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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오름방

수월봉 제대로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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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6. ~ 5. 9. 제주 탐방기 2부


이번엔 수월봉 엉알해변 제대로 탐방



■ 언제 : 2020. 5. 6.(수)

■ 어디로 : 수월봉 엉알해변

■ 누구랑 : 아내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노을해안로 1013-70

지번 : 한경면 고산리 3763 해발 : 77m

접근성 : , 난이도 : , 정상뷰 : , 엉알해변 탐방로 트레킹 : ·

 


흔적

 

수월봉은 2020. 1. 3.() 비양도와 금악오름을 탐방한 후

그냥 가기 아쉬워 잠시 들린 적이 있다.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소문나 시간대로 봐

어쩌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잠시 방문했던 곳이다.

차로 이동하면 수월봉까지 바로 올라가니

단지 낙조만을 목적으로 하자면 수월봉 만큼 수월한 곳도 없다.

 

아쉽게 시간대를 놓쳐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없었지만,

다음 기회에 제주에 오면 수월봉을 제대로 탐방해야겠다는 목적만은 분명해졌고

그때 스쳐지나간 수월봉을 제대로 보기 위해 오늘 다시 여길 찾았다.

 

제주 서쪽 끝머리에 있는 작은 언덕 수월봉은

제주 여느 오름에 비해 또 다른 재미와 얘깃거리가 많은 봉우리다.

우선 해발이 77m에 불과하고 정상까지 차량 이동이 가능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상에는 탐방객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육각정과 고산기상대가 있으며,

수월봉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제주의 여느 일몰 지역보다 그 으뜸으로 친다.

 

제주말로 높은 언덕 밑의 바닷가라는 뜻인 고산리 엉알해안길은

제주가 숨겨 놓은 비경 중 31곳에 선정된 곳으로

해안절벽이 마치 시루떡을 쌓아 놓은 것 마냥 퇴적층을 형성하고 있다.

마치 기왓장을 켜켜이 쌓아 놓기도 한 지층의 모습은 단연 압권이랄 수 있다.

 

퇴적암 지층으로 형성된 해안 절벽 곳곳은 다양한 크기의 화산탄

즉 화산암괴라고도 불리는 돌덩이들이 수도 없이 박혀있고

마치 달 표면의 분화구처럼 움푹 팬 것 마냥

화산이 폭발하면서 날아온 암편에 의해 생긴 탄낭구조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당시 화산 활동이 얼마나 격렬하게 일어났는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흔히 수월봉 화산쇄설층을 화산학 백과사전으로 일컫기도 한다.

20091211일 세계적으로 지질학적 경관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513호로 지정 받았으며 이듬해 2010104일에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적인 지질 공원의 대표 명소로 이름을 올렸다.

이 길은 제주 올레 12코스에 해당하는 명품 트레일(trail)이다.

 

이번 수월봉 탐방은 나름 야무지게 보기도 하고 걷기도 했다.

햇살은 따가웠지만 우린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얼굴 전체를 덮는 것으로 또 덮고 눈만 빼꼼 내놓고 다녔다.

갑갑하긴 했지만, 늘 이렇게 다닌 게 이젠 일상이 되어 나름 잘 적응하고 있다.

 

먼저 수월봉 아래쪽 엉알길부터 걸었다.

어렵진 않지만 둥글둥글한 현무암 바위 덩어리를 조심스럽게 걸어야 하니

애착 없이는 그 길을 걷기도 만만찮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걷는 사람도 없었다.

아내도 몇 발짝 따라나서더니 힘들다며 정자에 앉아 쉰다고 혼자 다녀오라고 한다.

오롯이 나 혼자 걸은 길이다.

 

적당히 걷고 입구로 와 아내랑 함께 차귀도 방향 엉알해안길을 따라갔다.

할머니 한 분과 애기를 동반한 가족 중 남편이 미역을 따고 있다.

햇살이 따가운 편이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채취한다.

미역을 담은 포대가 무거워 어찌할 바를 모르는 할머니를 위해

미역 포대를 길 위로 옮겨주었다.

 

엉알해안길을 쭉 따라 걷다가 적당한 곳에서 멈추었다.

또 가야할 곳도 있고 마스크에 얼굴 덮개까지 하니 갑갑하기도 하다.

 

때를 잘 맞추었으면 그 유명한 수월봉 낙조를 보는 건데

이번 기회도 낙조보긴 틀렸다.

낙조는 또 다음 기회로 미룬다.

 

동쪽 끝 성산일출봉에서 뜨는 해를 맞이하고

서쪽 끝 수월봉에 서서 지는 해를 바라본다면

그 또한 명품 여행길이 될 것이다.

 

딸내미가 있어 제주 여행은 잘 한다만,

이번 여행길은 그저 먹었다.

왕복 비행기 삯이 아내와 둘이 합쳐 8만원도 안 들었다.

항공사가 코로나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어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는 날이 오고

그 놈을 의식하지 않는 편안한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




영산 수월봉 표식이 있는 곳에서 고산기상대로 가면 정상이고 아랫쪽 해변으로 가면 영알해안길이다. 우린 먼저 이 표식이 있는 주변에 차를 주차하고 영알길을 먼저 간다.


