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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염천의 무더위 속 남덕유산 여름 야생화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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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에 남덕유에 올라

땀으로 씻고 야생화로 더위 달랜 산행

 

 

 

 

남덕유산(1,508m), 장수덕유산(서봉, 1492m)

 

위치 : 경남 거창군 북상면, 함양군 서상면, 전북 장수군 장계면의 경계지역

 

산행 경로 : 영각사 방향 들머리 0.4km - 영각탐방지원센터 3.4km - 남덕유산(1,508m) 1.2km - 서봉(장수덕유산, 1492m) - 3.1km - 덕유 11-08 위치 표시점 두 번째 덕유교육원 가는 갈림길(여기서부터 영각사 원점회귀까지 추정거리 대략 4km 잡음) 인삼재배단지(펜션 지역) - 영각교 영각버스정류장 덕유교육원 영각사 방향 들머리

11km~12km

 

■ 산행지도<펌>

 

 

 

남덕유산 영각사 방향 탐방로 구간별 난이도

 

<>덕유산국립공원 홈

 

 

남덕유산 개요

 

<>덕유산국립공원 홈

 

겨울의 금강산을 일컫는 개골산으로 불릴 만큼 겨울의 정취가 황홀하고 아름다운 덕유산국립공원

 

대표 탐방코스는 영각공원지킴터에서 남덕유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탐방코스로 (편도 3.6km, 2시간30) 소요

 

탐방로는 가파르고 험준하며 남덕유산 정상부근에 위치한 계단은 경사가 급해 철저한 등산 준비가 필요한 탐방코스

 

남덕유산은 경남 거창군 북상면, 함양군 서상면, 전북 장수군 장계면의 경계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남덕유산은 남쪽에 위치한 최고봉으로 1,508m이며 지형이 험준하고 겨울철 설경을 보기위해 즐겨 찾는 탐방코스이다.

 

영각공원지킴터에서 남덕유산까지는 3.6km이며,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탐방로가 가파르고 험준하여 철저한 산행준비가 필요하다. 탐방로 초반부 약 1.5km 구간은 보통코스로 평탄한 구간이다.

 

그 이후 영각 2교가 시작하는 2km 구간부터 영각재까지 경사가 급하고 탐방로 대부분이 바위와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영각재에서 남덕유산까지는 급경사지로 목재계단을 지나 하봉, 중봉, 상봉으로 나뉘는 봉우리 세 개를 올라야 한다. 과거 경사도가 60°로 급경사였으나 철계단을 철거하고 목재계단을 설치하여 경사도를 40°로 완화하였지만 계단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며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산행을 자재해야 한다. 남덕유산의 상봉이 되는 봉우리는 동봉(東峯)과 서봉(西峰)으로 두 봉우리로 나뉜다. 동봉이 남덕유산 정상이 되는 봉우리이며, 서봉은 행정구역상 장수군에 위치하여 장수덕유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남덕유산 정상에 올라서면 육십령에서 서봉을 지나 무룡산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펼쳐진다. 

 

 

 

 

흔적

 

지금 남덕유에 가지 않으면 올해 솔나리는 막을 내려야겠지... 그런 생각이 들자 뭔가 아쉬운 전율이 감돈다. 지금까지 산이 먼저였지, 꽃을 찾아 산을 찾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은 가급적이면 야생화가 피는 시기에 맞춰 거기에 적합한 산을 찾아다닌다. 어차피 산을 탈 바에야 산도 타고 그 산에 적기에 피는 귀하고 아름다운 꽃을 보면 일거양득이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덕유의 솔나리는 아직은 한창이다. 만약 시기를 사나흘만 더 늦추어도 올해 솔나리는 내년을 기약해야 될 것이다. 해서 아내랑 함께 가기 위해 몇 번 날짜를 저울질하다가 7월의 막바지인 30일 날 가기로 단단히 약속을 했다. 그런데 요즘 폭서와 열대야로 인해 잠을 설치는 아내의 상태가 영 신통치 않다. 오랜만에 염천의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따라나설 준비가 된 딸내미도 에미가 가기 어려운 형편이라 따라 나서기를 포기했다. 함께 가기 위해 날짜도 미루어가며 아침 일찍 서둘렀는데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버렸다.

 

이번에 남덕유를 가지 않으면 언제 갈지 기약이 없다. 맘먹은 김에 혼자라도 가야 할 것 같아 채비하고 길을 나섰다. 막상 혼자 길을 나서 힘들고 먼 산길 돌아보니 아내랑 산행 경험이 미숙한 딸내미를 안 데리고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수십 번 들고 또 들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코스였다는 얘기다.

