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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폭서엔 가야산에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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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들었지만, 도시의 불볕 더위에 비하면

오히려 산이 낫다.

 칠불봉(1,433m), 상왕봉(1,430m)

 

 

■ 언제 : 2016. 7. 24.(일)

■ 어디로 : 가야산국립공원(경북 성주군 수륜면 코스)

■ 누구랑 : 아내

■ 산행코스(왕복) : 용기골탐방로 - 백운1,2,3교를 지나 - 서성재 - 칠불봉 - 상왕봉(우두봉)

   산행 거리 : 왕복 8km

 

 

 

흔적

 

가야산 만물상은 근 반세기 동안 문을 닫고 폐쇄를 했던 곳이다.

긴 세월 잠재워 놓은 만물상을 개방하던 해, 아내랑 함께 만물상 개방기념으로 다녀간 적이 있었다.

그때가 2010년 10월 23일이었으니 벌써 6년이 다 되어 간다.

날씨가 선선한 가을 단풍이 익어가는 좋은 계절에 다녀갔었는 데

오늘은 그때와는 달리 폭염이 내리쬐는 무섭도록 더운 날이다.

 

이번에도 가야산 탐방은 경북 성주군 수륜면에 위치한 만물상 코스를 택했다.

그러나 막상 만물상 앞에 당도하니 오늘 같은 날 '만물상으로 바로 치고 올라가야 하나' 란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

6년 전 처음 왔을 때는 만물상을 보러 왔으니 험준한 길이라 해도 바로 치고 올라갔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이로울 것 같았다. 

이렇게 날씨가 더운 날은 빡센 만물상보다 바로 옆에 있는 순순한 용기골 탐방 코스가 낫다는 판단이 선다.

어차피 칠불봉과 상왕봉을 다녀간 후 만물상 코스로 내려 올 심산이니 처음부터 기를 쓰고 헤멜 이유가 없다.

 

용기골 코스도 길이 멀어 그런지 만만치 않았다.

비지땀을 흘리며 가고 있는 데, 국민안전처에서 긴급재난문자 서비스가 왔다.

'폭염경보'가 내린 것이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란다.

헐떡거리며 한창 올라가고 있는 데, 지금와서 어쩌란 말인가?

어차피 아내와 난 더위에 맞서기 위해 가야산에 온 것이 아니던가.

이까짓 더위 쯤이야 충분히 맞설 수 있다.

 

가야산 용기골은 서성재에 이르기까지 줄곧 계곡을 거슬러 간다.

힘에 겨워 잠시 발품을 내려 놓고 쉬노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원한 골바람에 환기마저 들 지경이다.

당장이라도 양말 벗고 발이라도 담글 양이면 물이 차가워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날 기다리다 지친 아내는 백운교 아래서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다 도저히 물이 차가워

더 이상 발을 담글 수 없다고 발을 빼고 있을 정도다.

나원 참, 서방은 더위에 찌들어 헥헥거리는 데 혼자서 무릉도원 따로 없다.

살짝 부럽기도 했지만, 본인이야 어찌 놀든 난, 어디 뭔 색다른 꽃이 없나 두리두리 살피며 오로지 내 길을 간다.

 

오늘 가야산을 찾은 이유는 마치 무슨 전사인 양 더위와 맞서려고 온 것처럼 오지랖을 떨긴 했지만,

실상은 가야산에 있는 특종 야생화와의 만남을 갖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 더 큰 이유라 볼 수 있다.

지금쯤이면 나리 계통 중 최고의 품격을 지닌 솔나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며,

바위 끝 벼랑에 움집해 있는 향기를 백리 내뿜는 몸집 작은 백리향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야산은분취는 물론이요  가야산잔대, 두메잔대, 한라송이풀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운이 좋다면 네귀쓴풀까지 보고 올 수도 있다.

이 여름에 가야산은 과연 어떤 야생화를 보여줄 지 궁금해 

미리 선답자들의 블로그를 통해 내용을 섭렵해 둔 터라 기대가 컸다.

 

늘 그랬듯 산이란 역시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산을 오르는 것도 오르는 것이려니와 산에 서식하는 풀과 나무 또한 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이다.

특히 '솔나리' 같이 이름 값 꽤나 하는 애들을 보자면 웬만한 정성을 들여선 만나기 어렵다.

대충 가다가 포기하고 돌아서면 절대 만날 수 없다.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그때서야 뭔가를 보여 줘도 보여준다.

