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마을, 왜가리와 중대백로의 육추
■ 언제 : 2020. 5. 3.(일)
■ 어디로 : 군위 왜가리마을
■ 누구랑 : 아내랑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더니 어김없이 비가 내린다.
어디 갈 곳도 마땅찮고
오늘은 아내한테 왜가리와 백로가 새끼를 돌보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군위 왜가리마을로 향했다.
비가 와 촬영은 못 할 테고
요행히 왜가리마을에 도착할 즈음 비가 그쳐 준다면
촬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촬영이 가능하다면
왜가리와 백로의 육추 장면을 소상하게 담고 싶은 욕심은 배제할 수 없다.
비가 계속 내린다.
오히려 더 심하게 내린다.
차에서 내리기도 어려워
차 안에서 아내한테 백로와 왜가리 서식지 모습을 봤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바리케이트가 없어졌다.
분명 막아 두었었는데 오늘은 그게 없다.
전망대로 가면 사진을 담을 수가 있다.
망원이 좋으니 충분하다.
그런데 이 녀석들 사진을 담아 집에 와서 보니
모두 뒤로 돌아 앉거나 옆으로 돌아 앉았다.
모성 본능이 작동했나 보다.
세 번째 왔기에 날 알아 볼 줄 알았더니
경계심이 발동했나 보다.
분명 둥지마다 유조가 있음에도
어미가 가리거나 고개를 들지 못하게 조심시키는 게 분명하다.
행여나 고개를 빼죽 내미는 녀석이라도 있을까 봐
예의주시 했건만, 잘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찍어온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
왜가리 유조 세 마리의 모습이 포착된 사진이 있긴 있다.
언제 날 잡아 다시 와
어미가 먹이를 주는 모습과 이소하는 장면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계속 여기만 드나들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온 산에 야생화가 마구 올라오고 있다.
그들을 만나러 가기도 버겁다.
퇴직하면 시간이 많아 주 중에도 많이 볼 수 있을 줄 알았더니
그도 그렇지 않다.
욕심은 넘치고 행동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욕심을 놓아야 할 것 같다.
시간과 형편이 주는 만큼 보고 다니는 것이 맞다.
괜한 욕심은 일상을 어지럽게 할 뿐이다.
내가 바라보는 방향을 막기 위해 모두 새끼를 감싸고 등지고 앉았다.
나 때문인가 보다. 등지고 앉은 이유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 본능이리라.
건축 자재를 구하러 가는 중대백로. 부지런히 날아 다닌다.
망원이 좋아 멀리서도 이 만큼 잡아낸다. 저기 둥지마다 유조가 다 들어 앉았다. 이 녀석들이 일시에 고개를 내밀고 어미가 주는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본다면 그건 환상이리라.
이 녀석들이 점거한 나무는 거의 고사 직전이다. 이 마을 최고령자인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이 녀석들의 아치트는 여기가 아니라 더 윗부분에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지들로 인한 똥 때문에 나무가 고사하니 둥지를 틀기 위해 점차 아래로 내려오다가 바로 마을 위까지 점령하게 되었단다. 이 나무들도 고사 직전인데 그럼에도 새로운 둥지를 위한 리모델링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나무가 고사하면 또 어디로 둥지를 틀지 궁금하다.
여기 중간 아래쯤 왜가리 유조가 세 마리 보인다. 사진을 찍을 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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