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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가리왕산 원시생태림, 그 속으로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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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의 이끼계곡, 주목군락, 자작나무군락 

식생은 화려하고 풍족했다. 하지만 안타까웠다. 

 

 

언제 : 2015. 7. 11.(토)

■ 어디로 : 가리왕산

■ 누구랑 : 아내랑

■ 산행 경로 : 장구목이 - 정상 삼거리 - 정상 - 정상 삼거리 - 중봉 - 숙암분교 

 

 

 

 

흔적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다.

멀고 힘든 길 가자니 약간 거시기 했지만, 어차피 가기로 한 것

아내의 탄생을 더욱 멋있게 기념하기 위하여 강행하기로 했다.

그래도 섭섭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가기 전 날 한 번 더 아내의 의견을 확인코자

정말 갈 수 있겠나?’, ‘안 섭섭하나

아내 왈, ‘못 갈 이유가 뭐 있오.’, 그라고 ‘집에 있으면 뭐 하겠노.’

두 번 얘기 할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아내와 난 새벽 5시쯤 기상해서 준비하고 꾸물대다가

630분에 아파트 현관문을 밀고 나왔다.

멋진 순간이다. 생일이랍시고 식당이나 방에 틀어 박혀 있는 것보다

이 얼마나 황홀한 순간인가?

 

강원도 평창에 있는 가리왕산은 내 고장 대구에서 너무 멀리 있었다.

안동과 평창 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 쉼없이 내달렸다.

대략 4시간쯤 걸렸다. 그래도 가는 길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어 그럭저럭 참을만 했다.

 

가리왕산 산행길은 흔히 4코스로 나눈다.

1코스로 보는 자연휴양림에서 올라 2코스인 매표소로 내려오는 길과

3코스인 장구목이에서 올라 4코스인 숙암분교로 내려오는 길로 양분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 왕복할 수도 있고, 넘어 갈 수도 있다.

우리는 차량 회수 문제도 있고 해서 가리왕산을 찾는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 중 하나인

장구목이에서 숙암분교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가리왕산은 우리나라에서 아홉 번째 높은 고산준령이다.

4코스 중 어디로 가나 대략 6~7시간은 소요되는 높고 깊은 골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도 4코스 중 거리가 가장 짧고 가장 빠르게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장구목이를 들머리로 하는 곳이다. 그러나 그 길도 오르막 4.2km에 이른다.

내 고장 팔공산 관암사에서 갓바위까지 거의 4배를 걸어야 하는 길이다.

가리왕산은 어디로 가나 쉽지 않은 산행길이다.

 

우리가 이렇게 멀고 험한 가리왕산을 찾은 이유는

100대 명산이기도 하지만,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로 인해 알파인 스키 활강코스를

완성하기 전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산봉우리부터 산등성이가 훤하게 속살을 드러낸 모습이 보이는 데

앞으로 중봉에서부터 더 깍여 나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절로 미어진다.

가리왕산이 어떤 산이든가? 조선 초부터 산삼봉산(山蔘封山)을 했던 곳이 아니던가?

500년이 넘는 세월을 닫고 가둬 우리의 자연생태를 보존한 곳이 아닌가?

이런 천혜의 원시림이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한 순간 허망하게 허물어진다.

상황이 이러하니 비록 어수룩하지만, 그래도 산을 다닌다는 사람으로서

어찌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있겠나. 산림이 허물어 지기 전에 한시바삐 다녀올 수밖에...

 

이번 가리왕산을 산행한 이유는

먼저 알파인 스키 활강 코스로 인해 무지막지하게 파괴될

우리의 소중한 산림자원을 가슴에 담아 오기 위함이 먼저다.

그리고 늘 그리하듯 우리가 가는 코스만이라도 가리왕산의 자연환경과

가리왕산이 내게 주는 자연을 가슴에 담아오면 된다.

 

가리왕산은 장구목이를 들머리로 가면 먼저 이끼계곡을 만나야 한다.

이끼계곡은 가는 길에 있으니 일삼아 찾을 필요는 없다.

이끼계곡을 보는 순간 당신은 태고의 원시림으로 들어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원한 강원도 골바람을 맞으며 맑디맑은 물에 땀에 젓은 손바닥이라도 담그노라면

산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그냥 이끼계곡에서 육수가 줄줄 흐르는 몸뚱아리를 담궈

가는 세월 붙들고 마냥 죽치고 앉아 노닐고 싶은 충동이 들 것이다.

