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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내변산 산행 및 변산반도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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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변산 산행기


 

▣ 언제 : 2013. 1. 16.(수)

▣ 어디로 : 내변산, 채석강(彩石岡), 새만금

▣ 산행코스 및 소요 시간

내소사탐방지원센터 - 0.4Km(10분) - 내소사삼거리 - 1.2Km(50분) - 관음봉삼거리 - 0.8Km(40분) - 재백이고개 - 1.2Km(45분) - 원암마을 - 1.5Km(25분) - 내소사탐방지원센터

 

산행 거리 5.1Km

산행 시간 2시간 45분


▣ 산행지도<펌>

 

 

 

 

 

변산반도국립공원 개요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반도공원으로,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조금 늦은 1988년에 19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 및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어 생태관광지의 요건과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면적은 154.65㎢이다. 서해안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변산반도는 어느 한 곳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그 느끼고자 하는 방향에 따라 경관도 변화하게 된다. 즉, 해안선을 따라 볼 수 있는 외변산도 절경이지만 내륙의 내변산은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진면목을 가슴깊이 새겨준다.

또한, 해변에서 바라보는 석양도 장관이어서 변산반도를 방문하면 고사포해변에서 격포해변으로 연결되는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낙조를 꼭 한번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변산반도의 관광지를 열거하자면 유형, 무형을 막론하고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격포 채석강, 천년고찰 내소사, 직소폭포, 격포·고사포 해변, 월명암, 개암사 등 많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깃대종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한국 특산식물)

 

 

영명 : Korean Eranthis

▶사는곳 : 변산반도,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등 전국에 분포.

▶생김새 및 특징 : 여러해살이풀로 꽃은 2~3월에 줄기 끝에서 1개씩 피며, 흰색이거나 분홍빛이 약간 돌기도 함. 특이사항 우리나라에서 1993년 처음으로 보고된 식물. 최초에 변산반도에서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음.

 

 

 

 

 

 

부안종개 Iksookimia pumila

 

 

▶영명 : Buan Spine Loach

▶사는곳 : 우리나라에만 사는 종류로 전라북도 부안군 백천에만 제한적으로 살고 있음.

▶생김새 및 특징 : 미꾸라지처럼 생겼지만, 몸 옆면의 아래쪽에 5~10개의 가로무늬가 있고 등쪽에도 굵은 무늬가 있음.

▶생태적 특징 : 물이 맑고 차가우며 모래, 자갈, 바위가 많은 곳에서 삶.

▶먹이 : 수서곤충, 바닥이나 돌에 붙어 있는 조류

▶특이사항 : 1982년 처음 발견되었으며, 1987년에 ‘부안종개’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음. 1995년 9월 부안댐이 만들어진 후 개체수가 크게 줄어듦.

 

변산반도국립공원홈페이지

 

 

 

 

 

흔적


2012. 12. 31일부터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20개의 국립공원에서 21개로 그 수가 하나 더 늘어났다. 오늘 19번째(1988)로 지정된 변산반도 국립공원을 찾았으니 앞으로 국립공원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무등산만 가면 우리나라 21개 국립공원은 모두 탐방한 셈이다. 오늘 변산반도 국립공원을 찾았으니 이제 국립공원 탐방은 무등산 하나만 남았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립공원을 탐방하다 보면 문득 내가 사는 대구 팔공산은 왜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때가 많다. 산중지세나 역사와 문화 유적으로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나은 부분이 훨씬 더 많은데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지 않음은 무슨 연유에서 그러한지 늘 의아심이 생긴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반도공원으로 수줍음을 머금은 새색시 마냥 천혜의 비경을 숨기고 있는 내변산과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거침없는 절경을 마치 한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치고 있는 외변산으로 나눈다. 이렇듯 반도에 속해있는 변산은 크게 해안 쪽의 외변산과 내륙 쪽의 내변산으로 나눈다. 외변산은 누구나 한번 쯤 다녀갔을 수 만권의 돌로 만든 책을 쌓아 놓은 채석강과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적벽강, 하섬의 신비롭고 싱그러운 바닷길,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 그림같이 펼쳐진 산과 바다가 절경을 이루는 산수화로 채색되어 있다. 반면에 내변산은 기암괴석이 절묘하게 배치된 산봉우리와 30여 미터의 허공에서 흘러내리는 직소폭포 그리고 변산반도의 짙은 역사와 향기를 간직한 천년고찰 내소사와 개암사를 비롯한 월명암의 천 년 향기를 은은하게 품고 있다.


