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받아 간 날
■ 언제 : 2024. 02. 03.(토)
■ 어디 : 청도
■ 누구랑 : 지인 초청받은 둘
■ 탐조 내용 : 때까치, 백할미새, 원앙 외
하천을 비롯 산이나 강 같은 곳에 마련된 세트장 촬영은 처음이다.
깜짝 놀랐다.
연출해 놓은 곳에선 더러 찍어봤다만 이건 뭐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흔히 보던 세트장은 그냥 가림막을 쳐놓은 정도이거나
천막을 쳐 놓은 상태이던데 거기 비하면 여긴 고급빌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람 예사롭진 않다고 봤는데 직접 와서 작업해 놓은 걸 보니 생각 이상이다.
새는 오늘따라 출장이 잦다.
장거리 출장을 갔나 보다.
날마다 장을 열지 않아 헷갈리는 건가.
기다림이 길어졌지만 지루하진 않다.
기다리던 녀석은 두 번쯤 나타나더니 그냥 얼굴만 보여주고 무심하게 가버린다.
차려놓은 밥상도 챙겨 먹지 못한다.
짜슥, 초청한 사람 심정 좀 헤아려주면 어디 덧나나.
새가 협조하지 않아 역동적이고 재밌는 장면은 못찍었지만
이런 저런 얘길 나누다 보니 크게 지루하진 않았다.
새보다 초청한 이의 정성을 더 많이 담았기에 오늘은 그로 족하다.
가는 길에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가긴 그렇다.
내친 김에 하천을 한 바퀴 돌았다.
원앙의 상태도 궁금했고 또 다른 뭣이 없는가 싶기도 했다.
원앙은 직전보다 개체 수가 많이 늘었다.
비가 내리고 날이 추워 그런지 몸을 움츠리고 있어 이 녀석도 인증하는 걸로 족했다.
새는 그저 그랬고 지인의 솜씨에 감탄하는 것으로 크게 만족한다.
돌아가는 발길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