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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토함산에 올랐어라~" 토함산 봄꽃 산행과 석굴암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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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운을 꽃으로 먼저 부른 토함산(745m)

& 석굴암 

 

 

 

 

■ 언제 : 2016. 3. 19.(토)

■ 어디로 : 토함산 & 석굴암

■ 누구랑 : 아내랑

■ 산행 경로 : 시부거리 마을 - 토함산(745m), 편도 4.3km(왕복 8.6km)                  

                  왕복 산행 후 석굴암 탐방, 석굴암 주차장 - 석굴암0.6km(왕복 1.2km)

    오늘 하루 총 이동 거리 : 9.8km쯤

 

 

 

 

토함산(吐含山) 745m

<> Daum 백과

동악이라고고 하며, 경상북도 경주시 덕황동·불국동과 양북면에 걸쳐 있는 산

 

신라시대에는 5악 가운데 동악(東嶽)이라 하여 호국의 진산으로 신성시하였으며 중사(中祀)를 거행하였다. 신라의 고찰인 불국사석굴암이 있으며, 경주국립공원의 대표적인 곳이다.

태백산맥의 한 줄기인 해안산맥(海岸山脈) 중의 한 산인데, 해안산맥은 중앙산맥(中央山脈)의 동쪽에 있어 해안을 따라 연속되는 구릉성 산맥으로 울산만에 이른다. 해안산맥 중에서 토함산을 최고점으로 하며, 경상북도 동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달리는 산맥을 토함산맥이라고도 부른다.

산의 서쪽에는 불국사선상지(佛國寺扇狀地)가 전개되어 있다. 북서쪽에는 추령(楸嶺), 남쪽으로는 동산령(東山嶺)이 있고, 경주에서 감포(甘浦)에 이르는 도로는 추령을 통과하며, 특히 경치가 수려하다.

 

[형성 및 변천]

지질은 백악기(白堊紀)의 불국사화강암으로 되어 있어 일찍부터 불국사석굴암 등의 석조조형물의 원료를 제공하였다. 본래 이 지역의 기반암은 대구층이라 알려져 있는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암류이다. 여기에 화강암류가 관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제3기에 화산암 및 퇴적암류가 부정합적으로 이를 피복하였다. 경상분지의 백악기 심성활동을 대표하는 불국사 화강암류는 전형적으로 칼크-알칼리 계열과 자철석 계열의 화강암으로 나타난다. 토함산을 비롯한 불국사 경내지 삼림은 주로 소나무림이 폭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사찰 경내지는 100년 내외의 소나무가 외곽부의 경우 약간 수령이 어린 자연상태의 소나무림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현황]

 

토함산지구에는 경주의 대표적인 문화재라 할 수 있는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다. 토함산을 포함하는 경주국립공원은 지리산에 이어 1968년 두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지자체에서 관리하던 경주국립공원은 2008년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토함산 서남쪽 중턱에 있는 불국사는 서기 540(법흥왕 27)에 창건하고 751(경덕왕 10) 김대성(金大城)이 중건한 사찰로, 대웅전 앞에는 국보 제20호인 다보탑과 국보 제21호인 석가탑이 있다. 토함산지구는 경주국립공원에 속한 남산지구와 대본지구를 포함한 8개의 지구가운데 하나이며, 인공성이 높은 다른 지구들에 비하여 703종의 식물이 자생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구에 속한다.

 

 

 

 

 

 

석굴암 석굴(石窟庵 石窟)

<> Daum 백과

 

경상북도 군위군에 있는 군위 아미타여래삼존 석굴(2석굴암),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양주 석굴암도 있다.

경주 석굴암 석굴(慶州 石窟庵 石窟)은 대한민국 경상북도 경주시의 토함산 중턱(진현동 891)에 있는 석굴(石窟)로서 국보 24호로 지정되어 있다. 신라 경덕왕 10(751), 당시 51세였던 김대성이 만들기 시작했고 20여년 후 완성되었다. 신라의 건축과 조형미술이 반영되어 있다. 석굴암의 원래 이름은 '석불사(石佛寺)'였으나, '석굴', '조가절' 등의 이름을 거쳐 일제강점기 이후로 석굴암으로 불리고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석굴이며, 1913년 이후로 일제가 수차례 해체·조립·수리하기 전까지는 원형을 유지하였다. 현재는 부실 복원에 따른 습도 문제로 유리벽으로 막아 보존되고 있다.