한두 번 겪는 일이 아니다. 그걸 아는 나는 느긋하게 느릿느릿 정상까지 올라간다.

그래야만이 만날 수 있고 보여주는 녀석들이다.

 

오늘 가야산 역시 그랬다.

서성재까지 갔는데도 뭔가 있어 뵈는 녀석은 쉽게 안 나타난다.  

고작 보여 준답시고 어디를 가나 늘 보던 말나리나 산수국 그리고 꿩의다리 정도가 다다.

꿩의다리는 자주꿩의다리가 주류를 이루었고 산정에 이르기까지 지천에 널리고 널렸다.

모두 자주꿩의다리인 줄 알았더만 간혹 산꿩의다리와 꿩의다리 그리고 은꿩의다리도 있었던 것 같다.

아직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던 보고팠던 금꿩의다리는 보이지 않는다.

 

서성재에 당도하자 아내가 그만 만물상을 경유해서 내려가자고 한다.

나비처럼 가볍게 잘도 가더니만, 가야산 칠불봉은 6년 전에 다녀갔고 하니

날씨도 더운만큼 그만 내려갔으면 하는 마음인 모양이다.

식겁은 내가 하고 있구만 무료함은 아내가 더 한 모양이다.

하기야 왜 그렇지 아니하겠는가? 아내의 마음도 이해는 갔다.

나는 분명한 목적이 있어 가야산에 들어왔고, 아내는 그저 나와 함께 해 주기 위해 온 것에 불과하니

이쯤에서 만물상 분위기나 즐기면서 내려갔으면 하는 맘이 더 컸을 것이다.

 

서성재에서 칠불봉까지는 1.2km에 불과하다. 칠불봉에서 가야산 주봉인 상왕봉까지는 200m밖에 안 된다.

전에 왔을 때는 칠불봉까지만 갔었지 눈 앞에 뻔히 보이는 상왕봉은 눈요기만 하고 말았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다 가야 한다. 물론 힘은 더 들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만둘 수는 없다.

무엇보다 서성재까지 오면서 이렇다 할 야생화를 만난 것도 없다.

만약 여기서 머물거나 만물상으로 가버린다면 오늘 야생화 출사는 말짱 도루묵이다.

만물상으로 간다 해도 거긴 바위산이라 야생화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번 꼬리진달래가 유명한 암릉으로 이루어진 도락산이 그렇지 아니 하던가.

더욱이 오늘은 안개가 많아 만물상 방향의 조망이 전혀 없다.

그러니 더 이상 앞뒤 견줄 이유없이 그저 목적한 바를 성취하자면 올라가는 게 최선이다. 

 

역시 그랬다. 예감이 맞았다.

혼신의 힘을 다 해 산정에 올라 예상한 모습이 현실이 되어 나타난다면 그보다 더 넉넉한 기분은 없다.

결국 칠불봉 턱 밑에 이르니 야생화가 만발했고, 조망 또한 일품으로 다가왔다.

철계단을 오르며 암봉을 따라 걷자니 소나무도 일품이고 구름이 걷힐 땐 풍경 또한 가관이다.

진경산수가 발아래 그려진다. 이럴 때면 늘 그렇듯 보상 심리가 최고 레벨로 격상한다.

 

이제 바쁘다. 갈 길만 바쁜 게 아니라 손도 눈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풍경 잡으랴 눈 앞에 펼쳐진 꽃을 잡으랴 아내의 재촉마저 적당히 무시하랴 모든게 빠르게 돌아간다.

오직 하나 믿는 구석이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도 느긋하게 움직이는 내 발걸음이다.

느릿느릿 걷는 습성은 일반적인 산꾼의 눈에는 절대 볼 수 없는 다른 것을 볼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오늘도 그랬다. 늦게 가는 만큼 여물게 챙겨보니

오늘 가야산에는 지금까지 봐 왔던 잔대와는 다른 잔대가 있는가하면

예상했던 가야산은분취와 백리향까지 일순간에 소원했던 바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백리향은 왜 또 그렇게 기가 막힌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지 볼수록 가관이다.

암봉의 끝머리에 군락을 이루고 촘촘하게 피어 있는 것이 대충 셔터를 눌러도 이건 작품이랄 수밖에 없다.

칠불봉에서도 그랬고 상왕봉에서 그랬다.

힘든 날씨에 비지땀 꽤나 흘리며 올라온 보람이 있다.

이 기분으로 산에 다닌다. 폭염에도 산과 꽃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갈 것이다.

