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천주산(天柱山), 진달래 산행
■ 언제 : 2016. 4. 16.(토)
■ 어디로 : 경남 창원 천주산, 638.8m
■ 누구랑 : 아내랑
■ 산행 경로 : 천주암 코스(천주로 도로변 주차장 - 0.6km - 천주암 - 0.6km - 산태샘 약수터 - 0.3km - 만남의 광장 - 1.8km - 천주산 정상, 왕복 산행(총 6.6km)
■ 천주산 산행 후 경남 창녕 남지 낙동강변 유채꽃 탐방
<펌> 우리는 천주암으로
흔적
천주산은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동과 북면 외감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마산, 창원, 함안의 경계선 상에 있으며
‘하늘을 받치고 있다’는 의미에서 天柱山이라 부른다.
창원시 의창구 일대는 아동문학가 이원수가 쓴 '고향의 봄' 배경이 된 산골이며
옛 창원읍성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어제 저녁 예기치 않게 과음을 한 탓에 오늘 산에 가자니 다소 힘에 겹다.
아침에 일어나 꾸물대고 게다가 볼 일 좀 보고 가노라니 출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창원 천주산 들머리에 도착하니 무려 12시가 다 되었다.
산행 시간으로 봐선 꽤나 늦은 출발이다.
더구나 오늘 오후부터 강풍을 동반한 비가 억세게 내린다는 데 올라가다가 비나 맞지 않을지 모르겠다.
천주로 도로변 간이주차장에 운 좋게 주차를 하고 산행에 박차를 가했다.
들머리 입구에 이원수 선생의 ‘고향의 봄’ 창작 배경이 된 천주산 진달래에 관련한 설명이 있다.
‘아, 여기가 바로 그 곳이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천주산에 대한 친근감이 더해지며 어젯밤 과음으로 인해 좋지 않던 몸 상태가 갑자기 호전되는 듯하다.
천주산을 향해 첫 발을 내딛으며 소시 적 흥얼거리던 고향의 봄을 읊조려 본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그나저나 보아하니 진달래 축제기간이 모두 끝난 것 같은 데 진달래가 이미 다 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천주산을 오르는 산행 코스도 다양하게 있다.
그 중 우리는 비교적 순순한 천주암 코스를 택했다.
산행 시간에 맞추어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지만,
오늘 우리는 출발 시간이 늦은 만큼 그 상황에 맞는 경로를 택해야 했다.
천주암 코스의 특징은 뭐라고 할까?
암석이 거의 없는 전형적인 육산으로 높이 640m의 평범한 산에 불과하나
두드러진 특징을 얘기하자면 바다를 바라보고 섰다는 것과
산정에 물든 4월의 분홍 물결이 넘실대는 진달래밭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천주산 진달래는 영취산 진달래와 비슬산 진달래 못지않은 유명세를 띠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도로변에서 0.6km쯤 올라오면 천주암이 있는데
천주암 대웅전에는 고려 시대의 것이라고 전하는 석조마애불 1구가 현지에서 발굴되어 대웅전에 모셔져 있다.
가는 길에 있어 사찰 탐방을 겸할 수 있어 좋다.
천주암을 거쳐 가는 천주산길은 평범한 듯 순진한 길이 연이어 진다.
하지만 막상 가보면 쉬운 길인 것 같은데 결코 쉽지만은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무려 2km 정도를 계속 오름길로 치닫기 때문이다.
그런데 긴 오름길을 오르면 지칠 만도 한데 의외로 그렇게 맥을 못 출 정도로 험난하지는 않다.
난, 나름대로 힘에 부대끼긴 했지만, 그건 나니까 그렇고 그래도 꾸준하게 이어간 걸 보면
오름길이 길어도 산객의 발걸음을 주저앉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천주산길은 편백나무 숲도 일품이다.
1995년에 1,500그루를 심어둔 것이 지금 엄청난 숲을 이루고 있는데
본격적인 진달래 군락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 향과 어울리면
더 없이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다.
어차피 진달래 군락은 ‘만남의 광장’에서 주봉인 용지봉으로 올라가는 곳부터 보이니
그동안은 편백나무와 꽃 지고 잎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벚나무랑 어울리는 것이 좋다.
벚나무가 꽃도 화려했지만, 꽃 지고 새로 돋아나는 파릇파릇한 잎도 신선하기 그지없다.
처음 안부에 도달한 곳이 만남의 광장이다.
만남의 광장은 여러 방면으로 나누어지는 갈림길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 천주암, 팔각정, 달천계곡, 함안 경계로 가는 중심점이다.
들머리가 달라도 1차 접선 장소로 맞춤형인 곳이 바로 만남의 광장이다.
여기서 만나 주봉인 용지봉을 오르면 된다.
만남의 광장에서 또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야 한다.