이런 기분은 가리왕산이 우리 부부에게 주는 첫 선물이다.

 

이끼계곡의 유혹을 뿌리치고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없나 살피며 올라간다.

장구목이는 가리왕산의 여러 코스 중 거리가 짧으나 짧은 만큼 난이도가 심한 편이다.

이런 길을 정상을 향해 무턱대고 올라가기만 한다면 정말 힘들고 무료한 산행이 될 것이다.

특히 우리 같이 늘보 산객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풀과 나무 그리고 자연 풍광을 최대한 만끽하며 산행하는 버릇이 길들여져 있는지라

힘들면 힘 드는 대로 나름 여유를 가지며 산행을 하고 있다.

내 나름대로의 산행 철학이 있다면 바로 이런 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점이다.

 

올라가면서 다양한 종의 풀과 나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늘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가리왕산은 특히 이끼와 관중이 많다. 그만큼 습한 지역임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장구목이 임도에 다다르면 지금까지 힘들었던 길보다 더 힘든 길을 1.6km 쯤 올라가야 한다.

죽을 맛이다. 지금까지 2.6km도 겨우 올라왔는데 아직 더 험한 길이 남았다.

아내 생일날 함께 와서 그야말로 식겁 시킨다.

비록 힘은 든다만, 가리왕산은 힘든 여정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초반에는 이끼계곡이 그랬고 7~8부 능선에 올라서면 주목 군락이 대장정을 펼친다.

아내와 내가 주목 군락의 심연에 빠져 든 것은 태백의 설산에 우뚝 선 주목군락을 시작으로

덕유의 주목, 함백의 주목, 계방산 주목과 함께 다섯 번째 경험하는 주목군락이다.

죽어 천 년, 살아 천 년이라는 주목 군락 앞에 서면 그저 한 없이 작아지기만 한다.

이게 대자연이 만든 주목 앞에 선 우리 인간의 모습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음을 가리왕산 주목이 다시금 나를 깨닫게 한다.

 

 

정상 200m 아래에 정상과 중봉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 오늘 개인적으로 여기 삼거리에서 정상으로 가는 짧은 200m 길이 제일 좋다.

어느 산을 가든 늘 느끼지만, 항상 정상 부근에 근접해야 산은 뭔가를 내어준다.

가리왕산은 시작부터 이끼계곡과 산꿩의다리, 구실바위취와 주목 군락

그리고 그 이외의 많은 것을 내어 주었지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내어 주었다.

이 때문에 비지땀을 흘리며 정상에 선다.

 

정상은 적당히 터를 잡은 평탄면이다.

여름의 가리왕산은 정상에 서야 비로소 조망이 트인다.

정상까지 갈 동안은 짙고 무성한 숲에 가려 하늘마저 닫혀 있다.

갑갑했던 마음이 정상에 서면 일시에 사라지고 자기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파도가 일 듯 산 너머 산이 그리는 산그리메를 보노라면 그동안의 고생이 일시에 보상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뿐인가? 정상에 널려 있는 여로를 비롯한 각종 야생화 물결은 어떻고...

 

가뜩 늦은 걸음에 야생화니 나무니 쌍심지를 켜고, 눈에 띄는 대로 카메라를 들이대니

아내한테 구박도 자주 받는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내딛으니 남들보다 빠를 수가 없다.

그러니 정상까지 당연히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할 수밖에...

너무 꾸물거려 지금 시간으로 봐선 숙암분교로 내려가기는 틀렸다.

꾸물거리다 시간을 놓쳤으니 아내한테 좀 미안하다.

, 올라올 때부터 이미 숙암분교로 돌아내려 오기는 틀렸다고 짐작하고

짐짓 시간을 더 여유 있게 끌었는데, 막상 정상에 당도하니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왔던 길로 도로 내려가는 것은 재미도 없고 내려가는 길도 돌길에 장난이 아니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았다.

 

일단은 정상삼거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푹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왔던 길로 바로 내려가지 말고

중봉으로 해서 숙암분교로 돌아 내려가는 것이 어떠냐고 묻는다.

이 사람 참, 지금 시간대로 봐선 당치도 않은 얘기다.