 

남덕유산은 알다시피 겨울 개골산으로 유명하다. 적당하게 분포된 암릉과 눈 덮인 설산으로 유명한 산이다. 덕유산은 북덕유로 일컫는 향적봉을 겨울 눈꽃산행을 위해 몇 차례 다녀간 적이 있어 이미 나에겐 그리 낯설지 않은 산이다. 향적봉에 올라 겨울 눈꽃에 흠뻑 취하노라면, 남덕유에서 육십령을 잇는 백두대간의 산그리메가 내 눈 앞에 봇물처럼 밀려오곤 했다. 그때마다 난, 언젠가는 저 길을 걸어 보리라고 눈도장을 찍곤 했었다.

 

88고속국도의 아침은 여유로웠다. 휴가철임에도 오가는 길은 전혀 막힘없었다. 혼자 길 떠나니 옆구리가 다소 허전했지만, 날씨가 워낙 무더워 처자식을 내 허전함을 채우는 빌미로 삼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침 730분쯤에 출발해 10시가 넘어 영각사 산행 기점에 도착했다. 내비가 꼬불꼬불한 길로 안내해 시간이 더 걸린 것 같았다. 산행 기점에 당도하니 먼저 온 차량이 3대 주차되어 있고, 30대로 보이는 젊은 여인이 영각사를 먼저 탐방하고 나처럼 홀로 긴 산행길에 나서고 있었다. 이 염천의 무더위에 홀로 힘든 산행을 마다않고 나선 것을 보니 그 여인도 꽤나 산을 좋아하는 마니아인 모양이다.

 

겨울설산으로 유명한 남덕유산은 더운 여름에는 산객의 출입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주로 백두대간이나 종주 산행을 위한 목적 산행을 하는 산객 아니면 남덕유의 유명한 솔나리와 각종 희귀 야생화를 보기 위한 꽃님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 같다.

 

이번 산행길에 만난 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산행초입에서 본 30대로 보이는 젊은 여인과 영각탐방지원센터에서 만난 내 나이 또래쯤 된 중년의 여인. 이 두 여인은 나처럼 각자 홀로 왔으며, 오로지 산행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온 사람 같았다. 사진기도 없고 그저 앞만 보고 걸어갔다. 이 두 사람 외에 또 만난 사람은 안부에 올라 만났던 부부로 나보다 적어도 서너 살 정도는 더 많아 보였으며, 들꽃 탐사를 주목적으로 남덕유를 찾은 꽃님 부부였다. 남편은 꽃에 큰 관심이 없어 보였으나 아내를 에스코트하며, 아내가 꽃사진에 심취해 있을 때 그는 그늘을 찾아 시원한 바람을 즐기는 그런 타입이었다. 보아하니 우리 부부랑 남·녀의 역할이 바뀐 듯 했지만, 산에서 즐기는 타입이 우리 부부랑 거의 흡사해 혼자 속으로 실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리고 나보다 앞서 왔다가 남덕유 정상에서 만난 중년의 한 여인은 서봉을 가려다 더위에 지쳤는지 나에게 앞으로 전개될 길을 묻다가 엄두가 나지 않아,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또 오늘 만난 산객 중 가장 마음에 쓰였던 한 사람은 멀리 인천에서 종주 산행을 목적으로 비박 할 요량을 하고 배낭에 무거운 짐 잔뜩 짊어지고 육십령에서부터 서봉에 올라 무더위에 탈진 현상이 일어나 다시 발길을 되돌린 산객이다. 긴 거리 먼 산행길에서 본 사람은 대충 이 정도가 다다. 굳이 몇 사람 더 같다 붙인다면 국립공원 직원들이 순찰을 위해 다니는 모습과 기억 없이 스쳐간 몇 사람이 더 있었을 것이다.

 

영각사 방향의 산행 초입에서 영각탐방지원센터까지는 400m에 불과하다. 초입에서 남덕유산 정상까지는 3.8km에 달하나 이 거리를 대략 3등분 하여 탐방 난이도를 살펴보면 1시간쯤은 쉽고, 1시간쯤은 조금 어렵고, 나머지 1시간쯤은 무척 어려운 된비알이라고 보면 되겠다. 보통 산행에만 주력하면 2시간 내지 2시간 30분이면 족한 길이다. 어찌하든 일단 봉황봉이라 칭하는 남덕유에 오르면 서봉으로 가는 길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물론 서봉으로 가는 길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래도 남덕유에 오르고 나면 이번 산행 코스의 힘든 여정을 2/3정도는 끝냈다고 보면 된다.

 

비지땀을 흘리면서 얼마나 왔을까? 정상까지 1/3지점까지 왔으려나 그런데 카메라가 말썽을 부린다. 수동으로 조작이 안 되고, 제 마음대로 움직인다. ‘이런, 제기랄 이를 어쩌지.’ 지금부터 높은 산이 아니면 보여주지 않는 말나리부터 꿩의다리를 비롯해 생전에 단 한 번 만난 적도 없는 쥐털이슬까지 야생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카메라가 더위를 먹었는지 말을 듣지 않는다. 살살 달래가며 찍으니 찍히기는 하는데 영 초점도 안 맞고 원하는 대로 찍히지를 않는다.