지금까지 계속 올라왔는데 또 올라가야 된다.
그러니 천주산이 쉬운 듯 결코 쉽지 않은 것이란 얘기다.
그런데 오늘 우리에겐 쉽고 어려운 것이 문제가 아니다.
우린 오늘 먼 이곳까지 천주산의 명품 진달래를 만나러 온 것인 만큼 그까짓 정도야 충분히 참을 수 있다.
헌데 만남의 광장에서 용지봉을 향해 올라가는 길의 진달래가 기대만큼 화려하지가 않다.
일찍 왔다가는 산객에게 물어보니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런 이건 또 뭔 묻지 않은 것 보다 못한 말인가~
만남의 광장에서 능선으로 접어드는 오름은 온통 잣나무 군락으로 뒤덮여 있다.
아랫동네는 편백나무가 주류를 이루더만, 위쪽은 잣나무 군락이 점령을 하고 있다.
잣나무 군락 틈새로 진달래가 빽빽이 차 있기는 해도 점차적으로 진달래가 잣나무에 치일 기미가 다분해 보인다.
이곳에도 아직 진달래가 많이 있기는 했지만, 이미 분홍빛이 바래지고 있는 실정이다.
어쨌든 아직 봄꽃이 제 모습을 감춘 채 다 드러내지 않아 봄꽃 향연을 누릴 수 없으니
힘든 오름길은 아랫동네선 편백, 윗동네서는 잣나무와 함께 어울릴 일이다.
첫 번째 헬기장이 나오면서 갑자기 길이 순해졌다.
아직 1.1km나 남아 주구장창 주봉인 용지봉까지 오를 각오만 단단히 하고 갔는데
갑자기 산길이 유순해질 뿐만 아니라 산정엔 포기했던 분홍 물결이 온 산을 뒤덮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올라오면서 내려오던 산객한테 진달래 군락지의 형편이 궁금해 물었더니
별 볼일 없던 것처럼 말하기에 이정도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아예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기쁨은 더 컸나보다.
천주산 참꽃은 한 발 늦은지라 작년에 달성군 현풍면에 있는 비슬산 참꽃만큼은 아니었어도
그래도 이정도면 장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아직은 산정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일부는 이미 지고 있기는 했어도 그래도 한 주는 더 버텨 줄 것 같았다.
천주산 진달래가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그래도 아직까지 천주산을 찾는 산객이 많은 편이었다.
진달래 축제의 절정이 지나갔어도 주차가 어려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주만 해도 엄청난 인파로 인해 산행이 불편했을 텐데
오히려 한 주쯤 늦께 와 산행하기엔 더 수월하였다고 본다.
산행 내내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 소식에 노심초사 했었는데
다행히도 비를 맞을 듯 말 듯 하면서 비를 맞지는 않았다.
내리는가 싶더니 그치고, 또 이제는 본격적으로 내리겠거니 했는데 그치고를 되풀이 했다.
그렇게 우려했던 비는 우리가 창녕 남지 유채꽃밭을 거닐고
귀가할 때까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
내친 김에 창녕 남지 유채꽃밭으로 갔다.
대구로 가는 길에 있기에 거를 이유가 없었다.
남들은 일삼아 관광을 맞춰 오가는 곳인데 지니 가는 길인데 안 들릴 이유가 없다.
남지 유채밭이 이렇게 붐빌 줄은 몰랐다.
얼마나 많은 상춘객이 드나들었는지 차량 통제를 하는 경찰은 유채꽃 축제장을 지나는 차량들을
아예 주차를 하지 못하게 하고 그냥 지나가라는 수신호만 하고 있다.
우리가 왔을 때는 늦은 시간이라 빠지는 차량들이 즐비해 차량 주차가 가능할 것 같은 데도
무조건 나가라고만 한다.
어쩔 수 없이 그냥 가려고 회전구간을 돌아나가는데
둑방 아래 차 한 대 주차할 공간이 번쩍하고 눈에 띄었다.
포기하고 돌아가다말고 의외로 쉽게 주차를 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그렇게 예기치 않게 쉽게 주차를 하고 둑방 위에 올라서니
말로만 듣던 남지 유채꽃이 노랗게 강변을 물들이고 있었다.
다리 아래쪽에 더 큰 유채밭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거기는 멀었고
아쉬운 대로 바로 앞에 있는 곳이라도 유채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낙동강변을 수놓은 노란 유채색 물결이 환상으로 다가왔다.
아, 이래서 모두 남지 유채를 얘기하나 보다 싶었다.
4대강 자전거길과 맞물려 강변 정비도 잘 되어 있었다.
바람이 몹시 사나웠지만 그래도
아내랑 오늘 하루 피로를 풀기에는 그만이었다.