지금 시간이 4시 가까이 되었는데, 앞으로 7km 남은 거리를 3시간 30분 걸린다고

이정목에 표기 되었는데 가당키나 한 얘긴가?

남은 7km3시간 30분 걸린다고 했으니 아마, 하산 길도 수월한 길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갑자기 깊은 고민에 휩싸였다. 중봉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심도 나고

빠르게 그냥 왔던 길로 내려가야 할 것도 같았다.

고민 끝에 아내에게 되물었다. 진짜 돌아내려 갈 자신 있나?

까짓, 못 갈 이유가 뭐 있겠노.’

그래. 좋다. 그러면 한 번 가보자.’

꾸물대다가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지만, 기왕 목표를 정해 왔으니 실행에 옮겨보자.

요즘 해도 기니 서둘러 내려가면 해 지기 전에 당도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다소 무리한 산행을 계속 감행했다.

사실인즉슨, 오늘 산행의 가장 큰 이슈는 가리왕산이 파괴되기 전의 모습을 보러 온 것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다.

2018년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가리왕산의 중봉에 알파인 스키 활강장이 생기면

비록 당국의 복원 계획이 설립되어 있다고는 하나

조선 초부터 50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가꾸고 보호해 온 천혜의 생태 보고가 제 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실로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하다고 사료된다.

 

그러니 예까지 와서 어찌 중봉을 가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래 한 번 가보는 거다. 내려가는 것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으니 우선 가고 볼 일이다.

 

정상 200m 아래 있는 정상삼거리에서 중봉으로 가는 50여분이 소요되는 길은 탄탄대로다.

숲이 우거져 있지만, 길은 올리고 내리는 곳이 거의 없어 힐링하기 딱 좋은 길이다.

능선에도 박새가 많더니만 웬 박새가 그리도 많은지...

박새 군락은 주로 멧돼지가 파헤쳐 온통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았다.

 

갈 길이 급한데 꽃과 나무가 나오면 그때마다 발길을 주저앉히는 것이 문제다.

이래서, 이리 갈까? 저리 갈까? 하고 갈등을 많이 했던 것이다.

시간이 급하다고 꽃을 보고 분명 그냥 가지 않을 것은 명약관화한 것을...

 

중봉에 오니 높다란 봉우리가 따로 우뚝 솟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능선을 따라 가는 삼거리 지점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표지석도 없고 그저 이정목에 표시된 정도가 다였다.

중봉에 다다르면 중봉에서 하봉으로 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길과 숙암분교로 가는 갈림길로 나누어진다.

어느 곳으로 가든 가리왕산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산림자원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중봉부터 스키 활강장이 만들어 진다고 하니 어찌 가슴 한 켠이 답답하지 않을 수 있으랴.

쓰라린 가슴을 도닥거리며 씁쓸한 마음을 머금은 채 숙암분교로 발길을 내렸다.

 

중봉에서 숙암분교로 가는 길은 계속 내리막길이다.

쉬운 듯 쉽지 않은 길이다. 왜냐하면 긴 길 2/3는 쉽게 내어주다가 나머지는 결코 쉽게 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조망도 꽃도 윗동네보다 훨씬 적게 보이니 내려가는 길이 재미도 없고 힘만 든다.

하지만 이쪽으로 내려오는 길에도 주목 군락이 있어 힘도 들어 주고

거의 2/3쯤 내려왔을 때는 자작나무 대 군락이 형성되어 피로에 지친 눈망울을 반짝이게 하기도 한다.

 

정상삼거리의 이정목에서 중봉을 거쳐 숙암분교로 내려가는 7km 거리를 3시간 30분 걸린다고 표기한 것을 보았을 때

설마 내려가는 길인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겠나 반신반의 했다.

그러나 실상은 쉬운 길이 많았음에도 시간은 그 정도 걸리고 말았다.

하산할 때는 꽃과 나무에 시간을 빼앗기긴 했어도 그리 늦은 발걸음이 아니었는데

시간은 이정목이 가리키는 대로 걸렸다.

어쨌거나 하산 길은 조망도 없고 지루함의 연속이었으나

그래도 나는 가리왕산의 자연이 내뿜는 포근한 품속을 거닐며

지루함을 약간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거친 하산 길을 내려갈 때 아내는 지치고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귀가하고 며칠 정도는 분명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 생각하니

생일날 생고생 시킨 것 같아 마음이 안쓰러워진다.