 

나오느니 한숨이다. 일단 걸터앉기 편한 너럭바위를 찾아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런 후 가만히 생각을 해 보았다. 왜 그럴까? 카메라가 충격을 받거나 손상된 적이 없었는데 도대체 원인이 뭘까? 깊은 고심 끝에 전전긍긍하다가 답을 찾은 것 같았다. 원인은 카메라를 목에 메 단 것 때문이었다. 편의상 카메라를 목에 메고 다니니, 카메라 바디가 배에 닿아 몸에 흐른 땀이 카메라에 스며들어 카메라를 힘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원인은 바로 이것이다 싶어 즉시 카메라 렌즈를 분리한 후 시원한 바람을 맞게 해 주었다. 20여분쯤 그리하고 렌즈를 장착한 후 동작을 하니 거짓말처럼 카메라가 순순히 말을 들었다. ‘~, 이제 다행이다.’ 싶어 깊은 숨을 내쉬며 이제 카메라를 목에 걸치지 않고 비록 양손에 스틱을 들긴 했지만, 왼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평소에 늘 그렇게 하지 않다가 스틱을 든 손과 함께 카메라를 들고 다니니 나로서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카메라가 애를 먹이면 남덕유의 산행 의미는 모두 퇴색되어 버리는 걸...

 

내가 이번에 찾은 남덕유 산행의 목적은 백두대간을 잇는 풍경은 물론이려니와 야생화 탐사에 주력하기 위함이다. 남덕유의 산정을 향기로 내뿜는 각종 야생화 물결과 바람에 하늘거리는 노란 원추리의 흐느낌 그리고 오늘 산행의 압권인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발레를 하는 무희의 모습을 보기 위함이다.

 

카메라도 원상태로 복구했고, 이제 본격적인 산행과 야생화 탐사를 위한 장도에 오른다. 영각탐방지원센터에서 정상까지 3등분을 했을 때 비교적 쉬운 1/3은 올랐으니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땀 꽤나 흘려야 된다.

 

너덜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다소 험난한 구간이 나타나며, 홀로 꽃을 찾은 산객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더니 급기야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은 마치 비 오듯 쏟아진다. 더위에 지쳐 기진맥진하며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오르는데 곳곳에 야생화는 만발했다. 팔공산 동봉 가는 길의 긴산꼬리풀은 보랏빛을 머금고 있는데 여기는 흰색빛을 띠고 있다. 으음, 남덕유의 야생화는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눈에 띄는 대로 장면 장면을 놓치지 않고 담는다. 말나리도 흰색과 보랏빛을 띤 모싯대도 더위에 지친 산객의 무거운 발걸음을 반감시켜 주었다.

 

그렇게 노는 듯 걷다 보니 어느 틈에 영각재란 안부에 다다랐다. 영각재에 이르면 이제 한 고비 넘겼다 싶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남덕유는 결코 정상을 쉽게 내어 주지 않는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힘든 산행을 해야 한다. 무려 700여개에 달하는 가파른 철계단과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이럴 때 어떻게 올라갈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오면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 그저 산세에 순응하며 아무런 생각 없이 오르거나, 아니면 나처럼 볼거리, 즐길거리를 찾아가며 순순히 가다보면 아무리 높고 험한 악산이라 할지라도 못갈 일이 없다. 이는 내가 산을 오르는 다른 사람은 흉내 내기 어려운 나만의 비법이다.

 

철계단이 끝나면 또 봉우리를 넘어 철계단 오르기를 수차례 반복하니 드디어 남덕유의 정상이 떡하니 버티고 선 모습이 보인다. 그제야 가쁜 숨을 몰아가며 잠시 한 숨을 돌린다. 올라오면서 말나리, 원추리, 긴산꼬리풀, 보기 힘든 쥐털이슬을 비롯해 난생 처음으로 대면하는 등대시호랑 난쟁이바위솔 그리고 그렇게 보고팠던 솔나리를 간간이 보며, 헉헉거리긴 했어도 언제 왔는지 모르게 정상을 밟았던 것이다.

 

남덕유의 정상은 황홀했다. 북덕유인 향적봉에 섰을 때만해도 언제 남덕유를 올라 육십령 고개로 내려 가보나 했는데 결국 오고야 말았다. 심상사성(心想事成)이라 했거늘 뜻이 있으면 길이 있기 마련인가보다.

