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산에서 늘 보던 보현산 같은 면봉산
오늘은 작정하고 그 산을 찾았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 언제 : 2017. 6. 24.(토)
■ 어디로 : 면봉산 발만 얹고 보현산으로
■ 누구랑 : 아내랑
흔적
오늘은 보현산이 아니라 면봉산(眠峰山)이다.
보현산에 가면 바로 이웃한 곳에 보현산 같은 또 다른 산이 하나 보인다.
면봉산이라 부르는 산이다.
기상관측레이더가 구축된 모습이 마치 천문대 기능을 하는 시설물 같아 보이기도 하고,
아나콘다처럼 긴 꼬부랑길을 올라가는 모습이 마치 보현산과 다름없어 보이는 산이다.
면봉산은 경북 청송군 현동면(縣東面)·현서면(縣西面)과 포항시 죽장면(竹長面) 경계에 있는 산으로
남동쪽의 보현산(普賢山)과 북동쪽의 베틀봉으로 주능선이 이어진다.
면봉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곳이 있으나
대부분 두마리 마을에서 출발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로 알려져 있다.
두마리 마을은 영천과 청송, 포항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으나,
거리에 비해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아직까지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 두메산골이나 다름 없는 곳이다.
대도시 근교에 아직 이런 청정 상태를 유지한 산골마을이 있다는 것은 큰 복이다.
두마리 마을은 청정할 뿐만 아니라 고도가 높아 ‘별 잡는 마을’이란 다른 이름을 갖기도 했다.
‘하늘 아래 첫 동네’라니 잘 하면 별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낮에 면봉산에 올라 별 한 번 잡아볼까?’
다부지게 마음먹고 폐교가 된 두마산촌생태마을을 향해 달렸다.
어느 님의 블로그에 보니까 마을을 향해 가는 길이 험해
타고 가던 버스가 걸어서 1시간이나 더 가야 하는 곳에서
더 이상 갈 수 없다며 모두 내리라고 해
마을까지 걸어가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겼다는 후기를 읽고,
길이 험한가 싶어 이번엔 아내의 애마 모닝을 멀리하고, 내 차로 갔다.
사전 탐색한 내용을 토대로 미리 겁을 먹고 내 차를 가져갔지만,
기실 가보니 포장도 잘 되어 있고 마을로 접근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지금은 폐교가 된 ‘두마국민학교’의 교적비(校跡碑)를 살펴보니
두마국민학교는 1940년 5월 7일 개교하여 졸업생 733명을 배출하고
1995년 3월 1일 폐교가 되었다고 쓰여 있다.
55년간 짧지 않은 세월을 버텨 온 것이다.
예전에는 마을로 진입하자면 정말 애 많이 썼겠던데
그런 오지 마을에 55년이란 긴 세월을 버티며 73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니
한 때는 꽤 큰 마을에 속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두마국민학교는 생태마을 체험장으로 활용하며, 사전 예약을 하면 숙박까지 가능하다.
운동장 한쪽에 차를 세우노라니 전시판매장 안에서
두마리 마을 주민인 듯한 분이 나오시면서 뭐라 뭐라 하시기에
우리더러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하는 줄 알았다.
고분고분 말을 잘 들으며 운동장 다른 곳으로 차를 옮기자니
아주머니께서 우리 차가 아니고 먼저 와 있던 다른 산객 네 분에게
차를 이동하라고 하셨단다.
산행 코스는 사전에 야무지게 파악한지라 주차하고 바로 산행을 하려다
아는 길도 물어 가라고 마침 아주머니가 나오셨기에 확인차 길을 물었더니
면봉산 가는 길은 코스가 다양하고, 산행 코스에 따라 시간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여기서 바로 천문대까지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고 말씀을 덧 붙이신다.
'아니 이 마을에서 바로 갈 수 있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팔랑귀처럼 ‘혹 한다.’
아주머니가 말씀하신 천문대는 보현산 천문대를 이야기 한 것이고
내가 알아들은 건 면봉산 기상레이더관측소‘인 것도 모르고 '혹'했던 것이다.