 

숙암분교로 내려오니 동계올림픽 준비로 공사 중인 현장을 지나가야 했다.

다시금 씁쓸한 마음을 되새기며 숙암분교에 당도하여

장구목이 들머리에서 간이매점을 운영하는 아지매가 소개한 식당을 찾았다.

식당에서 곤드레밥이나 저녁을 먹으면 우리가 장구목이에 주차한 곳까지 차로 운송을 해 준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 갔는데

아뿔싸, 우리가 너무 늦게 당도했는지

식당은 문을 닫은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휴, 이제 어떻게 하지.

지금 이 상황에서 국도를 따라 15km를 걷기에는 무리다.

할 수 없이 히치하이킹을 감행해 보기로 했다.

지나가는 차량도 많지 않고 드문드문 보인다.

한 번, 두 번, 세 번 손을 들어보지만, 운전자들은 야속하리만큼 본체만체 휙 지나가 버린다.

혹시 스틱을 들고 있어 무서워 보여 안 세워 주나 싶어

아내한테 스틱을 맡기고 세워 보고 해도 그냥 지나가 버린다.

에라이, 그냥 걸어 가버릴까 하다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차들이 오는 족족

차량 유형과 관계없이 손을 들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랬나. 드디어 맘 좋아 보이는 SUV 차량 한 대가 정지를 한다.

장구목이까지 좀 태워 주실랍니까?’ 하니 어딘지도 모르면서 타라고 한다.

이렇게 숙암분교에서 장구목이까지 왔다. 태워 주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오늘, 우리는 멀리서 가리왕산을 찾아 왔다.

오가는데 장장 8시간 운전 했고

산행도 8시간쯤 했다.

가리왕산은 그렇게 우리 곁을 힘들게 왔다가 힘들게 멀어져 갔다.

 

2018년 동계올림픽도 성공하고

올림픽이 끝나고 올림픽을 치루기 위해 건설한 부대시설도 잘 운영하기 바라며

조직위와 국토교통부에서 올림픽으로 인해 훼손된

가리왕산의 자연을 복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처음만큼이야 하겠나마는 들리는 바에 의하면

복원을 위해 뽑아 관리하는 귀중한 수목은 벌써 관리 부실로 인하여 메말라 간다는데

보다 더 신중하게 관리하여 귀중한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사진으로 보는 가리왕산의 원시림

 

 

가리왕산 정상에 선 아내의 모습을 담은 파노라마

 

정상 인증샷을 필두로 산행일기를 진행해 볼까나요.

 

장구목이 들머리에 있는 가리왕산 안내도. 우리는 장구목이에서 정상 삼거리-정상-다시 정상삼거리-중봉-숙암분교로 돌아내려 왔다.

 

자, 여기가 가리왕산 정상으로 가는 가장 거리가 짧은 곳이다. 그러나 오르막 4.2km에 이르니 쉽지 않은 길이다. 각오 좀 하고 가시길... 입구는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억지로 열두어대 쯤 주차하면 주차 공간이 꽉찬다. 우리는 겨우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확보했다.

 

스티로폼으로 산불조심이라고 적힌 길을 따라 출발한다.

 

보다싶이 올라가는 길은 거의 대부분이 이런 돌길이다. 가리왕산은 육산임에도 등로는 이런 돌길이다. 등로를 확보하기 위하여 일부러 깔아 놓은듯 하다.

 

조금만 올라가면 이끼계곡이 나타난다. 가리왕산의 명품, 원시림의 풍경을 자아내는 모습이다.

 

햇빛이 짱짱한 한 나절이지만, 숲은 하늘을 가린 채 산을 오르는 이의 땡볕을 막아준다.

 

이끼계곡에 발을 담그고 하세월을 보내고 싶다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산행인 만큼 서둘러 사진만 찍고 올라가기 급급하다.

 

길섶의 구실바위취는 꽃대가 올라와 이쁜 꽃을 피웠는 데 이끼계곡의 구실바위취는 아직 꽃대가 올라오지 않았다.

 

궁궁이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끼계곡에 들어가 손도 한 번 담그지 못하고 아쉬움만 머금은 채 다리를 건너고 있다.

