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 지고 난 뒤 찾은 비슬산 춘경(春景)
■ 언제 : 2018. 4. 30.(월)
■ 어디로 : 비슬산
■ 누구랑 : 혼자
흔적
비슬산 참꽃은 이미 다 졌을 것이다.
봄 햇살이 좋은 요즈음 어딜가나 봄꽃이 반길 텐데,
굳이 참꽃 진 비슬산을 갈 이유가 있을까?
그래도 일단 가보자. 참꽃이 지고 없다면 다른 애들이라도 있겠지.
요즈음 주말이면 더 바쁜 시간을 갖는다.
다가 오는 주말도 산에 갈 여유가 없을 것 같다.
그놈의 시답잖은 운동 땜에 요즈음 산을 영 등한시 한다.
오늘은 시간이 어중간하다.
산에 가자니 그렇고 그렇다고 맹맹하게 있자니 시간이 아깝다.
이럴 땐 어디로 가지?
팔공산 수태골, 팔공산 하늘정원에서 비로봉, 가산산성, 영천 보현산, 참꽃 진 비슬산
차량을 이용해 쉽게 갈 수 있는 단골 코스가 마구 떠오른다.
결국 비슬산으로 낙찰을 봤다. 오늘은 비슬산이 좋겠다.
지금 시간으로 봐 비슬산을 가기엔 여유로운 것은 아니나
여긴 셔틀버스나 반딧불이 전기자동차를 운행하고 있으니
비슬산 대견봉 정도는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참꽃은 대부분 졌겠지만, 큰 산에 참꽃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셔틀버스가 전기자동차 보다 빠르다.
그렇다면 지금 시간으로 봐 전기자동차 보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먼발치에서 바라 본 비슬산은 미세먼지에 송화까지 섞여 시계가 엉망이다.
셔틀을 타고 대견봉으로 가자니 더더욱 실감이 난다.
참꽃 대신 대견봉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풍경 사진이라도 찍으려 했더니만, 이도 저도 아니다.
들꽃이라도 많이 봤으면 좋겠다.
산만댕이에 당도해도 시계가 불투명하다.
뿌옇게 덮인 게 구름이라면 분위기가 한층 돋보일 텐데
그놈의 정체는 미세먼지와 송화 일색이다.
우리 들꽃도 별로 없다.
일단 대견봉으로 간다.
그나마 천왕봉으로 가야 꽃을 좀 볼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오늘 일정상 거기까진 무리다.
대견봉으로 가는 길은 산책길이다.
산책하면서 바라보는 천왕봉과 월광봉 일대의 고위평탄면 일대는 참꽃군락지다.
드넓은 지역을 덮고 있는 거대한 참꽃군락지는 예감한 대로 꽃이 지고 잎만 무성하다.
한 주만 빨리 왔더라면 환상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다른 야생 꽃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양지꽃만 자주 보여 눈 맞춤만 하다가
생각보다 꽃이 귀한지라 셔터를 몇 번 누르긴 했다.
노랑제비꽃도 자주 보였으나 지난 번 보현산에서 워낙 많이 봐 이 애는 눈길만 주고 말았다.
오늘 여기 와 기껏 본 거라곤 대견사로 내려오면서 만난
선밀나물과 매화말발도리 정도가 다다.
참꽃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다른 애들은 더러 보리라 여겼다.
어려운 발걸음을 했기에 만족감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향기로운 봄빛을 맞으며 비슬산의 품에 안긴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비슬산은 이제 가을에나 와야겠지.
이 글을 산행방에 올리자니 낮 간지럽다.
차를 타고 대견사까지 왔으니 그도 그럴만 하다.
하지만 어찌 왔던 1,000고지나 되는 산에 왔으니 산행방에 올린다.
요즘 산행방이 너무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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