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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제비물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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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런 일이 다 있노?

도깨비한테 홀린 듯 제비물떼새 곁으로

 

 

■ 언제 : 2024. 06. 07.(금) 

■ 어디 : 백로숲에 있다가 김제로

■ 누구랑 : 지인 두 분과
■ 탐조 내용 : 근교의 백로류 육추 장면과 느닷없이 김제의 제비물떼새 찍으러

 

 

 

백로 육추 사진을 찍다가 지인 한 분이 갑자기 전화를 받더니 제비물떼새 소식을 전한다.

이미 시간은 12시가 넘었고 길이 너무 멀어 오늘은 갈래야 갈 수도 없다.

 

연락을 받은 지인은 오늘을 넘기면 나흘 뒤에나 갈 수 있단다.

나흘 뒤라면 얘가 있다는 보장이 없다.

얘들은 있을 때 달려가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지만 오늘은 이미 시간이 너무 늦다.

 

지금 달려가면 4시 30분쯤이면 도착할 수 있다.

4시라면 요즘 해가 길어져 7시까지 촬영할 수는 있다.

먼 길 달려간 요량하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만남의 시간은 충분하다.

 

도깨비처럼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느닷없이 결정했다.

지금 달려가기로...

 

길은 멀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지인이 운전대를 잡지 않고 내가 잡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짐작대로 4시 살짝 넘어 도착했다.

 

현장 부근에 왔어도 길 찾기가 수월치 않다.

드넓은 평야에 들어서니 지도가 있어도 길 찾기 어렵다.

여기도 길이고 저기도 길이다.

어찌어찌 길은 찾았다.

 

탐조 차량은 우리 포함 여섯 대가 있다.

여긴 내려서 찍긴 곤란하다. 차 안에서 찍어야 한다.

차 안에 가만히 있으면 1~2m 전방까지 근접촬영이 가능하다.

 

새도 많다.

주먹구구식이지만 대충 5~60수는 되어 보인다.

이 귀한 새가 그 넓은 평야지대의 어느 한곳에 집중적으로 모여있다니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아직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오직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건만

이렇게 많은 개체가 이렇게 가깝게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다니 실로 꿈만 같다.

이건 꿈이다. 찍으면서도 현실감이 생기지 않는다.

 

왜 아니 그러하겠는가?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 도깨비를 만난 건지 홍두깨를 만난 건지 

제비물떼새가 홍두깬지 도깨빈지 아니면 지인이 그렇다는 건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간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어찌 되었던 그렇게 학수고대하던 제비물떼새는 오늘 졸업했다.

태안으로 갈까? 간다고 본다는 보장도 전혀 없는 그 먼 곳까지 가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던 차 오늘 얼렁뚱땅 맘껏 보고 왔다.

 

둥지에서 떨어진 백로 유조 한 마리의 목숨을 건지게 했다는 마음이 복을 받은 건지

어쨌거나 그렇게나 염원하던 제비물떼새는 짧은 시간에 원없이 보고 왔다.

 

연락주신 분

운전하신 분

함께하신 분

모두 고맙고 힘든 하루였지만 즐거움이 더 컸던 하루였오이다.

 

제비물떼새 너도

이렇게 무더기로 나타나주어 고맙고 또 고맙다.

한 마리도 낙오하지 말고 상처입지 말고 잠시 머물다 가던 길 잘 가거라.

 

내친 김에 번식까지 하고 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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