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자락의 백두대간마루금치유숲길을 찾아서
■ 언제 : 2016. 9. 11.(일)
■ 어디로 : 경상북도 영주시 봉현면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마루금치유숲길
■ 누구랑 : 아내랑
■ 산행 경로 : 영주시 봉현면 고항재 - 2.1km - 묘적령 - 2.1km - 고항재 - 0.9km - 옥녀봉 - 0.9km - 고항재
흔적
영주시 봉현면에는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하의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이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시설지구가 설립되어 있다.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이란 백두대간의 풍요로운 산림자원을 이용하여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조성된 산림복지단지로
2012년 10월 착공하여 2015년 11월 준공한 곳이다.
‘다스림’은 소백산 국립공원을 위시하여 묘적봉, 천부산 권역으로 연결된 50km에 달하는
산림 치유 체험장으로 조성된 곳이며,
신체적 약자를 배려하여 안전하게 숲을 즐길 수 있도록 경사도 8% 이하의 무장애 데크로드를 조성하였는가 하면,
이용하는 사람의 취향에 맞춰 7개의 치유 숲길을 조성하여
다양한 숲길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소백산 자락에 이런 곳이 있는 지는 전혀 몰랐고,
단지, 이번 산행은 어디를 가면 좋을 지 인터넷을 뒤적이다 우연히 알게 되었다.
마침 홈페이지가 마련되어 있기에 체험 코스별로 탐색을 해 보니
탐방 코스가 다양해 당일 컨디션에 따라 난이도에 맞는 맞춤형 코스 선택이 가능했다.
여러가지 코스 중 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 백두대간 마루금치유숲길이었다.
산행도 하고 대간길도 걸을 수 있어, 보는 순간 이번 탐방길은 바로 여기란 생각이 들었다.
마루금치유숲길은 영주시와 예천군의 경계에 위치한 「고항재」에서
백두대간 능선의 「묘적령」을 연결한 코스로 「백두대간 마루금」을 걸어볼 수 있는 숲길이다.
홈페이지의 안내만 보면 다분히 매력이 충만한 곳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길도 크게 힘들지 않아 보인다.
보따리를 쌌다.
물론 내가 싼 것은 아니지만...
목적지인 마루금치유숲길로 가자면 일단은 고항재로 가야한다.
내비게이션에는 고항재가 나오지 않아 국립산림치유원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갔다.
그런데 현지에 도착하니 어디가 고항재고, 어디가 마루금치유숲길인지 이정표가 명확하지 않다.
마침 본부 주차장에 직원인 듯한 사람이 주차하기에 물었더니
다른 부서에 근무해 숲길 탐방코스는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더 이상 묻지 않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내 촉만 믿고 고개를 따라 더 올라갔다.
옥녀봉동물이동통로란 터널을 지나니 고개 만댕이다.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여기가 고항재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
고갯마루에는 안내판이 잘 세워져 있긴 하더만,
유독 우리가 가고자 했던 마루금치유숲길을 나타내는 이정목은 보이지 않았다.
국립산림치유원이 관할하는 전체적인 개략도를 나타낸 안내판에는 나타나 있었지만,
이정목에는 묘적령과 옥녀봉으로 가는 방향과 문필마을과 칠칠폭포로 가는 방향 표식만 있었다.
여기서 잠시 헷갈린다.
나는 고항재에서 묘적령을 거쳐 솔봉은 생략하고 고항재 휴게소로 내려와 원점회귀하려 했는데
전체적인 개략도를 나타낸 안내판과 고항재에 서 있는 이정목이 가리키는 내용을 보아하니 다소 혼돈이 생긴다.
어쨌거나 목표한 곳이 묘적령이니 이정목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그냥 올랐다.
묘적령에서 휴게소로 내려가면 원점회귀가 어려울 것임을 간파하고,
만약 그렇다면 왔던 길 왕복하리라 작정을 한 채 그렇게 출발했다.
가다보니 옥녀봉과 묘적령 방향으로 나뉘는 갈림길이 나왔다.