석굴암은 건축, 수리, 기하학, 종교, 예술적인 가치와 독특한 건축미를 인정받아 불국사와 함께 1995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지난 주말, 봄꽃 사냥 나섰다가 별 소득도 얻지 못하고

따사로운 봄기운만 듬뿍 맞고 빈 손으로 돌아오다시피 했다.

돌아다닌 것에 비해 얻은 것이 별로 없는 탐사였던 것이다.

팔공산 치산계곡에 들어가 공치고 보현산에서 버들강아지라 부르는

화사한 갯버들을 본 것이 전부였던 하루였다.

 

오늘은 우연히 내 블로그를 찾은 이의 블로그를 통해 경주 토함산의 식생분포가 화려함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오비이락이라, 요즘 봄을 대표하는 전령사를 만나기엔 이미 때 늦은 감이 들었다.

설마 아직 모두 지고 없는 것은아니겠지 라는 마음이 들었으나 그래도 일말의 기대감을 놓지는 않았다.

지난 223 아내랑 감포도량을 갔을 때 경주 일원의 산기슭에 복수초가 난무하던 장면을 본 터라

지금은 시기가 다소 늦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지난 번 감포도량 갔을 때 토함산엘 들리고 왔을 텐데

정보를 모르다 보니 같은 지역을 두 번이나 가는 불상사가 생겼다.

 

그래도 경주하면 누가 뭐래도 토함산 아니던가?

그런 토함산을 언제 가 본 적이 있었던가?

언제인지 분명치 않지만 석굴암을 간 기억은 분명한데, 생각속에만 있지 당체 오리무중이고

다행히도 불국사는105 아내랑 동대봉산 무장봉 억새 산행을 한 후 

여물게 탐방하는 기회를 가졌었다.

물론 불국사도 그 전에 두어 번 간 적이 있었다만그저 나들이에 불과한 행보였던지라 

뭘 봤는지 크게 기억이 없어 다시 탐방하고 온 것이다.

이쯤 되면 비단 꽃이 아니어도 토함산을 찾는 것은 당연하리라. 

 

토함산이 봄 마중을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온다고 하니 늦은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겸사 겸사 이제라도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다.

이웃님들 블로그 분석 내용으로 보아 바람꽃은 모두 졌을 것 같고, 노루귀도 이미 시들할 지 모른다.

아직 남아 있으면 더없이 좋겠다만, 없어도 구애 받지 않고

토함산이라도 한 번 올라봐야겠다는 마음으로 길을 나선다.


토함산이 어떤 산이던가?

경주의 진산이며 민족의 영산이 아니던가?

학부 시절 송창식의 토함산이란 노래를 즐겨 부르던 우리 시대의 애증이 서린 산이 아니던가?

오늘 아내랑 함께 그 산에 들어간다.

꾸물거리지 않고 서두르면 기억 저편에 아련한 석굴암까지 가볼 참이다.

 

토함산을 가자면, 석굴암 주차장에서 가면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길이 좀 멀어도시부거리마을을 들머리로 삼았다.

시부거리를 통해 오르는 길에 야생화도 많고, 산행거리 또한 적당하기 때문이다.

불국사 주차장에서 토함산 정상까지는 1.4km에 불과할 뿐 아니라 길도 완만해 산행이라 하기는

너무 밋밋하고 야생화를 만나는 재미 또한 반감된다.

물론 시부거리 마을에서 가는 길도 오르는 내내 힘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힘든 오르막도 있는 것 같고, 걷기 편한 오솔길도 더러 나오는 모양이었다.

마을에서 정상까지 무려 4.3km나 되고, 왕복 8.6km에 이르니 그정도면 산행으로 충분하고 남음이 있다.

 

아내의 모닝을 타고 갔다.

길이 멀지 않고 험하지 않은 곳이면 요즘 우린 주로 모닝을 애용한다.

고속도로비 반값이고 주차비 싸고, 기름 값 적게 들고 무엇보다 주차가 용이하기 이를 데 없다.

이렇듯 경차를 이용하면 여러 가지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예상했던 대로 시부거리 마을에 당도하니 차량 주차가 불편하였다.

마을 앞 북천이라는 하천이 흐르는 도로변에 주차하면 되나

그나마 꽃님들이 붐빌 경우 거기도 주차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당도했을 땐 도로변에 주차가 가능하였으나 우리는 마을을 가로지른 짧은 다리를 지나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자투리땅에 주차를 하였다. 경차였기에 쉽게 주차가 가능하였다.

