 서비스 기사 분은 후다닥 처리하고 바퀴도 점검해 주더니 다 됐다고 조심해서 운전하고 가라며 휙 인사를 하고 떠난다.

 

서비스 차량이 오기 전, 안전을 위하여 아내랑 딸내미는 갓길 펜스 너머 숲에 대기시키고, 난 우리 차의 지점을 정확하게 가르쳐 주기 위해 지점번호가 표시된 팻말이 있는 곳까지 갓길을 걸어갔다. 기사 분의 요구가 있었지만, 정확한 지점을 알려 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점 번호를 가르쳐 주고 차가 있는 곳으로 오는데 갓길 너머 숲 사이 곳곳에 하얀 별모양으로 생긴 박주가리가 많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일부러 찾아다닐 판국에 절로 눈에 띄었는데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어차피 서비스 차량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판이니 저 박주가리나 찍으려고 차 문을 열고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런, 제기랄.’ 지금 내 주변엔 정체되어 도로 위에 머물고 있는 차량들이 엄청 길게 늘어 서 있는데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주시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내가 꽃 사진을 찍는다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으면, 분명 낫살깨나 먹고 빵꾸난 바퀴도 하나 교체 못하는 주제에 상황도 파악 못하고 카메라로 사진이나 찍고 있다고 뭐라 할 것 같았다. 물론, 내 차가 갓길에 꼼짝없이 서 있기는 했지만, 지들 차량 운행에 방해되는 행위는 전혀 없는데... 상황을 모르는 저 뒤에 있는 사람들은 비상 깜박이를 켜고 갓길에 차 한 대가 주차해 있으니 분명 우리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카메라를 도저히 꺼낼 수가 없었다. 괜히 차 문만 열었다 닫으면서 짐짓 태연한 척 점잖을 떨면서 서비스 차량이 오기만 기다렸다. 차를 몰고 조선 천지 안 다니는 곳이 없으니 세상에 내가 이런 경험을 다 해 본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퍼져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엄청나게 많이 보고 다니긴 했어도 내가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 몰랐다.

 

어쨌든 큰 사고 없이 다른 차량의 주행에 방해 없는 사고를 당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차를 몰고 불원천리하며 다니니 이번 사고의 경험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더욱 주의를 요하여야겠다.

만에 하나 사소한 정비 불량으로 큰 사고가 이어지면 그야말로 안 될 일이다. 난생 처음 고속도로 갓길을 어슬렁거림은 이번 한 번으로 족해야겠다. 그러려면 내 차는 내가 알아야겠지. 먼 길 차량 운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점검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함을 습관화 해야겠다는 것을 교훈처럼 생각해야겠다. 지금까지 거의 그랬지만, 언젠가부터 다소 소홀한 감이 있었다. 이 기회에 제대로 반성하고 사고는 미연에 방지하자.

 

 

 

 

지리산, 칠선계곡에 들어가면 더위가 좀 가시려나

 

 

오도재 조망공원. 지리산 제1관문이 있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가히 일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전망판을 보면서 황석산과 기백산을 조망해 본다. 아내랑 둘이 저 멀리 보이는 기백산을 넘던 모습이 아지랑이처럼 솔솔 떠오르는구먼...

 

지리산제일문. 아나컨다 같은 꼬부랑 길을 넘어 넘어 고개 만댕이에 서면 지리산제일문이 떡 버티고 섰다. 여기가 지리산으로 가는 제1문이렸다.

 

지리산제일문 아래 오도재 조망공원이 있고, 휴게소 뒷편엔 그림처럼 임도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이 임도 산책로는 충북대학교에서 연수 받을 때 서로 죽이 잘 맞았던 거창팀의 본고장이다. 거창팀의 초청을 받아 함양에서 1박 2일 하면서 계곡에서 루어낚시도하고, 상림숲 부근에 숙소를 정해 주거니 받거니 하던 기억이 삼삼하구먼... 경선배랑, 고쌤이랑 모두 잘 계시는지 모르겠다. 서로 안부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우째 잘 안되네... 이 임도 공사를 할 때 고선생이 노가다 좀 했다던데 그 덕에 지금은 근사한 산책로가 생긴 것 같네. 한 번 걸어봤으면 좋겠다.

