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건강지킴산 1, 함지산 한 바퀴
■ 언제 : 2014. 9. 6.(토)
■ 어디로 : 함지산
■ 누구랑 : 홀로
■ 상세 경로 : 운암지 - 함지산 - 헬기장 - 구암숲
흔적
추석 밑에 동네 산 한 바퀴를 둘러보았다. 팔공산 서봉을 가려다 말고 아무래도 추석 밑에 가볍게 다녀오는 것이 낫겠다 싶어 차를 돌려 그동안 방관했던 동네 산을 찾았다. 차를 아파트 주차장에 다시 주차를 하고 걸어서 함지산 어귀에 당도하니 운암지수변공원의 연꽃이 빠알간 꽃을 피운 채 수면 위로 고개를 빼곡하게 내밀고 있다. 호수에 잠긴 기둥 모양의 조형물 위엔 비둘기가 한 마리씩 자릴 잡고 평화롭게 쉬고 있고, 수련이 뒤덮은 잔잔한 호수 위엔 물기둥이 힘차게 올라오면서, 옆으로 잔잔하게 퍼지는 분수의 모양까지 더하니 내 고장 운암지 수변공원의 모습이 이 이상 더 아름답고 평화로울 수가 없다.
함지산은 늘 내가 이야기 하지만, 내 고장 칠곡의 주민건강지킴산 1호다. 회색빛 콘크리트 숲 가까이 있어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금상첨화이다 보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많이 애용을 하는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는 산이다. 추석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이들이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즐기기도 하고, 아낙네들이 어린아이들을 대동하고 마실도 많이 나오는 편한 곳이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바람을 쐬러 자주 나오신다. 난 그런 함지산을 마다하고 가끔씩 찾는 편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기에 등한시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도 그렇지만, 아직은 가야 할 산이, 가고픈 산이 너무 많기에 지금은 살짝 비켜가고 있는 중이다.
추석 밑인데도 함지산엔 산객을 비롯해 나들이객이 많아 부산하다. 호수에서는 내가 가리키는 아이의 엄마와 어린 동생들이 호수 주변을 산책하다가 나를 발견한 아이가 ‘선생님’하면서 반갑게 뛰어와 인사를 하고 엄마까지 살가운 인사를 건넨다. 함지산을 오르면서는 벌써 산을 갔다가 내려오는 후배 부부를 만나기도 했다. 참으로 무던한 친구인데 아마, 이 친구도 현재 명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가보다. 나도 차제에 명퇴를 하고 산천경계나 두루두루 다니면서 김삿갓처럼 방랑을 할까보다 하는 맘이 크다.
헬기장까지 갔다가 돌아내려 가려고 했는데 또 함지산 정상을 지나고 헬기장까지 오니 더 가고 싶은 욕구가 발동한다. 여기서 내려가면 그만 편한데 굳이 구암숲까지 가자면 땡볕에 도로를 따라 집까지 걸어가기가 쉽지 않음을 알면서도 내친김에 망설임 없이 구암숲으로 가던 발길을 이어 간다. 난, 헬기장에 오면 늘 통신시설이 있는 곳과 묘지가 많은 곳을 지나 칡넝쿨이 온 산을 덮어버린 마치 밀림 숲과 같은 곳을 지나는 길을 선호한다. 이 길은 자그마한 산이 이룬 보기 드문 밀림지대라고 봐야 한다. 우거진 숲길을 온전하게 걸어 다니기 어려울 만큼 칡넝쿨을 비롯한 잡목으로 뒤엉켜 있다. 그래도 주홍서나물을 보자면 이 길을 지나야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고개를 숙이고 흰 수염을 드러낸 주홍서나물을 마주한다. 이 길은 함지산에서 주홍서나물을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주홍서나물을 본 것은 좋았지만, 칡넝쿨이 높은 나무에 기어올라 뒤덮어 버리는 바람에 키 큰 나무들이 모두 죽어버렸다. 재작년까지는 그래도 나무가 살아있더니만, 오늘 와서 보니 칡넝쿨도 키 큰 나무도 모두 죽어 있다. 아마, 치열한 자연의 섭리에 생존의 법칙을 잃어버렸나보다. 아깝기 그지없다. 애석한 마음을 안고 자꾸 뒤돌아보며 사진도 담아 보고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추석 밑에 동네 주민건강지킴산을 찾아 가볍게 산행을 하려고 했더만, 집에서부터 간 길을 어림잡아 유추해 봤더니 대략 12km는 걸었는가보다. 산길은 5km 약간 넘었지만, 산길로 접어들기 전 도로를 따라 걸은 길이 더 먼 것 같다. 어쨌거나 집에 틀어 박혀 있지 않고 집을 나서니 그래도 걷는다. 시간이 되면 가급적 어디를 가든 걷는 것이 좋다. 그곳이 산이든 길이든 여행을 하든 무조건 걸어야 한다. 지금 우리 나이에 걷지 않으면 몸이 성치 않을 것이다. 오래 살자면 걷는 것이 최고다. 아직은 그 많은 길 중에서 산을 타고 걷는 것이 가장 좋다. 이 산 저 산 다니다 이제 더 멀리 갈 여력이 없으면 내 고장 함지산을 벗 삼아 놀면 딱 좋다. 산이 높지 않아 좋고 가까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아마, 조만간 내 고장 건강지킴산의 지킴이가 될 것 같다.