옥녀봉과 묘적봉은 고항재를 중심으로 동·서로 서로 마주보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이 부분도 다소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묘적령 표식만 보고 무작정 갔었는데
다행히 갈림길이 나와 우려했던 마음은 가볍게 해소되었다.
들머리에서 처음 만난 갈림길에서 옥녀봉은 0.9km에 불과해 내친김에 옥녀봉부터 먼저 갈까 하다가
목적지가 백두대간 마루금인 묘적령이라 내려올 때 옥녀봉을 가기로 하고
처음 목적한 바대로 묘적령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묘적령에서 휴게소로 내쳐 가면 원점회귀가 어려울 것이라 여겨져
다시 이 지점으로 와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에
그러면 그때 옥녀봉을 가면 된다고 봤다.
묘적령까지 먼 거리도 아니니 오늘 시간 여유로 보아 충분할 것 같았다.
고항재에서 묘적령까지는 2.1km에 불과했다.
길도 험하지 않았으며 널리 알려진 길도 아니었다.
다만, 대간을 종주하는 산객이나 스쳐갈까 일삼아 먼 길 찾아 여기까지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그 마음은 마루금에 올라도 마찬가지였다.
조망이 딱히 없을 뿐더러 시야가 흐린 오늘 같은 날은 더욱 더 그랬다.
꽃 찾아다니는 재미가 없었다면, 후회할 뻔 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는 오늘 코스를 잘못 선정했다고 질책성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그럴 땐 난, 늘 뒷짐을 진 채 어디 꽃이 없나 두리두리 살피기도 하고 먼 산을 바라보며 딴 짓 하기 일쑤다.
가는 길 내내 인적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겨우 묘적령에 이르러서야 노친네 두 분을 만난게 다다.
그렇지 않아도 묘적령에 다다르면 코스 선택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궁금하여
때를 놓치지 않고 이때다 싶어 길을 물어봤는 데
자기네들도 우리가 주차한 고항재에서 출발했다며,
아무래도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다.
휴게소로 내려가면 차도를 따라 오르막길을 한참 올라야 할 것 같다던
내가 예감했던바 그대로다.
묘적령엔 표지석 없이 안내판만 길쭉하게 서 있었다.
현 위치가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어 여기가 묘적령이라는 걸 알 뿐이다.
꽃 외에는 그닥 본 게 없어 순간 뭐, 이렇노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욕구 충족이 안 된다.
아쉬운 마음에 가던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보았다.
기대감이 충족되진 않겠지만, 혹시 지금까지 본 꽃 외에 뭔가 하나라도 더 볼 수 있으려나 싶어 갔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올라오면서 본 애들 외에 특별한 다른 무엇도 볼 수 없었다.
그럼, 그렇지.
그런데 안내판의 묘적령이 뭔가 잘못 되었다.
개략도에 나타난 안내판의 빨간 동그라미의 묘적령 표식이 있는 이곳이 묘적령이 아니었다.
이글을 쓰면서 참고하기 위해 어떤 이의 블로그를 방문 했더니 묘적령은 다른 곳에 있었다.
덩그러니 표지석까지 있었다.
그걸 모르고 묘적령엘 간다고 가 현 위치가 묘적령이란 빨간 점만 보고 그런 줄 알았으니
이런 멍청한 경우가 어딨나.
이제 와 어쩌겠나. 그러려니 해야지.
하긴 여기나 거기나 매양 일반이다.
보아하니 표지적이 있는 묘적령까지 다녀갔다 하더라도 크게 특별할 것도 없었을 것이다.
좌우당간 큰 재미없이 묘적령이든 묘적봉이든 내용도 모르고 아쉬운 마음으로 뒤돌아섰다.
간간히 올라오면서 보지 못한 꽃
그리고 내려올 때 다시 자세히 봐야지 하던 꽃만 예의주시한 채
다소 지겨울 수 있는 길을 지겹지 않게 그렇게 내려왔다.
다시 시작점 부근에 있던 묘적령과 옥녀봉으로 나뉘는 갈림길에 이르렀다.