 

지리산 칠선계곡 추성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먼저 온 행라객은 더위를 피해 일찍이 진을 치고 있다. 우리는 계곡 분위기만 대략 훓어보고 바로 계곡산행을 진행한다.

 

주차장에서 민박집을 지난다.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길은 처음부터 오름길 포장이라 몹시 힘든다. 더욱이 쏟아지는 불별 더위를 맞으며 이런 길을 20~30여분 걷자니 죽을 맛이다. 처음 시작은 생각했던 칠선계곡과 분위기가 영 상이하다.  

 

좀목형인지 구주좀목형인지 멀리서 봤을 때는 배초향 같아 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영 다르다. 

 

칠선계곡길에 들어서기 전까지 제일 걷기 싫은 길이다. 돌을 깔아 놓은 길에 오르막 경사가 심하다. 그래도 난, 이 길에서 '영아자'를 봤다. 

 

산딸기도 아직 한창이네요. 따 먹는 건 참는다.  

 

보랏빛 곡선미가 돋보이는 영아자. 돌을 깔아 놓은 경사가 급한 오름길을 걷자면 오늘 같은 날은 그야말로 환장한다. 그러나 가는 길에 이런 애들이 있으면, 더위를 반감 시킬 수 있어 좋다.

 

층층나무가 붉은 열매를 달고 멀리 보인다. 

 

칠선계곡을 산행할 때 이 길이 제일 싫다. 싫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길지 않으니 이곳만 올라서면 그늘지고 오솔길 같은 흙길이 나온다.

 

이제 편안한 산책로가 이어지는 그늘진 숲길이다.  

 

사위질빵이 누렇게 익어간다. 빨리 사위가 와서 장모가 주는 사위질빵을 처리해야겠다.

 

아름드리 층층나무가 길섶에 있었는데 바깥쪽 빛이 너무 강렬해 내 실력으로는 카메라를 콘트롤 하기 어렵다.

 

추성리 주차장에서 1.2KM 지점이다. 오늘 우리는 선녀탕을 지나 비선담까지가 목표지점이다. 

 

주변이 모두 칡으로 무장되어 있다. 칡이란 놈은 얼마나 생명력이 강하고 질긴지 온 산을 휘어감고 제 세력을 넓혀간다. 당분간 길은 포근하게 이어진다. 

 

칡이란 놈은 주변에 기어 오를 뭔가가 있으면 그냥 내버려 두지를 않는다. 저기 감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라... 무서운 기세다.

 

두메층층이. 처음 만났다.

 

두지산장이다. 커피, 막걸리, 생수 등 간단한 것을 마련할 수 있다.  

 

 

 

 

 

두지산장을 지나면, 바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백무동으로 가는 길이다.

 

두지산장의 참나리도 한 껏 물이 올랐다. 근데 이 친구는 본데 없이 키가 너무 크다.

 

두지산자을 지나면 바로 비선담으로 가는 이정목이 있고, 두지교를 지나면 곧 계곡길로 이어진다. 

 

정상교를 지나 두 번째 나오는 다리다. 

 

노란 꽃술을 머금고 본데 없이 우뚝 솟아, 지나가는 산객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이 친구는 '나래가막사리'라고 한다. 나래가막사리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로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도로변이나 산 가장자리에서 잘 자란다. 생태교란종으로 토종 식물에 위해를 가해 제거를 하고 있는 곳이 많다.

 

큰도둑놈의갈고리. 이 놈도 처음 만났다.  

 

칠선교. 지금부터 곳곳에 소와 담을 이룬 곳이 많이 나온다. 마음 같아선 온 몸을 계곡의 맑고 푸른 물속에 맡기고 싶다. 

 

바위도 깨끗하고 물도 맑고 차다. 

 

딸내미가 칠선교를 먼저 건너고 있네요. 

 

다리 위에서 저 맑은 물을 향해 그냥 다이빙이나 팍했으면 원이 없겠다.

 

계곡 풍경에 정신을 뺏겨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네요.

 

물이 꽤나 깊다.  

 

 

 

큰도둑놈의갈고리. 이름과는 달리 꽃이 이쁘기만 하네요. 