함지산 정상석. 늘 하는 얘기지만 함지산은 내가 '주민건강지킴산'이라 명명한다. 내가 그리 부르는 이유는 함지산은 자그마만 산이지만, 칠곡지구의 20만 인구가 넘는 주민들의 건강을 챙겨 주는 산이기 때문에 주저 없이 그렇게 부른다. 요즘은 팔거천 하상 정비를 하면서 하천을 따라 걷기 좋은 산책로를 만들어 주민들이 팔거천으로 많이 몰리는 바람에 함지산을 찾던 많은 사람들이 팔거천으로 많이 몰린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함지산은 칠곡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는 몫을 단단히 한다.
운암지 수변공원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오르는 물기둥
수변공원의 분수를 잠시 보고 있자시 세 가지 형태로 물을 뿜어낸다. 처음엔 위 사진처럼 높은 물기둥을 뿜어내고 두번 째는 아래 그림처럼 낮고 넓게 펼쳐진다.
그리고 세번 째는 높은 물기둥과 낮고 넓게 펼쳐지는 모양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보인다.
수변공원엔 수련이 가득차 있고 가장자리 일부엔 부들이 핫도그 모양을 하고 먹음직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그 외 이미 지고 없지만 노랑어리연을 비롯한 갖가지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수변공원을 장식한 조형물에 비둘기 6마리가 앉아 한가로이 쉬고 있다.
사진을 찍으니 세 마리는 퍼드덕 거리며 날아 가버린다.
여뀌도 종류가 수두룩빽빽하다. 이 놈은 아마 일반적으로 그냥 여뀌라 부르면 될 것 같다.
운암지 수련은 아직 꽃이 많이 남아 있다.
가는 길에 배초향도 보고...
뚱딴지.
뚱딴지
며느리밑씻개
수까치깨(???)
풀거북꼬리? 개모시풀?
등골나물
솔새.
솔새
좀꿩의다리(?)
함지산 정상 풍경
함지산 정상테크에서 바라본 칠곡시가지. 참, 볼 수록 성냥갑을 쌓아 놓은 것 같다. 저게 돈이 그리 비싸니...
미국자리공
낮지만 칠곡주민 20만 명의 건강을 챙겨 주는 고마운 산이다.
그러니까 운암지에서 올라와 구암숲을 내려가니 산길만 5.5km에 이른다. 걸어 가고 걸어 왔으니 도합 10km는 넘게 걸었다.
이제 헬기장으로...
굴피나무 열매
왕고들빼기
패랭이꽃
헬기장의 달맞이꽃은 언제나 거기 그 자리에 있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며...
잔대가 숲풀 사이에 끼어 어지럽게 자라고 있다.
헬기장
헬기장에 있는 풍향 풍속을 가늠하는 기구. 세찬 바람에 모두 찢겨 있는 가운데 칡넝쿨이 기둥을 감고 올라 가고 있다. 헬기정에서 통신시설이 있는 곳을 지나 무덤이 많은 곳으로 내려가면 그야말로 칡이 길을 막아 다니기 어려울 정도다. 난 헬기장까지 오면 이 길로 내려가는 것을 좋아한다. 이 길은 마치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다듬어지지 않은 울창한 숲길이다. 주로 칡넝쿨이 주범이긴 하지만...
여기서도 뚝갈을 보는데 별모양으로 핀 뚝깔꽃은 내 카메라로는 잘 못잡겠다.
드문드문 오이풀도 보인다.
뭔 버섯인고???
칡넝쿨이 감고 올라가 마치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주홍서나물
칡넝쿨이 감고 올라가 멀쩡한 나무를 다 죽여 놓았다.
?
밀림 같은 숲을 헤치고 나온 후 구암숲으로 간다.
대백인터빌로 가려고 하다가 구암숲으로 간다. 아무래도 구암숲 쪽이 뭔가 하나 더 볼 것 같아 갔는 데 더 본 것도 없다.
구암숲으로 가는 길에 육각정자가 세군데 마련되어 있다. 쉬어 가기 딱 좋다.
울산도깨비바늘(???)
천사의 나팔(Angel's Trumphet). 가지과에 속하는 유독성 식물로 주로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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