 

우선 정상에 서서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실컷 바라본다. 앞으로 갈 육십령 고개 너머로 가는 서봉도 바라보고 지리산 마루금도 바라본다. 그런데 머리 위는 푸르고 맑은데 먼 곳은 박무로 인해 시야가 흐리다. 그러니 먼 배경의 사진은 잘 나올 턱이 없다. 하지만 육안으로는 파노라마로 이어지는 조망이 보여 그나마 다행이다. 구름은 상시로 푸르렀다가는 이내 흐려지고 한다.

 

갈 길이 머니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서봉으로 가야한다. 지치고 힘이 들어 왔던 길로 도로 내려갈까 하는 얕은 마음도 들었지만, 예서 말 수는 없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언제 또 다시 와 이 길을 걸을 수 있단 말인가? 서봉에 가면 또 야생화가 지천이라 하지 않던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다. 가던 길 계속 가는 것만이 내가 남덕유를 찾은 이유라는 것만 강조된다.

 

남덕유산 정상(봉황봉) 인근부터 솔나리를 심심찮게 보면서 왔다. 여기도 저기도 눈을 돌리면 어디엔가 꼭 숨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자태가 마치 얼레지와 비슷하다. 발레를 하는 여인의 아름다운 선율이 보이는가하면, 예쁘게 단장하고 마실 나갈 준비에 여념이 없는 바람난 여인의 분위기도 보인다. 나리꽃 종류 중 가장 으뜸으로 치는 솔나리가 아니던가? 과연 높고 험준한 남덕유의 솔나리는 꽃님들을 충분히 홀리고도 남음이 있다고 본다.

 

꽃에 취해 너무 머뭇거려 갈 길이 바빠진다. 그런데 남덕유의 풍경이 자꾸만 발길을 붙든다. 설상가상으로 야생화는 또 얼마나 많은지 웬만하면 찍었던 애는 지나치면 될 것을 실컷 담았던 애들도 모양만 쬐금 다르면 어김없이 셔터가 날아간다. 이래가지고서야 오늘 해 빠지기 전에 내려가기란 애당초 틀려먹었다. 도저히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냅다 서봉으로 내달린다.

 

이제 남덕유산 정상에서의 미련은 버리고 서봉으로 달려간다. 가야만 한다. 더 이상 머물다간 아무런 준비 없이 비박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 남덕유는 서봉으로 가는 길도 쉽게 내어 주지 않는다. 고개를 또 몇 개 넘은 것 같다. 위험한 구간엔 밧줄 구간도 있고, 가파른 철제계단이 또 나온다. 역시 남덕유산은 소문대로 쉬운 산이 아니었다.

 

드디어 오늘 최고 난관인 서봉에 다다랐다. 힘들게 왔지만 땀을 흘린 만큼 보람도 컸다. 지난 번 아내랑 힘들게 강원도의 가리왕산을 산행한 이후 또 다시 산행다운 산행을 했음에 스스로 흡족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서봉은 전라북도 장수군에 속한 산봉우리다. 그래서 전라도에서는 장수덕유산이라 부른다. 행정구역으로 봐 그렇게 부르고 싶었을 것이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지자제마다 누릴 수 있는 특수를 놓칠 리는 없겠지.

 

서봉에도 야생화가 지천이다. 물론 오면서 봤던 그 애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그래도 이 높은 산정에서 이곳까지 와야 비로소 보여 주는 애들인 만큼 볼 때마다 귀한 생각이 든다. 모두 같은데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어디를 가나 흔히 보는 큰까치수염과 동자꽃도 여기는 다른 것 같다. 특히 돌양지꽃은 더 그랬다. 다른 지역의 산에 있는 것 보다 키도 크고 색감도 훨씬 이쁘다. 다른 이들도 그리 느꼈는지 모르겠다만, 적어도 내 눈에는 그리 보였다.

 

서봉에서 보니 저 멀리 내가 가야할 덕유교육원이 보인다. 그런데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너무 멀어 보인다. 큰일이다. 이제 서둘러 가야겠다. 마음은 점점 바빠지는데 발걸음은 천하태평이다. 적어도 서봉에서 5~6km는 더 내려가야 할 것 같은데...

 

산을 순회하는 국립공원직원이 빨리 내려가는 계곡코스는 길이 험하고 비법정탐방로라고 그쪽으로 가면 벌금 10만원을 내야 한다고 한다. 나는 영각지원센터에서 직원에게 내가 가는 코스를 설명 듣고 간지라 어차피 계곡 코스가 아닌 11-08 지점을 더 지나 영각버스 정류장 쪽으로 갈 심산이었다. 직원한테 그리 얘기하니 떨떠름한 표정을 짓더니 마지못해 그리 가라고 한다.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가다보니 길이 좋기만 하더구먼...

