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동방

2018. 8월 대학 동기 모임(김해)

728x90


2018년 여름 대학 동기 모임은

가야왕도의 전통이 서린 김해로 고고-씽 




■ 언제 : 2018. 8. 6.(월) ~ 8. 7.(화)

■ 어디로 : 현* 동기가 있는 김해로

■ 누구랑 : 동기 14명(권혁*, 김현*, 나, 남순*, 안형*, 양성*, 이용*, 이윤*, 이충*, 장인*, 정남*, 조동*, 조창*, 최우*)



1일차, 1시 팀 김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남(13) - 점심(추어탕) - 사격장(월요일 휴무) - 김해 천문대 탐방 김해낙동강레일파크(레일바이크 타고, 와인동굴에서 와인 음미) - 김해 아구전문집에서 저녁 식사 겸 회포를 품 여가 활동(당구장 팀과 숙소 팀으로 나누어짐) 울산 사는 인*이는 당구치고 일이 있어 저녁에 울산으로 돌아감.

 

2일차, 아침 식사(해장국 전문집, 콩나물해장국과 황태해장국) - 봉하마을(노무현대통령 생가 방문 및 봉하산 마애불 탐방 점심(밀면전문집) - 일부는 가고 일부는 국립김해박물관 탐방. *이는 아침 해장국 먹고 일이 있어 비행기 타고 서울로 감.

 

 

 

흔적

 

어김없이 만남의 날이 왔다. 이번 모임은 김해다.

1월 모임 때 김해 사는 동기 현*이가 참석을 하지 않았음에도 장소는 김해로 결정됐다.

, 개인적으로 김해는 몇 번 갔던 곳이다.

전임 학교 시절 내가 조직한 산악회 식솔들을 데리고 김해 무척산에 간적이 있고,

언젠가 세 부부가 밀양미르피아오토캠핑장에서 캠핑을 하다가 봉하마을을 간 적도 있다.

그렇게 몇 번 갔던 곳이라 그런지 낯설지 않다.

 

운전을 하며 혼자 오는데 연신 하품을 해댄다. 막힌 굴뚝이 뚫어져라 긴 하품을 한다.

김해가 가까워 오니 무척산에 처음 갔을 때 얼레지가 온 산을 뒤덮고 있던 황홀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어쩌다 한 두 개체를 본 적은 있었으나 얼레지가 온 산을 뒤덮고 있는 황홀한 광경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이후로 지리산, 태백산 등 곳곳에서 그보다 더한 얼레지 군락을 보긴 했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광경은 처음 봤던 것이다.

김해를 오니 그때 본 무척산의 얼레지 군락이 눈에 삼삼하다.

 

참석자 총14명 중 13명이 1차 모임 장소에 참석했다.

최우*이와 권혁*이는 서울에서 비행기로 왔다.

양성*이도 김포에서 비행기로 왔다. 1시 모임엔 참석을 못하고 저녁 시간에 합류했지만.

조동*이는 동서울로 가 남순* 교감을 태운 후 증평으로 가 이윤* 교장까지 데리고 왔다.

전날 밤 1시간 10분밖에 자지 못했단다.

그러면서 의정부에서 두 친구를 태우고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왔다.

성의도 성의지만 아직 버틸 수 있는 그 체력에 혀를 내두른다.

여하튼 동기 사랑하는 마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친구는 장소가 어디든 차를 가지고 다닌다.

혼자 오는 것도 아니다. 이번처럼 가는 길에 친구가 있으면 늘 함께 데리고 온다.

 

여수 충*이는 장소가 어디든 매번 차를 가지고 오더니 이번엔 버스를 타고 왔다.

여수에서 부산 사상으로 가 김해로 왔단다. 오는데 서너 시간 걸렸단다.

도인 냄새를 풍기며 남원에서 온 이용*도 서너 시간 걸려왔단다.

이 친구는 어디를 가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경기에 거주하는 조창*이도 버스로 왔다.

아침 일찍 카톡으로 버스를 탔다기에 아마 제일 먼저 도착하리라 여겼는데

오는 길에 차가 막혀 오히려 도착 시간이 다른 친구들보다 더 늦었다.

좌우당간 먼 길 오느라 애 많이 썼다.

 

울산 사는 모범생 정남*이는 장*권이 차를 타고 왔다.

