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마실가듯 댕기는 팔공산 하늘정원
■ 언제 : 2017. 8. 27.(일)
■ 어디로 : 팔공산 하늘정원 - 비로봉(왕복)
■ 누구랑 : 나랑
흔적
팔공산! 하늘정원
동네 마실 댕기듯 댕긴다.
적당히 걷고 보고 싶은 꽃을 보자면 여기만한 곳이 없다.
멀지 않아 더 좋다.
팔공산은 벌써 가을이 왔다.
늘 하는 얘기지만, 절기는 산으로 먼저 온다.
하늘정원 초입에선 갈대가 가을을 영접하고
하늘정원에서 비로봉 가는 길은 억새가 가을을 나부낀다.
두 송이밖에 못 봤지만
구절초가 처서가 지났음을 실감케 한다.
무엇보다 하늘이 높고 푸르다.
주봉인 비로봉에 올라 손을 뻗으면
파란하늘이 곧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다.
하지만 막상 손을 뻗으면
하늘은 저만큼 멀리 있고
파란 하늘을 수놓은 하얀 구름은 서 있는 듯 흐른다.
손을 뻗어도 대이지 않는 하늘처럼
정지한 듯 흐르는 구름처럼
대프리카의 더위가 제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어김없이 세월은 가고 오는 것이다.
산에는 이미 가을이 왔다는 얘기다.
무르익은 흰진범이
보랏빛 머금은 투구꽃이
그리 전하고 있다.
갈대의 흐느낌은 곧 가을을 음미한다.
파란하늘과 하늘정원으로 가는 산등성엔 이미 갈대와 어우러진 억새가 가을이 왔음을 전한다.
야생화를 모두 야생화방으로 빼버리니 여기는 파란하늘과 억새가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오늘 처음봤는데 억새꽃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은빛으로 물든 억새를 보다가 이런 황금빛은 처음 봤기에 혹시 억새가 아닌가 했다.
산오이풀이 기력은 쇠했지만, 아직은 여름이 다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억새밭이 이 지점이 압권인데 보이는 것만큼 표현이 서툴다.
청운대와 오도암 방향으로 곰취가 철조망 너머 피어 있다. 애들은 항상 이맘 때쯤이면 잊지 않고 자기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오늘 일요일이라 그런지 비로봉에서 인증샷 찍기가 쉽지 않네요. 난 심심하면 오는 곳이라 굳이 나까지 대열에 합류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필요가 없다.
줄지어 선 사람들이 자리를 교체하는 틈을 이용해 재빨리 빈 사진을 한 장 담는다.
이런 낙서를 왜 해야 하는지 꼭 해야만 하는지 채정씨와 창환씨에게 묻고싶네요.
청운대 방향을 바라보면 늘 마음이 개운하다.
층층나무에 열매가 익어가니 계절은 옮아가고 있다는 뜻이렸다.
비로봉 송신탑을 바라보는 억새 무리와 함께...
파란하늘과 억새의 나부낌이 어울린 날
야생화보다 가녀린 억새의 흐느낌이 좋았던 하루
하늘정원은 이 장면이 가장 압권이죠. 여길 올 때마다 볼 때마다 담고 있고,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도 애용을 하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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