쉽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온 김에 변산 8경을 비롯한 ‘변산이야기길’을 모두 돌아보고 싶은 욕심이 앞섰지만, 오늘은 특별한 사정에 의해 변산을 들린 만큼 우리 욕심대로 일정을 움직일 수 가 없다. 형편을 봐가며 갈 수도 있고 여의치 않으면 여기까지 와서 그냥 소득 없이 내려갈 수도 있다. 혹시 먼 길 왔다가 실속 없이 내려갈까 봐 아침을 서둘러 새벽 7시에 출발했지만, 워낙 먼 길이라 거의 11시 쯤 변산에 도착했다. 그러니 문상을 하고 '변산이야기길'을 여기저기 둘러보기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만만치 않다. 마음 같아선 위로를 하며 하룻밤을 함께 보내야함이 마땅한데 내 몸뚱아리는 적당한 분위기를 봐서 궁둥이를 슬쩍 들고 일어나고 있다. 아마, 변산을 가고 싶은 마음이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더 끌게 했나 보다.

 

미안한 마음을 머금고 자리를 털고 일어난 우리는 우선 내소사탐방지원센터를 기점으로 내변산 산행을 먼저 한 후 하산 시간에 따라 그에 맞는 적절한 여행 코스를 거치기로 했다. 내변산 산행을 위해 내소사탐방지원센터로 가는데 갑자기 멀쩡하던 날씨에 가랑비가 살살 내리더니 탐방센터에 가까워질수록 빗줄기가 제법 굵어진다. 멀쩡하던 날씨가 갑자기 이러니 초상 집에 더 머물지 않고 꽈리를 틀고 일어나 꽤씸죄가 적용되었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이런 상황에서 갈 수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도 사랑하는 나의 애마는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가던 길을 계속 달리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우의를 항상 준비하고 다니기에 비가 그치지 않으면 우의를 입고 갈 작정까지 하였다. 그리고 비가 계속 내려도 맞아도 될 만큼 더 많은 양의 비가 오지 않을 것 같기도 하여 다시 오기 힘든 먼 길을 생각하면 이 정도 비쯤이야 대수롭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마음이 통했던지 다행스럽게도 목적지에 도착하여 본격적으로 산행할 즈음 비가 그쳐 준다. 순간 다행스런 마음에 안도의 한 숨이 터져 나왔다.


내소사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주차하고 내변산 산행코스 파악을 위해 산행지도가 잘 나타나 있는 변산반도국립공원 팸플릿을 주섬주섬 챙겨 들고 주차장에 세워진 커다란 안내판을 보고 코스 선택을 했다. 욕심으로는 내소사탐방지원센터에서 내소사-세봉-관음봉-관음봉삼거리-재백이고개-직소폭포-월명암-남여치 코스로 가고 싶은데 이 코스는 현재 시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맛보기 산행으로 내소사-관음봉삼거리-재백이고개-원암마을로 돌아 나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전자는 5시간쯤 소요되고 후자는 3시간이면 충분할 듯 했다. 코스를 결정하고 출발하는 시간이 오후 1시 15분이다. 늦은 출발인 만큼 우리가 결정한 3시간 정도의 산행 코스가 가장 적절하리라 판단하고 한 치의 의심없이 내변산 품 속으로 들어갔다. 


내소사탐방지원센터를 벗어나 일주문을 지나니 내소사에서 그 유명한 전봇대처럼 길쭉하게 뻗은 잘생긴 전나무 숲길이 나온다. 내소사 전나무 숲 길은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 길 만큼 변산을 대표하는 풍경이 아니던가. 해풍과 육풍을 고루 맞고 자란 거의 600m 거리의 전나무 숲길을 따라가니 언젠가 오대산 산행을 하면서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걸었던 추억과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내륙을 대표하는 전나무 힐링로드라면 내소사 전나무 숲길은 해풍 맞고 자란 전나무 힐링로드라고 보면 될 것이다.