나는 기상레이더관측소로 차량 진입이 안 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아나콘다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꼬부랑길 입구에 버젓이 바리케이트가 쳐져
차량 이동을 막고 있음은 사전 탐색에 의해 이미 알고 있었던 터다.
그것도 그 길은 두마리가 아닌 면봉산 너머 청송군 현서면 무계리에서 가야 한다.
뻔히 그 내용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었으면서
현지 아주머니의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는 말에 일말의 의심 없이
‘아하 두마리에서 기상레이더관측소까지 가는 길이 있었구나’ 란 판단을 했다.
분명 아주머니는 보현산 천문대 가는 길이 있다고 했는데~
여기서부터 일은 꼬였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길이 없음을 알고 오늘 한 번 마음먹고 걸어보려 했는데,
그것도 장장 13km가 넘는 코스를...
그런데 현지 마을에 계시는 분이 차량을 이용해 갈 수 있다고 하니
이건 뭐 100% 신뢰를 아니하려야 아니할 수 없다.
갑자기 날씨가 덥다.
대구가 제일 더운 지방이라 대프리카라 떠들어 샀는데다
폭염을 알리는 예보까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사람 마음 참 간사하기 이를 데 없다.
염천의 무더위도 잊고 길을 나설 때는 언제고
시방은 ‘차로 갈 수 있는데~’란 생각만으로 대뇌가 작용한다.
아내한테 바톤을 넘기려 슬쩍 물으니
아내 역시 걷기 싫은 모습이 역력했다.
‘에라~ 좋다. 까짓거 오늘은 날씨도 덥고 하니 편하게 차로 가자.’
그렇게 우린 편한대로 마음먹었다.
우리보다 한참 앞서 가던 두 부부가 차를 가지고 이동하는 우릴 빤히 쳐다본다.
우린 우리 나름대로 ‘저 양반들 오늘 날씨도 더운데 식겁 좀 하겠네’라며
유유히 차를 몰고 약 올리듯 두 부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마을 끝 지점에서 트럭에 농사 준비를 하고 계시던 주민이 계시기에
마지막으로 길을 물었다.
‘이 길 따라 쭈욱 올라가면 기상레이더관측소를 갈 수 있느냐고’
그런데 아저씨가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들으신다.
지금 생각하니 천문대가 아니고 기상레이더로 가는 길을 물었으니
우리 동네서 그 길로 가는 길이 있었던가 싶었던 모양이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일부 공사 중이라 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썩 유쾌하지 않은 답변을 들었으면서, 그 말은 무시하고
앞서 만난 아주머님의 말만 믿고 부지런히 올라갔다.
그런데 더 이상 길이 안 나온다.
길이 있는 곳은 끝이 났으며 공사 중인 길은 갈 수도 없었다.
아하, 이거야말로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내 꾀에 내가 당한 꼴이다.
이제 체험학습장의 아주머니께서 천문대 가는 길이 있다는 말씀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아주머니는 기상레이더관측소가 아니고 보현산 천문대 가는 길을 말씀하신 것이었다.
시간으로 봐 면봉산은 지금 가도 늦지 않다.
큰마을로 해 곰내재로 바로 올라 밤티재에서 작은보현산으로 가지 않고
상촌으로 내려오면 서너 시간이면 족하다.
아니면 보현산으로 가 능선을 타고 내리며 면봉산으로 바로 갈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면봉산을 다녀가면 보현산으로 가 꽃을 담을 여유가 나지 않을 것 같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그만 또 힘들게 가지 않아도 될 이유가 생겨 버렸다.
‘그래. 오늘은 그만 편하게 가자.’
결국 면봉산은 다음을 기약한 채 녹유정으로 가는 임도를 따라 보현산으로 갔다.
앞서 가던 두 부부가 우릴 보고 길을 비킨다.
그 분들은 그랬으리라 ‘저 양반은 뭔데 귀찬쿠로 차를 가지고 왔다 갔다 캐샀노.’