경차의 기능을 십분 발휘하는 순간이기도 했으며, 그로인해 덩달아 기분까지 좋아졌다.

 

토함산 자락에 자리 잡은 시부거리 마을은 아늑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온 김에 마을도 탐방했으면 좋았으련만, 산행하고 나서 석굴암을 가자면 꾸물거릴 여유가 없다.

미련을 버리고 우리는 마을 우측을 돌아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했다.

역시 사전 조사를 넉넉히 한 지라 길을 찾아 가기엔 별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조사한대로 길은 아주 순순하였다.

게다가 마을 어귀에서 0.5km쯤 왔나 싶더니 갑자기 여기저기 분홍노루귀가 앞 다투어 눈에 띈다.

발 빠른 진사들은 진작 다녀 간 곳이라 벌써 지고 없을 줄 알았는데 아직 한창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복수초 또한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많이 남아 있었.

 

노오란 생강나무 꽃도 마을 어귀에 있는 산수유보다 더 샛노란 빛깔로 봄을 채색하고 있다.

확실히 꽃은 마을 어귀에 있는 산수유보다 산 속에 있는 생강나무 꽃이 노란색이 더 짙다.

상큼하기도 하고.

올해 들어 꽃이라고는 별로 본 적이 없는지라 사방팔방에 이른 봄꽃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바빠지고 눈이 빠르게 움직인다.

잎 모양이 서로 다르고, 꽃 색깔이 하늘색과 홍자색을 띤 현호색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가 하면,

노루귀 또한 흰색과 분홍이 어우러져 산기슭 한 부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언제 산에 다니며 노루귀가 이렇게 풍성한 광경을 본 적이 있었던가?

아쉽게도 단 한 번도 다른 다른 꽃님들이 쉽게 보던 노루귀를 난 제대로 만난 적이 없다.

팔공산에 거의 100번 가까이 갔어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무려 6년간 산행을 하면서 겨우 의성 금성산과 비봉산에서 기지개를 막 켜고

부스스 깨어나는 꼬맹이를 한 번 본 적 있고,

대구수목원에서 의도하지 않은 채 우연히 피어난, 모양 어설픈 노루귀를 하나를 본 것이 다다.

그런데 오늘은 그동안의 노고를 보상이라도 하듯 눈이 호사하고 있.

아니 눈이 아니라 마음이 호사롭다고나  할까.

평소 산에 다니며 이런 광경에 익숙하지 않은 아내도 덩달아 신이 난 모양이다.

 

우린 주로 꽃을 찾아 산행을 다녔던 것이 아니었기에

그러니까 일삼아 꽃 피는 시기를 맞춰 다닌 것이 아니었기에

꽃 피는 시기가 되면 우리는 사람이 몰리지 않고, 차가 밀리지 않는 곳을 겨냥하여 그냥 저냥 다녔기에

남들처럼 시기에 맞는 꽃을 보러 간 적이 거의 없다.

그랬던 우리가 요즈음 꽃을 보기 위해 산을 찾아 다닌다.

 

계절에 맞게 꽃을 찾아 다니자면 정보가 상당히 빨라야 한다.

나도 산은 웬만큼 다녀 봐 내가 다닌 산은 언제 어디쯤 뭔 꽃이 피는지 조금은 아는 편이다.

그런데도 때를 잘 못 맞추어 늘 한 박자 늦은 걸음걸이를 하고 있다.

제 철 꽃을 보지 못해 조급하거나 못 보면 애가 타고 속이 쓰릴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남들이 먼저 재바르게 속속 올리는 것을 보면 솔깃해지고

나도 모르게 그 꽃이 있는 곳을 찾아가고 싶어진다.

 

위로 올라갈수록 꽃이 귀해지고 잿빛 숲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

토함산도 아직 겨울을 털고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는 달리 계곡 상부에 다다르니

애기괭이눈이 노란꽃을 피우며 괭이눈을 뜬 모습하며

파릇파릇 새순이 돋아나는 전경이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린다.

 

보불로삼거리와 이어지는 첫 번째 안부에 도달하면 맑디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도 끝이 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가 시부거리에서 1.8km되는 지점이다.

보아하니 여기서부터 2.5km를 내내 올라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미리 사전 검색한 내용에 의하면 아직 군데군데 잣나무 숲길 같은 평안한 오솔길이

여러 군데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아직까지는 실제로 보이는 만큼 힘겨워할 단계가 아닌 것이다.