 

이젠 산행 스타일이 달라져 그저 정상에 도달했을 때와는 기분이 확연하게 다르다.

예전에는 그저 정상에 도달하면 그 만족감으로 모든 힘듬이 상쇄되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그저 정상을 오르기 위한 산행이 아니라 정상을 오르면서 더 많은 것을 얻고자 노력한다.

그리하니 산에 다니는 재미가 더 있고, 가야 할 명분도 스스로 챙기기 까지 한다.

혹자는 한 가지 성취하기도 어려운 데 더 이상은 욕심에 불과하고

오히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챙기기 어렵다고 하는 이도 있다.

산을 택하든 꽃을 택하든 하나에 집중하라는 것일게다.

하지만, 어차피 산도, 꽃도 그 어느 것도 전문가가 아닌 나 같은 경우엔

산에 갈 수 있고, 꽃을 볼 수 있으면 되지 그 이상도 그 이하의 다른 욕심은 없다.

산에 들어가 어찌 놀든 그것은 오롯이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오늘은 상왕봉까지 갔다.

앞서 얘기했지만, 지난 번엔 칠불봉까지가 다였다.

그때는 상왕봉이 지척에 있었음에도 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알았지만, 표고가 칠불봉은 1,433m이고 상왕봉은 1,430m로 표기되어 있다.

얼마 차이나지 않지만, 표고는 일단 칠불봉이 높게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가야산하면 주봉이 상왕봉이 아니던가?

뭐가 잘못된 것일까?

당초 표고 측량 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일반적으로 가야산하면 행정 구역이 대부분 경남 합천인 줄 안다.

가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나도 지금까지 그리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가장 높은 칠불봉은 성주가 더 가깝고, 관할 구역은 합천보다 성주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미 가야산은 합천으로 널리 알려진 바 성주군에서는 다소 억울한 면이 없잖아 있어 보인다.

지역 이기가 어느 때 보다 팽배한 요즘 성주군에서 더 이상 뒷짐만 지고 있을 리 만무하다.

아예 '성주 가야산'과 '합천 가야산'을 함께 쓰자고 제안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뭐라 탓할 일도 못된다.

 

분란을 종식하자면 높이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 상징성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주민 토론 및 공청회를 거쳐 충분히 논의가 되어야 할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산의 주봉은 그 산에서 높이가 가장 높은 봉우리가 주봉인 만큼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다시 정확한 표고 측량을 하여 가장 높은 봉우리를 주봉으로 하는 것이 맞을 거 같다.

괜히 지자제끼리 부딪혀 군민들까지 불협화음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

뭐든 이치에 합당하고 근거가 확실하면 그에 따르면 된다.

그것 아닌 다른 모든 것은 이기심이고 우격다짐에 불과하다.

힘센 사람이 갑질하는 세상이 되어서는 아니 될 노릇이다.

 

서성재에서 내려오는 데 느닷없이 천둥, 번개가 친다.

아무래도 조짐이 이상하다. 하늘이 곧 비를 퍼부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내려가자면 한 시간 남짓 남았는 데 비가 내린다.

오늘은 전혀 비가 올 것 같지 않아 우의를 챙기지 않으려다 그래도 산에 가면 모를 일이라 습관처럼 우의를 챙겼다.

 아내의 현명한 처사에 찬사를 보내며 즐거운 마음으로 우의를 꺼내 입었다.

 

우의를 입었어도 신발은 다 젖었다.

이미 신발이 다 젖어버렸으니 이제 도리없이 쏟아지는 비를 아예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비 오는 날 일부러 산에 갈리 만무하겠지만, 산에 가서 비를 맞는 것은 도리가 없다.

이럴 땐 피하기 보다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아내는 뒤치닥거리가 생겨 다소 불만이었지만, 난 개의치 않고 빗소리를 즐겼다.

가끔 때리는 천둥 소리가 위협적이긴 했어도 그래도 거의 다 내려와서 비를 맞게되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길가에 고여 있는 물을 밟기도 하고 노래까지 흥얼거렸다.

 

내려오는 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비와 바람, 계곡에 콸콸 흐르는 물소리 그게 다였다.

아니 또 있었다. 내 옆에 평생지기인 마눌님이 있었다.

오늘 하루 마무리 잘 했다고 하늘이 '우르릉 쾅쾅'하며 마지막으로 한번 내지르더니

차를 몰고 갈 즈음엔 고요해졌다.

가야산에 와 고생했다고 비를 내려 더운 땀 씻어 주고, 가는 길 온전하게 열어준다.