 

습한 지역이라 관중을 비롯한 음지식물이 온 산을 뒤덮고 있다. 특히 관중이 대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어휴, 이 팻말을 보니 아직 3.3km 남았다. 언제 다 올라가겠노. 아찔~

 

관중이 이렇게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

 

길섶에도 관중 숲 속에도 관중. 관중이 대세다.

 

어휴, 아까워라. 저 속으로 들어가 몸을 통째로 푸욱 담갔으면 딱 좋겠다.

 

지금까지 산에 다니고 본 계곡 중 그 으뜸인 곳이다. 마치 아마존의 원시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가늘 길은 내내 돌길이다. 있는 돌도 걷어내었으면 싶은데 일부러 깔아 놓았나. 그렇다면 애만 먹고 쓸데없는 짓을 했다.

 

산수국이 한 장 올려져 있네요. 워낙 많이 본 애라 그냥 한 번 찍어 봤을 뿐인데... 가리왕산에서 본 꽃과 나무는 무진장 많다. 여기에 담고자 하니 양이 너무 많아 '야생화방'에 따로 모셨다. 이 애는 그냥 지나그는 걸음에~

 

이끼계곡이 꽤 길게 이어진다.

 

이렇게도 찍어보니 멋지다 멋져.

 

휴~우, 보면 볼 수록 그림이 아까워 들어가 풍덩 하고 싶어지네요. 

 

이 그림을 보라. 환상적인 풍경이 아닌가? 그런데 아내는 자꾸 뭐라 한다. 갈 길이 먼데 찍었던 것 또 찍고 찍고 시간을 허비한다고... 그러나 모두 다 다른 풍경인데 언제 다시 올 거라고 그냥 가나. 뭐하해도 대꾸도 안 하고 오로지 난, 내 길을 간다.

 

완전 밀림숲을 방불케 한다.

 

돌에 다닥다닥 들어 붙은 이끼가 지친 산객의 마음을 한 없이 풍요롭게 한다.

 

산꿩의다리도 지천이다. 목을 길게 빼고 하얀꽃을 피운 모습이 가녀린 여인의 맵시있는 품위를 연상케 한다.

 

가는 길이 내내 이런 모습이다. 야생화와 나무에 핀 꽃이 얼마나 많던지 걸음이 진행이 안되고 더디어지기만 한다.

 

또 계곡으로 내려가 이끼와 물을 담는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어느 산에서 어떻게 또 볼 수 있을런지...

 

 

이제 주목 군락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시간이 없어 이제 이끼계곡은 그만 내려가고 싶은데. 이끼계곡이 자꾸만 나온다. 나오는데 안 내려갈 수도 없고...

 

지겨울 정도로 보는 풍경이지만, 가리왕산의 환경을 알리고픈 마음에 자꾸 담는다.

 

계속 돌깅이다. 일부러 깔아 놓은 것 같지는 않은데 의외로 육산에 돌이 많다.

 

드디어 장구목이까지 왔다. 여기까지도 힘들게 왔는데 이제부터 더 힘들고 어려운 산행을 해야 한다.

 

장구목이 임도에서 정상까지 1.6km 남았다. 지금까지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구간이다.

 

 

 

정상을 포기하고 임도를 따라 하염없이 내려가고 싶은 충동이 생기나, 예서 정상을 포기할 수는 없다. 가야지 ~~~ 

 

늦은 꿀풀이 보랏빛 향기를 머금고 피어 있다. 지금 꿀풀은 귀한 편이다.

 

어려운 길을 의미하는 로프 구간이다.

 

바위에 기이한 형상을 하고 뿌리를 내린 잣나무가 범상치 않다.

 

카메라를 세워 높이를 가늠할 수 있게 담아 보기도 하고...

 

박쥐나물의 특징도 잡아본다.

 

주목 군락이 들어서는 긴 오름길을 끊임없이 올라가고 또 올라간다.

 

이 우람한 나무의 자태를 보라. 가리왕산은 숲과 나무의 보고다.

 

에휴 아직까지 1.2km 남았다.

 

이런 아름드리 나무가 엄청나게 많다. 보라. 이런 세월의 모습을...

 

이제 1.1km 남았다. 진전이 없다.

