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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미녀봉(문재산)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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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봉에 얽힌 미녀의 전설과 함께한 산행

 

 

◆ 언제 : 2012. 12. 16.(일)

◆ 어디로 : 경남 거창군 가조면 미녀봉(문재산 933m)

◆ 누구랑 : 아내랑 

◆ 산행길  : 오도산 자연휴양림-밀목재-미녀봉(문재산)-오도재-오도산 자연휴양림         

      총 산행에 걸린 시간 : (5)시간 쯤, 순수 산행 시간 : 3시간 30분 정도

◆ 산행 기점 : 오도산자연휴양림(내비게이션 검색)

      들머리 : 자연휴양림에서 밀목재 가는 방향

      날머리 : 오도재에서 자연휴양림 방향

 

◆ 등산 지도<펌>

 

 

 

 

 미녀봉에 관한 전설 두 가지

 -위독한 어머니의 약을 구하기 위해 이 산에 오른 처녀가 뱀에 물려 죽자 이를 불쌍히 여긴 산신이 죽은 처녀의 형상을 본떠 산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고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나룻배를 탄 장군이 표류하고 있었는데, 이를 본 옥황상제가 자신의 딸을 보내 구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딸과 장군이 서로 사랑하게 되었으니 이에 크게 노한 옥황상제는 벌로 두 사람을 산으로 만들어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영원히 누워있게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미녀봉과 장군봉에 얽힌 또 다른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흔적

 

 

  2012년은 주로 경남 거창군과 합천군 산하에 있는 산을 많이 찾았다. 대구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자가운전이 수월한 이유도 있지만, 이 지역엔 1000m가 넘는 산세가 빼어난 명산이 즐비한 곳이라 올 해 들어 더 자주 찾은 것 같다.

 

88올림픽고속도로를 타고 경남 거창 지역을 지나면 좌․우에 병풍처럼 즐비하게 늘어선 산군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탄탄한 남성의 근육질처럼 울퉁불퉁하게 솟아 오른 산이 보이는가 하면, 하늘을 향해 드러누운 여인 형상을 한 미녀봉도 보인다. 그리고 이 지방에는 산의 형세가 소머리를 닮았다는 우두산과 닭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형상을 한 비계산 그 외 이름을 알 수 없는 수 많은 산봉이 고속도로 주변에 수두룩하게 산재해 있다. 이렇듯 거창 일대는 운전을 하는 와중에도 수 없이 많은 산이 눈에 들어오는 지역이다. 마음 같아선 눈에 띄는 저 산을 모두 다 다녀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산에 조금 다녔다고 욕심을 다 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간이 급한 것도 아니니 욕심을 버리고 시간 날 때마다 한 곳씩 차근차근 다니는 것이 맞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서둘지 말고 미리 살펴두었던 미녀봉의 전설 속으로 들어가 미녀의 속살부터 차근차근 더듬어 보자.


미녀봉의 기점은 오도산자연휴양림으로 정하고 밀목재를 향하는 방향을 들머리로 선정하였다. 휴양림에서 밀목재와 미녀봉의 머리쪽으로 오르는 길은 그리 가파르고 힘들지 않으나, 정상까지 직코스로 오르는 것이 아니니 빙 둘러 올라가야 한다. 그 덕분에 산을 오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래도 능선에 올라서면 봉우리마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코스가 많아 실제 걸어보면 보기보다 쉽지만은 않다. 

 

오늘 산행한 팔등신의 미녀봉은 우리부부에게 실로 어마어마한 광경을 보여주었다. 물론, 일찍 출발하였기에 볼 수 있는 광경이었겠지만, 미녀봉 능선에서 바라본 거창군 일대의 산자락을 덮은 운무의 향연은 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움을 가감없이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어찌보면 미녀의 부끄러운 부분을 얇고 하얀 솜이불로 살짝 덮어 놓은 듯 유혹하는 모습을 띄기도 하고, 살짜기 바람이라도 부는 냥이면 벌거벗은 전라의 모습이 금방이라도 드러날 참이다. 자연이 절로 만든 모습이지만, 어쨌든 미녀봉을 걷노라니 아침부터 산객의 혼이 다 달아날 지경이다. 아내가 옆에 없었다면 미녀의 유혹에 넋을 잃고 헤메기 딱 좋을 법하다. 

