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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가산산성의 겨울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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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에 저무는 겨울 뒤안길

 

 

▣ 언제 : 2013. 2. 17.(일)

▣ 어디로 : 칠곡 가산산성길

▣ 누구랑 : 아내랑

▣ 왜 : 산행 겸 때 이른 복수초가 있나 싶어

▣ 코스 : 진남문 - 남포루 - 중문 - 동문 - 해원정사 - 진남문

 

 

 

흔적 

 

올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계절이다. 내 고장 대구에서는 근래 보기 드문 현상이다.

그래서 막바지 겨울의 끝자락이 알리는 산성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거니와 세계 최대의 복수초 군락이 움집하고 있는 곳에 성질 급한 놈이 미리 고개를 내밀고 있는지 찾아보고 싶기도 하여 산행을 겸한 봄의 서막을 알리는 복수초를 찾아 가산산성길을 찾아 나섰다.


순천 조계산 산행 후 근 보름 만에 산을 찾아 그런지 그리 높지 않은 근교산을 올랐건만 숨이 가쁘고 오르는 내내 힘겨웠다. 그러나 봄을 알리는 새 생명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늘보 본연의 자세를 취해 슬렁슬렁 올라간다.


역시 산은 들꽃이 만발해야 제 모습을 갖는다. 작년에 봤던 그 많은 들꽃은 얼어붙은 땅에서 비상하기 위해 아직 숨을 죽이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여기저기 이름 모를 들풀이 올라오고 있지만 지금은 아직 꽃피는 시기가 이른 모양이다. 이번 가산산성 방문은 오로지 봄의 전령사로 일컫는 복수초란 놈을 만나려나 싶어 갔는데, 그 역시 시기가 아닌 만큼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다만 산행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여백의 기쁨을 취하고 싶었다.


뜻밖에 산성이 이어진 상부에 다다라 예상치 않은 겨우살이를 만났다. 복수초를 보기 위해 나는 주로 땅만 쳐다보고 갔기에 하늘을 쳐다보고 간 아내가 겨우살이를 발견했다.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을 등반하면서 발견한 겨우살이의 여운이 아내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기에 겨우살이에 대한 관심이 컸던가 보다. 이놈을 여기에서 보니 작년 겨울 막바지에 덕유산 설산 산행을 하면서 처음 보았던 겨우살이 군락이 뇌리에 맴돈다. 겨우살이는 발견하기 쉽지 않은 기생식물이라 한 곳에 기생하면 보통 주변에 다닥다닥 붙어 있기 마련인데, 이 곳 외에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어쨌든 내 고장 가산산성에서 겨우살이를 볼 수 있다니 참으로 반갑고 신선함마저 깃든다.


만나고 싶었던 복수초 대신 겨우살이라도 보게 되어 기쁨은 컸지만 복수초는 아마 3, 4월이 되어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 3월이 되면 다시 한 번 이곳을 방문해야 할 것 같다. 올해는 복수초 군락을 제대로 봐야겠다.

 

 

 

 

 

스마트폰 사진

 

 저 멀리 팔공산 비로봉과 주 능선 마루금이 선명하게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도덕산의 기세도 사뭇 당당한 모습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다.

 

가산산성에서 처음 마나보는 겨우살이. 여기 외에는 다른 곳에서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똑딱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