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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주남저수지로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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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주남저수지에서


 


■ 언제 : 2020. 5. 12.(월)

■ 어디로 : 창원 주남저수지 & 창녕 우포늪

■ 누구랑 : 홀로



4월말경 주남저수지의 조류 상황이 궁금해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장다리물떼새와 도요새가 일부 날아 들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소식을 접하고 열흘이 넘어

지금까지 머물고 있겠나 싶었지만,

혹시 알 수 없는 일이기에 무작정 달려갔다.

걔들을 못 보면 다른 애들이라도 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달려갔다.


창원에 다 왔을쯤 도로 옆 논밭에 머리가 누른 새 십여마리가 놀고 있었다.

황로였다.

급한 김에 갓길에 차를 최대한 밀착 주차하고 비상 깜박이를 켜고선

걔들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300으로 들이대다가 500으로 들이대니

확실히 성능면에선 탁월했다.


오늘 어쩌면 쟤들로 끝일지 모른다.

지난번 아내랑 김해 화포천 갔다가 여길 들린지 얼마 안 된다.

그때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새를 보자면 주남저수지는 겨울을 기다려야 한다.


해서 다소 위험했지만 오늘은 쟤들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마음에

갓길에 주차를 하고 황로를 찍었다.


주남저수지에 도착하니 휑하다.

짐작대로다.

우선 차로 새가 있을 만한 곳부터 한 바퀴 돌아봤다.

있을 것 같아 보이는 곳이 없다.


여기서도 보이는 게 황로와 백로와 왜가리다.

갈아 놓은 밭에 꿩 한 마리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상대하지 않으려다 뭐 딱히 찍을 만한 녀석들도 없고 해

상대해 주기로 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멀어져 간다.

더 가까이 다가가니 골 속으로 내려가 안 보이더니

금방 있던 그 자리로 가보니

녀석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날아 가지도 않았고 재빠르게 달아나는 것도 못 보았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분명 그 지점 어디엔가 있어야 하는데

귀신 같이 사라지고 없다.


분명히 그 녀석을 바라보며 이동했는데

그 참 이상하다.


주남저수지에서 새를 보려던 마음을 접고

그늘을 찾아 저수지 위 정자로 갔다.

빵도 한 개 먹고 물도 마시고 잠시 쉬어갈 요량이다.

빵은 제과점에서 쌌는데 하루를 묵은지라 가격이 샀다.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저 바람을 타고 새도 날아왔으면 좋겠다.


저수지를 꽉 채웠던 그 많은 큰고니와 기러기, 오리가 그립다.

갑자기 저수지가 외로워 보인다.

가족도 친구도 그리움도 모두 잃어버린 것 마냥 애처로워 보인다.


내 마음도 저 빈 들과

철새가 떠난 저수지의 황량함

그와 다를 바 없다.


모두 떠나고

혼자 남은 것 같다.


우포로 가봐야겠다.

날 반겨주는 무언가가 있을지 모른다.


꿩(수컷)



왜가리


황로











비상하는 새도 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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