 

 

 

 

여름이 더워도 산속에 들어가면 집에 있는 것 보다 낫다.

 

 

가야산 최고봉 칠불봉, 1,433m. 주봉은 상왕봉이다.(1,430m) 여긴 오늘로 두 번째 올랐다.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동탐방지원센터가 있는 곳의 가야산야생화식물원

 

가야산국민호텔. 탐방지원센터 부근

 

가야산야생화식물원. 시간이 있었으면 들어갈까 했는 데 산에서 너무 많이 꾸물거려 시간이 없어 들리지 못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은 여기만 들려도 괜찮을 듯~ 야영장에서 캠핑하면서 들리면 좋겠다.

 

6년 전에는 만물상 코스로 바로 올랐고 이번에는 용기골로 올라갔다. 내려올 때 만물상으로 거쳐 오려고 했었으나 일기도 좋지 않고 시간도 부족해 갔던 길을 왕복했다.

 

전면에 용기골 탐방로가 있고, 좌측에 바로 만물상 탐방로가 있다. 오늘 우리는 용기골로 들어갔다.

 

말나리는 시작부터 자주 보인다. 이 친구는 어딜가나 쉽게 보니 오늘 여기까지 온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데 과연 보여 줄려나~

 

백운1교인 모양이다.

 

꽃찾아 헤메느라 늦은 걸음으로 갔더니 아내는 벌써 족탕을 즐긴 후다.

 

자주꿩의다리는 엄청나게 많다. 팔공산하늘정원 길은 꿩의다리가 주류를 이루더만, 여기는 자주꿩의다리가 주류를 이룬다. 산마다 식생이 다 다르다.

 

참나물도 꽃대를 길게 뻗어 꽃을 피우고 있다.

 

백운암지

 

서성재. 여기까지 오면서 기대했던 야생화는 거의 구경하지 못했다.

 

성주군 수륜면과 합천군 가야면을 이어주는 고개

 

날씨가 너무 더워 아내가 여기서 만물상을 거쳐 내려가자고 했지만, 아직까지 별 소득을 얻지 못한 난 정상을 고집한다.

 

산박하. 이 애도 많이 봤는 데 요즘은 쉽게 안 보이네.

 

바위채송화도 이름에 걸맞게 바위에 찰싹 달라붙어 잘 자라고 있다.

 

조록싸리도 꽃이 만발했다.

 

 

자주꿩의다리가 군락으로 피어 있다.

 

마침내 그렇게도 보고팠던 솔나리를 만났다. 그런데 솔나리가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는다. 작년 8월 방학이 끝나는 날 남덕유에서 처음 봤을 땐 정말 기가 막혔는 데~

 

또 기다린다. 오늘 아내는 쉽지 않은 산행길을 엄청 쉽게 간다. 전혀 피곤하고 힘들지 않다네. 내가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고.

 

철계단이 시작된다. 칠불봉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어느 산을 가나 암석 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소나무치고 명품 아닌 것이 없다.

 

또 솔나리를 만나고~

 

낙락장송도 알현한다.

 

 

 

 

명품 소나무 4형제

 

 

 

 

구름이 왔다가 갔다가 한다.

 

 

 

이제 칠불봉이 머지 않았다.

 

요놈은 개박달나무인지 모르겠네요.

 

대마참나물도 본다.

 

드디어 보고자 했던 애들 중 솔나리 다음에 만난 것이 바로 이 가야산은분취다.

가야산은분취가 바위 틈에 나라니 줄지어 섰다.

 

 

칠불봉까지 철계단 연속이다. 암릉 길 위에도 미역줄나무가 있네.

 

한라송이풀도 만났다. 그런데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요놈은 산꿩의다리 같은 데 아무래도 의심이 간다.

 

이제 서서히 잔대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야산잔대와 두메잔대가 있다는 데 아직 구별을 쉬 못하겠다.

 

 

 

 

저기는 가야산 주봉이 있는 상왕봉.

 

 

드디어 칠불봉이다. 먼저 간 아내가 손을 들고 환영하고 있다. 에이, 항상 정상은 나보다 먼저 밟네.ㅎ

 

칠불봉 가는 길에 또 솔나리를 만났다.

 

자, 드디어 기대했던 백리향이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오늘은 어쩌면 솔나리와 백리향을 보러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솔나리야 높은 산에 오르면 어딘들 없겠나마는 백리향은 쉽게 볼 수 없다. 오늘 여지껏 산행하면서 백리향을 처음 만난다. 솔나리를 본 것 보다 더 기분이 좋다.

