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새와 솔부엉이
■ 언제 : 2023. 07. 25.(화)
■ 어디 : 영천
■ 누구랑 : 파주 지인 일행 4명, 부산 1, 마산 1, 현장에서 인천 밴드 지인과 모 조류 밴드리더 외 다수
■ 탐조 내용 : 호반새, 솔부엉이
오늘은 사람이 엄청 많았다.
아마 어제 오후 늦게 뱀 한 마리를 물고 왔다는 소식이 삽시간에 퍼져 그리 되지 않았나 싶다.
사실 오늘 내 손님도 만만 찮았다.
내가 청한 파주에서 오신 지인 일행 4분을 비롯 부산과 마산 지인
그리고 내가 청하진 않았지만 수원에 거주하는 모 밴드 리더 한 분과
밴드 지인인 인천 분까지 보였다.
여하튼 여기 호반새가 부른 진사님들 중 최다 인원이 모인 날이 아니었다 싶다.
어림잡아 40명은 넘게 보였다.
우리 집에서 여기까진 60여 km 남짓이다.
새를 찍으러 다니는 입장에선 이 정도 거리는 참으로 고마운 거리다.
오늘 찍은 사진이 마음에 차지 않으면 내일 가도 되고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만만한 거리다.
하지만 파주에서 인천에서 달려오기란 쉽지 않다.
먼 길 온 김에 짜슥들이 잘 놀아 주기를 바랐다마는 녀석들은 내 맘 같지 않았다.
먼길 오신 분들은 호반새만 찍고 가긴 뭔가 40% 부족하다.
내친김에 소쩍새도 보고 솔부엉이도 잘 찍고 갔으면 좋으련만
호반새는 기대와는 달리 뱀은커녕 얼굴 한 번 보여주는데 인터벌이 너무 길다.
점심 무렵 파주에서 오신 두 분을 모시고 호반새 찍다 말고 솔부엉이 상태를 점검하러 갔다.
그 좋던 볕이 가는 도중 갑자기 소낙비로 둔갑해 윈도브러시가 엄청나게 바쁘게 움직인다.
달리는 차보다 윈도브러시의 속도가 더 빠르다.
잠잠하던 날씨가 갑자기 폭우로 쏟아부었던 것이다.
다행히 솔부엉이는 아직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심지어 암.수 두 마리가 다 보인다.
일단 솔부엉이는 다시 찍으러 오면 될 것 같았고
이제 파주에서 오신 이 작가님이 보고 싶어 하는
적색형 소쩍새와 새끼를 보게 해 주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는데
아쉽게도 얘들은 기척이 없다.
김 이사님과 셋이서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결국 우리 눈엔 띄지 않았다.
가고 없는지 있는데 보이지 않는 건지 알 수 조차 없다.
일단 다시 호반새 촬영 장소로 갔다.
호반새는 아직까지 드문드문 나타난다.
뱀은커녕 자그마한 녀석만 물고 온다.
어제 물고 온 뱀은 어쩌다 한 번 그랬던 모양이다.
그 소식을 듣고 달려온 많은 사람들을 보니 실웃음만 나온다.
새를 찾아 다니는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한두 번 경험한 것이 아니다.
이럴 땐 아쉬움보다는 그러려니 할 줄 아는 관대함을 지닌 통 큰 사람들이다.
새를 찍으러 다니다 보면 통이 커진다.
새가 사람을 통크게 만든다.
나도 그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4시경 다시 솔부엉이 있는 쪽으로 갔다.
우리가 이동하니 다른 많은 사람들도 함께 이동했다.
소쩍새는 여전히 두문불출이다.
솔부엉이만 겨냥해 모두 일렬횡대로 나열해 한 곳을 집중하고 있는데
야속한 녀석은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뭇가지 위로 날아만 다니고 곁을 주지 않는다.
갑자기 또 소낙비가 쏟아진다.
그럼에도 움직이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오늘 마지막 사냥감은 '욘석밖에 없다' 뭐 모두 이런 심정이다.
결국 오늘은 이로써 마감해야 했다.
마지막 선물인 양 솔부엉이 한 마리가 나뭇가지 사이로 잠시 앉아준다.
인증샷만 하고 물러났다.
그나마 다행이다.
인물이라도 건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으니 그로 만족할 수밖에
모두 떠나고 파주에서 온 일행과 인천 지인 그리고 모 밴드 리더 한 분만 남았다.
갈길이 먼 분들만 남았다.
아쉬움이 컸으리라.
여전히 일기는 고르지 않다.
끝까지 남으신 분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행운이 따르기를 기대한다.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하는 맘 크다.
이 사진과 바로 아래 사진 1장은 7월 23일(일) 촬영한 사진이다.
23일 호반새 사진은 이 두장만 살렸다. 사진 같은 사진이 없다. 목적을 가지고 포인트를 겨냥해서 찍었는데 오히려 포커스는 엉망진창이다. 연습 삼아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했다. 그랬더니 역시 하던 대로 하는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부턴 오늘(7월 25일) 찍은 사진이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녀석의 동선을 파악해 공중에 붕 뜬 상태로 포커스를 잡고 연사를 날렸는데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얻어걸린 사진이 없다. 다음엔 하던 대로 해야겠다.
호반새 사진의 업로드가 2장밖에 되지 않았네. 20M가 넘는 사진은 탑재가 되지 않아 달랑 2장만 올라갔다. 용량을 줄여 더 올릴 수 있지만 귀찮아 그냥 여기서 멈추었다.
솔부엉이 사진도 몇 장 업로드되지 않았네. 에이 그냥 내버려 두자. 구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