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인근 천년고찰 탐방과 영천돌할매를 찾아서
■ 언제 : 2015. 2. 28.(토)
■ 어디로 : 거조암, 영천돌할매, 불굴사
■ 누구랑 : 아내랑
흔적
오늘은 산행하기도 그렇고 해서 일전에 SBS창사특집으로 방영한 '팔공산'을 보면서 봐둔 영천시 청통면에 있는 거조암 영산전을 찾아 길을 나섰다. 어차피 나선 걸음이라 한 곳만 보고 오기에는 싱거울 것 같아 아직 말만 들었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영천돌할매와 시부지기 몇 번 가보기는 했지만, 딱히 사진이 남아 있지도 않고 해서 경산 와촌에 있는 불굴사까지 탐방 계획을 세우고 길을 떠났다.
먼저 계획한대로 영천 청통면에 있는 거조암을 찾았다. 거조암은 원래 신라 때 아미타불이 항상 머문다는 뜻으로 거조사라 이름이 지어 졌으나 후일 은해사 말사로 편입되면서 거조암이라 불리어 졌다고 한다. 거조암의 대표적인 가람은 영산전으로 526분의 석조나한이 각기 다른 표정으로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며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국보 제14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거조암에는 본전인 영산전 앞에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104호로 지정된 삼국시대에 건립한 삼층석탑이 있으며, 정면에서 보면 2층이고 영산전에서 보면 1층으로 보이는 사물이 모두 봉안된 범종루가 있다. 그 외 영산전을 비롯한 모든 가람에는 단청이 없는데 유일하게 단청이 칠해진 산신각과 새로 지어진 설선당이라는 공양간이 있었다.
거조암하면 누가 뭐래도 영산전에 모신 526분의 석조나한상이 유명하니 아니 볼 수가 없다. 경내를 두루 살피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노라니 아내가 먼저 영산전에 갔다가 나왔다. 나도 빨리 들어가서 526분의 나한상을 알현하고 사진을 찍을 준비를 하고 들어갔다. 영산전에 발을 들이 밀고 들어갔더니 목탁소리와 함께 스님의 길게 이어지는 낭랑한 염불소리에 맞춰 한 가족인 듯 보이는 사람들이 예불을 드리고 있었다. 49재를 올리시는지 좀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엄숙하고 정숙한 분위기 속에서 예를 올리는지라 사진 촬영하기가 조심스러웠다. 게다가 사진촬영금지라는 팻말까지 붙어 있는지라 영산전 내부 모습을 촬영하기가 분위기상 쉽지 않았다. 이미 사전 탐색한 블로그나 카페에서 나한상의 모습을 곁들인 내부 모습을 촬영한 것을 보았는지라 나도 서슴없이 촬영을 하리라 생각하고 갔는데 막상 영산전에서 스님과 함께 가족이 예불을 드리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카메라 셔터를 누를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할 수없이 사진 찍을 생각일랑 접고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정숙보행을 하면서 나한상 한 분 한 분을 눈여겨보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만 했다.
경내를 두루 탐방하고 앞에 보이는 산기슭으로 가 봄꽃이 올라오는 애가 있나 싶어 눈여겨봤더니 아직은 시기가 이른지 보이지 않는다. 일주문 앞에 있는 저수지에는 불자들이 모여 방생을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거조암에서의 탐방 시간은 비록 짧았지만, 쉬어 가는 마음으로 거조암을 다녀가며 다음 탐방길로 오른다.
다음 목적지는 영천돌할매를 뵈러 가는 길이다. 영천돌할매는 350년의 역사를 가진 운세를 점치는 신비한 돌로 유명하다. 내비게이션을 빠른 길 찾기로 맞추었더니 경운기나 지나다닐만한 소로를 타고 작은 산을 하나 넘어 반대편으로 안내를 한다. 가면서도 이상하다 싶었지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겠지 싶어 내비양이 시키는 대로 마냥 갔다. 만약 반대편에서 차라도 한 대 왔으면 절단 날 뻔 했다. 앞으로는 빠른 길로 가는 것으로 맞추지 말아야겠다.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영천돌할매한테 이제 왔다. 신비한 영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나한테는 평소에 그리 큰 매력을 끌지 못했다. 거조암에서 멀지 않았기에 찾아본 곳이기는 하지만, 막상 와보니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재미삼아 들어 보는 사람도 있고, 간절한 기도를 하면서 온갖 정성을 다해 기도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내도 한 번 들어본다고 줄 끝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 나보고도 줄을 서라기에 난, 그냥 됐다고 하면서 사진만 찍었다. 안 들면 본전인데 괜히 들었다가 쉽게 쑥 들려버리면 괜히 낭패만 본다. 그런 마음이 들어 아예 나는 돌할매를 들 생각을 애시당초 하지도 않았다. 돌할매를 들어본 아내는 무겁게 느껴지고 잘 안 들린다하여 딸내미와 아들내미가 하는 일이 다 잘 풀릴 것 같다는 넉넉한 마음을 가진다.