 

초입부터 관음봉 삼거리까지는 오르막길이 가파르다. 비록 해발고도는 낮지만, 지역 자체가 바다를 끼고 있는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이라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을 힘겹게 올라가야 한다. 산행 난이도가 중급에 해당하나 눈 쌓인 오르막길이 녹록하지가 않다. 그리 멀지 않은 길이고 능선이 코앞에 다가와 있는데 계속 올라만 가니 지겨운 마음이 든다. 어쨌든 1시간 정도 헐떡거리며 눈길을 밟고 관음봉삼거리까지 왔으니 이제 웬만큼 어려운 코스는 거의 다 지나온 셈이다. 관음봉삼거리까지 오기 전부터 조망 좋은 곳이 곳곳에 터져 나온다. 다만 산안개와 내륙으로 밀려온 해무 탓에 시계가 좋지 않아 산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턱 위에 있는 관음봉과 세봉도 안개에 가려있고 산 아래 보이는 마을과 바다도 산안개와 해무에 가려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안타까웠지만 자연이 부리는 심술을 넉넉한 마음으로 헤아려 줄 수밖에 없다. 욕심으로 자연의 섭리를 이기거나 거스릴 수는 없는 법이거늘 굳이 안타까움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으리라...


재백이고개부터 원암마을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아주 순조로운 길이다. 막상 재백이고개에 당도하니 직소폭포를 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러나 재백이고개에서 직소폭포까지 1.5km 거리를 왕복하면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 여기서 직소폭포로 가고 싶은 욕심을 버리면 변산까지 온 김에 채석강까지 아내를 구경시켜 줄 수가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는 오래전에 수학여행과 연맹활동을 하면서 애들을 인솔한 적이 두어 번 있다. 하지만 애들 인솔할 때는 관리 때문에 여행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기에 이 기회에 아내와 함께 가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직소폭포의 아쉬움을 채석강으로 달래며 가볍게 그 마음을 접는다.


재백이고개에서 원암마을로 내려오면 마을길을 지나 내소사탐방지원센터로 가는 도로를 따라 1.7Km를 걸어간다. 보통 원점회귀하자면 햇볕 따가운 포장길을 걷는 일이 다반사인데 그럴땐 참 재미없고 막바지 돌아가는 길이라 더 지치기도 한다. 그런데 원암마을에서 입암마을을 지나 탐방센터까지 가는 길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걸어야 하는데도 웬일인지 그리 지루하거나 힘들지가 않다. 아마도 오기 쉽지 않은 길이라 언제 다시 이 길을 걸어 볼 수 있겠느냐는 마음이 지루함을 반감시켰나 보다. 시골 주택가의 풍경과 어우러진 백설기 같은 하얀 눈밭, 전면에 보이는 우리가 산행한 내변산의 전경이 열두 폭 병풍 속에 그림처럼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 있다. 내변산 깊은 품 속에서는 이런 전모를 얻기 어려우니 아스팔트 포장길을 걸으며 이 또한 덤으로 얻는 행운이 아닌가 한다.


비록 시간에 쫓겨 내변산 반쪽만 돌고 내려왔지만, 그래도 대구에서 일이 있어 여기까지 온 김에 내변산을 이만큼이라도 걷고 보았으니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워낙에 먼 길이라 일부러 작심하고 오기란 쉽지 않은 곳이라 비록 문상을 오긴 했지만, 내변산을 먼 산 보듯 할 수가 없어 염치불구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또 하나의 국립공원을 다녀오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다. 70%가 산악지형이다. 지금부터 내가 이 세상에 없을 때까지 다녀도 우리나라 산 모두를 다니기란 불가능 할 것이다. 욕심부리지 않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렇게 쉬엄쉬엄 다니다 보면 다닐 만큼 다녀 볼 수는 있으리라.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세월의 뒤안길을 돌아보며 우리가 언제 이만큼 다녔나 하는 마음도 들지 않겠나. 그럭저럭 우리 부부가 산행하면서 2년 6개월에 걸쳐 100 산 가까이 다녔다. 어느 틈에 우리가 산에서 이만큼의 세월을 보냈나 싶은 생각에 스스로 대견한 생각이 들면서 가슴 한 켠이 찡하다. 