 

서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할미봉을 지나 육십령고개너머로 가는 길이다. 이번에 그 길도 반은 걷는다. 내려가는 길에 동행 한 사람을 만났다. 이 사람은 육십령에서 출발해 종주할 심산으로 인천에서 온 산객이었다. 배낭에 걸머진 등짐이 장난이 아니었다. 왜 아니 그러하겠는가? 하지만, 워낙 날씨가 더운지라 3리터나 준비해 온 물도 바닥이 나 가까스로 버티고 있었다. 마침 내게 아껴둔 물이 조금 남아 있어 서로 나누어 마시며 잠시나마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도 했다. 결국 이 양반은 종주 산행을 포기하고 나랑 줄곧 함께 하산했다. 육십령에서 서봉까지 왔으니 그 길도 엄청난 길이고 무더위에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서봉에서 육십령 고개로 넘어오면 첫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당초 계획은 그쪽으로 해서 계곡길로 내려와 덕유교육원으로 가기로 되어 있다. 그러면 다소 길은 험해도 도착 시간은 훨씬 빨라진다. 그러나 영각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분과 서봉에서 만난 국립공원직원 3명이 그쪽으로 하산하는 길이 비법정탐방로이며, 길이 험하다고 해서 두 번째 갈림길에서 인삼재배를 하고 있고, 펜션이 몇 군데 있는 곳으로 하산했다. 그 길이 곧 국도로 이어지는 영각교와 영각버스정류장이 있는 길이다. 그러니 인천에서 온 양반과 나는 첫 번째 갈림길로 내려 온 것보다 훨씬 먼 길을 돌아 나온 셈이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덕유교육원 방향으로 내려오는 계곡길은 비법정탐방로로 지정되었다하니 억지로 잠행하지 않은 다음에야 돌아 나갈 수밖에 없다.

 

남덕유 산정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해 해질 때까지 내려갈 수 있을지 내내 의문이었지만, 그래도 용케 해가 있을 때 내려왔다. 산길에서 벗어나 도로까지 오는데 시간이 제법 많이 걸렸다. 위에서 말한 계곡길로 하산했다면 덕유교육원으로 바로 이어지는데 이쪽으로 나오니 도로를 따라 영각사까지 또 2km 정도를 걸어야 했다. 아직 해가 남아 있어 가열된 콘크리트 도로를 걷자니 죽을 맛이다. 지금까지 산중에서 힘들게 걸었던 길이 꽃으로 도배한 페이브먼트였다면 도로는 그야말로 딱딱한 도로 그 자체의 페이브먼트다. 질적으로 천양지차다.

 

오늘 산행 내내 나와 함께 꽃 탐사를 한 부부 한 팀이 있었다. 마산에서 왔는데 60대가 넘은 것 같아 보였으니 나보다는 세월을 몇 년 더 먹어보였다. 인상이 후덕하게 생긴 남편 되시는 분은 산중 나그네가 되어 한 없이 여유로운 산행을 하면서 꽃을 찍는 아내를 기다리며 쉬었다 같이 가곤했다. 아내 되시는 분은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 노익장을 과시하며 힘 좋은 젊은이 못지않게 힘든 산행도 아랑 곳 없이 산 타랴 꽃 찍으랴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느긋하기 이를 데 없이 행동하고 있었다. 감히 나하고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노련함과 꽃을 대하는 자세도 진지하고 세련되어 보였다.

 

서봉에서부터 이 부부랑 떨어져 인천에서 온 분과 함께 우리가 앞서 왔는데, 하산하는 내내 이 부부의 기척이 없었다. 그래서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고, 이분들은 이미 영각사 산행 기점에 먼저 와 있었다. 차는 달랑 그분들과 내 차 밖에 없었다. 산에서 만나 잠시나마 함께했던 것도 인연이라고 뒤늦게 다시 만난 반가움에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었다. 알고 보니 이분들은 서봉에서 육십령으로 내려올 때 첫 번째 갈림에서 계곡으로 하산을 했다. 그래서 나보다 늦게 내려왔어도 빠르게 도착했다. 계곡으로 내려오면 바로 덕유교육원과 맞닿는다. 그러면 덕유교육원에서 영각사 들머리는 바로 지척이다.

 

남편 되시는 분이 고생했다며 시원한 물 한 잔을 권한다. 그렇지 않아도 가지고 있던 물도 다 떨어졌고 갈증이 심각했던지라 단숨에 물 한 잔을 들이켜고 나니 살 것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서상 IC가는 길까지 앞에서 이끌어 주기도 하셨다. 올 때는 영각사 뒷길로 안내하던 나의 내비가 이번에는 제대로 가르쳐 주기에 신세를 지지 않을 수도 있었으나 그분의 고마운 선의를 거역하기 어려워 순순히 뒤를 따라가니 IC 앞에 다다르자 내 옆에 차를 세우고 정겨운 인사까지 주신다. 따뜻한 마음에 두 시간 남짓 소요되는 아직 확장이 완공되지 않은 88고속도로를 마산에서 온 부부의 따뜻한 인정을 담고 고속도로 같지 않은 고속도로를 기분 좋게 달렸다.

