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 찾은 보현산!
과연 보현산은 천상화원이로고.
■ 언제 : 2017. 5. 13.(토)
■ 어디로 : 경북 영천 보현산
■ 누구랑 : 아내랑
흔적
지난 4월 23일 왔다가 정확하게 20일 만에 보현산을 다시 찾았다.
지난번에 왔던 이유는 순전히 나도바람꽃 때문이었다.
올해는유난히 그동안 소원했던 바람꽃류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바람꽃 때문에 여길 찾은 게 아니다.
다시 온 이유는 명실공히 보현산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요즘 보현산은 꽃이 무르익을 대로 익어가고 있다.
무엇을 보여주던 나를 섭섭하게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예상한 대로 다년간지 불과 20여 일 지났을 뿐인데 보현산의 봄은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다.
새파란 신록이 무서울 만큼 빠른 속도로 온 산을 뒤덮었다.
20일이라는 날짜가 산에서는 겁나게 빠르게 간 것이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세월은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감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
보현산의 늦은 봄, 그러니까 여름이 오는 문턱의 보현산은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이다.
지금쯤 여기 오면 천상화원이란 말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단지 많이 볼 수 있다는 확신만 가지고 왔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이 순간, 마치 아무것도 모르고 놀이공원에 놀러온 꼬맹이가
온갖 놀이기구가 즐비한 풍경에 놀라
어느 것부터 먼저 타야 할지 망설이는 어벙한 어린아이와 다름없다.
이제 보현산의 야생화 서식지는 나름대로 간파했다고 본다.
그것은 보현산 나들이 다섯 번 만에 얻은 성과라고 봐야겠다.
야생화 서식지가 어딘지 아는지라 우린 바로 그 지점부터 들이댔다.
초입에 들어서는 순간 딱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지난 4월 23일 날 왔을 때 그 기분을 또 한 번 더 느끼는 순간이다.
산만댕이 바로 밑은 온통 노랑물결이 파도를 친다.
지난번엔 나도바람꽃이 흰파도를 이루더니만,
오늘은 노랑물결이 대세를 이룬다.
피나물이 온 산을 뒤덮을 만큼 군락을 이룬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거기다가 노란 양지꽃마저 노랗게 익어 가세를 하니
산그늘 밑은 노란빛으로 어둠을 거둔다.
어여쁜 여인의 향기에 취한들 이보다 더 하랴.
아름다운 여인은 가시를 조심해야 한다지만,
가시가 있는 꽃은 그 가시마저 향기가 배어 그윽하기만 하다.
피나물 향연에다 고산 지대를 산행하면서 운이 좋으면 볼 수 있다는
노랑무늬붓꽃을 심심찮게 보는가 하면,
열흘 쯤 일찍 팔공산에 가 못 보고 온 금강애기나리를 원 없이 만나기도 한다.
눈곱만한 것이 만개해 주근깨 가득 담은 얼굴을 하고 하늘 향해 마음껏 웃어대는
모습이 얼마나 해맑던지 보는 내가 더 즐겁다.
오므리고 있던 박새의 잎도 펴지기 시작하고, 귀한 꿩의다리아재비도 만난다.
보랏빛 머금은 큰구슬붕이가 잎을 벌린 채 별이 쏟아지기를 기다리고
혀끝에 하얀 털이 숭숭한 벌깨덩굴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덩굴개별꽃과 보현산에만 서식한다는 꽃술이 빨간 보현개별꽃
피뢰침 모양을 하고 방사선형으로 꽃을 피운 삿갓나물
삿갓나물은 산행하면서 그렇게 많이 보아왔어도
이렇게 완벽하게 꽃 피운 모습은 처음 대한다.
그 모습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름보다 꽃이 더 이쁜 쥐오줌풀, 태백산만큼 군락은 아니었지만 애기괭이밥도 있고,
보현산 별빛만큼 소담스럽게 반짝이는 구슬붕이 군락
빨갛게 물들어 가는 병꽃나무, 큰애기나리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고개를 푹 떨군 녀석
무엇보다 기대하지 않았던 은방울꽃이 군락을 이룬 채 이제 막 피어나고 있다.
먼저 핀 은방울이 조롱조롱 달린 모습은 언제 봐도 귀티가 나고 요염하기까지 하다.
향기가 그렇게 좋다는데 아쉽게 향기를 맡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다음에 은방울꽃을 만나면 꼭 향기를 맡아봐야겠다.
선밀나물도 수꽃을 피우고, 미나리냉이도 하얀꽃을 피웠다.
만주바람꽃은 다 지고 없으려니 했는데
끈질기게 꽃을 피우고 마지막 정념을 다하는 애도 다문다문 보였다.
대부분 꽃이 지고 씨를 맺었지만, 씨앗을 맺은 모습은
나도바람꽃보다 너도바람꽃 씨앗 맺은 모습이 더 이쁘다.
나도바람꽃도 지고 너도바람꽃도 진지 이미 오래다.
바람꽃류가 사라질 쯤 회리바람꽃이 밀려온다.
바람꽃류 중 나름대로 특이하게 생긴 바람꽃이다.
대부분 하얀꽃을 피우는데 이 녀석은 콩알만 한 노란꽃을 피운다.
회리바람꽃을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만큼
다시금 보현산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보현산의 봄은 꽃향기로 채워졌고
어느 새 여름꽃 향기를 풍기고 있다.
햇살이 더 뜨거울 때 다시 와야겠다.
보현산에서 할미꽃을 자주 본다.
양지꽃
노랑무늬붓꽃
피나물
금강애기나리
피나물
피나물 군락
박새와 피나물
박새와 피나물
피나물
큰구슬붕이
꿩의다리아재비
벌깨덩굴
피나물
덩굴개별꽃
피나물
삿갓나물
노랑무늬붓꽃
금강애기나리
양지꽃
야생화 숲
금강애기나리
나물 뜯으면 안 됩니다.^*^
단풍취
쥐오줌풀
삿갓나물
병꽃나무
쥐오줌풀
왼-덩굴개별꽃, 오-보현개별꽃
애기괭이밥
( )양지꽃
산철쭉
구슬붕이
병꽃나무
보현개별꽃
큰애기나리
은방울꽃
선밀나물 수꽃
미나리냉이
벌깨덩굴
큰애기나리
오동나무
나도바람꽃
나도바람꽃 씨방
너도바람꽃 씨방
회리바람꽃
'산행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면봉산 불발, 보현산 네 번째 나들이 (0) | 2017.06.25 |
---|---|
올해, 벌써 보현산 세 번째 나들이 (0) | 2017.06.06 |
태백산! 봄꽃 산행 (0) | 2017.04.30 |
보현산의 봄은 무엇을 줄래나... (0) | 2017.04.23 |
깽깽이풀과의 황홀한 만남 (0) | 2017.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