채석강과 새만금 기행은 사진으로 설명을 대신하고자 한다.

 

 

 

 

 

 

 

사진으로 보는 내변산(능가산) 산행기

 

 

변산반도의 통상적인 산악지형 구분은 내륙의 남서부 산악지를 내변산으로 , 바깥쪽 바다를 끼고 도는 지역을 외변산으로 나눈다.

예로부터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이라 불렀으며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최고봉은 508m로 비교적 낮은편이나 쌍선봉, 옥녀봉, 관음봉, 선인봉 등 400m의 봉우리들이 꼬리믈 물고 이어져 있다. 한국 8경의 하나로 산과 바다가 잘 어우러진 특징을 띄고 있다.

 

 

 

변산반도국립공원 능가산 내소사탐방지원센터. 차량회수가 용이하면 여기서 남여치통제소로 넘어가는 길이 좋다. 우리는 시간 제약과 차량회수 관계로 관음봉삼거리-재백이고개-원암마을로 돌아나왔다.

 

능가산내소사 일주문.능가산이란 '그곳에 이르기 어렵다'는 범어에서 나온 이름이다. 내소사는 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에 있다.

 

내소사로 가는 그 유명한 600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 

 

내소사 전나무는 평균 수령이 110년이라고 하네요.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있는 전나무 숲길

 

전나무 숲길이 끝나기 전 좌측으로 관음봉으로 가는 탐방로 들머리가 나온다. 

 

짧은 목교를 지나 관음봉삼거리까지는 대략 1시간이면 충분하다. 관음봉삼거리까지는 대부분 오르막 길이고 재백이고개에서 원암으로 가는 길은 대체로 수월하다. 

 

소나무로 둘러 쌓인 눈 덮인 숲길을 슬금슬금 올라간다. 

 

계단으로 이어진 오르막 산길을 쭈욱 오르면   

 

직소폭포로 가는 이정목이 나온다. 아쉽지만 직소폭포는 생략하고 관음봉 쪽으로 간다.

 

눈길을 헤치며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보며. 

 

내변산(능가산) 능선에 올라 바라본 내소사 전경. 원암으로 하산 후 내소사를 탐방하기로 했으나 역시 시간이 여의치 않아 결국 내소사 탐방은 물거품이 되었다. 내소사는 여기서 바라본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관음봉 가는 길에 멀리서 바라본 내소사. 백제 무왕 34년(633)에 혜구두타(惠丘頭陀)가 창건한 절로 처음에는 소래사(蘇來寺)라 하였다가 내소사로 바뀌었다. 바뀐 까닭은 확실하지 않으며 그 시기만 임진왜란 이후로 추정하고 있다. 경내의 건물로는 대웅보전(보물 제291호)과 설선당, 보종각, 부안군 벽산면의 실상사터에서 옮겨 세운 연래루가 있다. 특히 대웅전은 조선 인조 2년(1633)에 청민대사가 지은 건물로 건축양식이 정교한데 단충과 보상화를 연속적으로 조각한 문을 눈여겨볼 만하다. 그 밖에도 고려시대에 제작된 동종(보물 제277호)과 3층석탑(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24호) 등이 남아있다.  

 

노간주나무.  노가지나무라고도 함. 측백나무과(―科 Cupressaceae)에 속하는 상록교목. 주로 석회암지대에서 자란다. 키는 8m 정도로 보통 200년까지 산다. 원통형의 빗자루처럼 생겼으며, 수피는 세로로 갈라지고 흑갈색을 띤다. 잎은 3개씩 모여 달리며 끝이 뾰족하고 진한 녹색이나 겨울에는 흔히 적갈색으로 변한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약한 빗방울이 내리다가 싸락눈이 내리기도 하였지만, 우의를 입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서해 바다에서 해무가 밀려와 시야를 흐리니, 이 좋은 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천혜의 조망을 놓친 것은 못내 아쉽기만 하다. 