 

 

 

 

 

사진으로 보는 남덕유의 풍경과 여름 야생화

 

 

 

남덕유산(1,508m) 정상. 봉황봉이라고도 하네요.

 

영각사 300m 지점. 우측에 주차를 하고 왼쪽 아래 들머리로 향함.

 

영각사 방향 들머리에 있는 탐방로 안내판

 

영각탐방지원센터

 

조릿대 사이로 오솔길 같은 길을 따라 워밍업하듯 순순히 간다.

 

시종일관 너덜길을 따라 올라간다. 앞에 가는 여인도 혼자인가 보다. 쉼 없이 올라간다.

 

초입에서 정상까지 1/3 지점은 길이 대체로 순하다.

 

거의 영각재란 안부에 이르기까지 계곡이 함께한다. 수량은 풍족한 편이 아니다.

 

영각1교

 

아직 정상까지 1.9km 남았다. 지금부터 이어지는 등로는 쉽지 않다. 

 

영각2교. 짧은 다리가 2개 나온다.

 

수량은 신통치 않지만 골바람이 좋아 무더운 날씨임에도 잠깐 앉아 쉬노라면 시원하기 그지없다.

 

모싯대는 군락을 이룬 듯 서식하고 있다

 

은꿩의다리도 자주 만나고

 

자작나무도 더러 보인다. 그 외 물박달나무를 비롯한 다른 많은 나무도 있었지만, 나무는 사진에 담기가 쉽지 않다.

 

거제수나무인가? 자작나무인가? 또 헷갈린다.

 

본격적으로 너덜길이 나온다. 

 

은꿩의다리가 보랏빛 향기를 뿜으며 색감 좋게 서식하고 있다. 은꿩의다리도 엄청 많이 만난다.

 

말나리도 윤활유를 칠한 듯 빼어난 색감을 자랑하며 엄청나게 세력을 자랑하고 있다. 

 

말나리 군락이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곳곳에 산재해 있다.

 

산수국의 색감도 훌륭했는데 보이는 것 만큼 나오지 않았다.

 

쥐털이슬이 맞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많은 산을 다녔어도 이번에 남덕유를 오르며 돌 틈 사이에 낀 애를 처음 본다.

 

두메담배풀. 피다 남은 꽃초가 매달린 모습 같다고나 할까...

 

목제계단이 나온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영각재. 안부에 당도했다. 여기서 1km는 된통 고생해야 한다.

 

긴산꼬리풀도 군락을 이룬 상태로 엄청 많았는데 남덕유의 긴산꼬리풀은 흰색 계열이 많았다. 정상 부근은 보랏빛을 머금었는데 안부로 오를 때 만난 긴산꼬리풀은 주로 흰색계열이었다. 

 

영각재 주변도 온통 꽃밭이다. 여기는 긴산꼬리풀이 보랏빛을 머금었지요.

 

흰여로

 

긴산꼬리풀이 지천이다.

 

새며느리밥풀도 군락을 이룬 곳이 많았다.

 

귀한 은분취도 만난다.

 

자, 드디어 솔나리를 만나는 순간이다. 오늘 이 여인을 배알하기 위해 이토록 땀을 흘리며 남덕유를 올랐다. 미인을 만나자면 그만한 고생은 당연한 것 아니겠나. 노력하는 자 미인을 얻으리라...

 

영각재에서 한참을 온 것 같은데 이제 겨우 100m 왔나보다. 길이 줄어들지를 않는다. 아니 내가 가지를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꽃이 외로운 산객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엉, 여기가 영각재인가? 어수선하네요.

 

참취꽃도 이미 만발했다. 이제 가을이 올 때가 머지 않았는 것 같다.

 

모싯대도 지천이다. 고추잠자리도 많고...

 

말나리의 색감을 보시오. 황홀한 정도로 이쁘게 단장을 하고 있다.

 

말나리 세 자매가 나그네의 발길을 현혹시키고 있다. 마치 인물 자랑하 듯 누가 더 이쁜지 봐 달라네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철계단이 나온다. 이런 경사가 급한 계단을 오를 때는 앞을 보고 걷는 것이 아니라 꽃을 보고 걸어야 한다.

 

철계단은 이게 다가 아니다.

 

계단을 오르며 지칠 때쯤이면 이마에 주루룩 흐르는 땀방울 훔치며 먼 산을 바라본다.

 

머리 위는 시계가 좋은데 먼 산은 박무가 서려 사진빨이 좋지 않다.

 

 

 

산앵도나무도 처음으로 내 사진기로 담아보는 황홀함을 맛본다. 오늘 남덕유에 올라 생전 보지 못한 애들을 많이 만나는 행운을 누린다.