옥녀봉까지는 불과 0.9km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0.9km가 경사가 급한 오르막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하지만 비록 힘이 든다 해도 아직 시간도 여유롭고 묘적령에서 크게 본 게 없어 그대로 돌아서기엔 너무 아쉽다.
그래 뭔가 50%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옥녀봉이라도 갔다가 가자.
옥녀봉을 오르며 부족한 기분을 충족시키야지.
그런 마음으로 옥녀봉을 올랐다.
역시 우려했던 대로 옥녀봉은 내 고장 팔공산 갓바위를 오르는 것처럼 내내 오르막길이었다.
하지만 0.9km밖에 되지 않는다는 짧은 거리를 위안삼아 실실 올라갔다.
역시 이 길도 조망은 없었다.
묘적령오르며 보도 또 봤던 삽주랑 산비장이, 고려엉겅퀴를 보며 위안을 삼는다.
그래도 꽃이란 애들은 당체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질리도록 찍었던 애들을 보이는 족족 또 찍어댄다.
그러면서 옥녀봉까지 올랐다.
묘적령에서 보지 못한 표지석을 옥녀봉에서 봤다.
둥글넓적한 표지석에 해발 890m라 적혀있다.
옆에는 봉현면이라 적힌 말뚝석까지 있었다.
산꾼은 습관처럼 인증을 중히 여긴다.
난 꼭 그런 마음은 아니나 역시 바위에 새겨진 봉우리 이름을 보는 순간
산꾼들은 뭔가 해냈구나란 감흥이 솟구치며 많은 위안을 받는다.
거개의 산꾼은 그런 마음이리라.
우리가 엄홍길 산대장처럼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것도 아니지만,
괜히 산에 오면 정상석이니 어떤 표식이 있는 지점을 고집하며 오르는 것은
목적 달성을 하기 위한 성취감에 젖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옥녀봉을 오르는 길도 그다지 조망이 있다든가 뭔 특별해 보이는 지형지물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전형적인 육산으로 이루어졌고, 참나무와 같은 활엽수림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오늘은 소백산의 또 다른 산자락을 오르내린 것으로 만족을 해야겠다.
산행하면서 덤으로 본 꽃에 위로를 하면서 말이다.
묘적령은 지역 주민에게는 앞산이나 뒷산 같은 친근한 산이겠으나
먼 길 마다하고 일삼아 찾아다니기란 조금 아쉬운 감이 드는 산이다.
허나 100대 명산 같은 이름 난 산 보다 더러 초야에 묻혀 있는 이런 산도 찾아다닐 명분은 충분히 있다.
진흙 속에 진주가 있는 법이거늘, 이 산 저 산 가리지 않고 다니다보면
느닷없이 진주를 찾을 때도 있으리라.
진주는 널리 알려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는 곳에 꼭꼭 숨어 있지 않던가.
오늘은 비록 금강초롱을 본 것도 아니고, 물매화를 만난 것도 아닌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소백산 자락에 있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걸었다는 데
그 의미를 두고 싶다.
언젠가 대간을 진행한다면, 이 길을 다시 걸어볼 날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날이 오기란 역시 마음뿐이겠으나, 그래도 사람 일이란 모를 일이다.
아! 이 길이 그때 아내랑 함께 걸었던 그 길이었지 하는 날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유독 산이 많은 나라다.
나서 죽을 때까지 다녀도 다 다니지 못할 만큼 많다.
명산만 찾아 다닐 것이 아니라 때로는 초야에 묻힌 산을 찾아 다니는 여유로움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가지 않은 길을 걸어보는 것만큼 더 큰 행복도 없으리.
백두대간 마루금치유숲길을 걸으며 담은
꽃 사진과 얘기를 나눠볼까요.
고항재 동물이동터널이 있는 곳의 안내도.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묘적령과 옥녀봉 방향으로 이동
초입부터 뚝갈이 지천이다. 유달리 뚝갈이 많이 보인다.
며느리밑씻개도 많다.
묘적령부터 오른다.