 

내소사 뒤로 병풍처럼 드리워진 관음봉도 안개에 묻혀있다. 

  

 

 

 

대략 1시간 못 미쳐 관음봉삼거리에 도착했다. 관음봉삼거리에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관음봉과 세봉을 거쳐 하산하느냐, 직소폭포를 갔다가 되돌아와서 원암으로 가느냐, 아니면 원래 계획했던 대로 재백이고개에서 원암으로 바로 하산하느냐 고민 끝에 채석강을 가기로 하고 원래 계획대로 실천한다.

 

관음봉삼거리에서 직소폭포는 2.3Km 되돌아와야 하니 4.6Km가 걸린다. 여기서 관음봉을 거쳐 세봉까지는 1.3km에 불과하니 이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면 관음봉과 세봉이라는 두 봉우리와 내소사는 탐방할 수 있었다. 직소폭포에 미련이 남아 재백이고개로 향하다가 결국 폭포로 가지도 못하고 별 재미없는 원암마을 길로 하산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 덕분에 우리는 채석강과 새만금을 봤으니 아쉬움은 덜하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관음봉삼거리에서 관음봉까지 0.3Km에 불과하니 세봉은 생략하고 관음봉만 다녀오기로 하고 관음봉 방향으로 조금 나아갔다. 그러나 이 길은 눈이 너무 많이 쌓여있어 결국 관음봉도 생략하고 뒤돌아 나온다. 가는 길이 험하고 위험하면 생략하고 시간이 없어 생략하고, 우리 부부는 생략도 잘한다.

 

벌거벗은 겨울산의 속살을 채운 흰눈과 늘푸른 상록수와 빛바랜 앙상한 가지 그리고 뿌옇게 낀 안개가 빚어내는 그림은 그야말로 환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비록 시계가 흐려 전망은 보잘 것 없지만, 궂은 날씨가 빚어낸  이 상황도 과히 절경이라 아니할 수 없다.

 

원암마을과 입암마을이 산아래 가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흐릿하게만 보인다. 저 멀리 서해는 아예 종적을 감추었다.

 

전체적으로 산은 암릉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내변산 속을 걷는 길은 여인의 품속처럼 따뜻하고 아늑하기만 하다. 

 

 

 

재백이고개. 내변산에는 다른 곳엔 다 있는 봉우리를 나타내는 표지석이 없다. 아래 사진처럼 이정목에 현재 위치가 표시되어 있을 뿐이다. 재백이고개에 오니 또 직소폭포가 마음에 걸렸지만, 과감하게 포기하고 원암통제소로 간다.  

 

찬바람이 강하게 부는 재백이고개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산우를 만났다. 인심 좋게 막걸리 한 잔을 권한다. 그러지 않아도 막걸리 먹는 모습에 군침이 돌아 있던 터라 사양하지 않고 한 잔 기분좋게 얻어 마시고 안주로 족발까지 한 입 먹었다. 막걸리 한 잔에 속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잘 마셨다는 인사와 함께 원암통제소로 간다. 내려가는 길도 좋고 기분도 좋다. 

 

재백이고개에서 원암으로 가는 길은 편하고 수월하다. 게다가 솔숲 사이로 하얀 융단이 덮인 길을 아내와 단 둘이 걷노라니 세상 부러울 것 없다. 우리가 바로 산을 걷는 길이고 하늘에서 내린 하얀 눈이고 바다고 자연이다. 우리 더도덜도 말고 이렇게만 한 세상 살다가자.

 

잔 돌을 하나하나 정성껏 쌓아올려 돌탑무더기가 되었네요. 아내도 자그마한 돌 하나 올리던데 계사년엔 복 좀 받을라나. 

 

원암마을 가까이 오니 푸른 솔숲이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푸르게 빛을 띠고 있다. 피로에 젖은 속이 편안하다.

 

원암마을로 하산했다. 여기서부터 원암마을을 거쳐 내소사주차장까지 1.1Km를 가야 한다.