 

아직 남덕유 정상에도 오르지 못했는데 내려가야 할 덕유교육원이 멀리 보인다.

 

지금까지 올라왔던 계단은 조족지혈이다. 저기 보이는 계단을 모두 넘어야 한다. 꼭대기에 보이는 곳까지 가면 정상인 것처럼 보이는데 아니다. 또 넘어가야 한다. 저기 왼쪽에 보이는 꼭대기가 정상이다.

 

아니, 근데 이게 뭐란 말인가? 바람재에서 보기만 했던 바로 그 등대시호가 아닌가? 바위 위에 올망졸망 붙어 있는데 등대시호는 여기서만 봤다. 여기말고는 내 가는 길 위에는 보이지 않았다.

 

 

 

 

 

참바위취도 자세히 보면 이쁘다. 그렇게 많이 분포된 것은 아니었다.

 

또 내려가서 다시 올라간다.

 

그리고 저 봉우리에 올라서야 정상이다.

 

때깔 좋은 솔나리가 이제 자주 보인다. 색감이 얼마나 좋은가? 분홍빛 색감은 자칫 너저분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남덕유의 솔나리는 마치 윤활유를 칠한 것처럼 반짝거린다.

 

계단이 많기도 하다.

 

자, 이 솔나리의 어여쁜 자태가 보이나요. 저잣거리 흐름한 여인 같아 보입니까? 순결한 새악시 처럼 어여쁜 여인의 모습입니까? 

 

일월비비추도 엄청난 세력을 형성하면서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건 뒤돌아 본 모습인지 마지막 난관인...

 

 

산오이풀도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원추리도 한 껏 물이 올랐구요. 각시원추리로 이름을 많이들 붙여 놓았던데 대부분 백운산원추리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쁘다. 시간이 없어 원추리 정도야 무시하고 갈만한데 당체 그냥 가지지가 않는다. 이러니 늘 시간에 쫓길 수밖에...

 

바위채송화는 산에 갈 때마다 보는데 왜 또 카메라를 들이미는지 나도 모르겠다. 병이다 병...

 

지나온 봉우리의 계단들. 아직 정상은 오지 않았다.

 

참바위취를 또 만나고...

 

 

또 남덕유에서 처음으로 난재이바위솔을 만난다. 난쟁이바위솔도 여기서 밖에 보지 못했다. 자칫 한 눈 팔았다면 볼 수 없을뻔 했다.

 

자, 드디어 남덕유산에 올랐다.

 

뒤통수를 배경으로 담아 보기도 하고...

 

철계단을 넘어왔던 봉우리도 돌아본다. 봉우리 서너 개를 넘었구만.

 

 

 

향적봉으로 가는 종주코스다.

 

 

나는 저기 보이는 서봉으로 가야한다.

 

남덕유 정상에서 서봉으로 가는 숲길이다.

모싯대

 

남덕유 아래 공터. 여기서 간단하게 주린 배를 채우고 잠시 쉬어간다.

 

위 공터에 있는 이정목. 삿갓재대피소로 가는 길이 향적봉으로 가는 종주코스다. 그런데 여기에서 서봉으로 가는 표시가 없다. 이도 저도 아닌 표식 없는 길이 있으니 아마도 그쪽이 서봉가는 길인 모양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서봉으로 가는 초행자는 분명 길이 헷갈릴 수가 있는데 뭣 때문에 두 군데만 표시를 하고 서봉 표시는 하지 않았는지 당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설마 서봉으로 가는 길은 전북 장수군이라 행정 구역에 따른 이해 관계가 얽혀 그러진 않았겠지. 설마? 그럴리가 있겠나? 만약에 그렇다면 이해 당사자들은 대오각성을 해야 한다.

 

높은 산에 오면 다들 그러하겠지만, 이런 풍경이 제일 좋다. 긴산꼬리풀, 모싯대, 동자꽃이 어우러져 저마다 색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 모싯대의 색감도 은은한 것이 좋다.

 

꽃밭 속에서 쾌재를 부르며 언제 그렇게 힘들었는지 기억을 상실했다.

 

햐야, 이 친구 색깔 좀 보소.

 

서덜취도 처음 만난 것 같다. 오늘 그야말로 호사를 한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이런 꽃밭을 거니는데 뭐가 아쉽단 말인가? 휴우, 만약에 카메라가 고장이 났더라면 어쩔뻔 했나...

 

단풍취도 자기 모습을 최대한 과시하고 있다. 

 

흰송이풀도 보고... 

 

줄 곧 이런 길을 걷는데 어찌 힘들 수 있으랴.

 

질경이 같아 보였지만, 꽃모양이 예사롭지 않아 의아해 했는데 역시 질경이였다.

 

 

곰취도 노란꽃이 활짝 피었다. 산나물의 제왕, 따면 안되겠지용...