녹유정으로 가는 길도 한 번은 걸어보고 싶었다.
비록 걷는 것이 아니라 차를 이용했다만,
그래도 보현산과 면봉산을 잇는 길은 파악한 셈이다.
이로써 보현산은 올해 네 번째 방문 만에 웰빙숲으로 가는 길과
녹유정으로 해서 두마리마을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찾았다.
이제 보현산은 내 고장 팔공산만큼이나 자주 드나들게 생겼다.
높은 산봉우리를 넘어가는 길인데도 의외로 길은 순순하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을 비록 차로 이동했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다.
혼자라면 다소 으슥할 수도 있으련만,
옆에 아내가 함께 있으니 이 길이 아늑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산달래가 길섶에 애드벌룬처럼 동그랗게 모여 꽃을 피우고 있다.
연분홍빛을 터뜨리며 마음껏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산달래가 꽃 핀 모습이 이토록 아름다운지 오늘 처음 안다.
동그랗게 활짝 핀 모습은 마치 플로리스트가 꽃 장식할 때 사용하는
원예용으로 가꾼 꽃 같다.
모양이며 색감이 자연 상태에서 야생으로 자란 꽃이 아닌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만든 꽃 같다.
그 만큼 산달래가 활짝 핀 모습은 경이롭기 그지없었다.
내가 그 모습을 봐 주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허무했을까?
늦었지만, 나라도 저런 예쁜 모습을 봐 주어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녹유정 가는 길을 지나 보현산 천문대 주차장으로 왔다.
날씨가 더운지 차량이 많지는 않았다. 빈공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주차장에 왔으니 난, 늘 가는 길로 간다.
곧장 숲으로 들어가 두리두리 살피기 시작한다.
하지만, 지금은 꽃궁기 시기인 만큼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6월 6일에 마지막으로 왔으니 아마 지금은 유월 초보다 꽃이 더 없을 것이다.
민백미꽃도 이젠 다 지고 없을 것이다.
날씨는 덥지만 절기상 여름이 무르익어야 또 여름꽃이 활개를 치겠지.
예상했던대로 야생화 밭이라 소문난 곳에도 꽃이 없다.
6월 6일엔 그래도 딱 한 송이였지만 감자난초라도 봤는데
오늘은 그 녀석 마저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좀네잎갈퀴인지 하는 녀석도 꽃이 떨어지니 보잘 것 없다.
나도바람꽃만 씨를 날린 빈 방만 보듬어 안고 있다.
참, 박새도 이제 익어 누른 잎으로 변해가고 있다.
박새는 봄에 초록빛으로 태어나 여름이 익어 가면 누렇고 흉스러운 모습으로
변하면서 긴 꽃대를 뽑아 올려 꽃을 피운다.
박새 녀석은 이제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을 향해 갔다.
직전에 왔을 때 봤던 정향나무의 꽃이 모두 문드러졌다.
꽃이 문드러진 것은 세월이 가고 있다는 증표다.
꽃이 활짝 피고 20일이 지났으니 질 때도 됐다.
대신 다른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옆에 있던 미역줄나무가 그때는 코딱지만한 꽃망울만 맺고 있더니
이제는 피기 시작했다.
미역줄나무가 꽃이 피면 보현산은 미역줄나무가 대세를 이룬다.
정상에서 시루봉을 지나 산불감시초소로 가거나 천수누림길로 가는 길 모두
이 녀석들이 점령하고 있다.
지금 보현산의 주인공은 바로 이 녀석들이다.
시루봉으로 들어서는데 갑자기 진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온몸을 감싼다.
무슨 향기인가 했더니 커다란 쥐똥나무가 꽃을 피워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아내한테 얼른 냄새를 맡아 보라고 했더니 아내 역시 향기가 너무 좋단다.
쥐똥나무 꽃향기가 좋다는 건 진즉 알고 있었다만,
이렇게 향기가 진하고 고급스러운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고대감이 별장지를 마련했을 때 울타리 식재용으로 쥐똥나무를 권장했었는데
이 친구 이 나무를 심기나 했는지 모르겠다.