파란 천막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그늘막 용도로 쓰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지역 주민들이 송이를 비롯한 버섯 채취를 하고 버섯을 분류하거나 쉬어 가는 용도로 쓰인 것 같다.
삽주가 많이 보인다. 다른 곳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고 튼튼하다.
같은 듯 다른 느낌의 구절초도 많이 보인다.
산앵도나무도 많았고~
고개만댕이에 올라섰다.
일전에 도락산에서 봤던 꼬리진달래다. 꽃은 지고 열매만 잔뜩 맺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고보니 경북 북부지방과 충청북도 단양, 제천 지방에 꼬리진달래가 성한 것 같다.
요놈은 꼬리진달래가 열매 맺은 모습을 부각시킨 애다.
모양 좋은 단풍취도 자주 보였다.
가을을 알리는 대표 주자 구절초.
시야가 흐리고 보이는 조망이래야 이 정도가 다다.
역시 아래도 마찬가지~
참나물인가? 기름나물인가? 뭐지.
이 안내판을 보고 여기가 묘적령인가 싶었다. 알고보니 묘적령은 좀 더 가야 있었나 보다. 잘못 표시 된 지점이다.
빨간 열매가 뭔가 싶어 뒤로 돌아가 봤더니 마가목 열매가 익은 모습이다.
마가목
빵으로 때우는 점심을 먹기 위해 쉬기 좋은 바위덤에 앉았더니 뒤로 빠알간 열매가 보인다. 뭔가 싶어 뒤로 돌아내려가 봤더니 멀찍이 떨어져 보이는 마가목이었다. 최대한 당겨도 이 정도가 다다.
산이 보이는 조망이 이게 다다.
마가목이 멀리 숨어 빠알갛게 익어가고 있다.
햐아, 요거참 산기름나물인지, 참나물인지 도대체 뭔지 헷갈리기만 하네요.
털며느리밥풀인가??? 며느리밥풀도 만만찮다.
산구절초인가요.
바위떡풀도 오는 길에 만났다.
전형적인 육산이라 바위가 많지도 않았고, 얼마 없는 바위 틈에 바위떡풀이 자라고 있었다. 지리산이나 다른 산에서는 흔해도 여기선 귀한 친구다.
완전한 거북꼬리가 없으니 오리방풀이 아니고 산박하인가?
애기나리의 까만 열매가 마치 보석같다.
참취꽃 같아 보이는 데 까실쑥부쟁이로 보인다.
낭아초
곤드레나물이라 불리우는 고려엉겅퀴
며느리밑씻개.
왕고들빼기
개여뀌
물봉선은 지천이다.
들머리에서 처음 만났던 갈림길. 묘적령과 옥녀봉으로 가는 길목이다. 우리는 여기서 먼저 묘적령을 다녀온 후 다시 여기로 내려와 옥녀봉을 다녀갔다.
층층잔대가 아직 남아있었다.
며느리배꼽이 한창이다.
아니 아직 노란색 원추리가 있다니 놀랍다.
맑은대쑥은 잡풀처럼 흔하게 자라고 있었고...
고항재에 있는 금빛치유숲길을 기점으로 먼저 묘적령을 다녀온 후 옥녀봉 정도 다녀갔다.
산비장이가 오늘 제일 많이 본 애다.
삽주도 산비장이만큼 봤다.
요넘은 은분취가 맞겠지.
삽주
싱싱한 뚝갈도 많이 봤다. 이름만큼 뚝심이 센 친구다.
단풍취도 모양이 꽤 좋았다.
구절초. 이넘은 잎이 많이 가늘다.
예천군 봉현면에 속해있다.
다시 초입의 갈림길로 내려왔다.
며느리배꼽이 철망을 뒤덮었다.
며느리배꼽
고마리
물봉선이 지천이다.
옥녀봉동물이동통로란 이 터널을 기점으로 묘적령도 가고 옥녀봉도 갔다.
내려오는 길에 배초향 군락이 멋드리지게 자릴 잡고 있어 차를 세우고 담았다.
고마리도 한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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