 

계곡이 끝나고 나니 꽃도 보이지 않고 자칫 산행이 지루하고 무료할 것 같았는 데 그게 아니었다.

보불로삼거리에서 오르는 길은 잣나무 군락지가 서식해 또 다른 걷는 즐거움을 더 해 주고 있었다.

쭉쭉 뻗은 잣나무가 얼마나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랐는지

인간의 손때가 전혀 묻지 않은 숲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시원한 길이 계속 연이어 나왔다. 이 길이 끝났는가 하면 한 오르막 치고 나면 또 그런 길이 연속된다.

그러니 이 길은 힘이 들어도 걸을만 한 나름대로의 여유가 있는 길이다.

 

아내는 오늘 토함산 가는 이 길을 오르며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

수없이 많은 산을 함께 다녔지만, 이렇게 행복해 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본 적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에 반해 산이 비록 수월하다고 하나 내게 쉬운 산이란 없다.

오늘도 난 역시 헐떡거리며 가는 데 아내는 나비처럼 가비얍게 발을 띤다.

마치 한 마리 어여쁜 새가 숲속을 자유롭게 노니는 것처럼~

 

나는 다소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 길은 완전 힐링 코스였기에 산행을 함에 있어 많은 위안이 된다.

힘 좀 쓰고 나면 어김없이 잣나무 수림이 나와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야생화가 안 보이니 대신 나무가 꽃을 피워 위로를 하기도 한다.

3월말이나 4월초 경에 유학산에 올괴물나무를 보러 가려했더만,

땀에 흠뻑 젖었을 때쯤 올괴불나무가 꽃이 펴 호흡을 가다듬어 주는 것이 아닌가.

그뿐인가 무언가 했던 딱총나무도 꽃이 피려고 마치 애기 두상처럼 똘똘 뭉쳐져 있다.

오늘 이만큼은 전혀 예상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먼 길 온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렇게 즐기듯 다니다 보니 어느듯 정상에 도달했다.

비로소 처음으로 토함산 정상에 선 것이다.

토함산은 높이 745m에 불과한 산으로 우리나라 산 중에서 그리 높은 산은 아니다.

산세가 화려하고 고산준령에 비하는 그런 맛도 없다.

그러나 토함산이 가진 가치는 높이에 비견할 바가 아님은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토함산은 부처의 나라라고 일컫는 불국사를 품고 있으며,

신라 경덕왕 10(751) 김대성이 건축한 국보 제24호인 석굴암이 있는 곳이다.

물론 이게 다가 아니겠지만, 이것만 내세우고라도 자격지심을 더 부추킬 필요도 이유도 없다.

우리나라에 이와 대적할 만한 명산대찰도 쉬 없으리니.

 

정상에 서니 사면팔방이다.

언젠가 딸내미와 아내랑 함께 경주 남산지구 금오봉을 산행했던 곳도 바라보고

작년 가을 억새가 유명해 아내랑 함께 억새 산행을 했던 동대봉산 무장봉도 바라본다.

그런데 먼 발치를 바라보는 시야가 흐릿하다.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였는데 막상  정상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박무가 서려 조망이 신통찮다.

정상에 표시해 둔 안내판에 방향을 맞추어 비교하니

금오봉과 동대봉산이 어렴풋이나마 어딘지 알겠다.

 

정상에서 잠시 쉬고 일어나 1.4km밖에 되지 않는 석굴암 방향으로 하산할까 하다가

멀지만, 4.3km에 달하는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석굴암 쪽으로 내려가는 것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의미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차를 회수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택시를 탄다 하더라도 석굴암 주차장에서 차가 있을지 잘 모르겠고, 요금 또한 얼마를 받을지 의문이다.

초행길이라 아무래도 다시 시부거리 마을로 돌아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석굴암을 가자면 시부거리 마을로 다시 내려가 차를 가지고 가면 될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려가는 길이 멀지만, 올라오기도 했으니 그까짓 거 하며 시부거리 마을로 다시 내려왔다.

올라가면서 놓친 꽃 내려가면서 찍기도 하며,

올라 갈 때 못 보았던 개암나무에 핀 암꽃과 수꽃을 발견하고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흙이 잔뜩 묻은 등산화와 스틱도 물에 씻어가며 그렇게 여유롭게 걸었다.

내려가면서 보니 올라올 때 다른 산보다 길이 좋았다고 생각했는 데 

그래도 오르막길을 꽤 올랐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나는 늘 그렇듯 내려가는 길은 유유자적하게 간다.

