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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괴산 명산 아가봉과 옥녀봉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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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른

괴산 명산 아가봉과 옥녀봉 산행기

 

■ 언제 : 2013. 8. 3.(토)

■ 어디로 : 괴산 명산 아가봉과 옥녀봉

      아가봉(雅佳峰·541m·괴산군 청천면 운교리)

      옥녀봉(玉女峰·599m·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 누구랑 : 늘 함께하는 사람과

■ 산행코스 : 갈론마을 주차장 - 0.2Km(5분) - 들머리 2 - 3Km(1시간 30분) - 아가봉 - 1.7Km(1시간) - 옥녀봉 - 3.7Km(2시간) - 갈론마을 주차장

산행거리 : 8.6Km

산행시간 : 5시간

■ 기점 : 갈론마을 주차장(주차비 3,000원)

   들머리 1 : 갈론지킴터

   들머리 2 : 갈론마을 주차장 200m 아래쪽 도로변에 아가봉으로 가는 이정목과 Keymap이 있는 지점

※ 들머리는 풍선형으로 돌아 나올 계획이면 어디를 먼저하든 상관 없다.

   다만 옥녀봉을 위주로 산행을 한다면 들머리 1번이 좋고 아가봉을 위주로 산행한다면 들머리 2번이 좋다.

 

 

 

 

흔적

 

  8월 1일 처가에 당도하여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칠보산 자락의 맑은 계곡에 더위에 지친 몸뚱어리를 맡기며 하루를 보냈고 하루 건너뛴 오늘은 괴산 35명산 중의 또 다른 명산 아가봉과 옥녀봉을 찾았다. 아가봉과 옥녀봉은 해발이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더위에 큰 고생하지 않고 다녀올 수 있으리라 짐작하고 찾았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만큼 호락호락한 산이 아니었다. 나한테 쉽고 만만한 산이 어디 있겠나 마는 아가봉과 옥녀봉 역시 고도에 비해 무척 힘든 산행길이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제저녁 늦게 일을 마치고 온 처남댁은 은빛이랑 집에 머물고 처남은 아침 일찍 논에 피 뽑으러 가야 한다. 좀 미안하기는 했지만, 처가에 온 김에 한 곳이라도 더 다니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아내랑 둘이 아가봉과 옥녀봉을 찾았다. 서둘러 다녀와야 서울에서 내려오는 아들내미랑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으니 우리도 일찍이 아가봉과 옥녀봉을 찾아 길을 나섰다. 해야 할 일이 있는 딸내미는 어제 충주공영버스터미널에서 대구로 태워 보내 넷밖에 되지 않는 가족이 모두 함께 있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틀은 딸내미와 함께하고, 딸내미가 가고 난 이틀은 아들내미와 함께 그리 지냈다.

 

  아가봉은 원래 이름이 없던 산이었고 옥녀봉으로 가는 길목쯤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능선의 바위가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함으로 누군가 최근에 표지석을 세워 아가봉이라고 했다고 한다. 아마 아가산악회가 산악회의 이름을 빌려 아가봉이라 이름 붙인 것이 아닌가 하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아가봉과 옥녀봉 산행의 기점을 찾아가는 길은 수월하지가 않다. 아가봉은 청천면 운교리에 옥녀봉은 칠성면 사은리에 있다. 위치가 어찌 되었던 아가봉과 옥녀봉은 봉우리와 봉우리가 연결된 길이라 갈론마을에서 시작하는 것이 정석이라 보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수력발전소 중 우리 기술로 가장 먼저 축조된 괴산댐에서 갈론마을로 들어서는 일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로 괴산댐을 끼고 콘크리트로 포장된 외길을 4~5Km 남짓 운행해야 하니 운수가 사나우면 차를 빼지도 박지도 못하는 매우 곤란한 상황이 우려되는 길이다. 이런 점을 미루어 짐작하여 아가봉과 옥녀봉 산행을 위하여 갈론마을로 가자면 피서객이 많이 찾는 혼잡한 시기를 피해 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복잡하리란 생각을 하지 못하고 갔지만, 막상 가보니 도로가 많이 비좁아 운전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그럼에도 주차장에 당도하니 엄청나게 많은 차량이 북적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과연 우리나라 운전자는 곡예 운전의 귀재들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다들 막힘없이 잘도 올라가고 잘도 내려간다.