 

이제는 박새와 관중이 온 산을 덮고 있다. 이렇게 넓게 자리잡은 박새 군락은 가리뢍산에서 처음 본다.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인지 온통 쑥대밭을 만들어 놓았다. 박새는 독성이 강한 풀인데 멧돼지가 박새의 무엇을 먹으려고 했던건지 늘 의문에 가득차 있다.

 

겨우 나뭇잎 사이로 펼쳐진 하늘을 한 번 들여다 본다. 가리왕산은 그만큼 숲이 우거져 하늘을 쉬 열어 주지 않는다.

 

0.7km~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가는 길의 풍경도 다시 담아본다.

 

주목이 고사한 모습인가? 오래된 나무는 죽어서도 품위가 있어 보인다.

 

 

버섯이 앙증맞게 자리 잡고 있네요.

 

고사묵이 하늘을 찌르고 죽어서도 본연의 모습을 다 한다.

 

또 돌길이다. 이렇게 올라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야생화와 나무를 만났는지 오늘 카메라가 땀 꽤나 흘리는 날이다.

 

이야, 여기가 어딘가. 바로 정상 200m 전방에 있는 정상삼거리다. 이제 다왔다.

 

정상 200m. 정상까지 가는 200m는 평이한 길이다.

 

정상삼거리에 있는 신갈나무다. 보호수로 지정된 고목이다. 엄청난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정상 가는 길에 있는 고사목. 하늘과 어우러져 작품을 연출하고 있다.

 

정상에 오니 하늘이 맑고 투명하다. 가리왕산은 힘들게 올라오면 수고했다고 선물 같은 이런 조망을 준다.

 

이 기분 때문에 정상에 서는 것이 아닐런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산그리메에 넋을 잃고 바라본다. 

 

그래. 망중한을 즐긴다고 하기에는 땀을 너무 많이 흘리고, 고생 꽤나 해야 했지만, 그래도 정상에 올라 잠시 잠깐이나마 여유를 가지는 이 기분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즐거움이 따른다. 손을 닿으면 구름이 잡힐 것 같은 하늘 가까운 곳, 여기가 천상낙원이로소이다.

 

가리왕산 정산이라는 팻말. 장구목이 들머리에서 4.2km를 계속 올라야만 했다. 정상 이정목을 찍는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 여기서 숙암분교로 7.2km를 가야한다. 온 길 보다 가야할 길이 더 많이 남았다. 그러나 둘러가도 시간은 올라올 때 걸리는 시간과 엇비슷하다.

 

가리왕산의 왕은 의미가 왜색적인 냄새라 하네요. 날일자 옆에 왕이라니 일제 때 붙인 이름인가 봅니다. 맞다면 그냥 둘 수가 없죠. 차제에 날일자를 없앤 왕자로 표기하는 것이 어떠하실런지...

 

인증샷

 

가리왕산의 정기를 한껏 마시고 늘 건강하소서...

 

나도 폼 한 번 잡아볼까나요. 에이, 그런데 실물보다 늘 못하다. ㅎㅎ

 

가리왕산 정상석 옆의 소원탑. 그러고보니 돌멩이 하나도 올리지 않고 왔네. 올릴 걸...

 

마눌님은 날 찌고, 난 마눌님 찍고... 둘이 잘 논다.

 

마눌님한테 잡힌 내 모습

 

어린 아이들 둘이 데리고 와 정상에서 동력비행기를 조종하고 날리고 있네요. 멋진 아빠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정상은 그래도 약간 넓은 고위평탄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람이 좋아 한참 노닐고 싶었지만, 그늘이 없어 햇빛이 강하고 시간이 없어 꾸물거릴 여유가 없다.

 

고사목을 뒤로하고 멀리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산그리메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방향을 바꾸어 바라보기도 하고... 흰구름이 산머리에 걸쳐 있는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떠나기 전에 다시 정상을 배경으로 담아보자.

 

꽃 사진은 너무 많아 도저히 여기에 함께 올릴 수가 없어 '야생화방'에 따로 모셨다. 같이 보면 좋지만, 용량 관계로 올리기가 어렵다. 정상에는 여로가 떼로 모여 자라고 있다. 색감이 얼마나 좋던지 담고 또 담았다.

 

자, 이제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아쉽지만 정상을 떠나야 한다.

 

무슨 나무인가 했더니 쉬땅나무다. 정상가는 길에 있으면 대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친구는 쉬땅나무 곁에 자리잡은 '어수리'다.