 

 

하천을 지나 다리를 건너 원암마을을 지나 주차장으로 가는 큰 도로로 나간다. 도로에서 주차장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내소사주차장이 나온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보이는 원암마을 지나면 오늘 우리가 산행한 내변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역시 산은 산 밖에서 바라봐야 산을 볼 수 있다. 물론 오늘 산행은 저기 보이는 만큼 다 넘어간 것은 아니다. 왼쪽 관음봉으로 일부만 돌아나왔을 뿐이다.

 

원점회귀를 위해 풍선모양으로 산행을 하면 으레이 주차장까지 가는 마지막 길이 난감하고 재미없기 마련인데 원맘마을과 입암으로 가는 길은 다르다. 주변에 적당히 내려 앉은 백설기 같은 하얀 눈밭과 고즈녁한 시골마을의 풍경이 어우러진 내변산 자락의 시골길은 비록 콘크리트로 무장한 길을 걷는다 하나 무료함이 없어 언제 도착했는지 모를 지경이다. 

 

내소사주차장으로 가는 큰 길에 입암마을을 가르키는 표지석이 있다. 

 

도로를 따라 가는 주차장으로 가는 길 전면에 내변산이 우뚝 솟아있다. 마치 내소사와 내변산을 찾는 산객을 반기는 듯 마중나와 있다. 

 

드디어 내변산을 가볍게 한 바퀴 돌아내려 왔다. 여기까지 오니 가볍다는 표현이 나오나 보다. 그래도 처음 초입에서 1시간 정도는 쉽게 산길을 열어주지 않는다. 산이란 힘들여 오고 나면 대체적으로 힘든 과정은 금방 잊어 버리고 즐거움만 간직한다. 산이란 다녀보니 대체로 그렇다. 그래서 사람은 산을 또 찾는가 보다.

 

내변산에서 3시간 정도 소요하고 원점으로 회귀했다. 채석강을 가기 위해 여러 군데 포기를 했으니 이제 채석강으로 달려보자.

 

 

 

 

 

사진으로 보는 채석강 기행

 

부안 채석강·적벽강 일원은 강한 파도의 영향으로 1.5km에 걸쳐 해식애, 해안단구, 화산암류 습곡이 발달해 있다.

‘채석강’은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층리가 빼어나며, 바다 밑에 깔린 암반의 채색이 영롱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달을 보며 놀았다는 중국의 채석강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적벽강’은 파도가 깎아낸 붉은 해안단층의 절벽으로, ‘송나라 소동파가 놀았다는 적벽강과 비슷하다’ 해서 ‘적벽강’이란 이름이 붙었다.

 

 

 

내소사탐방지원센터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격포로 가는 길은 말 그대로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변산반도국립공원은 과연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수려한 국립공원이다.

길이 멀어 자주 올 수 없는 곳이기에 더욱 회한이 많았고 언제 다시 변산을 찾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만약 다음에 한 번 더 올 기회가 주어진다면 변산에서 두 밤 정도 묵고 갈 계획을 하고 와야겠다.

 천천히 산도 가고 바다도 가고, 변산의 속살을 구석구석 살펴봐야겠다.

 

 

 

내소사주차장에서 채석강까지 승용차로 20여 분 걸린다.

 

채석강 위 전망 좋은 곳에 자리잡은 바다호텔과 청상어 횟집. 감칠 맛 나는 회는 주변 배경이 그 맛을 배가하겠으나 호텔 투숙객들은 이런 배경을 뒤로하고 잠이나 제대로 올려나 모르겠다.  

 

다행히 내변산 산행할 때는 바람이 잠잠했으나 바닷가에 나오니 거센 바람이 몰아친다.

 

격포해수욕장. 모래사장으로 밀려온 포말이 뭉개지지도 않고 거품 덩어리로 남아있다. 날씨가 많이 차갑다.

 

마치 병풍을 두른 듯 해안을 둘러싸고 있는 채석강은 자연이 빚어 놓은 퇴적 예술의 극치를 나타낸다. 