영천돌할매를 알현하고 경주 와촌에 있는 불굴사로 향했다. 불굴사는 영험한 기운이 감도는 소원성취 기도 도량으로 유명하다. 팔공산 뒤편 음지쪽에 자리를 하고 있으며,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 있다. 그리고 단애의 높고 험준한 곳에 태양을 의미하는 홍주암이 있다. 홍주암은 김유신 장군이 삼일기도를 하며 삼국통일을 할 수 있는 비법을 터득한 곳이기도 하고, 원효대사가 최초로 수행을 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또 약사전에는 옛날 석불입상으로 고려 초에 조성된 것으로 밝혀진 할머니 모양을 한 약사 여래불이 안치되어 있는데 갓바위 부처님은 남성적인 모습으로 갓을 쓰고 계시나 불굴사의 약사부처님은 머리에 쪽을 진 모습으로 여성의 모양을 하고 있어 서로 음양의 조화에 의하여 안치된 지형적인 특성과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갓바위 부처님께 기도를 하고 불굴사의 약사여래불께 기도를 하면 완벽한 소원 성취를 이룬다고 한다. 갓바위 부처님께 기도드린 사람은 연이어 불굴사로 와 약사여래불께 기도를 드린다면 소원 성취는 따 놓은 당상이려나?
불굴사는 몇 번 와 보았지만, 올 때마다 찬사를 금할 길이 없다. 108계단을 올라 홍주암을 오르는 좁은 바위벽 틈새를 지나는 길도 재밌고 위쪽 끝까지 올라서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일품이다. 특히 홍주암에 올라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과 마주보고 있는 약사여래불을 보노라면 음양에 따른 자연의 이치가 참으로 오묘하고 기이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오늘은 산행을 못해 다소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꽤 알찬 하루를 보냈다. 그동안 가보고자 했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아 미루어 두었던 곳을 하루에 모두 돌았다. 그것도 해가 많이 길어져 여유 있게 탐방을 했다. 산에 가기 힘들어 이제 보다 쉽고 편안한 여행길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안 되는데 질이 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된다. 아직 60세까지는 산을 중심으로 다녀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다. 60세 정도까지만 산에 다녀도 앞으로 더 많은 산을 다닐 수 있을 터인데 어쨌거나 60까지는 산에 다닐 요량을 하고 60세 이후에 여행길로 접어들어야겠다. 아직은 여행보다는 산을 우선해야겠다.
1부. 526분의 각기 다른 표정의 석조 나한상이 있는 거조암 탐방
■ 거조암 주소
경북 영천시 청통면 거조길 400-67
영천시 청통면 신원리 622번지 ☎ 054-335-1369
<펌>거조사 홈
<펌>거조사 홈
<펌>거조사 홈 문화재 소개
팔공산 거조사 일주문. 단청을 하지 않았다. 거조암은 산신각을 제외하고 모든 전각이 단청을 하지 않고 있다. 단청불사모연을 하는 것으로 보아 조만간 전각 모두를 단청을 할 계획인가 보다.
아마 저수지에서 방생을 하는가 보다. 많은 불자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네요..
일주문 뒤편
위에도 주차장이 있고, 여기 아래에도 큰 주차장이 있다. 저기 까만 차 내 차~~~^^^
영산루. 정면에서 보면 2층이나 영산전 쪽에서 보면 1층이다. 사물이 모두 봉안되어 있다.
삼국시대에 화강암으로 만든 3층석탑
영산전은 국보 제14호, 삼층석탑은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 104호
종무소가 있는 전각
영산루는 영산전 앞에서 이렇게 보면 1층이다.
설선당(공양간)
새로 지은 전각인 듯 한데~
영산루 앞에도 꽤 넓은 주차 공간이 있다.
2부. 350년의 역사를 지닌 운세를 점치는 영천돌할매를 찾아 뵙다.
■ 주소 : 경북 영천시 북안면 돌할매로 479(영천시 북안면 관리 417번지)
전화번호054-338-8879
돌할매로 점치는 방법
- 처음에는 돌을 아무 생각 없이 들어 보자. 정성이 없으면 쉽게 들린다고 한다. 다음에는 생년월일과 주소, 나이, 성명 등을 알린 다음 소원을 말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들어보자. 신비의 돌할매는 정성만 지극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고 하니 만약 돌이 들리지 않는다면 성취를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돌할매 공원 앞에 있는 스테인리스로 만든 조형물
영천돌할매상
소원을 빌기 위해 줄지어 서 있네요. 아내는 한 바퀴 돌고 난 후에
줄 끝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네요.