 

 미녀봉의 아미에 이르러 바라보는 거창휴게소 주변의 넓게 드리워진 운해는 가히 점입가경이랄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발걸음을 뗀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 부부는 오로지 정상만을 바라보고 가는 것이 아니니 이런 분위기는 여유를 갖고 충분히 즐기고 볼 일이다. 산에 다닌다고 늘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닌 만큼 아예 우리는 푹 주저앉아 이 분위기를 한 껏 즐긴다. 그러고 있노라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구름은 순식간에 걷히고 황량한 가조면의 들판과 온천지대가 선명하게 그 정체를 드러낸다. 아침 일찍 올라온 산객에게만 운무가 연출하는 파노라마를 선보인 후 골과 골 사이를 꽉 메운 솜사탕 같은 구름은 순식간에 걷혀 버리고 황량한 겨울의 빈 들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미녀봉(문재산)은 두 가지 전설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가조의 미녀봉과 88고속도로 건너 장군봉에 서려있는 애절한 전설이고, 다른 하나는 효심이 깊은 처자의 애틋한 이야기로 전해진다. 경남 거창과 합천군 권역에 있는 산을 다니고자 88고속도로를 지나면 꼭 눈에 띄는 산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가조에 있는 미녀봉이었다. 요즈음 우리 부부는 산바람이 들어, 가고 싶은 산이 있어 그 산을 겨냥하면 어김없이 그 산을 찾아간다. 이번에 미녀봉을 다녀오면서 주변에 인접한 산의 정보도 대충 얻었으니 다음 기회에는 맞은 편에 있는 우두산을 가볼 심산이다. 빠르면 19일 대선이 있는 날 일찍이 투표를 하고 길을 나서고 싶은데 가능할지는 당일 상황에 따라 어찌될지 장담할 수는 없다.


이번 산행에서 아쉬웠던 점은 당초에 계획할 땐 오도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밀목재와 미녀봉의 눈, 코, 입, 유방을 넘어 오도산 정상까지 갔다가 환원하려 했는데, 오도재에서 오도산까지 0.9Km에 불과한 거리를 포기하고 오도재에서 자연휴양림으로 바로 내려와 버렸다는 것이다. 오도재에서 오도산 정상은 짧지만 경사가 급한 코스로 보이고, 오도산을 올라 돌아 내려오는 시간이 만만치 않을 것 같기도 하였다. 해서 오늘은 문재산 미녀와 어울리고, 운무에 휩싸인 구름 속을 거닌 것으로 만족하고, 대신 온천 지역에 산행을 왔으니 가조에서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고 가는 것 또한 나쁠 것 같지 않았다. 


온천이 몇 군데 있었지만, 그 중 눈에 띄는 백두산천지란 온천탕에 갔다. 자연스럽게 아내는 여탕으로 나는 남탕으로... 탕 안은 뜨거운 증기로 꽉 채워져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밖을 보니 노천탕이 있다. 피로를 삭이느라 냉·온욕을 번갈아 하다가 시원한 찬바람이 부는 노천탕으로 나갔다.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자니 오늘 우리가 다녀온 문재산 미녀봉이 욕탕에 드러누운 상태에서 훤히 내다보인다. 산을 다녀오고나서 보니 눈, 코, 입, 가슴 라인이 더 선명하게 구분이 된다. 뜨끈한 노천탕에 몸을 담근 채 오늘 다녀온 미녀의 전신을 훓어 보자니 고속도로 건너 있는 장군봉의 애틋한 전설이 다시금 아로새겨진다. 미인과 장군의 애틋한 사랑이 더 없이 가련해 보이는 순간이다. 세월이 가도 장군은 미녀봉만을 응시한 채 망부석이 되어 사랑하는 여인을 보호하고 있건만, 어이해 아름다운 여인은 산이 되어 드러누운 채 빈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까? 기왕지사 서로 바라보고 있었더라면 더 좋았으련만, 지금의 모습은 장군이 미녀를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불과하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미녀를 장군바위 방향으로 틀어주고 싶다. 

