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 탐조 기행 7일차(10월 22일)
■ 언제 : 2023. 10. 16.(월) ~ 31.(화) 15박 16일, 10월 22일
■ 어디 : 제주(숙소는 협재 민박집 독채)
한림항 탐조지 - 비양도 - 다시 한림항 탐조지 - 물수리 촬영장
■ 누구랑 : 딸내미와 사위, 아내, 마리
■ 탐조 내용 : 깝작도요, 재갈매기 어린새, 노랑배진박새, 개똥지빠귀, 민물도요, 백할미새, 홍머리오리, 물수리, 새매, 흑로, 물수리 촬영장 일몰
오늘은 가족이 모두 모여 한림항 바당길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식구들이 차 한잔 나누는 동안 나는 잠시 짬을내 주변 탐조를 했다.
그동안 안 보이던 새들이 보이고 지금까지와는 달리 오늘은 새가 많이 보인다.
마음이 급해졌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어 대충 눈맞춤만 해두었다.
한림항 비양도도선항대합실에서 09시 20분 배를 끊었더니 11시 30분 배로 나와야 한단다.
2시간밖에 시간을 안 준다.
비양도에서 새를 좀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는데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것 같다.
비양도에 도착하자마자 혼자 따로 떨어졌다.
약속한 것도 아니면서 마치 약속이나 한 것 마냥 그렇게
마리를 비롯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왼쪽으로 난 오른쪽으로 갔다.
그런데 여기도 새가 없다.
마라도에 안 보이던 새들이 여기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2시간도 많다.
시간을 앞당겨 빨리 나가고 싶다. 다른 곳이라도 가야하니까
그래도 그렇지
사위랑 딸내미까지 가세한 날인데 오늘은 내 맘대로 해선 안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새가 없어 조급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더 느긋해진다.
가족들은 천천히 구경하게 놔두고 난 나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여기저기 댕겨본다.
비양도에서 건진 소득이 있다면 노랑배진박새 한 마리
어린새다.
기운이 없어 멀리 날아가지도 않고 '펄랑못' 산책로에서 파닥거리고 있다.
덕분에 난 잘 찍었다만 파닥거리는 모습이 그저 애처롭기만 하다.
구해줄까 하다가 숲으로 날아갈 기운은 있는 것 같아 그냥 그대로 놔두었다.
짜슥, 그래도 니가 효자 노릇했다.
너라도 못 봤더라면 그냥 '꽝'치고 말았을텐데 이쁜 녀석
비양도에서의 기억
노랑배진박새 어린새 한 마리
뭐, 여긴 새 찍으러 온건 아니니까
가족여행이지 ㅋ
숙소로 돌아와 근처 협재 '수진돈까스'에서 점심을 먹고
가족과 동떨어진 난 다시 혼자서 아침에 봐두었던 한림항 부근 탐조지로 가고
거기서 각종 오리와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민물도요 한 마리를 집중 촬영한 후
다시 물수리 촬영장으로 갔다.
만만하면 물수리다.
그래도 물수리가 있어 행복할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서울, 인천, 대전, 포항, 대구,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이 녀석을 찍겠다고 빠르면 3일 길게는 일주일 이상을 이넘과 씨름하고 간다.
그에 비하면 난 거저묵는 꼴이다.
가고 싶으면 가고
오고 싶으면 오면되니까
난 오늘 못 찍으면 내일 찍으면 된다.
딱 한 장 누구나 원하는 사진 한 장
그것 하나 건지지도 못했으면서 복장은 제일 편타.
그게 내다.
깝작도요
재갈매기 어린새/ 갈매기 한 마리도 이상하다 싶으면 일단 찍는다. 혹시 엄청 귀한 녀석을 눈앞에서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단골 출현 손님 바다직박구리/ 아니 손님이 아니라 이 녀석이 이 지역 주인이다.
노랑배진박새 어린새/ 비양도가 안겨준 유일한 선물, 진짜 선물처럼 짠하고 나타나 모델이 되어준 녀석이다. 이 녀석 이렇게 잘 찍은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아마 내가 최고일 걸 ㅋㅋㅋ
이 모습에서 얘를 잡으러 갈 뻔했다. 숲속으로 안전하게 옮겨주고 싶었으나 그렇게 폴짝폴짝 잘 날아다닌다. 그냥 내버려뒀다.
개똥지빠귀/ 비양도 오름으로 올라가는 밭에 이 녀석이 멀리 보인다. 본 게 없어 그래도 봤다고 희닥하지만 올린다.
비양도에서 바라본 한라산 전경/ 우리가 제주에 머무른 15박 16일은 날씨가 꽤 좋았다. 일기가 불순해 집에 머무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것도 복이다.
비양도에서 나와 점심을 먹고 다시 찾은 한림항 부근,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민물도요 한 마리가 보인다. 얘는 엄청 많이 찍었지만 안 보이던 새가 나타나 앞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보로 느껴져 그저 반갑게 조우했다.
어딜가나 단골 출현하는 엑스트라 백할미새/ 비록 주연은 아니지만 출현 횟수가 잦아 굶지는 않것다.
홍머리오리는 개체 수가 제법 많다.
흑로는 첫 번째 방문 시 잘 보여주고 그동안 잘 안 보여주더니 오늘 다시 재회했다.
청머리오리 암컷
홍머리오리 암컷
다시 찾은 물수리 현장/ 주변 정찰하고 순간 내리꽂는 장면, 갈고리를 벌려 입수하는 장면, 잔잔하던 수면이 녀석의 입수로 물보라가 일어나는 역동적인 장면, 수면 아래서 머리를 내밀고 날개를 퍼득이는 장면, 발가락에 물고기를 달고 하늘 위로 비상하는 모습 이런 장면을 모두 일시에 담아야 한다. 그러기엔 내가 가진 렌즈로는 역부족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고 가진만큼 주는 만큼 담을 뿐이다. 그 이상은 욕심이다.
옆구리 갈고리샷이라 아깝고 초점이 잘 맞지 않아 더 아쉬운 장면이다. 참 어렵다 어려워
짜슥 성공했네
어디서 갑자기 새매 한 마리가 나타나 활공하고 있다. 내가 놓칠리 없지
물수리 이런 장면은 티를 낸다. 이번 제주행은 물수리로 포식한다. 얘를 찍으러 온 것만은 아닌데 가장 많이 간다.
간 김에 뿌리를 뽑자.
난 오늘도 흑로 한 마리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샷을 날린다. 주변에선 겨냥하는 사람도 없다. 오로지 물수리한테만 꽃혀있다.
촬영장에서의 일몰/ 여기 참 멋진 곳이다. 역시 제주는 제주다. 여기 가까운 곳에 숙소가 있는 난 운이 억세게도 좋다.
'조류·동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여행 & 탐조 기행 9 (0) | 2023.11.05 |
---|---|
제주 여행 & 탐조 기행 8 (0) | 2023.11.05 |
제주 여행 & 탐조 기행 6 (2) | 2023.11.05 |
제주 여행 & 탐조 기행 5 (1) | 2023.11.05 |
제주 여행 & 탐조 기행 4 (1) | 2023.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