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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부회

밀양 영남루 & 위양못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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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쌤, 둘째 혼사 후 밀양으로

- 영남제일루 -

 

 

■ 언제 : 2016. 4. 23.(토)

■ 어디로 : 고쌤, 둘째 혼사(대구교직원공제회관) & 밀양 영남루와 위양못

■ 누구랑 : 고쌤 부부 제외 나머지 10명

 

 

흔적

 

고쌤은 좋겠다. 이제 밀린 숙제 다 했으니

터 잡아 놓은 경산 별장지에서 애들 엄마랑 알콩달콩 가는 세월만 잡으면 되겠다.

아침엔 먹거리 심고 저녁엔 뜯어 먹고

밤이면 평상에 나란히 누워 별 헤는 밤을 보내면 되겠다.

 

오늘 고쌤 둘째 혼사를 보고 다섯 부부가 모여 경남 밀양으로 갔다.

밀양 8경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3대 누각 중 하나인 밀양 영남루와

신라시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조된 위양못을 탐방하기 위해서다.

모두 양복 차림과 양장 차림 그대로 갔다.

짝 빼입고 갔어도 산책길과 같은 곳이고 날씨가 좋아 걷기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대구-부산 민자유치고속도로로 접어드는 데 하늘이 뿌옇다 못해 누르스름하기까지 하다.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덮쳐 대기 특보가 발령 중이었다.

차창을 열고 신선한 바람을 맞고 싶었으나 신선하기는 커녕 오히려 물샐틈 없이 문을 꽁꽁 닫고 가야할 형편이었다.

좋은 날 대기 상태가 불순해 상큼한 여행 기분이 졸지에 반감되는 순간이다.

 

밀양 전통시장 앞에 밀양 8경 중 하나인 야경 좋다는 영남루가 있었다.

우린 영남루 탐방은 뒤로 잠시 미루고

먼저 전통시장을 찾아 점심부터 해결했다.

공교롭게도 5섯명은 돼지국밥집으로, 나머지 5명은 한식부페로 나뉘어졌다.

집사람과 난 당연한 듯 국밥집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런데 한식부페는 좋았던 모양이고, 돼지국밥은 별로였다.

 

주린 배를 채우고 영남루로 가니 먼저 작곡가 박시춘 선생의 생가가 눈에 띄었다.

영남루 언덕바지에 소담스런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박시춘, 그가 누구였던가?

'애수의 소야곡'을 비롯한 민족의 애환을 노래한 수많은 곡을 작곡한 한 시대를 풍미한 사람이 아니던가.

그가 작곡한 노래는 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랄 것도 없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아니던가.

선생의 노래는 대부분 안다만, 그 중 애수의 소야곡은 내가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박시춘 선생의 흉상 옆에 '애수의 소야곡'이란 노래비가 있다.

어줍잖지만, 노래비 앞에 서니 노랫말이 절로 바깥으로 새어 나온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 마는~' 수줍게 노랫말을 읊조리며 가락을 탄다.

노란 애기똥풀과 노란꽃이 총총히 핀 괴불주머니가 강바람에 살랑거리며 코러스를 넣어준다.

 

영남제일루는 경남 밀양시 내일동에 있는 조선시대의 누각으로 보물 제147호이며,

조선시대 밀양도호부의 객사 부속 건물에 속한다.

밀양강을 끼고 절벽 위에 축성된 길을 따라 걷노라니 가슴이 탁 트이고 막힌 혈이 절로 뚫리는 것 같다.

영남루는 주변 경관이 뛰어나 진주의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누각으로 불리며

명실공히 영남의 제일루라 칭한다.

 

성곽길은 의외로 유순하다.

성곽을 따라 올라감에도 그리 힘이 들거나 땀이 쏟아질 정도는 아니다.

모두 양복과 양장 차림으로 더구나 구두를 신었음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그만큼 길이 순순하다는 이야기다.

그 옛날 대학시절 아내가 날 만나러 왔다가 구두를 신고 계룡산을 올랐던 생각에

홀로 설핏 실웃음을 짓는다. 

 

영남루를 한 바퀴 돌고 내려가며 보니 건너편

낮은 산만댕이에 밀양여고가 길게 늘어 서 있다.

대략 봐도 그 길이가 200m쯤은 될 거 같다.

학교에 있어 그런지 타지에 가도 학교를 보면 낯설지가 않다.

저 애들은 학교 다닐려면 다리 꽤나 튼실해지겠다란 생각이 들며

소시적 대구 모 여고가 산만댕이에 있는 것을 보고

싱거운 남학생들이 저 애들은 졸업할 때 모두 무시다리 된다던 말을 하며 박장대소하던 생각이 난다.

 

옛 생각을 떠 올리며 혼자 또 빙긋이 웃는다.

그나 이래 저래 또 혼자 남았다. 일행들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제 그만 늦장부리고 보나마나 날 기다리고 있을 일행을 찾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래도 보고 또 봤던 애기똥풀이 모양 좋게 줄지어 서서 바쁜 걸음 붙들어 멘다.

에라이, 마지막으로 인물 좋은 똥풀 한 판만 더 찍고 가자.

 

일행들은 여지없이 모두 탑승한 채 차를 돌려 놓고 기다리고 있다.  

 

 

 

 

 

 

 

영남제일루

 

비가 오면 석화가 생기는 모양이다.

 

이 자리에 석화가 생긴다.

 

 

만덕문 안에 천진궁

 

천진궁

 

  

 

 

 

배롱나무(목백일홍)에 새순이 돋고 있다. 꽃이 피면 백일쯤 피어 있지요.

 

 

배롱나무 새순

 

 

굽이굽이 밀양강

 

 

  

 

 

  

 

 

 

박시춘 옛집

 

 

  

 

 

큰개불알풀

 

연리목

 

 

 

 

 

 

  

 

 

 

 

 

 

 

 

 

 

밀양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