 

  갈론마을 주차장은 대충 비포장 주차 공간을 마련하여 주차비를 3,000원 받는다. 우리는 늦지 않은 시간에 당도하였기에 넉넉하게 주차를 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갈론마을에 주차하면 들머리는 두 곳으로 나누어진다. 갈론마을에서 옥녀봉으로 가는 코스와 주차장 200m 아래의 아가봉 들머리 이정목이 있는  코스가 있다. 어느 곳을 들머리로 하느냐는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아가봉과 옥녀봉을 돌아 나오는 코스는 별로 문제 될 것이 없다. 다만 우리가 선택한 아가봉으로 가는 코스는 옥녀봉으로 가는 코스보다 조금 더 힘이 들지만 아가봉을 찍고 마지막 된비알 구간인 500m의 옥녀봉만 오른다면 다음부터는 여유롭게 계곡 산행을 즐기면서 유유자적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아가봉 가는 길은 초입부터 어제 내린 소낙비로 인해 계곡에 물이 흘러넘친다. 평소에는 돌다리를 징검다리 삼아 지나가는 길도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건너야 한다. 그렇게 신발을 몇 번 벗고 건너고 나니 이젠 물이 흥건히 고인 철벅철벅한 등로가 계속 이어진다. 숲이 우거져 땡볕은 피할 수 있으나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이 퍽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게 초입에서 1.0Km 구간은 질퍽한 길이라 불편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래도 크게 힘들거나 어려운 발걸음은 아니었다. 질퍽질퍽한 길이 끝나면 아가봉이 1.8Km 남았다는 이정목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아가봉까지는 쉬운 구간이 아니다. 된비알이 길게 이어져 지치고 퍼지기 일보 직전이다. 34℃를 웃도는 더운 날에 긴 오르막을 오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구 드림산악회에서도 우리와 같은 코스로 산행을 왔더구만 일부는 쉬 오르지 못하고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나는 뭔 꽃이 없나 이리저리 살피며 간다. 계곡이 있고 습하여 뭐라도 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고 살펴봤지만 늘 이 산 저 산에서 보던 원추리를 제외하고 그다지 보여 주는 애들이 없다. 다만 습한 지역이라 이름 모르는 때깔 좋은 버섯만 여기저기 많이도 자라고 있다. 이런 버섯 틈바구니에서도 요행히 오늘 산행 중 가장 큰 수확물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노랑망태버섯이다. 노랑망태버섯은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처음 대면하는 친구다. 버섯의 황녀라 일컫는 노랑망태버섯이 망사 같은 그물 모양의 망태를 펼친 채 더위에 지친 나를 바라보며 격려하고 있다. 아니 귀부인의 자태를 품고 유혹하고 있다. 버섯의 여왕, 숲 속의 귀부인이 고운 자태를 머금고 유혹을 하니 빨려들지 않은 재간이 없다. 그렇게 귀부인의 자태에 빠져 한참을 머무르다 힘겹게 또 쉬엄쉬엄 올라가니 어느덧 고습봉을 지나 봉우리 하나를 더 넘어 아가봉이 나온다.

 

  능선을 따라 걸으며 아가봉에 당도하니 한시름 놓인다. 이제 옥녀봉만 거치면 힘든 산행길은 거의 끝난다. 그런데 아가봉에서 옥녀봉까지 가는 길도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 기암괴석과 조망을 즐기며 가노라니 지친 몸은 힘이 반감되나 비탈이 심한 구간을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야 하니 그 또한 쉽고 만만한 길은 아니다. 더구나 아가봉을 출발하여 옥녀봉 가는 도중에 저녁나절쯤 온다던 아들내미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은 아내는 갑자기 어디서 힘이 솟구치는지 마치 축지법을 쓰는 듯 험한 산을 잘도 내려가고 올라간다. 특히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왔다가 옥녀봉 500m의 급경사 길을 올라가는데도 숨도 쉬지 않고 가버린다. 내 산행 실력을 뻔히 알면서도 서방은 안중에도 없다. 마눌의 속내에 언젠가부터 자식이 먼저지 내는 아무것도 아니었나보다. 헐떡거리며 따라 올라가는데 괜히 마눌이 미워질라 칸다.