 

쉬땅나무.

 

터리풀도 지천이다. 터리풀은 하얀색과 분홍빛이 어우러 질 때 질로 이쁘다.

 

터리풀도 정상삼거리에서 정상까지 가는 200m 거리에 지천으로 널려 있다.

 

정상삼거리로 다시 왔다. 삼거리에는 올라올 때 지친 가쁜 숨을 고르라고 고목으로 장성한 신갈나무가 떡 버티고 있다. 올라갈 때는 쉬지 않고 다시 내려와서 조금 쉬어 갔다.

 

이 친구도 아니, 감히 친구란 표현을 쓰면 안 되겠다. 묵은 세월이 얼만데... 이 분도 꽤 오랜 세월동안 봄, 가을을 보냈겠다.

 

이 모습은 정상에서 잠깐 볼 수 있었는 데 내려가면서 더 잘 보이는 곳에서 찍으려고 이 장면을 아껴 두었는데 하마터면 이 모습을 담지 못 할 뻔했다. 정상삼거리에서 중봉으로 가는 동안 겨우 잠시 이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사진을 찍다보면 그때 그때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 학창시절 두발 단속할 때 학생과 선생님들이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어버린 모습과 흡사하다. 그러니까 저 장면은 2018동계올림픽을 위하여 스키장으로 탈바꿈할 장소가 되어 버린 곳이다. 

 

고목에도 이끼가 마구 붙어 있다. 가리왕산은 수령이 오래된 고목과 식생이 엄청나게 좋은 산으로 풀과 나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반드시 거쳐야 할 산이라고 본다.

 

중봉으로 가는 길은 보시는 바와 같이 간혹 내려가는 길은 있어도 올리는 길은 전혀 없다. 그러니 정상삼거리에서 중봉으로 돌아 숙암분교로 내려가는 것도 현명한 판단이라 볼 수 있다.

 

길섶은 귀한 병조희풀로 가득 덮혀 있다.

 

이 팻말은 하봉을 거쳐 숙암분교로 가는 거리를 나타낸 모양이다. 우리는 하봉으로 가지 않고 중봉에서 숙암분교로 바로 내려간다.

 

허 참, 기이한 고목일세. 아예 조각가가 작품을 빚어낸 것 같다.

 

잣나무도 고목이다.

 

요강나물의 꽃지고 헝클어진 모습이다.

 

자, 드디어 숙암분교로 하산하는 갈림길인 중봉까지 왔다. 뭔 봉우리가 표지석이 있는가 했더니 그것도 없다. 이 팻말이 다다. 여기서 숙암분교까지 5km 남았다. 시간이 3시간 걸린다고 적혀있다. 지금부터 하산길인데 뭔 3시간이나 걸린다고 하니 도대체 내려가는 길이 얼마나 험하다는 말인지 기가 막힌다. 갑자기 갑갑해진다.

 

중봉 모습이다. 이정목이 없으면 중봉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중봉부터 알파인 스키 활강장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내려가는 길에도 주목군락도 있고 생태림이 무지하게 잘 보존되어 있다. 어떻게 변할지 의문이다. 깍이고 스키장으로 바뀌기 전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힘은 들어도 이 길을 선택했다.

 

고사목의 예술적인 모습을 보라.

 

이런 나무가 부지기 수다.

 

올라 올 때는 좀좁쌀풀이 눈에 띄지 않았는데 중봉에서 숙암분교로 내려가는 길에는 좀좁쌀풀이 눈에 많이 보인다. 골짜기 하나 차이인데 환경에 따라 식생분포도가 확연하게 다름을 알 수 있다.

 

자작나무 군락도 나온다. 엄청난 규모의 자작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다.

 

 

자작나무 군락 사이에 떡하니 버티고 자란 개벚지나무. 군계일학이다.

 

아! 저 자작나무 숲에 들어가고파라.

 

오장동 임도로 내려왔다.

 

오장동 임도에서 숙암분교까진 3.5km 남았다. 중봉에서 여기까지는 쉽게 내려왔다. 오장동 임도까지는 길이 좋아 뭐, 이런 길을 그렇게 시간을 많이 매겨 놓았는지 이해가 안 되더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설마 했더니 역시나였다.