 

 

채석강과 적벽강의 강은 강(江)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 두 강에 쓰인 강(岡)자는 산등성이나 언덕을 뜻하는 것으로 여기에서는 해변에 드러난 퇴적암 절벽을 일컫는 말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 완전무장을 해도 장갑 낀 손이 시리다. 

 

육당 최남선은 부안 변산의 낙조를 포항 장기의 해돋이와 함께 조선십경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고 한다.

 

얼어 붙은 얼음은 채석강을 또 다른 분위기로 연출한다. 

해식절벽. 채석강의 노출된 해식절벽에는 퇴적층이 쌓일 당시의 호수 환경을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지질현상이 나타난다. 역암층 사이에 이암이 끼어있는 것으로 보아 호수의 수심에 큰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바람이 몹시 차가운 날에도 연인과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 바람부는 해변을 산책하고 있다. 

 

채석강의 층리와 눈이 얼어 붙은 얼음이 빚어내는 절묘함은 채석강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이태백이는 채석강에서 술에 취해 뱃놀이을 하던 중 강물에 뜬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빠져 죽었고,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는 적벽강을 거닐며 시상에 젖었다고 한다. 채석강과 적벽강은 여기서 따왔을 뿐이다.

 

채석강의 갯잔등엔 역동적인 변화에 의한 온갖 무늬가 새겨져 있다.  

 

참 전망좋은데 자리 잡았구만. 이런데 들어가서 잠들어 버리면 돈 아깝겠다. 

 

 지리교사 이우평은 격포리의 퇴적층은 지형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라 말한다.  위 사진 설명 중 전문적인 내용은 그의 저서 "한국지형산책 2" 권에서 발췌 및 정리하여 기록하였음을 밝힌다.

 

 

 

 

사진으로 보는 새만금 기행

 

내변산 산행을 하고 채석강을 탐방한 뒤 대구로 가는 길에 새만금방조제가 있었다.

여기서 대구까지 4시간쯤 걸리니 지금 출발해도 9시는 넘어야 집에 도착한다.

먼 길을 장시간 야간 운전을 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88고속도로를 야간에 운행한다는 것이 더욱 신경쓰인다. 2차선에 중앙분리대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니 당연히 운행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서둘러 가야 하지만 코앞에 있는 새만금을 두고 그냥 갈 수 없기에 주마간산 격이나마 새만금을 둘러보기로 하고 방향을 틀어 새만금방조제로 간다.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붙었던 새만금은 이미 2009년에 외곽시설을 완공했고,

앞으로 2020년까지 내부시설을 완성하여 새만금의 찬란한 미래를 열어갈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새로운 땅을 얻게 된다고 하지만, 

생태계 및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지역주민의 고통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 사료된다. 

 

어쨌든 새만금방조제의 역사는 세계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최장 기록을 세웠으니 지역과 나라의

많은 보탬이 되기를 기원하고, 변산반도의 또 다른 관광자원으로 한몫을 톡톡히 했으면 좋겠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1960년대 말 심각한 가뭄과 세계적인 식량 파동을 계기로 안정적인 식량자급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새만금이라는 이름은 만경평야의 "만"자와 김제평야의 "금"자에 새롭게 확장한다는 뜻의 "새"자를 덧붙여 만든 신조어로, 오래전부터 옥토로 유명한 만경·김제평야와 같은 옥토를 새로 일구어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새만금 개발 사업은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 33.9Km를 축조하여 간척토지 28,300ha와 호소 11,800ha를 조성.

여기에, 경제와 산업, 관광을 아우르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녹색성장과 청정생태환경의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임.

 

 

 

바다를 막아 부안에서 군산까지 시원스럽게 뚫린 방조제 위를 달린다. 부안 쪽에서 달리니 1호방조제 부터 달리는 셈이다. 시간이 없어 4호방조제까지 달리지 못하고 조금 가다가 되돌아왔다. 차량이 없는 틈을 타 갓길에 차를 잠깐 세우고 번개같이 셔터를 몇 번 눌러본다. 행여 통행에 방해될까 우려되어 채 1분도 주차를 하지 않았다. 아쉬움에 운행 중에 아내가 사진 몇 장을 더 찍은 것이 전부다.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그냥 가는 것 보다는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