 

두 번째 나오는 산장. 여기는 국립공원직원 출입을 막고 있는 팻말이 있네요. 사유지인지 국립공원 측과 뭔 마찰이 있는 모양입니다. 

 

선녀탕까지 왔다. 아내는 더위에 지쳐 도저히 더 이상 갈 수 없어 여기까지도 오지 못하고 좀 전에 먼저 내려갔다. 오늘은 딸내미랑 목표지점까지 간다. 

 

물 좋고 계곡 그늘진 곳엔 어김없이 먼저 온 사람들이 자리를 선점해 더위를 피하고 있다.

 

옥녀탕의 시원하고 맑은 물 

 

옥녀탕까지 왔네요. 

 

바위가 하얀색이라 빛이 너무 많이 반사된다. 

 

미끄럼 타면 좋겠다. 

 

 

습한 바위엔 바위떡풀, 고사리류가 점령한 채 살아가고 있다. 

 

 

칠선계곡이 보여 주는 비경이다.  

 

위에 있는 저 다리를 건너면 비선담이다. 여기까지가 오늘 목적지다. 

 

칠선교를 건너고 더 이상 산행을 하지 않고 돌아선다.

 

 

콸콸콸 흐르는 물이 시원해 보인다. 

 

비선담 지킴터. 오늘 칠선계곡 산행은 여기까지... 

 

내친김에 칠선폭포까지 가고 싶었으나 참는다. 아내가 기다리기도 하고 나도 더 이상은 지친다.

 

시원하게 흐르는 물을 그저 바라만 본다.

 

저기 내려가 머리를 대고 있으면 올 여름 무더위 정도는 가뿐할 것 같은데...  

 

 

내려오다가 올라오면서 못 본 털이슬인지 말털이슬인지를 발견했다. 

 

빠알갛게 물든 이삭여뀌가 이쁘다.

 

민박집 담장 아래 예쁜 꽃이 피어 있어 이름을 알아보니 풀협죽도라고 한다. 협죽도(유도화)와 풀협죽도 이런 애들은 치명상을 입힐 만큼 독성이 강한 물질을 내포하고 있다는데 의외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고있다. 알고들 있어야 할 건데~~~ 

 

주차장 식당에 세워진 추성마을의 유래 

 

주차장 옆에 있는 계곡으로 내려가 더위를 씻고 잠시 쉬었다 간다. 

 

수녀님도 더위에 지친 모양이다.  

 

 

계곡 곳곳에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칠선계곡에서 이제 함양 상림숲으로 간다.

 

마침, 상림숲에 오니 경상남도농업경영인대회가 산삼축제와 어우러진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상림숲은 인공으로 가꾼 우리나라 최초의 천년숲이다.

그런데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고 그 넓은 연밭을 거닐자니 땡볕을 이겨낼 재간이 없다.

해서 축제 분위기는 즐기지도 못하고 대충 연밭만 돌고 왔다. 

 

 

 

함양 상림숲이 유명하니 여기까지 와서 아내랑 딸내미한테 구경을 시켜 주지 않을 수 없다.

 

호박터널을 지나 대단지 연밭으로 간다. 

 

  

 

 

함양 상림숲의 명물 연밭이다.

 

홍련도 그렇고 백련도 꽃이 별로 이쁘지 않다. 

 

무더위가 극심해 더 이상 다니기가 힘든다. 땡볕에 다니는 자체가 고역이다.  

 

그래서 대충 연밭 풍경이나 좀 담고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 밖에 안 든다.

 

저 앞에는 축제 행사장이며,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는 날씨가 너무 더워 연밭 풍경만 대충 느끼고 그냥 돌아섰다.

 

 

애들도 지쳤나보다. 연 그늘 밑에 앉아 쉬고 있는 듯... 

 

 

각종 희귀한 연을 서식하는 곳이 있어 담았다. 

 블랙프린세스

 

영아홍

 

 

윌리엄맥레인 

 

 

타알리아

 

타알리아 

 

 

 

 

홍일

 

 

 

물양귀비

 

 

루티아

 

 

 

 

 

 

 

왕우렁이 알덩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