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부엉이/원앙
■ 언제 : 2024. 05. 17.(금)
■ 어디 : 영천
■ 누구랑 : 혼자(현장에 8명)
■ 탐조 내용 : 솔부엉이, 원앙 암컷, 찌르레기
솔부엉이는 약속도 하지 않았음에도 해마다 이맘 때면 어김없이 제 발로 찾아온다.
매년 찾아와 시달렸으면 다른 조용한 곳을 찾아 갈만도 한데
얘들은 회귀본능이 있어 그저 본능에 따라 관성처럼 움직인다.
이런 것을 보면 새대가리 같기도 하고 지금까지 새를 상대해 본 바로는
새는 절대 새대가리가 아님을 진즉 알았음에도
그저 그냥 안타까움에 새대가리 녀석으로 치부해 본다.
솔부엉이는 왔고 진사님들은 이미 모여들기 시작했고 앞으로 더 모여들 게 뻔하고
짜슥, 올해도 고생문이 훤하다.
한나절 잘 찍어 놓고선 마치 지 혼자 온갖 걱정 다 해주는 것 같은 양면성을 가진 나는 뭐지...
모두 새 사진을 찍을 만큼 찍어 본 분들이라 함께 걱정도 하면서 나름 조심스럽게 촬영을 하더만
그래도 누군가 앞장 서 관리를 했으면 좋겠는데
다음에 또 갈지 모르겠지만, 혹여 가게 된다면 원칙을 정해 놓고 촬영할 수 있도록 함께 의논을 해 봐야겠다.
적당히 하는 건 서로 좋은 일 아니것나.
얘는 불러서 괴롭히지 않으면 이런 다양한 장면을 촬영할 수 없다. 애시당초 그런 꿈은 접어야 한다. 괴롭혀야 좋은 장면을 얻을 수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아니할 수 없다. 좋은 장면을 얻었다만 얻은 만큼 미안키도 하다. 가급적 가지 않으마... 다시 안 갈 수 있으려나...
더럽게 성질난 얼굴이다. 이건 이 녀석의 성질난 모습이 아니라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주시하는 모습이다.
원앙 암컷이 솔부엉이 촬영하는 곳에 나타나 기웃거리고 있다. 아마 알을 낳을 둥지를 찾는 것 같은데 여긴 지금 찌르레기도 여러 곳에 둥지를 틀었다. 부지런히 벌레를 물고 둥지속을 드나드는 걸 보니 육추가 한창 진행 중인 모양이다.
원앙이도 여기서 둥지를 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바로 머리맡에서 기웃거리니 녀석의 모습이 화면에 꽉찬다. 보금자리를 찾는다고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