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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잡이

[이슈&스토리]순천만, ‘지구의 정원’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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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순천만, ‘지구의 정원’으로 거듭나다2013-04-08

한국교직원신문 게재 2013-04-08

 

 

100만㎡에 펼쳐진 친환경축제
A1등급 가장 큰 규모의 박람회
23개 나라 테마별 정원 한 곳에




하늘이 내린 정원 순천만은 전남 여수반도와 고흥반도에 둘러싸인 항아리 지형이다. 순천만은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 붉은 빛을 뽐내는 한해살이 풀인 칠면초 자생지, 작은 섬과 산, 바다가 어우러져 천상의 풍경을 자아낸다. 소설가 김승옥은 무진기행에서 순천만의 안개를 무진의 안개라고 적으며 바닷바람, 소금기가 섞인 신기루 같은 상상의 공간으로 순천만을 그려냈다.

천상의 정원 순천만은 흑두루미를 비롯해 철새 235종 12만 마리가 쉬어가는 철새들의 낙원이자 망둥이가 널뛰는 생태계의 보고다. 순천만 2645만㎡ 광활한 갯벌과 231㎡ 갈대밭은 생명의 땅이자 자연의 교과서다.


 




◆하늘이 내린 정원 순천만=
순천만에서 도심 쪽으로 5㎞정도 올라가면 111만2000㎡에 달하는 큰 정원을 만날 수 있다. 바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이다. 정원박람회는 순천만과 도심 사이인 순천시 풍덕·오천동에서 4월 20일~10월 20일까지 184일간 열린다. 정원박람회의 주제는 ‘지구의 정원 순천만(Garden of the Earth)’이다.

순천만 정원박람회장은 도심이 순천만으로 확장되는 것을 막는 에코벨트(Eco-belt)다. 2003년 순천만은 해양수산부로부터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당시 순천만은 연간 관람객 10만 명이 찾았다. 이후 2006년 순천만이 습지의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조약인 람사르 협약에 등록돼 명성이 높아졌다.

생태계 보고 순천만을 보고 느끼려는 관람객이 연간 300만 명에 달했고 주말에는 차량 3000대 이상이 주차됐다. 순천만 훼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보전하기 위해 순천만 정원박람회가 시작됐다.

정원박람회는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주관으로 151년간 세계 곳곳에서 개최됐다. 순천만 정원박람회는 AIPH가 공인하는 A1·B1·A2·B2 등 4개 등급 행사 중 A1급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정원박람회 시작은 1862년 영국 런던 켄징턴에서 열린 그레이트 스프링 쇼다. 1983년 독일 뮌헨 정원박람회는 버려진 도심 외곽과 비행장 부지에서 열렸다.

또 1990년 개최된 일본 오사카 정원박람회는 쓰레기 매립장을 재탄생 시킨 것이며, 1992년 프랑스 쇼몽 정원박람회는 황폐화된 고성 도시를 활성화시켰다.

하지만 순천만 정원박람회는 순천만을 보전하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마련됐다. 자연이 빚어낸 순천만과 인간이 만든 순천만 정원박람회장을 하나로 묶어 생태 관광지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순천시는 정원박람회 마스코트도 순천만을 찾는 흑두루미의 울음소리 ‘꾸르르’에서 착안한 ‘꾸루’와 ‘꾸미’로 정했다.

순천만 정원박람회는 245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세계적인 환경축제다. 정원박람회는 생산유발효과 1조3000억 원, 부가가치 효과 6700억 원이 발생하고 1만1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순천만국제습지센터꿈의 다리 내부
네덜란드 정원
 1]순천만국제습지센터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주제관 역할을 한다.
    순천만의 생태적 중요성을 알리고 정보를 제공하는 종합전시관으로 영상관,
   생태체험관 등을 갖췄다.
2]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5대 볼거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꿈의 다리 내부에
   설치된 그림 타일. 세계 각국 어린이 14만 명이 ‘꿈’이라는 주제로 그려 보내준 것이다.
3]네덜란드 정원은 봄의 전령사다. 관람객들은 튤립과 풍차를 보며 봄의 운치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박람회 즐기는 관전 포인트=순천만 정원박람회장은 크게 3개 공간으로 나뉜다. 56만㎡의 주 박람회장과 23만3000㎡의 수목원, 10만5000㎡의 국제습지센터다.

 주 박람회장에는 볼거리가 몰려있다. 세계적 정원 디자이너인 영국의 찰스 쟁스가 순천 시내를 둘러싼 산들과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인 동천을 그려낸 ‘순천만 호수정원’이 핵심 공간이다.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금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황지해 작가가 디자인한 정원 ‘갯지렁이 다니는 길’도 눈길을 끈다. 이처럼 정원박람회장에는 네덜란드, 프랑스, 중국, 영국 등 세계 11개국이 참여한 세계정원과 국내외 기업, 작가 등이 조성한 60개 참여정원 등 총 23개국 82개 정원이 생겨난다.

정원박람회장 중앙에 위치하고 옥상에 잔디가 심어진 국제습지센터는 박람회 주제관이다. 도로와 옥상이 완만히 연결돼 멀리서 보면 언덕 같다. 지하 1층, 지상 2층 전체면적 9954㎡로 내부에는 살아있는 생물이 70% 이상 전시된다.

수목원은 한국정원과 정원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원나무 도감원, 편백 휴양숲, 온실 등이 들어선다. 편백 휴양숲은 가벼운 산행과 피톤치드를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목원 전망대는 순천만 정원박람회 최고 전망공간이다. 

또 주 박람회장과 국제습지센터를 연결하는 세계 최초의 다리미술관인 ‘꿈의 다리’는 감춰진 볼거리다. 컨테이너 30개를 놓은 길이 175m인 꿈의 다리 외부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의 한글디자인이, 내부는 전 세계 어린이의 회화 작품 14만 점이 전시된다. 말 그대로 다리 위 미술전시관이다.

◆ 이것만은 알고 가자= 학생들의 생태놀이터가 될 순천만 정원박람회 입장권 가격은 성인 1만6000원(30명 이상 단체 1만3000원), 청소년 1만2000원(〃 1만원), 어린이 8000원(〃 6000원)이다. 특히 학교 체험학습으로 방문할 때는 초등생 2000원, 중고생 3000원으로 파격적인 할인을 해준다.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6~8월까지 여름철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2시간 정도 늘어난다.

정원박람회장은 차량으로 전남 여수공항에서 20분, 전남 무안공항과 경남 사천공항에서 각각 1시간 걸린다. 김해공항에서는 2시간 거리다. 열차는 서울에서 순천역까지 KTX로 3시간 10분 소요된다. 또 부산과 광주에서 순천까지 무궁화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수도권 충청권에서 차량으로 올 때는 순천∼전북 완주간 고속도로를, 영남권에서는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정원박람회 기간에는 순천역, 버스터미널과 정원박람회장을 왕복하는 전용버스도 운행한다.

나승병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 사무총장은 “정원박람회 기간 동안 문화 예술 공연이 총 6000여 차례 열리고 어린이 체험행사가 190여 차례 진행된다”며 “박람회장을 거대한 생태놀이터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