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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팔공산 갓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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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따라 갓바위 졸졸졸...

오는 길에 하중도 코스모스 밭에 들림



■ 언제 : 2017. 10. 2.(월)

■ 어디로 : 팔공산 갓바위

■ 누구랑 : 아내랑






나는 오늘 팔공산 가을꽃 보러 가고 싶은데

아내는 굳이 갓바위를 가겠단다.

몇 차례 힘겨루기 하다가 백기를 들었다.

나 혼자 팔공산 다른 곳으로 꽃보러 가면

아내는 영락없이 갓바위를 갈 태세다.


지금까지 내 가는 곳으로 따라 다녀 주었으니

이번에는 내가 져야한다.

그게 순리다.


상가지구에서 갓바위까지는 2km다.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갓바위 올라가는 길엔 꽃도 별로 없다.

그래서 난, 갓바위 가는 것을 그리 탐탁찮게 여긴다.


그런데 아내는 나와 달리 갓바위를 줄기차게 다닌다.

결코 쉽지 않은 길임에도

이상하리만치 갓바위 가는 길은 힘이 하나도 들지 않는단다.

나는 갈 때마다 힘들어 죽겠더만,

아내는 갈 때마다 유유자적이다.

그 참 희안하다.

갓바위와 아내랑 궁합이 잘맞나보다.


아내는 관암사에서 그대로 직진

난, 용주암쪽으로 우회

내 쪽이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수월하다고만 해서 내가 꼭 그리 가는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숲이 많으니 혹시 뭐라도 하나 건질게 없나 싶어

난, 그 길을 간다.

갓바위를 갈 때마다 그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오늘처럼 그리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약사암에서 만나 점심 공양을 하기로 하고

관암사에서 우린 서로 갈 길을 갔다.

내가 가는 길도 뭐 유달리 눈에 띄는 녀석이라곤 없다.

특별한 애라고는 기껏해야 나도송이풀 하나 하고

놋적가락나물과 산형과 식물 몇 개체 본게 다다.


가산을 가거나 하늘정원을 가거나

수태골을 가거나 수도사를 갔다면

뭔가 한 보따리 지고 왔을텐데...


관암사에서 올라 용주암으로 갔다.

약사암으로 바로가면 아내랑 시간차가 맞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느릿하게 걸어도 아내가 간 길과 내가 간 길의 난이도가 있는 만큼

내가 빠를 것이다.


용주암엔 오늘따라 사람의 발길이 보이지 않는다.

절에서 키우는 개 두마리만 낯선 사람을 경계한다.

한 바퀴 휑하니 둘러보고 지금쯤 아내가 당도했을 갓바위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노라니

아니나 다를까 아내한테 전화가 삐리릭 온다.

도착했다고...


'벌써 도착했나' '빠르네'

약사암으로 바로 내려오라 하고 난 용주암 주변을 서성이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아내가 도착할 시간쯤에 약사암으로 가니

약사암에 다 내려온 아내의 모습이 보인다.


천원짜리 점심 공양을 하고 내려왔다.

난, 갓바위까지 가지도 못했다.

오늘은 별로 재미가 없다.


오는 길에 금호강 하중도를 들렀다.

코스모스 축제가 끝났나 싶어 가보았더니

역시 코스모스도 시들해져 가고 있었다.

아직은 볼만은 했지만, 그리 싱싱한 맛은 없었다.


오늘은 이래저래 별 재미가 없다.

아내를 위해 갓바위 따라나선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