 

  드디어 헐떡거리며 해발 599m 높이의 옥녀봉에 도착했다. 옥녀봉은 숲에 가려 조망은 전무하고 조망 환경은 아가봉에서 옥녀봉으로 오는 능선길에 비치는 것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제 옥녀봉에서부터 내리막길이 이어지니 편하고 안전하게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내리막길이면 마눌보다 내가 더 잘 내려가는데 오늘은 도무지 어찌 된 노릇인지 아들내미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은 후로 걱정될 정도로 산에서 펄펄 날아다닌다. 물론 내가 꾸물댈까 봐 미리 앞서 간 이유도 있겠지만, 이제는 섭섭함에 앞서 마눌의 안위가 걱정될 정도다. 내려가다 보니 계곡도 건너야 하고 길이 분산되는 곳이 여러 곳 있어 제대로 길을 찾기나 했을까 하는 우려 지점이 곳곳에 있었다. 마눌의 엉뚱한 방향 감각을 잘 알고 있는 터라 걱정이 앞서 전화를 하니 통화 불통 구역이라 전화도 터지지 않는다. 더구나 아내는 휴대폰 용량도 거의 다 떨어졌음을 알고 있는지라 이제 사진이고 뭐고 찍을 겨를도 없이 아내를 따라 잡기 위해 나도 급하게 움직인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많지도 않은 산행 식구 달랑 2명이 길이 엇갈렸다. 우려했던 대로 마눌은 엉뚱한 길로 방향을 틀었다. 뭐, 다 내려온 길이기에 이산가족 될 염려는 없겠지만, 그래도 잠시 방황하고 있을 마눌을 생각하니 목이 마르고 애가 탄다. 거기다가 통화는 안되고 메시지만 몇 통 주고받은 후 배터리가 소진되어 그나마 메시지도 주고받을 수 없다. 주차장에 당도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고 내가 갈은구곡 제1곡인 갈은동문까지 내려왔으니 예까지 오지 않은 것도 분명한 것 같았다. 내려가는 속도로 비추어 봤을 땐 이미 주차장에 안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었지만 분명 마눌은 내려오는 도중에 내가 헷갈렸던 그 지점에서 엉뚱한 곳으로 간 것이 분명하였다. 다시 올라가야 했다. 군데군데 계곡을 건너는데 이제 등산화를 벗을 여유도 없다. 등산화를 신은 채 첨벙첨벙 계곡을 그대로 건너며 왔던 길로 되돌아 올라간다. 한참을 올라가노라니 숲 속에서 웬 여인이 개울 앞으로 고개를 스윽 내미는데 다행히 낯선 여인이 아닌 마눌의 모습이다. 반갑기도 했지만, 신경질이 먼저 났다. 그래도 잠시라도 헤메고 다녔을 아내가 염려되어 신경질은 죽이고 고만고만한 얘기를 하면서 내려오는데 마눌이 하는 말은 곧장 잘 찾아 내려갈 건데 말라고 찾아왔느냐며 아직 기가 빵빵하게 살아있다. 나 원 참~~~

 

  마눌과 합류했으니 옥녀봉의 가장 명소인 갈은구곡을 겉치레만 보고 갈 수는 없다. 수려한 계곡과 암벽에 쓰인 구곡시(九曲詩)가 있는 갈은구곡은 한시학습의 야외강의실이고 서체연구의 자연학습장을 방불케 한다. 갈은구곡의 요모조모를 상세하게 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신선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갈은동문을 시작으로 몇 점 건졌으니 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아가봉과 옥녀봉 산행은 괴산이 자랑할 만한 명산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낮은 산이면서도 산행을 직접 해보면 절대 만만하지 않은 산행길이며, 아직 해를 입지 않은 우거진 산림과 봉우리의 암릉길, 기암괴석 사이로 흐르는 때 묻지 않은 맑은 물, 구곡(九曲)의 명칭과 구곡시(九曲詩)를 다양한 서체로 암각 해 놓은 전국 유일의 구곡이 있는 곳이 바로 오늘 우리가 산행한 아가봉과 옥녀봉이다. 오늘도 비록 힘든 산행이었지만 우리 산천에 산재해 있는 또 다른 귀한 문화유산과 자연을 벗하고 나니 보람이 크다. 더운 날 발품을 팔았다고 산천도 그냥 있지는 않았다.