*권이는 여러 가지 바쁜 일이 많은 친구라 저녁 시간에 합류할 것 같다더니

스케줄 조정이 되었는지 남*이를 태우고 일찍 합류했다.

이 친구는 현재 장애인 학교를 운영하면서 장애인의 복지와

장애인도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그들을 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동참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하는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

 

만년 회장을 맡고 있는 안형*이는 혼자 버스로 왔다.

이 친구도 어딜 가던 버스나 열차로 다닌다.

외형은 바빠 보이는데 실상은 바쁠 것 하나 없는 여유로운 친구다.

만년 회장을 하면서도 회장 티 하나 안 낸다. 근본이 어질고 순한 사람이다.

박용*이는 온다고 하더니만 장기 유럽여행에 지쳐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된다며

카톡으로 참석이 곤란하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아직 건강에 유의해야 하니 안 온다고 탓할 일도 아니다. 이해를 한다.

 

김현*이는 김해 산다는 이유로 이번 모임의 주관자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미 카톡으로 일정을 여러 번 공지했다.

일정을 보니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모두 이 나이 쯤 되면 척하면 삼천리다.

일이야 평생 주눅들 정도로 하고 산 인생들이니 대충 계획표만 들다보면

모임 내용이 어떤지 다 안다.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2시쯤 되니 저녁에 온다던 양성*이를 제외하고 모두 다 모였다.

김해시외버스터미널에 13명이 모였다.

올 사람 다 왔으니 이제 밥부터 먹으러 가야겠지.

*이가 실내체육관 맞은편에 있는 추어탕집으로 안내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게 추어탕집인데 추어탕보다 주변 음식이 더 좋다.

어쨌거나 맛있고 배불리 먹었다.

 

점심도 해결했고 예정대로 인근에 있는 사격장을 가기로 했다.

한 사람당 만원씩 걸고 대전 이북 지방과 이남 지방으로 편을 갈랐다.

그렇게 하니 1명을 제외하고 6명씩 반으로 딱 나누어진다.

남는 1명은 혁*이가 심판을 보기로 했다. 그러니 딱 맞았다.

김해시민체육공원 김해시사격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뭔 일!!!

사격장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이 아닌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월요일인 오늘은 사격장이 문을 닫는 날이다.

그렇다. 보통 수목원이라던지 박물관 등은 주로 월요일 문을 닫는다.

똘똘한 현*이도 그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다들 선수인 것 마냥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쳤다고 농을 한다.

군대 있을 때 특등사수였다는 둥...

 

다음 코스는 김해천문대다.

천문대에 왔으니 김해천문대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간략하게나마 알고 가자.

김해천문대는 김해시 분성산 정상에 있으며,

마치 산이 알을 품은 듯한 모습의 신기한 건물로 영남지역 유일의 시민천문대라고 한다.

1998년 밀레니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천체와 우주에 대한 일반인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 에게 꿈과 희망을 주며,

시민들에게 낭만과 추억을 선사하기 위하여 추진되어 200221일에 개관하였다. 천문대의 형상이 알을 닮은 것은 기원 전 김해지역에서 형성되었던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이 알에서 태어난 것에서 유래되었다.

<김해천문대 홈>

 

천문대 아래쪽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700m쯤 걸었다.

, 개인적으로 이번 방문길에 천문대에 거는 기대가 가장 컸다.

왜냐하면 천문대는 일반적으로 높은 산 정상에 있으니

거길 가면 분명 김해를 대표하는 야생화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내 고장 가까운 영천 보현산 천문대가 그렇지 않던가.

소백산 천문대는 또 어떻고...

대체적으로 천문대가 있는 곳은 천상화원을 이루고 있는 꽃밭이다.

 

천문대를 향해 200m쯤 가노라니 비가 살짝 내리기 시작한다.

더 올라가자 더 많이 내린다.

카메라가 걱정되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괜찮을 것 같아 야생화를 찾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야생화가 보이지 않는다.

눈에 띄는 건 계요등과 박주가리 정도이다.

이게 아닌데 싶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천문대로 가는 방향엔 별로 보여주는 것이 없다.

꿩의다리 종류나 그 흔한 마타리 정도는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걔들조차 안 보인다.

아마 숲속을 깊이 들어가야 볼 수 있으려나 보다.