 

 

 

 

가조면 온천 들판에서 바라본 미녀봉 전경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온천욕 후 가조면 벌판에 서서 담은 미녀봉 전경 

 

<아래 사진은 펌> 미녀봉의 형상을 비교하기 위하여 어떤 블로그에서 옮겨온 사진.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교하기 쉬워 누군가 솜씨 좋게 올려 놓은 사진을 퍼왔다. 수영복이라도 좀 입혀 놓았으면 더 좋았을걸 쬐끔 거시기 합니다. 그래도 여인이 누운 모습과 산봉우리의 명칭이 쉽게 구분이 되어 활용을 하고자 합니다. 양지하시기를 바라며...

 

산행 중 전망 좋은 곳에서 바라보는 거침없는 운무의 향연에 우리 부부는 그저 황홀하기만 하다.

 

운무 사진을 파이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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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봉에서 88고속도로를 건너 바라보는 우두산과 비계산

 

미녀봉에서 닭이 날개를 펼친 형상을 하고 있다는 비계산을 좀 더 당겨본다.

 

온천욕 후 가조온천지대에서 비계산을 겨냥하여

 

비계산 좌측에 포진되어 있는 우두산.

 

비계산을 더 가까이 찍기 위해 언덕 위 벌판에 올라서서 찍어본다.

 

미녀봉 산행하면서 스마트폰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하여 가조면과 우두산 그리고 비계산을 조망 

 

 

 

 

 

 

사진으로 보는 미녀봉 산행기

 

오도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밀목재 방향을 들머리로 한다. 이 코스로 산행을 해보니 밀목재로 올라 미녀봉을 거쳐 오도재로 하산하는 시계 방향이 오도재로 가는 반시계방향보다 산행길이 수월하다.

 

등산로 초입은 잠시 콘크리트 포장으로 이어지나 곧 흙길로 가는 산길이 이어진다. 

 

한 그루의 나무가 토양 위에 존재하기 위해서 이토록 많은 뿌리가 깊이 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무 한 그루가 결코 그냥 서 있는 것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겨울에 더욱 푸른 상록수와 골을 뒤덮은 마치 솜사탕 같은 운무 그리고 창공의 푸른 하늘이 빚어낸 하모니가 명작 한 편을 제작하여 우리 부부에게 선물을 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 한 톨을 더 먹는다고 했던가. 일찍이 서둘러 왔더니 발 아래 이런 장관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진다. 산봉우리에 올라서 이런 장면을 보면 세속에 찌든 때가 절로 씻긴다.

 

발가벗은 미녀가 누운 자리가 추울까 미녀봉엔 잎이 지지 않는 상록수로 뒤덮여 있고, 넓게 펼쳐진 운무는 나신의 여인에게 치마를 드리워 주는 듯 하다. 

 

운무에 뒤덮인 산세를 바라보고 걷는다는 것 자체가 지상 최대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 아닐런지. 

 

이 시간 미녀봉 어디를 바라봐도 천혜의 비경을 맛 볼 수 있어 후기를 작성하는 마음 또한 그저 즐겁기만 하다. 

 

어느새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하더니 

 

불과 10여 분만에 가조면의 들판이 그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쉽게 걷히다니 10~20분 만 늦었도 이런 장관을 연출하는 광경을 놓칠 뻔 했다. 오늘 우리 부부는 참으로 복이 많은 산객이다.

 

오도산의 형체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구름이 걷히고 오후가 되니 날씨도 맑고 청명하여 시계가 넓어 조망 또한 걷잡을 수 없이 좋다. 오도산은 송신기지국이 있어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 봄이 오면 오도산에 들꽃 사진 찍으러 또 올까보다. 마치 많은 들꽃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우리가 넘어야 할 산봉우리가 기다리고 있다. 

 

가조 벌판을 뒤 덮은 솜사탕 같은 구름이 근 15분 만에 다 녹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운무의 향연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틈에 미녀의 머리 속에 들어왔다.

 

머리봉은 이 지점에서 65m 왼쪽 지점에 있는 곳인가 보다 싶어 가보니  

 

적당히 평평한 곳에 바위 하나가 덩그러니 있는 곳에 색바랜 노란색 글귀에 '머리'라고 적혀 있는것 같아 보였다. 희미해서 글씨가 선명하지 않다. 잠시 확인을 하고 다시 되돌아 간다.