엉알길 입구에 수월봉 화산체에 대한 설명이 있다. 여행을 할 땐 이런 내용을 잠시나마 읽고 트레일한다면 좀 더 의미있는 탐방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자가 있는 영알길 입구 갈림길이다. 이 방향은 차귀도 방향인 '영알해안길'이고, 난 반대편 수월봉 아래 '엉알'로 먼저 간다.


지층에 자갈 같이 박혀있는 돌을 화산탄(화산암괴)이라 한다.


수월봉 방향이다. 이 길로 먼저 갔다. 아내는 저 만큼 내려가더니 돌아선다. 덥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했을 거다.


저기 차귀도가 보인다. 해안엔 밀림의 우거진 숲처럼 강인하게 자라고 있는 갯강활이다. 어떤 식물을 볼 것인가 기대가 많았다만 가파도에서 본 갯강활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물냉이도 지천이다. 바닷가 해안에 이렇게 무리지어 자라고 있는 모습은 처음이다. 향기도 좋다.


물냉이랑 정답게 친구하며 걸었다. 이 녀석이라도 없었다면 많이 서운할 뻔 했다. 지질 트레일이 우선이 아니라 수월봉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식물을 보는 게 우선인데 그닥 시원하게 보여주는 녀석은 없다.

물냉이


수월봉 아래 엉알로 가는 이 길은 이런 현무암 바위 덩어리 위를 걸어야 한다. 발을 잘못 디디면 다치기 십상이고 미끄러울 수 있어 조심스럽게 걸어야 한다. 


이 모습만 봐도 여기가 지질학 백과사전이라 말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화산탄이 박혀 있고 화산재로 이루어진 지층과 탄낭구조 및 사층리도 볼 수 있다.


햇살은 좋은데 해무가 서려 먼 시야는 그리 또렷하지 않다.


왼쪽에 있는 차귀도 포구 가까이 있는 저 섬은 소가 누운 모양이란 '와도'라고 하는 섬이다.


차귀도와 와도. 차귀도는 사람이 살았던 곳이기는 하나 지금은 무인도다. 탐방이 가능한 줄 몰랐는데 이번 방문길에 무인도가 된 차귀도 탐방이 가능함을 알았다. 차귀도 탐방이 가능함을 알고 다음날 차귀도를 가려고 문의 했더니 배가 뜨질 않는단다. 일기가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추자도를 가려고 했더만 거기도 배가 뜨지 않는단다. 다음 방문 땐 차귀도와 추자도가 일순위다.


수월봉 아래 엉알길 풍경


저기 차귀도를 꼭 가보고 싶다. 겨울보다는 봄~가을 사이 가고 싶은데 어떻게 갈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다. 차귀도에선 어떤 야생꽃이 피고 지는지 어떤 새를 볼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물냉이는 질리도록 본다.


갯강활도 마찬가지다. 보여 주는 거라곤 갯강활과 물냉이다.


염주괴불주머니. 욘석도 심심찮게 자라고 있다.


해안쪽으론 갯강활 엉알 바로 아래는 물냉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갯강활과 차귀도


미니 주상절리다. 신비롭다. 어떻게 저렇게 질서정연하게 빚어졌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미니 주상절리 주변에서 미역을 따는 남정네



제주 여행길에 갯무를 너무 많이봐 대체로 무시하다가 풍경이 너무 좋아 함 담아봤다.


유채도 상대하지 않다가 풍경때문에 친구해 주었다.


햇살이 부담스러웠지만 가는데 까지 가보기로 하고 아무 생각없이 걷는다.


이 길이 엉앙해안길이다. 제주올레 12코스인 지질 명품트레일


갯강활


지층이 살짝 기울어져 있다. 이를 사층리라 한다.


트레일을 마치고 주차한 곳에 가니 이 녀석들이 보인다. 수월봉 가는 갈림길에서 본 벌노랑이


와도와 저 멀리 차귀도 포구. 포구로 가는 저 길까지는 걷지 못했다. 저 부근까지 걷다가 돌아나왔다.


수월봉 정상에 가면 저런 고산기상대 관측소가 보인다.


참새도 포란할 준비를 하는지 둥지를 개량할 재료를 열심히 물어 나르고 있다.


차귀도 포구를 당겨봤다. 해안 일주를 했을 때 다녀간 길이다.


수월봉 정상인데 바로 여기까지 차가 진입한다. 왼쪽 아래 소규모 주차장이 있다. 낙조만 본다면 수월하게 올 수 있는 곳이다.


수월봉 카페 앞에 창질경이가 눈에 띈다. 모양이 특이하고 재밌어 떠나기 전에 마지막 욘석들의 모양을 담아 본다.

한 컷으론 성이 안 차지. 여기에 있는 애도 저기에 있는 애도 다양하게 담아본다. 이제 가면 수월봉은 언제 올지 모른다. 혹시 다음 기회에 제주왔다가 낙조가 맞는 시기에 여길 지나가지 않는다면 여길 또 오기란 쉽지 않다. 가야 할 오름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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