 

몽우리만 생긴 흰진범일 것 같다. <난, 사진을 찍어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내가 애용하는 바람재 문의를 하여 궁금증을 해소한다. 고마운 카페다.>

 

 

 

삿갓재로 넘어가는 향적봉으로 가는 마루금

 

오른쪽 봉우리가 남덕유 정상이고 왼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삿갓재와 향적봉으로 가는 대간길이다.

 

 

마산에서 온 꽃님. 꽃을 찾고 사진을 찍는 포스가 한 눈에 봐도 보통이 아니다. 정상부근에서부터 하산까지 함께했다.

 

서봉 앞 헬기장

 

서봉에 있는 덕유산 전경판

 

남덕유에서 서봉을 지나온 길. 높은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이어진 능선은 삿갓재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올라온 길이다.

 

원추리는 산꼭대기 능선에서 산그리메를 배경으로 담는 것이 최고의 걸작이다.

 

이런 모습은 정상에 다다라야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던가? 땀 흘리지 않은 자, 결코 얻을 수 없으리라.

 

남덕유에서 넘어 온 봉우리들

 

이런 솔나리의 모습이 남덕유와 장수덕유가 가진 최고의 작품이다.

 

넘어 온 서봉의 모습

 

큰까치수염, 동자꽃,

 

 

 

저어기 오른쪽 아래, 열심히 꽃사진을 찍는 꽃님 한 분이 계셨다. 부군과 함께 오신 분인데 부군은 산행 겸 아내를 에스코트하기 위한 목적으로 온 것 같고, 아내분은 꽃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카메라부터 꽃사진을 찍는 포스가 나보다는 훨씬 더 고수인 듯~

 

 

산오이풀을 배경으로

서봉을 지나 육십령고개로 넘어간다.

 

여기선 귀하게 보는 범꼬리도 놓치면 안 되지...

 

서봉을 지나면 이런 육중한 암릉길이 이어진다.

 

안쪽엔 보랏빛을 띈 배초향이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다. 높은 산 언저리에서 보니 마치 배초향이 아닌 것 같다.

 

산오이풀도 자주 보이기 시작한다.

 

저 멀리 가야할 덕유교육원이 보인다.

 

노오란 원추리가 지천에 널려있다. 

 

여기는 돌양지꽃도 일품인데 망원이 없어 원하는 배경으로 사진을 담지를 못한다.

 

차~암, 이런 사진을 얻고자 이 고생을 한다. 오늘은 날이 너무 더워 산객도 눈에 잘 띄지 않아 난생 처음으로 사진찍는답시고 엎드려 쏴도 해봤다.

 

이런 장면은 봐도 봐도 지겹지 않은 장면이다. 

 

서봉에서 육십령으로 가는 길은 조금의 난코스가 나오긴 해도 거리가 짧아 크게 구애받을 일은 없다.

 

 

솔체. 구름체꽃으로 보는 사람도 있던데 솔체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솔체

 

서보에서 육십령 길을 통해 덕유교육원으로 내려가는 길은 좋다. 하지만 첫 번째 갈림길에서 계곡길로 가면 비법정탐방로로 가야하며 길도 다소 힘든다.

 

우와! ㅇ 솔나리는 색감이 정말 잘 나왔다. 내가 찍었으면서도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흔하게 보는 가는장구채마저 이쁘다.

 

서봉에서 육십령으로 가는 길이 다소 험난 곳이 있다해도 겨우 이 정도니 그리 우려할 바가 아니다.

 

난, 11-08 지점을 지나 두 번째 갈림길에서 덕유교육원 방향으로 내려갔다.

 

저어기, 덕유교육원으로 하산하자면 첫 번째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빠져 나가면 바로 덕유교육원으로 이어지고 주차한 지점과 바로 맞닿는다.

 

조릿대가 무성한 오솔길을 따라 걷지만, 가는 길이 멀다 멀어...

 

헬기장도 하난 지나치고...

 

이 지점 부근에 첫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우리는 여기서 팻말이 가리키는 대로 900m 더 내려가 두 번째 갈림길에서 내려갔다. 그러다보니 길은 휠씬 멀었고 주차지점까지 차도를 따라 2km 정도 더 걸어야 했다. 

 

 

여기가 두 번째 갈림길이다. 여기서 육십령으로 가지 않고, 덕유교육원 방향을 하산해야 주차 지점으로 갈 수 있다.

 

이정표가 가르키는 덕유교육원 방향 내리막길이다.

 

이 길을 한참 따라 내려와 계곡을 지나고

펜션이 있는 마을을 지나면 영각사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을 따라 2km 정도 따라 올라가면

영각사로 가는 삼거리 주차한 곳으로 회귀한다.

이렇게 하산하면 다 내려와서 힘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