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썹황금새
■ 언제 : 2024. 05. 18.(토)
■ 어디 : 마천산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흰눈썹황금새, 박새 둥지에선 아직 유조가 안 나온다.
어제 오전에 솔부엉이 잠깐 촬영하고 저녁에 이 장학관이랑 퇴직 선배 교장이랑 만나 한 잔 거나하게 걸쳤다.
아직 현직에 있는 후배는 고맙게도 퇴직 후에도 잊지 않고 일 년에 몇 차례나 술 사주러 우리 동네로 온다.
어디 오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청에서 퇴근 후 대중교통을 이용해 멀리 우리 동네까지 온다.
참 고마운 후배다.
선배는 오늘 아침 일어나니 그동안 피곤했는지 눈에서 실핏줄이 터졌다며 안대를 하고 왔다.
술을 먹지 말라고 했더니 반가운데 실핏줄 정도 터졌다고
우찌 안 마실 수 있냐며 그냥 맥주에 소주를 말아 한 잔씩 건넨다.
반가움에 권커니 잣거니 하다 보니 요즘 안 먹던 술을 너무 많이 마신지라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찌뿌둥한 게 영 개운치가 않다.
점심 먹고 늦은 시간에 늘 가던 근교로 갔다.
둥지나 찾아볼 심산이다.
오늘따라 늘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산길이 눈에 들어온다.
도로변 적당한 곳에 주차하고 쌍안경만 챙긴 채 산길을 올라갔다.
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꾀꼬리가 날고 파랑새도 날아다닌다.
슬금슬금 꽤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숲속에서 뭔 움직임이 보인다.
칡때까치다.
이런, 카메라를 안 챙겼다. 젠장맞을~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오긴 오늘 내 몸 상태론 무리다.
갔다 온다고 있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 생각하고 말자.
흰눈썹황금새는 부르니까 잘 온다.
이 녀석 둥지는 생전 안 보여준다.
추격도 하고 잠복도 했지만 둥지는 어딨는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
먹이를 물고 둥지로 쏙 들어가는 것을 보지 않는 다음엔 내 능력으론 못 찾겠다.
수컷만 실컷 찍었다.
그래도 수컷은 오늘 가깝게도 오고 모델이 잘 되어준다.
네가 효자다.
딴 데는 돌아다녀봤자 헛일이다.
붉은배새매도 안 보이고 뭣이 있는 게 없다.
오는 길에 또 흰눈썹황금새 곁으로 갔다.
여전히 잘 온다.
다른 곳에선 잘 안 오고 한 곳에서만 잘 온다.
오늘은 흰눈썹이랑만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