우리가 있는 곳엔 유채꽃 축제를 하는지 안 하는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사람이 없다.
분명 저 아래서 대대적으로 축제를 하는 모양인데
우리는 사람이 없어 한적한 게 오히려 더 좋았다.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이 보이더니 이내 가버리고
유채밭 한 켠에서 유채를 채취하는 웬 아낙네 한 사람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
우리 부부랑, 노란 유채 물결이랑,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물
그리고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는 갈퀴나물과 이름 모를 풀들 그게 다다.
오늘 하루 비 맞을 각오하고 나선 길인데
우려했던 비는 끝내 우리가 가는 길을 막지 않고 비켜주었다.
온전하게 천주산을 다녀갔고, 남지 유채밭도 다녀갔다.
하루가 행복했던 날이다.
아직 남아 있는 창원 천주산 진달래
도로변 천주로 주차장에 운 좋게 주차를 하고 들머리인 천주암으로 간다. 여기서 천주암까지 약 0.6km쯤 되고 천주암까지 길가에 차량을 세울 수 있으나 보다시피 주차를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축제 기간 중에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플래카드에 적힌 글이 의미심장하게 와 닿는다. 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올라가는 길에 겹벚꽃이 황홀한 모습을 한 채 격려를 한다.
길섶에 흐드러진 광대나물도 자주 눈에 띈다.
천주암은 내려올 때 탐방하기로 하고 묵상만 한 채 올라간다. 출발 시간이 늦어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금창초. 언제 본 적이 있었던가? 처음 본 것 같다.
천주암 바로 위에 천주산누리길로 가는 길이 있다. 저 길을 따라가면 봄풀을 좀 볼 것 같은데~ 갈 여유가 없다.
주차장에서 1.2km, 천주암에서 0.6km 지점에 수질검사에 통과한 약수터가 있다.
제비꽃. 이놈들 족보가 보통 꼬여 있는 것이 아니다.
편백나무숲을 끼고 순순하게 올라간다.
만남의광장. 사통팔달인 만남의 장소다. 그대로 넘어가면 달천계곡 방향이다. 주봉인 용지봉은 좌측으로~
만남의광장에서 서로들 많이 만나셨나요.
요거는 무슨 나무지...
진달래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솜나물
벚꽃이 지고 잎이 새록새록 돋아나기 시작한다.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나 이미 여기는 다 졌다.
잣나무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항상 앞서 간 아내는 늘 쉬면서 날 기다리고 있다.
새싹은 둥글레 군락인가???
제일 먼저 나오는 헬기장. 이제 힘든 길은 끝났다.
진달래도 아랫동네 보다 많이 피어 있다.
이 소나무를 보니 대구 동구 봉무동 단산지 구절송 생각이 나는군.
아내는 나이 드신 분이 힘든 곳까지 하드를 메고 와 파는 것이 안쓰러워 서슴없이 팔아준다. 나한테도 먹을대 하는 걸 난, 안 먹는다고 했다.
정상인 용지봉이 보이는 곳이 진달래 대 군락지다. 보인다. 아직은~
내려 오는 사람에게 물으니 별로 없다더니 아직은 그래도 볼거리가 남았다.
색깔이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볼만했다.
유난히 많이 달린 솔방울
정상 아래 두 번째 헬기장
드디어 정상
인증샷
시가지는 흐린 날씨 탓에 희뿌연하다.
까마귀 5형제
정상에 있는 콩배나무꽃이 엄청 이쁘다.
도화꽃. 색기가 철철 넘친다.
콩배나무
도화
도화
이스라지
노랑제비꽃
밤새 분 강풍으로 이제 다 떨어졌겠다.
산벚나무꽃도 이제 끝물이다.
큰개별꽃도 보고~
마지막으로 정상인 용지봉 아래 팔각정을 배경으로 뒤돌아본다.
고비
진달래터널
이건 매화말발도리인가???
우려했던 비가 실실 내리기 시작한다.
편백나무 숲길
청미래덩굴
제비꽃
천주산약수터
줄딸기꽃이 줄지어 늘어져 있고~
올라갈 때 미루었던 천주암을 탐방한다.
병아리꽃나무. 대웅전 뒷뜰에 있다.
지금이 행복한 순간이다.
금창초도 다시 한 번 더 들여다 보고~
스쳐갔던 조팝나무도 담아본다.
겹벚꽃의 분홍빛 아름다움에 취하기도 하고
팝콘처럼 부푼 풍성한 조팝도 본다.
겹벚꽃도 더러 있다.
광대나물의 춤추는 자태도 담고~
도로변으로 돌아와 전모를 담아본다.
주차장 가는 길에~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다시 한 번 내용을 되새김질 하며 천주산에서의 여정을 마무리 한다.
경남 창녕 남지 낙동강변 유채꽃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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