언제 내려왔는지 모르게 퍼뜩 내려와 버렸다.

 

 

꽃에 취해 시간을 너무 빼앗겨 여유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가 않다.

하지만 오늘은 석굴암을 꼭 가야겠다.

무엇보다 아내가 꼭 가고 싶어 해 더 그렇다.

 

석굴암 가는 길이 언제 이렇게 꼬불꼬불해 졌는지 꼬부랑길이 예상보다 길고도 멀었다.

예전엔 불국사에서 걸어갔던 것 같은 데 도대체 기억이 생소하기만 하다.

그러니 토함산까지 온 마당에 석굴암을 마다할 수 없는 노릇.

일단 가고 보는 것이다.

 

토함산 주차장에 당도했는데도 확실히 기억에 없다.

주변을 보아하니 도대체 언제 왔다 갔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간 적은 있었는지 조차도 생뚱맞다.

석굴암 가는 길이 변했는지 우리가 너무 소원해 그런지 도대체 아리송하기만 하다.

 

주차료는 받지 않았으나 석굴암 입장료는 5,000원으로 꽤나 비쌌다.

입장료가 비싸 들어가지 말까 하다가 아내가 절에 다니니 보시하는 마음으로 입장료를 끊고 들어갔다.

주차장에서 석굴암까지는 0.6km 거리다.

얼마 되지 않는 거리에 길도 잘 닦인 흙길이라 산책하기 딱 안성맞춤인 길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노부모를 봉양하고 온다면 석굴암이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그런데 석굴암도 예전 같지 않았다.

그때는 그냥 굴속에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암자를 설치해 암자를 통과하면서 관람하게 되어 있었다.

어쨌든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만은 확실했다.

어쨌거나 처음보는 암자로 들어가 본존불을 촬영하고자 했으나

촬영금지라는 경고문이 촬영을 제지하고 있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었더라면 어찌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사람이 많아 경고를 무시한 채 무식하게 카메라를 들이댈 게재는 아니었다.

그렇지 않아도 국보인 석굴암이 부실 복원에 따른 습도 문제로 유리벽을 막아 보존하고 있지 않은가.

관람객들은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지켜야 할 것은 지킬 줄 알아야 하리라 본다.

그런 맥락에서 카메라 셔터를 닫고, 문화인의 양심을 지킨다.

 

석굴암을 삽시간에 돌아 나오니 뭔가 휑한 기분이 든다.

일주문을 지나 석굴암통일대종이 있는 주차장으로 오니

오늘 하루 온종일 흘린 땀이 식어 등이 차고 한기마저 느낀다.

얼른 따뜻한 순두부 한 그릇 먹고

기다리고 계실 어머님께 한 달음에 달려가야겠다.

 

 

 

 

여느 지역보다 빠르게 찾아 오는 토함산의 봄

 

 

덕동호를 따라 감포로 가는 예전 국도를 따라가면 덕동호 끝나는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부거리' 마을이 나온다. 도로변의 파란 안내판 '북천'이란 하천을 기르키는 안내판과 오른쪽 다리를 보고 들어오면 시부거리 마을이다. 토함산을 쉽고 빠르게 가자면 석굴암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되고 산행을 겸해서 하자면 이쪽이 낫다. 이때 이 마을을 기점으로 하자면 도로변에 주차한다.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오면 주차할 공간이 거의 없다.

 

마을에 들어와 우측으로 돌아가면 토함산 가는 이정목이 나온다. 시부거리에서 4.3km 거리에 정상이 있다.

 

들판에 난 길을 따라 가노라니 현호색이 여기저기 보이고, 0.5km쯤 가니 복수초가 꽤 많이 보인다. 오늘 조짐이 꽤 좋다.  

 

나무 구멍 사이에 터를 잡고 꽃을 피우려는 복수초도 보이고~ 

 

복수초, 흰노루귀, 분홍노루귀까지 막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 완전 꽃밭이다.

 

진달래도 꽃이 폈다.

 

너덜길도 나오고 

 

생강나무가 싱싱한 노란꽃을 주저리 주저리 달고 있다.

 

아래서 지금까지 제대로 보지 못한 노루귀와 실컷 어울리다 이 지점에서 아내랑 빵 한 개씩 먹고 간다. 

 

처음 나오는 계곡을 건너는 길이다. 정상까지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이정목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면 되는 길이다. 꽃사진 찍는 사람은 이만큼도 오지 않고 주로 아랫동네서 찍고 있다.