벌써 저 앞에 까지 가 있네요.
자, 드디어 차례가 왔습니다. 먼저 아무 생각 없이 한 번 들고~
주소, 생년월일, 이름을 밝히고 소원을 한 가지씩 빕니다.
이때 돌이 처음보다 무거워 짐을 느끼거나 잘 들리지 않으면 소원을 들어 준다고 합니다.
3부. 천년고찰 팔공산 약사여래 소원성취도량 불굴사
주소 : 경상북도 경산시 와촌면 강학리 5번지 전화 : (053)854-0440
<펌>불굴사 카페
불굴사 입구 종각
공양간을 지나 홍주암으로 갑니다. 배가 고픈 우리는 먼저 공양간에 들러 비빔밥을 한 그릇 후딱 해치운다.
적멸보궁, 적멸보궁은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곳으로 불상 대신 탑을 안치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불상이란 부처님의 형상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지만, 사리탑은 부처님의 육신에서 열반 후에 거두어 들인 영롱한 사후 결정체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보궁이 있으나 알려지지 않은 부처님 사리가 있는 곳으로 소원성취를 비는 기도객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석등과 탑 적멸보궁의 전면이 일직선상으로 배열되어 있다.
<펌>불굴사 카페. 이 탑은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쌓아올린 형식으로 신라석탑의 일반적인 양식을 따르고 있다. 넓고 긴 돌로 탑의 구역을 마련하고, 바닥돌은 사방으로 하나씩 4장의 돌을 붙여서 짰다. 아래층 기단의 맨윗돌은 꽤 두꺼운 편이며, 돌의 가운데에 2단의 괴임돌을 두었다. 위층 기단의 가운데돌에는 모서리기둥과 가운데기둥을 새겼으며, 맨윗돌은 얇지만 그 아래에 윗돌과 반듯하게 한 단을 붙여두었다.
탑신은 몸돌과 지붕들을 각각 하나의 돌로 짰는데, 몸돌의 모서리마다 기둥을 새겼을 뿐 다른 장식은 없다. 지붕돌 밑면의 받침수는 모두 4단씩으로 줄어들었고 추녀밑은 반듯하지만 마무리 부분에서 뚜렷하게 치켜올려져 있다. 지붕돌의 네 귀퉁이 역시 완만한 경사를 보이다가 마무리부분에서의 치켜올림이 상당히 크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으로 노반(露盤:머리장식받침)과 복발(覆鉢:엎어놓은 그릇모양의 장식)이 남아있다.
돌의 마무리에서 정연함을 보이고 있어 탑 전체적으로 뚜렷한 비례가 돋보이는 탑이다. 그러나 탑의 규모가 작아진 점이나, 지붕돌의 치켜올림이 지나치게 큰 점, 각 부분의 밑에 새긴 괴임돌의 표현을 강조한 점 등에서 형식적인 면이 보인다. 이로 미루어 통일신라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 시기의 탑으로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이다.
약사여래불
불굴사 약사여래불은 쪽진 머리를 하고 있어 여자임을 의미한다.
적멸보궁 동편 산마루에 서 있으며 갓바위 부처님과 마주 보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나뭇잎이 다 떨어져 잘 보이는 시기다.
약사전에는 옛날 석불입상으로 고려 초의 조성된 것으로 밝혀진 할머니 모양을 한 약사 여래불이 안치되어 있는데 갓바위 부처님은 남성적인 모습으로 갓을 쓰고 계시나 불굴사의 약사부처님은 머리에 쪽을 진 모습으로 여성의 모양을 하고 있어 서로 음양의 조화에 의하여 안치된 지형적인 특성과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갓바위 부처님께 정성껏 기도를 한 후 불굴사의 약사여래에게 기도를 하면 완벽한 기도 성취를 이룬다 하여 주변의 소문이 나있으므로 역시 기도 성취에 도량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펌>불굴사 카페
홍주암 가는 길은 팔공산 아름다운 비경 108곳 중 마지막 길이다.
편액에 적힌 글이 한글이라 좋네요.
홍주암은 108계단만 올라가면 된다.
깍아지른 단애의 끝에 홍주암이 있다.
아동제일약수. 최고로 영험하다는 약수다.
아동제일약수. 그러고보니 물 맛도 한 번 안 봤네요.
원효대사의 최초 수도정진터 천연석굴
입시기도와 사업성취 기도 도량 독성전. 독성전에는 부처님의 500나한 중 신통력이 가장 뛰어난 제자인 나반존자가 모셔져 있다.
단애의 끝에 독성전이 있다.
홍주암에서 내려오면서 공양간을 배경으로 갓바위 부처님과 마주한 약사여래불을 멀리서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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