 

천문대가 있는 분성산에서 바라보는 김해는 생각보다 드넓었다.

여기도 부산과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아파트 단지가 도미노 놀이할 때

줄지어 세워 놓은 골패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갑자기 날씨가 희끄무리해지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대략 10여분 쏟아졌나 보다.

우린 모두 이구동성으로 비가 옴을 즐겼고, 비를 피해 비가 오는 모습을 즐겼다.

얼마나 기다리던 비였던가. 더위마저 잠시 물러났다.

요즘 같은 가뭄에 단비가 내리면 우린 더 이상 여행을 하지 않아도 좋다.

비가 더 소중하다.

 

비가 그치자 천문대를 떠나 계획대로 김해낙동강레일파크로 갔다.

김해는 그리 큰 도시가 아니기에 어딜 가든 멀지 않았다.

우리는 먼저 3~4명씩 조를 지어 레일바이크를 탔다.

이동할 때는 비가 오지 않더니 도착하니 비가 온다.

우린 비가 내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왕복 3Km의 낙동강 횡단 철교를 달렸다.

레일바이크는 생전 처음 타본다.

폐철로가 된 철교를 달리는 기분 또한 새롭고,

비가 내리는 낭만적인 날씨가 운치를 더 한다.

반환점을 돌아 먼저 출발했던 친구들이 반대 방향에서 다가오자,

환갑이 된 친구들 모습을 찰칵찰칵 사진기 앵글 속으로 끌어 들인다.

포즈를 취하는 영감들의 모습이 전혀 영감이 아니다.

청년 같다. 하기야 요즘 나이 육십이면 청춘이지...

 

내리던 비는 더 세게 내린다. 쉽게 그칠 것 같지 않다.

천문대에서 이동할 땐 비가 오지 않더니 레일파크에 도착하니 비가 온다.

비를 피할 겸 새마을호 열차 2량을 리모델링한 열차카페 안을 통과해 와인동굴로 갔다.

열차카페 안은 그냥 지나가기 민망할 정도로 시원했다.

 

와인동굴은 기존의 생림터널을 리모델링해 김해의 특산물인 산딸기를 이용하여,

산딸기 와인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또한 산딸기를 표현한 캐릭터인 산딸기소녀 "베리"와 함께하는 포토존을 마련하고,

빛의 터널과 트릭아트를 이용한 볼거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

동굴은 총 연장 485m이며 와인저장고 215m / LED 빛터널 70m

베리의 산딸기마을 60m / 와인판매 및 시음 90m / 와인전시장 50m로 구성되어 있다.

참조<김해낙동강레일파크 홈>

 

동굴 안은 시원했고 천국이 따로 없다.

곳곳에 LED를 이용하여 어두운 동굴을 형형색색의 빛으로 승화시켰다.

천장에 있는 등도 와인잔 모양이었다.

한 바퀴 돌아 나오며 비교적 가격이 만만한 산딸기 와인 2병을 샀다.

1병에 2만원이었고 여섯 잔이 나왔다.

조금씩 나누어 맛만 봤다.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역시 내 입에는 소주나 막걸리가 낫다.

내겐 와인이니 위스키니 해도 늘 마시는 소주나 막걸리 보다 못하다.

한 모금 입을 대다만 와인은 순*이가 마셨다.

 

삼복 무더위를 시원한 와인동굴에서 보내고 나오니 레일바이크를 탈 때 내리던 비가 그쳤다.

수로왕의 후손인 현*이가 덕이 있나 보다.

이동할 땐 비가 오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비가 내린다.

간간히 더위도 씻어 주면서 감로수를 뿌린다.

 

&(다음날)

 

다음날 느직하게 일어나 황태해장국과 콩나물해장국 두 종류로 아침 해장을 하고

노무현 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로 갔다.

개인적으로 봉하마을은 두 번째 방문한다.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고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더위에 지친 몸뚱이였지만 순간 숙연한 분위기가 감돈다.

묘역 뒤로 부엉이 바위와 사자 바위가 좌청룡우백호처럼 우뚝 섰다.

늠름하고 듬직해 보이는 것이 사고가 나도 사고를 막아줄 것 같은 기세를 풍기더니

대통령의 서거는 어찌 막지 못했는지 갑자기 부엉이 바위가 원망스러운 생각이 든다.

