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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팔공산, 삼복더위에 무슨 꽃이 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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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에 팔공산 꽃이나 보러 갑시다.



■ 언제 : 2017. 8. 7.(월)

■ 어디로 : 팔공산 하늘정원 - 비로봉 - 동봉(왕복)

■ 누구랑 : 홀로



흔적

 

오늘 바람은 팔공산으로 분다.

바람 부는 대로 달려간다.

 

하늘정원이다.

구름이 청운대 아래 오도암까지 감싸고 돈다.

바람이 구름을 산으로 몬다.

서봉을 가리더니 비로봉을 덮고

순식간에 동봉까지 구름으로 꽉 찬다.

 

구름이 산을 넘으면

나도 넘고

바람이 산을 넘으면

나도 따라 넘는다.

 

산이 있으면

바람이 있고

구름이 있고

내가 있다.

 

나는 팔공의 꽃이 되고

팔공의 일부가 된다.

 

산이 모든 걸 갖춘 건 아니다.

갖추지 못한 건

내가 그 산에 올라 일부가 된다.

 

나는 자연이다.

팔공의 자연이다.

바람도 팔공으로 불고

구름도 팔공으로 날아간다.

 

나도 팔공으로 간다.



꽃은 더위도 모르고 산은 그저 꿋꿋하기만 하다.





참나리


이즈음 팔공산은 참나리가 득세를 하지요. 


참나리의 기세가 마치 철조망을 뚫고도 남을 기세다. 그만큼 참나리는 기세등등하다.


달맞이꽃이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대낮임에도 꽃을 활짝 피운 애들이 많다.


구름에 덮인 하늘공원의 정자는 언제봐도 멋스럽다. 처음 정자를 봤을 때는 아무 것도 없는 게 더 나은 것 같더니만, 만들어 놓고보니 여러가지 쓰임새가 많다. 돈은 괜히 들이는 것이 아닌가 보다.


긴산꼬리풀이 구름밭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참싸리가 마치 정원사가 손질한 듯 예쁜 수형을 갖추고 있네요.


지금 팔공산은 산오이풀이 한 인물 하고 있다.


하늘정원에 식재한 노루오줌


부처꽃도 하늘정원에 식재한 게 잘 자라고 있다. 하늘공원과 어울리지 않는 앙상블이라 여겼지만, 꽃이 피니 그도 보기 싫지만은 않다.


저기 정자에 계시는 분은 캐나다 사위와 함께 팔공산을 온 캐나다 사위의 장모되는 사람이다. 혼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시더니 커피 한 잔을 권하며 사위 자랑을 잠깐한다. 들어보니 꽤 있어 보이는 사위임에 틀림없다. 한국에 7년 정도 있었다고 하는데 한국말도 꽤 잘하는 편이다. 사위 사랑은 장모 사랑이라더니 장모가 사위 사랑하는 모습도 국적을 초월하는가 보다.  


하늘정원에서 비로봉 가는 길의 데크에서 바라본 청운대 모습. 난 여기오면 이 모습을 가장 좋아한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내 컴퓨터 바탕화면의 배경은 구름 걷힌 선명한 청운대가 보이는 바로 이 모습이다.


메꽃이 듬성듬성 보인다. 이녀석들 꽤 멀리 꽤 높이 날아왔다.


사위질빵. 사위와 장모의 사랑이 얽힌 얘기 다들 아시죠...


기린초와 나비. 꽃은 나비를 부르고 나비는 꽃의 마음을 안다. 누가 강권하지 않아도 자연은 서로 어우러져 살아간다.


좀조팝나무가 후년을 기약한 채 씨앗을 맺고 있다. 이 길은 좀조팝이 득세를 하는 길인데...


여긴 기린초도 아직까지 생생하다.


좀깨잎나무 같은데 이 애들도 이름 한 번 부르자면 은근히 까다로운 녀석들이다.


기린초는 역시 떼를 지어 자라야 제 멋이다.


긴산꼬리풀은 동봉 부근에 많더니만 오늘 보니 동봉보다 하늘정원에서 비로봉 가는 길에 더 많이 보인다. 영유지 이탈인가?


비로봉 사진은 워낙 많아 흑백으로 처리해 보았다.


이런 곳에 자리 잡은 애들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더 쓰이곤 하죠. 역시 좀깨잎나무인가 봅니다.


긴산꼬리풀과 사위질빵의 앙상블


참나리는 저기 접근할 수 없는 곳에 빽빽하게 자라고 있네요.


동봉은 구름에 휩싸였다.


서봉 역시 구름에 덮여 시야가 전무하고...


여기 있는 참나리는 팔공산에서 가장 전망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동봉 가는 길에 있는 마애약사여래입상. 저 만댕이가 동봉이고.


조망은 흐리다.


동봉에서 바라본 운해에 뒤덮인 비로봉과 방송국 송신탑


구름이 나를 뚫고 그냥 휙휙 지나간다.








흰진범과 된장잠자리



올 때는 이 장면이 구름에 가렸더니 갈 때는 이렇게 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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