황량한 겨울에는 쥐똥 같은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도 앙증맞은데...
그래도 꽃궁기인 시기에 보현산에 와 다문다문 여러 아이들을 만났다.
다른 곳이라면 이 정도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올 때마다 느끼지만 역시 보현산은 보현산이란 걸 실감한다.
참조팝나무와 사초과에 속하는 오리새, 말나리, 죽대, 털중나리, 꿩의다리
범꼬리, 미역줄나무, 기린초, 딱총나무 열매 등
아직은 심심치 않게 보여 주고 있다.
이 맛에 보현산에 자주 간다.
팔각정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떡집에서 사 온 시루떡을 먹으며 쉬어갔다.
떡고물이 떨어지기에 아내랑 함께 정자 마루에 떨어지지 않게 바깥에 입을 대고 먹었다.
시루떡은 맛은 좋은데 먹자니 고물이 떨어져서 불편하다.
정자에서 쉬고 있자니 젊은 연인 두 쌍과
나이 드신 부부 한 쌍이 쉬어간다.
나이 드신 분들은 나이 든 대로 황혼이 아름다워 보이고
젊은 연인들이 산을 찾는 모습을 보면 봄보다 더 싱그럽고 상큼함을 느낀다.
에어컨 바람 부는 시원한 도시의 빌딩숲도 많을 텐데
굳이 날씨가 더워도 아랑곳 하지 않고 산을 찾는 아름다운 청춘은 없다.
청춘보다 더 아름다운 꽃도 없는 법이다.
천수를 누리고자 천수누림길로 가자니 느닷없이 아내가 숲속 체험학습장으로 내려가잔다.
이정표를 보니 1.6km 급한 경사를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면 주차장으로 최소한 그만큼 올라와야 할 텐데
난, 자신이 서지 않는다.
그런데 아내는 다짜고짜 일단 내려가 보잔다.
지금은 내려갈 시기가 아닌데도 자꾸 내려가잔다.
나 참~ 지난번에 식생 환경이 좋을 때 내려가자니 안 내려가겠다고 하더니
오늘은 웬일로 내려 가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 가봐야 힘들게 올라올 일만 남았지, 꽃은 볼 것도 없을 텐데...
어쨌거나 가자고 하니 안 갈 수도 없고 무작정 따라갔다.
내 예감대로 역시 꽃은 없고 이름 모를 풀만 잔뜩 자라고 있었다.
겨우 본 거라곤 키가 클 대로 큰 천남성의 꽃이 시든 모습과
그 와중에 하나 건졌다면 딱총나무의 열매가 풍성하게 익어 가는 모습을 본 게 다다.
이 길은 식생이 좋을 때 보현산을 찾는 꽃쟁이들이라면
반드시 발품을 팔아야 할 곳이다.
인적이 드물고 한산하기도 하지만 왠지 모를
보석 같은 꽃이 숨어 있을 것 같은 냄새를 풍기는 곳이다.
보현산에서도 신비로운 영역을 간직한 곳이라 보면 된다.
땡볕 속에 숨은 숲속 그늘이 너무 좋아 그냥 내쳐 가기엔 아깝다.
쉬어 가자며 발품을 내려놓았다.
아내가 준비한 오미자 차를 한 잔하며 열기를 식혔다.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다.
오뉴월 땡볕에 아무도 없는 숲속 그늘에 자리 잡고 앉으니
무릉도원이 별거더냐? 앉은 자리가 무릉도원이고 별천지지...
내려 올 땐 올라갈 일을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올라가는 길은 0.6km만 가면 되었다.
바로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천수누림길로 연결된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내려올 때처럼 급한 경사도 아니었다.
아내 말대로 하길 잘했다.
주차장에 당도하니 아직 햇살이 따갑다.
도로 숲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손에 잡힐 듯 면봉산은 코앞에 바로 서 있다.