 

더위를 피해 그늘진 곳을 찾노라니 동*이가 순*이 소리 한 가락 들어보자며 모두 모이란다.

이 친구 요즘 소리를 배우는 모양이다.

마치 여기 오면 한 가락 할 심산으로 단단히 준비한 듯 보인다.

소리가 터질 듯 터지지 않고 애잔하게 들리는 듯싶더니

갑자기 흉중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소릴 질러댈 때는

한이 서린 듯 모골이 송연하고 소름마저 돋는다.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속이 갑갑해진다.

 

*이가 마애불까지만 다녀오잔다.

*이는 부엉이 바위까지 가고 싶은 모양이다.

그러기엔 1시까지 남원으로 가야하는 용* 때문에 시간이 여의치 않다.

마애불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더운지라 반은 남고 반만 갔다.

마애불로 가며 순*이한테 방금 부른 소리가 뭐냐고 물었더니 흥타령이라고 했다.

아니 흥타령이라니! “이 아니던데...

재밌고 흥겨운 가락이 아니었으니 당연히 흥겨움을 노래한 흥타령은 아닐 것이고,

차제에 흥타령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본다.

 

흥타령은 경기도와 전라도의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경기도 <흥타령>'천안 삼거리'로 알려져 있는 소리로서 말끝마다 ''이 붙지만,

전라도흥타령>에서는 뒷소리에만 붙는다.

노랫가락은 이렇다.

 

아이고 대고 흥 성화가 났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속이요 이것저것이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랴는 꿈, 꿈을 꾸어서 무엇허리

아이고 대고 어허 흥 성화가 났네,

 

*이가 노래한 것은 전라도 흥타령이었던 것이다.

 

마애불까지도 처음이다.

언젠가 여길 한 번 다녀간 적이 있다고 했지만 그때는 마애불까지 가기 싫어 가지 않았다.

괜히 부엉이 바위 가까운 곳으로는 더 가기 싫었던 것이다.

가고도 싶었지만 괜히 발걸음이 움직이질 않았다.

이번에는 친구 여럿이서 가자고 해 그냥 따라 올라갔다.

실상은 마애불까지 산길을 조금 올라가니 뭔 꽃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더 컸다.

꽃궁기에 접어들었는지 산기슭에 불과한 곳이라 그런지 특별한 꽃과 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노란 각시원추리만 자주 눈에 띈다.

 

산에 가고 여행을 다니다보면 늘 느끼지만,

어디를 가던 한 걸음 더 가면 반드시 더 간만큼 얻는 게 있다.

특히 우리 산야에 핀 야생화를 찍으러 다녀본 이라면 이런 마음을 더 수긍할 것이다.

마애불은 수직으로 선 거대한 바위 옆,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넘어져 있었다.

한적한 곳에 쓰러져 있는 석불의 모습을 보자 괜한 생각이 든다.

마치 오래 전부터 비극을 예견한 것처럼...

 

대통령 추모의 집으로 갔다.

추모의 집은 대통령의 주요 유품과 사진, 기록, 영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추모전시 공간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여느 박물관이나 전시장보다 가치가 있어 보이는 건 왜 일까?

그건 아마 노무현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리라.

 

내가 야생화를 좋아하고 야생화 사진 찍으러 다니는 것을 안 현*이가

날 더러 화포천습지생태공원으로 가자고 한다.

내가 정말 좋아할 수 있는 곳이라며 적극 추천하고 날 위해 배려한다.

고마운 얘기지만 습지공원이라면 아마 엄청난 땡볕일 것이다.

이 불볕더위에 나 좋자고 가잔다면 좋아할 이 뉘 있겠나.

불 보듯 뻔하다. 그래서 나 혼자 여기 남고 난 친구들과 여기서 헤어지기로 작정했다.

일부러 비싼 기름 먹여가며 올 판인데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기엔 너무 아까웠다.

다행히 동*이가 서울과 증평 가는 친구를 위해 동대구역까지 태워 가기로 했으니

내가 동대구역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 우* · * · *이는 동*이한테 맡겨도 될 것 같았다.

 

화포천으로 가려고 했던 마음을 접었다.

날씨가 너무 무덥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같이 행동하다가 혼자 빠지려니 그도 뭔가 서운했다.

같이 행동하기로 했다.