 

여기는 눈썹바위. 이정표가 가르키니 여기가 미녀의 신체 부위 중 어느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 산봉우리 속에 들어와 버리니 도대체 여기가 어디 쯤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잎이 다 떨어진 겨울에 더욱 빛이나는 푸른 소나무 그 뒤로 오늘 우리가 목표로한 오도산의 산마루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오두산이 아니라 오도산이다. 88고속도로 건너 보이는 우두산과 헷갈렸나 보다. 

 

여기는 코바위. 머리 부분과 눈썹을 지나니 코바위라고 쓰여있다. 산봉우리를 걷다보니 여기가 이마인지 눈썹인지 코바위인지 분간이 안된다. 아마 미녀봉을 바라보는 전체적인 형태를 바라보아야 제대로 느낌이 올 것 같다. 

 

코바위에서 지나온 눈썹바위를 돌아 보면서 찍은 것인지 헷갈린다.

 

코바위에서 바라보니 구름 걷힌 가조면의 들판이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고, 동서로 가로지른 88고속도로 너머 온통 암봉 투성이로 이루어진 우두산이 그 위용을 선보인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늘 궁금했던 산이었는데 오늘 그 이름을 알았다.

 

줌을 당겨 우두산과 비계산을 더욱 가까이서 바라본다. 비계산은 산행할 예정이라 이미 산행길잡이에 코스를 파악해 두었다. 

 

88고속도로 너머에 있는 산경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니 입바위에 도달했다. 이젠 여기가 입바위구나 하고 그러려니 한다. 

 

입바위에서 130m 쯤 오니 유방봉이 보인다. 유방봉에서 입바위를 보고 찍었는지 헷갈리기도 하고... 

 

미녀봉의 유방이 있는 지점인 모양이다. 표식없인 어딘지 분간이 안되고 그저 88고속도로 건너 보이는 비계산과 우두산이 다음 기회의 산행지로 포착된다.

 

또 다른 각도에서 유방봉을 찍어본다. 

 

추수가 끝나고 목마른 계절이 왔음에도 가조면의 들판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미녀봉에 올라 내려보니 가조라는 동네가 참으로 풍수가 좋은 것 같다. 넓은 들판에 사방을 병풍처럼 에워싼 산군의 세력이 파수병처럼 가조라는 동네를 막아주고 있으니 풍수의 문외한인 내가 봐도 한 눈에 명당 지역으로 보인다. 

 

유방봉을 지나오면 비교적 넓은 공지가 나오는데 이곳이 헬기장이다. 점심을 먹고 있는 저 사람들은 2시간 남짓 산행하면서 오늘 처음 만난 산객이다.

 

헬기장이 있는 지점이 805고지이며 이제 미녀봉까지는 700m 남았다.

 

헬기장과 805고지의 표식이 있는 지점에서 단체로 식사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다.

 

805고지에서 비계산 능선과 닭머리 부분을 당겨본다.

 

역시 같은 지점에서 오도산을 바라보며 찍어본다. 오늘 저기까지 갔어야 하는데 턱 밑에서 발길을 돌려 아쉽다. 여기 또 오두산이라고 표기를 했네요. 산행기를 쉬엄쉬엄 기록해야 하는데 다녀오고 나면 후다닥 해치우는 버릇이 있어 많이 헷갈렸나 보다. 오도산 정상까지는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드디어 미녀봉에 도착했다. 여기가 하늘을 보고 누운 여인이 무릎을 세우고 있는 지점이다.

 

미녀봉에서 이정표를 보고 오도재로 간다. 오늘 오도산은 생략하고 대신 가조온천으로 가서 온천욕을 즐김.

 

멀리 산을 뭉개서 만든 골프장이 보인다. 골프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가축을 키우는 목장지대 였다고 한다.

 

철 지나고 색바랜 억새밭 사이를 걷는 기분도 그런대로 괜찮네요. 

 

적당한 곳에 터를 잡아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보온 밥통에 따뜻하게 담아온 씨레기국과 간단한 밑반찬으로 한끼 거뜬하게 해결한다. 김밥은 날씨가 추워 먹기도 그렇고 이제 질린다. 따뜻한 국에 따뜻한 물과 밥이 최고다.

