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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영천 보현산, 여름 막바지 야생화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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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에 선 보현산은

무엇을 보여 줄래나.



■ 언제 : 2017. 9. 3.(토) 

■ 어디로 : 영천 보현산

■ 누구랑 : 아내랑

■ 경로 : 늘 가던 대로


꽃은 야생화식물방에

흔적


영천 보현산, 꽃이 좋은 곳이라 꽃 찾아 가다 보니 올해 다섯 번째 찾게 된다.

이제 보현산은 내 고향 팔공산만큼 자주 들락거린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현산 만한 산도 잘 없다.

이미 꽃쟁이들로부터 입소문이 자자하여 꽃피는 절기에는

보현산을 찾는 이들로 산이 몸살을 앓을 정도다.


오늘은 여름의 끝자락인 9월 초입이다.

맑고 청량한 하늘은 벌써 가을이 왔음을 얘기하고

산에는 여름꽃이 지고 가을꽃이 수를 놓고 있다.

산에 피는 꽃을 보면 절기를 가늠할 수 있다.


가끔 여름의 잔상인 동자꽃과 물봉선이 보여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음을 과시하고 있지만,

투구꽃이 보랏빛으로 물들어 가고 흰진범이 산기슭을 덮은 것으로 보아

가을은 산으로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꽃이 보고 싶을 땐 이젠 꾀가 나 힘들게 산을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보고 싶은 꽃을 보자면 적어도 1,000고지 이상의 산을 찾아야 하니

땀 꽤나 흘릴 각오를 하지 않으면 보고픈 꽃을 볼 수가 없다.

해서 비교적 높은 산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산을 찾자니

내 사는 가까운 곳에선 팔공산과 보현산만한 산이 없다.

이제 이 두 산은 꽃이 땡길 땐 마실 댕기듯 댕긴다.


아내랑 함께 여름이 다 간, 가을 문턱의 보현산에 와

난, 꽃을 찾아 힐링하고

아내는 합창발표를 위해 노래를 읊조리며 산길을 걷는다.

꽃을 보고 산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노래를 부르며 걷다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으랴.


야생화 탐방로는 이전과 다름없다.

이젠 보현산 식물 서식 분포는 대충 감을 잡았으니

늘 가던 길에 지난 번에 왔을 때 갔던 숲속체험길을 더하면 보현산 야생화 탐방로는

여물게 다녀가는 셈이다.

보현산에 오면 경로를 좀 더 늘려 한 바퀴 돌아나오는 셈이다.


가을이 익지 않은 여름의 막바지인 오늘도

과연 보현산은 보현산이었다.

가까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아이들이

내 눈 앞에 피고 졌다.


가을이 무르익을 쯤에

다시 한 번 더 와야할 것 같다.

올 해가 가기 전에 보현산이 주는 꽃을

한 번은 더 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