 

토요일인데도 산객의 발길은 예상만큼 많이 없다. 그래도 드문 드문 오가는 사람이 적적하지 않을 만큼 다녔다.    

 

보불로삼거리로 가는 이정목이 나오는 첫 안부에 도착한다. 아직 2.4km 남았고, 지금부터 쉬웠다가 어려웠다가 한다.

 

잣나무가 주로 가는 길을 덮고 있다. 

 

쭉 뻗은 잣나무 숲 사이로 가는 길은 힐링 그 자체다.

 

잣나무 잎이 떨어져 쌓인 길은 폭신폭신 한 것이 산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숲길 힐링로드를 걷는 것과 같다.

 

하늘 덮은 잣나무도 한 번 쳐다보고~ 

 

잘 생긴 잣나무가 좋아 자주 들여다 본다.

 

정녕 산 길이 이와 같아도 될런지~

 

오르막 길을 올라와 억새가 있고 조망이 있는 곳에 앉아 또 빵과 커피로 주린 배를 보충한다. 

 

또 천국 같은 잣나무 숲길이 연이어 지고, 기분은 한량없이 좋아진다. 

 

이 길은 주로 잣나무로 채워진 길이다.  

 

마동 갈림길에 오면 정상이 지척이다. 

 

완전 잿빛으로 물든 이 길 끝에 서면 거기가 바로 정상이다.

 

정상 아래 조망 안내판이 있는 곳의 명품소나무.

 

 

 

흐릿하지만 예전에 아내랑 딸내미랑 함께 했던 남산지구에 있는 금오봉을 바라본다.

 

정상에 섰다. 

 

여기선 아내랑 억새 산행을 했던 동대봉산 무장봉을 바라본다. 

  

 

동대봉산 무장봉 방향을 집중적으로 본다.

 

정상에서 석굴암까지는 1.4km도 안 되는구만. 여기로 내려가느니 다시 시부거리 마을로 내려가 차를 가지고 석굴암으로 간다.

 

우리는 시부거리 마을에서 정상까지 왕복산행을 했다. 거리는 왕복 8.6km

 

정상석 뒷면

 

정상에서 불국사와 석굴암으로 가는 길

 

 

정상석 풍경 

 

왔던 길로 내려간다. 

 

또 하늘 한 번 뚫어 보고~

 

 

 시부거리에서 정상으로 가면서 본 봄의 전령사

 

 

올라 갈 때 못 봤던 개암나무 암꽃과 수꽃. 암꽃의 저 빠알간 꽃이 얼마나 이쁘던지 개암나무랑 10분 넘게 놀다 갔다. 

 

 

 

분홍노루귀. 노루귀 횡재를 했다. 지고 없을 줄 알았더니 아직 생생했다. 

 

흰노루귀도 많이 봤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거 오늘 제대로 소원성취한다.

 

흰노루귀가 모여있다. 누군가 낙엽을 싹 걷어 내 버렸네요.

 

노루귀는 보송보송한 솜털을 잘 잡아야 하는 데~ 그래도 나름 선방한 것 같다.

 

 

 

이게 뭔가 했더니 '딱총나무'라 하네요.  

 

 처음 언뜻 보기에는 벌레집인가 했더니 아니네요.

 

복수초도 아직 많이 피어있다. 

 

 

생강나무꽃도 한창 물이 올랐네요.

 

초봄 산야를 발게 비추는 생강나무꽃이다.

 

애기괭이눈 같은 데 아닌가?

 

 

3월말에 유학산에 가서 볼려고 했더니 여기서 먼저 보게 되네요. 올괴불나무 

 

 

 

현호색도 종류별로 모여 있다. 

 

홍자색을 띤 현호색

 

현호색은 주로 잎의 모양과 꽃색깔이 다르다.

 

 

이제 시부마을로 돌아와 석굴암 주차장으로 갔다.

 

 

불국대종각

 

석굴암과 토함산 여기선 식은 죽 먹기죠.

 

토함산석굴암 일주문

 

 

 

석굴암까지는 이런 산책길이다.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 안내판에 있는 석굴암석굴도면을 활용해 참고한다.

 

석굴암 석물. 해체 보수 작업을 하면서 원래 있던 석물을 보존.

 

왼쪽이 석굴암이 있는 곳.

 

석굴암 보러 들어가는 곳 

 

보수 전에 있던 석굴암 석물

 

출입금지 구역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들여다 보고 오늘 여정을 마무리 한다.

 

돈을 주고 타종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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