 

오도재로 가면서 멀어지는 미녀봉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미녀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거의 내리막길로 이어지나 오후가 되니 얼었던 길이 녹아 질퍽질퍽하여 매우 미끄럽다. 조심해서 가야한다.

 

위치번호 4번 지점이 오도재인데 정확한 지점의 명칭은 확실치 않다. 왜냐하면 사전 정보를 검색할 때 오도재라고 적혀있는 표식 사진을 본 것 같은데 여기는 위치번호만 있고 오도재란 이름이 적혀있지 않으니 혼돈된다. 그러나 여기서 오도산을 향하지 않고 우측 아래의 계곡으로 하산하니 오도산자연휴양림으로 원점회귀한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오도산자연휴양림으로 회귀한다.

 

 

오도재에서 내려오는 하산길 계곡 상류에는 흐르는 물이 거의 없고 돌무더기로만 꽉 채워져 있다.

 

너덜지대를 따라 계속 한 방향으로 하산한다.

 

사방댐. 장마철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고 산불이 났을 경우 진화 작업을 하기 위한 소방수로 활용하기 위하여 주로 축조를 한다.

 

오른쪽으로 가면 약수터가 있는 모양이다. 갈 길이 바빠 둘러보지 않고 그냥 하산한다.

 

 

주로 여름철 갑작스런 호우에 대비하여 수량을 측정하고 경보를 울려 위험에 대비하는 시설 장치

 

하류로 내려올 수록 수량이 풍부하고 사방댐이 여러군데 축조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사방댐으로 인한 물고기의 이동 어로가 차단되어 있다는 점이다. 설계 시 이 부분을 고려하여 계곡의 상.하류로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어로를 확보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도산자연휴양림 시설지구. 야영 데크 이용료는 당일 13시에서 익일 13시까지 이용료 10,000원

 

여기까지 가조면에 있는 미녀봉 산행기를 마감합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산행 종료 후 가조온천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오도산자연휴양림에서 가조온천을 가는 길은 합천호의 푸른 물길과 함께 간다. 생각없이 달리다가 배경 좋은 곳 다 놓치고 어정쩡한 위치에서 한 컷 담아본다. 

 

가조에 도착하여 산행 피로를 말끔하게 씻은 백두산 천지 온천. 강알칼리 성분의 온천으로 다른 지역 온천보다 물이 좋은 느낌을 받았다. 온천탕에서 냉.온욕을 번갈아 하다가 찬바람이 부는 노천탕에 들어가 몸을 푹 담그고 있자니 오늘 우리가 산행한 미녀봉의 전모가 한 눈에 드러난다. 미녀의 눈길을 받으며 노천욕을 즐기는 기분 또한 삼삼하다.  

 

미녀봉 산행은 능선에 올라서면 이마, 코, 입, 유방봉이 어딘지 분간하기 어렵고 다만, 이정표에 나타난 이름을 보고 알 뿐이다. 가조 온천에 도착하여 바라보면 하늘을 보고 드러누운 미녀봉의 전모가 드러난다.

 

가조 온천에서 바라본 우두산. 조만간 다녀갈 심산이다. 울퉁불퉁한 저 산마루를 걸어 다닐 것을 생각하니 한시라도 빨리 가고 싶다.

 

자꾸보니 중간의 닭머리를 중심으로 양쪽 날개를 펼친 형상이 눈에 보인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 여물로 쓸 짚을 모은 덩어리를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그 뒤로 암봉으로 구성된 우두산의 능선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우두산 옆에 자리잡고 있는 비계산이다. 황량한 겨울 들판과  속이 모두 드러나는 비계산의 모습이 겨울 농가의 한산한 모습과 잘 어울린다.

 

가조의 겨울 들판과 우두산의 전경도 잘 어울린다. 이처럼 가조면은 88고속도로를 경계로 남으로는 미녀봉, 오도산, 숙성산 등이 진을 치고 북으로는 우두산, 비계산, 의상봉, 장군봉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88고속이 뻥 뚫리는 바람에 가조면이 양분되어 나뉘어 졌다는 점이 아쉽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88고속도로를 타고 대구로 이동 중에 우리가 산행한 가조면 너머로 지는 일몰이 너무 아름다워 차량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갓길에 잠깐 주차하고 번개 같이 일몰 사진 한 장을 찍고 오늘 일정의 대단원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