 

 

 

 

 

 

사진으로 보는 아가봉과 옥녀봉 기행 

순수 국내기술로 1957년 2월 축조된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소재한 괴산댐. 왼쪽 콘크리트 포장길은 아가봉과 옥녀봉으로 가는 갈론마을이고 오른쪽 강을 건너면 산막이옛길이다. 갈론마을로 가는 포장길은 길이 협소해 교행하기 어려우니 차량이 혼잡한 시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삼거리에서 교행이 어려운 협소한 길은 갈론마을까지 4~5Km 정도 이어진다. 관광버스와 마주쳤을 경우에는 오도가도 못한다. 

 

갈론마을 못미쳐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양반길 출렁다리가 나온다. 충청도양반길은 산막이옛길이 끝나는 지점부터 이어진다. 갈은·화양·선유·쌍곡구곡을 연결하는 9개 코스 85㎞로 조성되는 충청도 양반길은 현재 1코스인 산막이옛길과 2코스인 갈은구곡, 3코스 일부구간까지 25km가 조성된 충청도 양반길은 ‘흙길’을 고스란히 보존해 걷는 맛을 북돋는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걷다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에 사로잡힌다.

 

갈론마을.  

 

예전에 '갈천'성을 가진 사람이 은거해 갈론마을의 지명유래가 되었다고 하는 갈론마을. 충청도 양반길 2코스에 해당하는 갈은구곡은 많은 사람의 방문으로 이제 오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개발되었다. 오른쪽이 비포장 대형 주차장이며 주차비는 3,000원이다. 주차장에서 계속 위로 올라가면 갈은구곡을 지나 옥녀봉으로 가서 아가봉을 내려오는 코스이며, 반대편 아래쪽 200m 지점에서 시작하면 아가봉을 거쳐 옥녀봉을 경유하는 산행코스가 된다.

 

우리는 주차장 아래쪽 아가봉을 들머리로 하는 지점으로 가기 위해 다시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에 붉은토끼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길래 계곡에 흐르는 물과 함께 담아본다.

 

갈론마을 주차장에서 200m 아래. 여기 이정목이 있는 곳에서 아가봉으로 간다. 지도에 있는 코스대로 산행을 하면된다.  

 

시작부터 계곡에 불어난 물이 징검다리를 모두 집어 삼키고 있다. 하는 수 없이 등산화도 양말도 벗고 계곡을 건넌다.

 

계곡을 건너면 곧 아가봉으로 가는 등로가 나온다. 아가봉으로 가는 길은 갈라지는 곳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길따라 올라가면 된다.

 

물이 넘쳐 길을 끊어 놓아 또 신발을 벗고 계곡을 건넌다.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들면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았는지 잡목이 우거진 숲길이 이어지고, 따가운 햇살을 비껴갈 수 있다. 

 

평온한 숲길이 당분간 계속 이어지나 어제 내린 비로 군데군데 흙탕물로 뒤덮여 있다.

 

산행 시작할 때는 서울에서 온 부부 한팀 외에는 우리 밖에 없다. 서울에서 온 부부는 우리 뒤에 있더니 어느새 우리를 앞지르더니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등로에는 당분간 물이 흐르는 이런 길이 계속 지속된다. 

 

또 계곡을 건너야 해 이제는 양말을 벗기도 귀찮아 조심스럽게 돌을 밟으며 그냥 지나간다.

 

아가봉까지 아직 1.8Km 남았다. 이 이정목이 있는 지점에서 이제 오르막 산행을 해야 한다.  

 

잎이 우산처럼 펼쳐진 형태만 보다가 꽃대가 쭉 뻗어 올라와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는 우산나물도 구경한다.  

 

'숲 속의 귀부인', '버섯의 여왕'이라 일컫는 귀한 노랑망태버섯이 여기저기 피어 있다.  

 

이 지역은 습한 지역이라 버섯류가 많이 자라고 있다. 노랑망태버섯은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버섯이다. 산행하면서 오늘 처음 만난다. 