점심은 밀면을 먹기로 되어있었다.

밀면 잘하는 맛 집을 가기 위해 다시 김해 시내로 왔다.

*이가 알아서 맛 집을 데리고 가니 굳이 맛은 안 봐도 알만하다.

보통이나 곱빼기나 가격도 같았다.

모두 곱빼기로 통일해서 배불리 잘 먹었다.

점심까지 해결했으니 이제 12일의 여름 동기 모임은 여기서 막을 내려야 한다.

여기서 먼저 갈 사람은 먼저 갔다.

 

지금 시간은 1시쯤 됐다. 남원으로 가야 할 용* 시간을 맞추다 보니 혁*이가 문제다.

*이 비행기 시간이 4시 남짓이라 모두 가버리면 혼자 지루할 것 같아 보였는지

본인은 괜찮다는데 충*이가 일부는 좀 남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남원으로 갈 용*가 먼저 가고 뒤이어

*이가 대구로 가는 길에 우* · * · *이를 태워갔다.

내가 남으니 내 차로 동대구역으로 갈 형*와 창*이도 남고 여수로 갈 충*이도 남았다.

참 남석이도 남았다. *이를 제외한 다섯 명이나 더 남았다.

 

울산 사는 인*이는 첫날 저녁에 먼저 올라갔고,

양성*이는 하룻밤 자고 일 때문에 이튿날 아침 바로 올라갔다.

모두 부지런한 친구들이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건만 장소가 어디든 모임이 결정되면 불원천리하고 달려온다.

친구가 좋긴 좋은 모양이다.

 

남은 우리는 김해박물관으로 갔다.

시간을 때워야 하니 가까운 박물관으로 가는 것이 좋았던 모양이다.

하기야 뭐, 우리가 쓰다 달다 할 필요가 없다.

총대를 멘 현*이가 하라면 하면 된다.

이리 가자면 이리 가고, 저리 가자면 저리 가면 된다.

 

박물관은 규모가 엄청났다.

김해박물관은 국립박물관이었고 가야(加耶)의 건국신화가 깃든 구지봉 기슭에 자리 잡았다.

1998.7.29.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 전시하기 위한 고고학 중심의 박물관으로

탄생하였다는데, 그 규모가 실로 어마어마했다.

주로 김해 일대에서 출토한 유물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 출토 규모로 보아

옛 가야의 융성한 문화를 한 눈에 엿볼 수 있었다.

 

박물관 관람이 시간 보내기 딱 좋았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무엇보다 박물관 안은 석빙고였다.

역시 현*이가 하는 하나하나 모두 사려 깊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밖에 나가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관람을 마치고 1층 현관에 모여 쉬노라니 아랫도리에 시원한 바람이 사정없이 파고 들어온다.

체면이고 뭐고 드러누워 잠시나마 오수를 즐기고 싶은 마음밖에 안 든다.

 

4시가 되려면 아직 한 시간도 더 남았다.

*이가 이제 가잔다. *이도 저 때문에 더 있는 게 신경 쓰였던지 이제 그만 가란다.

*이는 여수로 가기 위해 경전철을 타고 부산 사상으로 가고

*이는 울산을 가기 위해 처음 만났던 김해시외버스터미널로 간다.

나머지 형*이와 창*이는 대구로 가는 내 차에 동승해 동대구역까지 태워간다.

*이 한 시간 남짓 남은 시간은 현*이가 마무리 할 것이다.

 

이로써 2018년 여름 동기 모임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김해 사는 현*이 덕에 김해 구경 한 번 잘했다.

계획도 좋았고 여행 코스도 좋았다.

동기들을 모시느라 수고 많이 했다.

수고하심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지금처럼 건강하길 바란다.

 

차기 겨울 모임은 여수로 결정했다.

*이가 의정부로 모시기로 해 투표까지 해 얻어낸 결과다.

여수, 의정부, 유성 세 곳으로 나누어져 투표를 한 결과 여수가 낙찰되었다.

여수는 지난 1월 겨울 소래포구 모임에서 충*이가 은연 중 비쳤던 곳이기도 했다.

친구들! 이번 모임에 참석했거나 날짜가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까지

다음 모임인 여수에서 만나기로 하세.

아마 충*이가 신경 많이 쓸 걸세.












계요등


박주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