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 언제 : 2021. 6. 8.(화)
■ 어디로 : 부산
■ 누구랑 : 혼자
긴꼬리딱새 찍으러 갔다가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5시간 30분
오롯이 홀로 있는 여유를 가져보았다.
이렇게 있으니 정말 이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것 같았다.
이 생각 저 생각 나름 존재의 이유를 되씹으며
캄캄한 숲속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내가 지금 여기 있는 이유
야생화와 새들이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렇게 사는 게 맞기나 한 건지
기척도 없는 긴꼬리딱새가 내게 많은 과제를 던진다.
쓸데없는 상념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듯
다람쥐 한 마리가 썩은 나뭇가지 위를 곡예하듯 오르내린다.
꿩 대신 닭이라더니 오늘따라 욘석의 출현이 고맙기도 하고 반갑기까지 하다.
포커스를 욘석에게 맞추며
어지로운 상념을 셔터 음에 담아 프레임 속에 가두어 본다.
동시에 내 마음도 프레임 속에 갇힌다.
갇힐 곳이 있어 좋다.
이마저 없었더라면 상념의 골은 더욱 깊이 파였으리라.
상념은 삶을 피폐하게 한다.
생각의 꼬리는 물고 늘어지는 습성이 있기에 어쩌면 단순함이 최상일지 모른다.
단순하게 살아야 할 이유다.
멋있게 사는 거 그건 내 몫이 아니다.
애초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저 몸 가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그렇게 살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인생이 뭐 어디 마음먹은 대로 되나.
가수 민혜경 씨가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열창을 하기도 했지만,
모름지기 사람이란 혼자가 아닌 것이다.
지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하고 사는 건 사람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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