 

오장동 임도 길에 있는 안내판. 여기서 임도를 따라 가고 싶었지만, 길이 멀어 아무래도 이정표대로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자작나무의 위용이 하늘을 덮었다.

 

허 참, 길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지금까지도 왜 산객들이 이 좋은 길을 마다할까 라고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 계속 가보라. 어떤 길이 나오는지...

 

가리왕산은 어디로 가나 쭉쭉 뻗은 나무와 고목 그리고 각종 풀들이 온 산을 덮고 있다. 과연 강원도를 대표하는 산 임에 손색이 없다.

 

가끔 하늘을 찌른 모습도 보고 가자.

 

허 참, 길은 숲에 가려 헤치고 가야하지만, 이렇게 길이 좋을 수가. 산에 다니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그러니까 산속에 양탄자를 깔아 놓고 걷는 기분이랄까?

 

또 임도로 내려왔다. 이제 임도를 따라 조금만 가면 종착지에 도착한다. 기분은 하늘을 날아간다. 근데 이게 아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아, 이 임도를 따라 편안하게 내려가고 싶은 맘 굴뚝 같은데 허름한 이정표는 이 임도를 가르키지 않고 로프 구간이 있는 험한 길로 안내한다. 이런 된장~~~

 

넘어왔던 가리왕산의 모습을 바라보며 발바닥이 땡기는 고통을 감내한다. 가리왕산의 여름은 워낙 숲이 우거져 가리왕산의 전모를 볼 기회가 거의 없다.

 

임도를 따라 잠시 내려가면 지금 아내가 걷고 있는 앞부분의 왼쪽에 바래진 이정표가 하나 서 있다. 계속 임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왼쪽 밧줄 구간으로 안내하고 있다.

 

여기다. 여기서 이정목이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길이 예사롭지 않게 보여 좀 멀더라도 임도를 따라 갈까 하다가 그래도 표식이 있는 길로 가는 것이 나을거 같아 시키는대로 간다.

 

잠깐 망설였지만, 이정목이 시키는대로 가보자.

 

1.5km를 가리키는 이 길이 하산 길중 가장 난코스다.

 

아쉬움에 잠깐 걸었던 임도를 다시 한 번 들여다 본다. 아, 이 좋은 길을 놔 두고 가다니...

 

쭈욱 뻗은 송림숲이 그래도 한 숨 돌리게 한다.

 

밧줄 투성이다. 슬쩍 봐도 힘든 길이라 예상된다.

 

그래도 눈으로 보는 것 만큼 위험하거나 하지 않지만, 먼 길 걸어온 터라 이제 더 이상 이런 길이 반갑지 만은 않다. 

 

서서히 아랫동네가 보이기 시작한다.

 

너덜겅도 길게 늘어져 있다. 이쪽으로 오지 않았으면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계속 이어진다. 너덜겅이 생각보다 길게 늘어서 있다.

 

건너편 산능성에 부처님 모습을 한 바위 무더기가 두 개나 보인다.

 

부처상처럼 보이나요.

 

온통 육산인 줄 알았는데 이런 너덜겅도 있었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하늘말나리도 보인다.

 

숙암분교에서 출발하는 길이다. 만약 숙암분교를 기점으로 한다면 누가 차량으로 임도로 올라 들머리가 되는 지점을 찾아 올라가면 더 쉽게 갈 수 있다.

 

긴 산행 끝에 결국 마을에 들어섰다.

 

동계올림픽 개최 준비를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오른쪽이 폐교된 숙암분교다. 지금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한창 리모델링 중이다.

 

저기 보이는 식당에 가서 곤드레밥 한 그릇 먹으면 장구목이까지 태워 준다고 해서 찾아 갔더니 우리가 너무 늦었는지 장사를 하지 않고 문을 닫았다. 큰일이다. 장구목이까지 차량을 회수하자면 15km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할 수 없이 생전 보도 듣도 않았던 히치하이킹을 다 해 본다. 지나가는 차량도 많이 없고, 있어 봐야 손을 들어도 본 척 만척이다. 겨우 맘씨 좋아 보이는 젊어 보이는 사람이 차를 세워 장구목이까지 태워다 주었다. 얼마나 고맙던지... 복 많이 받으시우~

이렇게 우리 부부가 찾은 가리왕산의 대장정은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