오늘 저 산을 다녀가며 식생 분포를 알고 싶었는데
어찌하다보니 꽤가 생겨 가지를 못했다.
면봉산이 날 오라고 손짓하며 부른다.
그래. 조만간 다시 가마.
꽃이 한창 무르익을 때 그때 다시 찾아가마.
대신 넌 날 위해
많은 꽃을 보여줘야 해.
약속 해조. 그렇게 하리라고...
두마리 마을은 아직 청정지역으로 깊은 산속 오지마을에 속한다.
두마국민학교가 폐교되고 폐교된 학교를 두마산촌생태마을로 개량하여 체험학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55년의 세월을 하직하고 문을 닫았다. 오지의 산골마을 치고 역사가 길었으며, 졸업생도 많이 배출하였다. 교적비를 보니 현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새삼스런 감개무량함을 느낀다.
장독대는 시골과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실제 저 항아리 속에는 몸에 좋은 것들로 잔뜩 채워져 있겠지...
산촌문화체험관이다.
아내는 시원하다며 여기서 쉬다 가잔다. 가기 싫은 것 같기도 하고...
면봉산을 가자면 두마리마을의 이곳을 찾아 주차하면 된다.
당초 계획은 현위치에서 곰내재로 올라 면봉산을 찍고 곰내재로 내려가 작은보현산으로 돌아 대태마을로 해서 원점회귀할 생각이었다. 그 코스라면 6시간 정도 산행 시간을 잡아야 한다. 꽃 때문에 보현산을 가야하니 어쩌면 곰내재에서 상촌으로 바로 빠져 나올 수 있다는 생각도 하며 갔다.
줄딸기를 비롯하여 산딸기가 지천이다. 마음먹고 산딸기를 땄다면 한 되박은 땄을 것이다.
산행 같지 않은 산행을 하면서 정상석은 볼 때마다 담는다.
줄딸기가 워낙 많아 할 수 없이 지나가는 걸음에 하나씩 따먹어 줬다.
시루봉에서 보현댐 너머 산그리메를 즐기는 아내... 난 주로 꽃을 보지만 아내는 주로 먼 산마루를 잘 쳐다본다. 날 보고 늘 하는 말이 꽃만 찾느라 밑만 보고 다녀 먼 풍경을 즐길 줄 모른다고 구박을 하는데 천만에 말씀~ 내가 꽃만 본다고 풍경을 보지 않는 줄 아시는가? 다 보고 더 보고 다니고 있네 이 사람아~~~
보현산 정기를 마음 것 담아가시게나
시루봉에서 표지석과 천문대 그리고 오늘 불발로 끝난 저 너머 면봉산 축구공 같은 조형물
아나콘다 같은 저 길을 하염없이 그리워만 한다.
보현댐 쪽으론 항상 시야가 흐릿하다. 사진이 찍을 때마다 맑지가 못하다.
언제이던가 저 보현산 댐 공사를 할 때 여기 보현산을 처음 왔었는데 ~ 그때는 법륭사로 넘어 왔었다.
지금 보현산은 기린초의 세력이 왕성하다. 건강하고 튼실하게 자라고 있다. 이 녀석들은 가뭄도 모른다.
시루봉 아래 팔각정엣 잠시 쉬어간다.
가뭄이 들거나 말거나 산은 녹음이 짙어 간다.
팔각정에서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천수누림길이다. 이 길도 야생화밭이다.
불발로 끝난 저기 축구공 같아 보이는 면봉산과 왼쪽 천문대 전경
지금 보현산은 기린초가 한 몫 담당한다.
예쁜 나비 한 마리가 기린초 주변을 맴돌고 있다. 이 나비는 쉽게 볼 수 있는 나비가 아닌 것 같은데~
꿩의다리가 이제 피기 시작했다. 한 동안 꿩의다리가 별잔치를 벌리리라...
꿩의다리
딱총나무
미역줄나무
범꼬리
쥐똥나무
털중나리
인동덩굴
산달래
갈퀴나물류?
말나리
참조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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