 

흔히 꾀꼬리버섯이라고 하는 오이꽃버섯이 여기저기 많이 산재해 있다. 식용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버섯이든 나물이든 꽃이든 간에 보는 것으로 만족을 하고 채취하는 일은 없다.

 

올 여름에는 꽃이 활짝 핀 여로도 자주 만난다. 

 

저 멀리 가야할 아가봉이 보인다.

 

조망이 터지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사진을 한장 담아본다.  

 

아가봉까지 이제 1.1Km 남았다. 여기서부터 오르막 경사가 내내 이어진다. 

 

저기 보이는 봉우리도 넘어야 할 산이고... 해발은 높지 않아도 워낙 날씨가 더워 애를 먹는다.

 

서서히 마루금이 나타나고 이제 고지가 멀지 않다. 

 

안부에 올라 능선 바위길을 따라 가면 고습봉이 나온다. 

 

고습봉이라 붙여 놓지 않으면 어딘지 알 수 없지요.  

 

먼저 올라간 아내가 포즈를 취해 주네요.

 

이 바위도 이름이 있을텐데 알 수가 없다. 

 

 

 

 

 

 

 

 

노랗게 핀 원추리는 자주 만나네요.여름 산행은 노란 원추리가 산객을 자주 반겨줍니다.

 

아가봉과 성재봉은 같은 봉우리명인가 보네요.

 

드디어 3Km 구간을 1시간 30분 가량 걸려 아가봉에 도착한다. 이 봉우리는 딱히 이름이 없어 아가산악회에서 아가봉이라고 붙였다고 한다는데 명확하게 확인된 바는 아니다.

 

 

 

 

 

짧지만 급경사 암릉길도 밧줄을 잡고 내려간다.

 

지나온 봉우리를 뒤돌아 보며... 

 

사람 얼굴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와 그 밑에 악어등 가죽 처럼 쩍쩍 갈라진 암벽이 있다. 

 

 

 

 

험한 길은 다왔는가 싶어도 산행길은 끝날 때까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옥녀봉 500m 지점에 도달한다. 마지막 난코스다. 500m 오르막길이 쉽지 않은데 아내는 아들내미가 처가에 와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둘러 올라간다. 도저히 내 능력으로는 따라 잡을 수가 없다. 아가봉을 지나오면서부터 아내는 날아가고 나는 거북이처럼 기어 가고 있다. 

 

여로를 만나니 그냥 갈 수 있나. 아무리 급해도 또 한 장 찍고... 

 

거북등처럼 쩍 갈라진 소나무 껍질을 보니 장구한 세월을 버틴 생명의 강인함이 절로 느껴진다. 

 

드디어 옥녀봉이다. 막상 옥녀봉에 당도하면 조망이 좋거나 그리 볼만한 광경은 없다. 

 

옥녀봉 전경 

 

이정표를 보고 갈론마을로 하산한다. 

 

 

속단

 

 

갈은 제9곡 선국암(仙局岩).

 

갈은 제9곡 선국암(仙局岩). 칠학동천 상단부 오른쪽 옥녀봉 하산길 옆에 있다. 신선이 바둑을 두던 자리라는 바둑판바위 네 귀퉁이에는 ‘四老同庚(사노동경)’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네 분의 동갑내기 노인들이 바둑을 즐겼다는 뜻이다.

 

 

 

갈은 제1곡 장암석실(場嵒石室). 갈은동문을 지나 계곡이 동쪽과 남쪽으로 나뉘는 입구에 있는 마당바위 옆 커다란 암벽에 “場嵒石室”이란 곡명을 새기고, 구곡시는 갈은동문 방향으로 정면이 ㄱ자로 파인 암벽 안쪽에 새겼다. 구곡시를 새긴 암벽 아래가 마치 바위 집 같다고 하여 “집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안쪽 암벽에 새겨진 구곡시는 다음과 같다.

 冬宜溫奧夏宜凉  겨울엔 따듯하고 여름은 시원하네

 與古爲隣是接芳  자연과 이웃하니 즐겁기만 하구나

 白石平圓成築圃  흰 암반은 평평하고 둥글어 채소밭을 이루고

 靑山重聳繞垣墻  청산은 겹겹이 솟아 담장을 둘렀네

 

 

 

 

갈은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