 

또 구름이 시야를 가린다. 수시로 이렇게 전망을 가리니 오늘 조망은 그리 탐탁하지가 않다.

 

이런 경치는 땀 흘리지 않은 자 결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칠불봉. 성주군과 합천군 사이에 칠불봉과 주봉인 상왕봉으로 인해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칠불봉은 1433이고 주봉인 상왕봉은 1430이다. 몇 미터 차이나지 않지만, 성주군에서 그냥 있기 그렇다. 괜히 내 밥그릇 빼앗기는 기분일테지... 지혜롭게 풀어 갔으면 좋겠다.

 

 

가끔이지만 산오이풀도 벌써 눈에 띈다. 성질 꽤나 급한 놈이다.

 

칠불봉 하늘은 고추잠자리가 점령을 하고 있다. 나도 저 잠자리처럼 자유롭게 비행을 했으면 좋겠다.

 

백리향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

 

참으로 멋진 그림이다. 이런 광경을 즐기고 싶어 오늘 여길 왔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다.

 

 

 

여기까지 자주꿩의다리가 기승을 부린다. 다른 데 가면 아무리 높이 올라도 전혀 볼 수 없는 녀석을 여기선 처음과 끝을 함께 한다.

 

인물이 유난히 좋은 말나리. 그냥 갈 수 없죠.

 

일월비비추와 새며느리밥풀

 

흰여로도 많지는 않았지만, 드문 드문 보여줍니다.

 

오늘 본 솔나리 중 가장 인물 좋은 놈이다.

 

층층잔대가 아닌 그냥 잔대로 봐야겠다.

 

꽃진 세잎종덩굴도 만났다.

 

잔대도 자주 보인다.

 

일월비비추는 개체가 그리 많지 않아도 쉬엄 쉬엄 보여주는 편이다.

 

흰여로

 

산쥐손이와 잔대

 

 

상왕봉 가는 길

 

백리향은 그야말로 절묘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친구들은 둥근산꼬리풀이다. 일반 꼬리풀보다 키가 작은편이고 잎 모양이 조금 다르다.

 

가야산 우두봉이다. 합천군에서 세운 정상석이다. 이름이 상왕봉도 아닌 우두봉으로 표식되어 있다.

 

 

흰여로

 

상왕봉에서

 

상왕봉 우비정. 소의 코 부분에 해당한다고 해서 우비정이란다. 아래서 물이 솟아 올라 오는 것도 아닌 데 물이 마를 날이 없다고 한다.

 

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

 

 

상왕봉에서 해인사로 넘어 가는 길. 해인사로 넘어가거나 만물상을 갔어야 하는 데 해인사로 가면 차량 회수가 문제가 되고, 만물상으로 가자니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다.

 

난 정상에 서면 이런 표지판이 제일로 마음에 들더라.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이 되니 산꾼에게는 이보다 더 편리함이 없다.

 

또 백리향을 모델로~

 

상왕봉에 있는 우비정이 가야19명소에 속하네요.

 

 

산에 갈 때면 술을 전혀 가지 않았는 데 지난번 단양에 도락산을 갔을 때부터 막걸리를 한 병 가지고 가고 싶었다. 도락산 갔을 때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먹지 못했는 데 오늘도 준비는 했지만, 아내랑 딱 한 잔씩만 걸쳤다. 그런데 그 한 잔 정도도 먹고나니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고 오히려 불편하기까지 했다. 다음부턴 안 사가지고 갈란다. 산에서 술은 나와 그리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다.

 

상왕봉 우비정이 있는 곳

 

의외로 원추리가 귀하다. 상왕봉에서부터 겨우 만난다. 그런데 여기 원추리는 잎이 골이 깊게 패인 다른 지역에서 보는 원추리랑은 다른지 골잎원추리라 부른다.

 

 

이놈은 키가 늘씬한 것이 그냥 긴산꼬리풀인 거 같다. 여기 산정에는 주로 둥근산꼬리풀이 주류이더만~

 

 

 

 

이 친구는 모시대로 봐야 할 것 같은데~

 

 

 

 

 

올라가면서 놓친 장면들은 내려가면서 놓치지 않고 담아간다.

 

거의 다 내려와 흰여로와 다시 놀아본다.

 

말나리도 외롭게 홀로 섰네. 외로운 생을 예쁘고 화사함으로 이겨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